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강암이 빚어낸 바위와 리지
우한폐렴 때문에 원거리 산행을 자제하고 있다. 다들 집에 갇혀 지내다 갑갑한 모양인지, 산으로 들로 뛰쳐나온
다. 관악산도 평소보다 더 사람들로 버글버글 끓는다. 등산객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시간을 피하고 험난한 코스
를 선택하면 사람과 마주칠 일이 줄어든다. 자운암능선 코스가 바로 그곳이다. 능선 기점부터 연주대까지 크고
작은 암봉이 즐비하고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전망 또한 끝내주며 신에 흙 안 묻히고 등산한다.
(07:50) 서울대캠퍼스 진입로
관악문(관악산공원)
관악산 정비공사를 하기 전에는 현판이 '관악문'이었다. 공사 중 잠시 철거되엇다가 다시 세웠는데 이름이 '관악
산공원'으로 바뀌었다. 엿쟁이 마음대로 식이다.
호수공원 자하정
호수공원에 있는 것들을 나열해 보면 공원표지석, 연주대와 무너미고개 이정표, 서정주 시비, 석구상, 한반도
조형물, 자하선생 흉상, 자하정, 아취교, 잉어. 청둥오리, 분수 등이다. 호수 가장자리로 의자가 놓여 있어 쉬어
가라고 한다.
(08:40) 제4야영장
호수공원에서 30분 거리다. 도림천 계곡을 따라 올라오면 깔딱고개를 통해 연주대를 가장 빠르게 올라가는 코
스와 무너미고개 코스로 나누어진다. 관악산 등산하면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곳이 무너미이다. 관악 심장부
이며 서울대수목원, 안양유원지, 연주대, 연주암, 삼성산, 삼막사, 학바위, 팔봉 등 명승지로 이어진다.
관악산 자생 회양목
(08:50) 자운암능선 기점
서울대 정문에서 여기까지 걸어오면 1시간 정도 걸린다. 약삭빠른 사람들은 정문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대 건설
환경종합연구소 정류장까지 와버린다.
암봉① 선 자세로 오르기
암봉② 허리 굽혀 손을 써가며 오르기
암봉③ 약간 경사가 있는 마당바위에 집채만한 돌아 올라 앉았다. 처음엔 저 정도 경사도 무서워 엉금엄금 기었
는데 지금은 선채로 걸으며 여유를 부린다. 좌로 진행하면 바위와 상관없이 등로을 따라가지만 토끼바위를 구경
하려면 바위 정상으로 가야한다.
우측 측면으로 돌아 짧은 바위를 오른다. 스텐스와 홀더의 위치, 트래버스 지점 등을 알고 자주
이용하여 익숙하게 이동한다.
오늘은 웬 여자가 선등을 하여 올라오는 나를 지켜고 있다. 낑낑대며 다 올라갔더니 사라져버렸다.
토끼바위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낀다. 토끼바위라는 팻말 있어 토끼인가 보다 하지만, 귀가 작아서 쥐처럼 보인다. 만약
팻말이 없다면 50대 50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보는 사람마다 다 물어봤으니깐...
원래 볼더(boulder)는 빙하지대 빙하가 옮겨 놓은 퇴적지의 큰 바위(10m 미만)를 말하는데 암벽 등반의 기초
기술과 훈련을 다지는 장소이다.
연주대 800m(40분) 이런 팻말이 정겹다.
자라바위
전국 산을 다녀봤지만 관악산처럼 다양한 바위가 있는 산은 없을 거다. 보통 흙산에 웬만큼 큰 바위는 귀한 대접
을 받는다. 전망바위라는 호칭도 얻고 재수 좋으면 데크를 깔리고 난간도 새우고 의자도 갖다 놓는다.
제3왕관바위
관악산에 왕관바위가 3군데 있는데 제1왕관바위는 팔봉능선 2봉과 3봉 사이 서쪽 사면에 능선과 가깝게 놓여
있고 제2왕관바위는 6봉 갈림길과 KBS중계소 사이 바위 군상들이 많은 곳에 끼여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불
꽃바위라 하기도 한다. 제3왕관바위는 자운암 능선 중간쯤 지금 보고 있는 사진이다.
암봉④
암봉④
암봉⑤
자운암능선 국기봉이다. 능선에 올라앉은 단일 바위로는 제일 높고 우람하다. 기분 내키는 날엔 타 넘어 보지
만 평사시는 못 본 척 지나친다.
코뿔소바위
명품소나무
자운암능선 국기봉
글로브바위(주먹바위)
클라이밍바위
국기봉을 떠 바치고 있는 기반암이다. 높이가 10m 넘게 보이며 클라이머들의 훈련 모습도 종종 목격한다. 바위
틈 사이 하겐이 박혀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암봉⑥
암봉⑦
바위가 비스듬히 누었다. 밀려 올라온 모양이다. 가로, 세로, 두께가 쩍쩍 갈라지고 푸른 빛이 도는 것을 보면
화강암은 아니고 기반암인 펀마암 같다.
암봉⑧
자운암능선에서 50m가 넘는 최장 리지이다. 편의상 리지-1은 전반부로 물결무늬의 암반
위를 슬립을 조심하면서 보행을 한다.
리지-2 중반부는 등반이다. 손, 발을 다 쓰며 완전히 기는 자세이다.
리지-3은 후반부 클라이밍 수준이다. 우측 우회로에 난간과 로프가 메여 있지만, 팔힘으로 당겨 올리는 것보다
홀드와 스탠스를 이용해 손으로 잡고 발로 딛고 일어서는 것이 편해 맨 바위를 타고 오른다.
암봉⑨
암릉을 다 올라왔다. 헬기장이 덩그러니 놓여 있어 처음엔 흉뮬스럽다고 비난했는데 요즘은 정겹다. 여름 햇볕
이 뜨거울 때 잠시 그늘을 이용하며 식사 시간엔 밥상도 차린다. 여름에 최고 시원한 곳이다.
(10:35) 연주대 도착
약간 경사지지만. 걸을 수 있는 마당바위다. 산 정상에 이 정도 바위가 깔린 곳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 사람이
꽉 찼을 땐 알록달록 장관이다. 연주대는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고려 충신들의 망향가가 울려 펴지고 세
종의 형들이 아우에게 왕권을 양보하고 북쪽 왕궁을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았다고 하니 그 심정을 누가 알리오,
정상에는 연주암의 암자 응진전이 있고 군 통신대가 주둔하고 있으며 기상관측소가 있다.
말바위능선
오늘은 바위 타기로 작정하고 나왔기 때문에 연주암, 효령각은 피해 간다. 말바위, 기상대를 우회하고 말바위능
선으로 내려간다. 말이 말바위지 까탈스러운 벼랑이라 혹자는 칼바위라고도 부른다.
응진전 사자바위는 숨은 그림 찾기다.
응진전(나한을 모신 전각)
말바위능선 리지
리트리버바위
연주암
제3깔딱고개
깔딱고개가 3곳이 있다. 제1깔딱고개는 삼성산 가는 코스에 있으며 제2광장에서 삼막정 삼거리 지나 우측은
마당바위, 좌측은 장군봉능선에 올라붙는 고개를 말한다. 제2깔딱고개는 제2광장에서 제4야영장 넘어가는 고
개를 말하며 