315 조선일보 선정 산/전주 완주 고덕,만덕,운암,종남,완산칠봉

완주 정수사~만덕산~은내봉~민목 종주

안태수 2020. 12. 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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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없는 낙엽 덮인 산길 어디로 가란 말인가?

 

전주 근교산 둘러볼 차례이다. 생각보다 산이 많아 한 일주일 전주로 이사 갈까 생각도 했다.

요즘 코로나 19로 세상이 시끌벅적한데 베낭 메고 돌아다니면 눈살 찌푸리게 한다며 마누라가 극구 말린다.

'구더기 무섭다고 장 안 담글 거냐' 한쪽 귀로 흘려들으며 1박  2일씩 일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전주 산은 물론 앞으로 가야할 가야 할 산도 모조리 초등이다.

인터넷에서 대략적인 산행 정보를 구하고 떠나지만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식으로 늘 불안하고 초조하다.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교통편과 등산로에 낙엽, 잔설, 표시물 유무이다.

승용차 대신 KTX를 타고 간다.

      

(09:50) 완주군 상관면 마치리 정수사 입구

오늘 산행 거리를 감안하여 용산역에서 07시 15분에 출발하는 두 번째 ktx를 탔다.

2분 지연하여 08시 56분에 전주역에 도착했다. 화장실 이용을 마치고 대기 중인 택시에게 완주군 상관면 마치리 정수사 입구를 숙지하고 있느냐 확인하고 출발했다.

약 17km 거리 팁 포함해 20,000원 지불하고 한산한 골짜기와 마주쳤다. 

 

등산거리(정상 2,5km) 팻말

출발 지점 고도 220m, 정상 고도 763m, 표고차 543m이다.

1km당 평균 표고차 217m이면 실제거리 1,75% 늘어난다,

도상거리 2,5km x 1,75= 4,375m가 실제 거리가 된다. 2 시간 소요될 예정이다.

 

정수사

개가 민망할 정도로 사납게 짖어 대 힐긋 쳐다보고 얼른 자리를 떴다. 입구에 개를 저렇게 메 놓으면 사람이 없다는 표시다. 산도 잿빛으로 감싸고 절도 어수선해 이내 마음도 스산해진다. 

  

만덕산 등산 안내도

정수사 입구에서 800m 지점이다. 아직 산은 못 오르고 계곡을 따라 뜨문뜨문 있는 집들 사이를 올라온 셈이다.

드디어 산을 향한 이정표와 반듯한 등산 안내도 앞에 섰다.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등산로 입구 모습

 

산기슭을 따라 시공한 지 얼마 안 되는지 아니면 사람의 왕래가 뜸했는지 야자메트 뽀송뽀송하게 깔렸다. 

 

이어 통나무 계단 으로 바뀌며 다시 계곡으로 내려간다. 혹시 길을 잘못 들었나 한 차례 확인하고 난 후 계곡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산불조심 표석이 나타나고

 

사방댐이 설치되어 있고 

 

감나무가 무르익었다.

 

(10:20) 이정표를 보고 달려 갔더니 정상(1,2km)과 관음봉 갈림길이다.

그때 관음봉 쪽에서 내려오는 오늘의 산우와 만났는데 낙엽이 가려 등산로를 분간할 수 없어 포기하고 되돌아오는 길이라고 한다. 만덕산→관음봉 루트를 권했더니 일단 동의를 하여 앞장 세웠다.

69년 生 진안이 고향이며 거제 대우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고 집안 일로 고향에 왔다가 시간이 남아 그동안 벼르던 만덕산을  찾았다고 한다. 말은 그렇게 해도 월요일 산행을 하는 것을 보니 요즘 경기가 안 좋은 게 맞는 모양이다. 

    

오늘의 산우

 

관음봉 갈림길부터 정상을 향해 쪽바로 뻗은 능선을 오른다. 풍경을 핑계 삼아 쉬었다 가는데 이놈의 등산로는 뭐가 그리 급한지 직선으로 돌진한다. 등산로 한가운데 둥근 콘크리트 설치물 무언가 했더니 폐묘 자리다.

 

계속되는 오르막

 

드디어 전망바위가 나타났다. 바위는 모래와 점토가 굳은 퇴적암들이다. 퇴적암은 강이나 호수, 바닷가에서 만들어진다. 낮은 지형이 지각변동에 의해 솟구친 것이다. 

 

잠시 쉬었다 간다.

 

전망바위 우회 하는 쇠사슬 구간

 

전망바위 암벽 사이로 쇠사를 잡고 오르기

 

전망바위 도착 

만덕산을 중심으로 주변의 명산을 관찰한다.

北으로는 전주 시가지가 자리 잡고 이름 있는 산들은 北東으로는 완주 연석산, 진안 운장산, 구봉산이 東으로는 마이산과 그 너머로 덕유산이 南으로는 고덕산, 南西로는 모악산이  西로는 서해가 열렸다.

구름은 없어도 미세먼지가 끼어 시야가 멀리 나가지 못해 그 산이 저쪽인가 봉사 문고리 잡는 격이다. 

 

만덕산(0,43km), 관음봉-정수사(2,3km), 원불교훈련원(1,56km) 이정표

 

(12:00) 삼면봉이라고 한다. 정상보다 2,5m 더 높은데 장소가 협소하고 통신기지국이 있는 관계로 정상의 지위를

옆에 있는 봉에 양보한 모양이다. 

 

삼면봉(765,5m)

 

삼면봉 이정표

 

삼면봉과 마주하고 있는 만덕산 모습

 

(12:15) 만덕산(萬德山 763m) 이정목과 기념촬영

 

(12:35) 만덕산 점심 후 출발

용산역에서 4,500원짜리 럭셔리한 '떡갈비김밥' 떡갈비를 어떻게 김에 말았는지 보여달라고 하니 노 땡큐다.

보통 김밥에 떡갈비가 추가 되었다고 한다. 오늘 산우에게 투 피스 양보하고 일회용 수프, 사과랑 간단하게 식사을 마쳤다. 

  

익산포항고속도로 제20호선 (익산 완주 진안 장수 대구 경산 영천 포항 장수↔대구광역시 구간은 아직 미개통)

 

상관면 마치리 붓당골 전망 

 

괴석과 괴목

 

등산로를 가로 막는 집채만한 암괴가 버티고 섰다. 오늘 산우가 길이 헝클어진 모양이다. 좌측으로 내려가려는 것을 右틀로 돌렸다.

 

산불감시초소 혹은 표고버섯 재배지 관리초소 통과

 

(13:05) 헬기장 도착

억새와 잡목 투성이, 지워 진 이정표, 사람의 손이 안 간 등산로다. 좌측 붓당골로 오늘의 산우가 하산하고 억새를 빠져나와 난해한 등산로와 마주쳤다. 

 

달팽이 팻말과의 만남

'아름다운 순례길'은 전주시, 익산시, 완주군, 김제시에 걸쳐 있는 종교, 역사, 문화 자원을 연결하여 종교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조성한 길이다. 9개 코스에 총 240km에 달한다. 귀가 후 완주군 녹지과, 문화관공과와 통화하여 알아낸 사실이다. 지금은 아름다운 순례길이 아니라 위험천만한 길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익산포항 고속도로 터널 위 편백나무 조림지 통과

 

낙엽이 무릎까지 차는 능선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거기다가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어디가 주릉으로 이어지는지 오리무중이다. 눈 보다 더 미끄러운 게 낙엽이다. 스틱도 소용없다. 여러 차례 자빠지면서 잘 못 썩은 나뭇가지를 붙잡았다가 멀리까지 내동이도 쳤다. 제대로 된 이정표라도 붙어있었으면 불안하지는 안았을 건데... 

   

소양면 신촌리 동원기도원(1,2km)방향 

 

뒤 돌아 본 호남정맥과 만덕산

 

은내봉(451,8m) 도착

 

은내봉 바닥에 떨어진 표딱지와

 

소나무에 매달린 리본과 트랭글 gps의 배지 획득 알림음으로 은내봉 확인했다, 참고로 올해 트랭글 회원의 은내봉 등정은 22명으로 나의 순위가 6위였다. 다행이 은내봉을 확인하고 나서야 내가 어디에 있는가를 알았다. 

  

다시 호남정맥 은내봉 분기점으로 돌아와 직각으로 내려꽃는 능선을 탔다. 얼마나 용을 썼으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등산로 미정비로 시간 허비 에너지 고갈로 분통이 차지만 어디다 대고 욕할 때는 없다. 

   

묘지를 발견하고 나서야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렇지만 내가 가기로 했던 묵방산 능선을 한 능선 차이로 이탈하고 만 것이다, 

 

묘지까지 이어진 임도를 따라 진행

 

임도를 덮친 고사목(참나무) 군대 철조망 통과식으로 빠져나옴

 

민목골 사방댐 통과

 

(15:20) 완주군 상관면 의암리 민목 버스 종점 도착

저 능선을 타고 점치로 하산하여 다시 묵방산을 오르는 일정이었는데 민목리로 빠지고 말았다.

민목에서 점치까지 1km, 다시 도로를 거슬러 올라가 계속 진행할까 생각하다가 묵방산 가서 전주 아중역까지 해 지기 전에 도저히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아 여기에서 포기했다.

15시 50분 전주 가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고 묵방산은 코 앞에 솟았다. 기다리는 동안 동네 할아버지를 붙들고 묵방산 가는 길을 물었다. 동네 뒤로 등산로가 있으며 왕복 1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 말에 귀가 솔깃해 묵방산이라도 다녀오자면서 버스를 보내고 뒷산으로 올랐다. 급경사에 길도 없고 낙엽만 쌓였다.

한 500m 진행하다가 포기하고 돌아 나왔다. 할아버지를 또 만났다. "길이 없던데요?" "나도 3년 전에 가봤어"한다.

침해끼가 있어 보였다.         

 

 

 

 

 

 

2020년 1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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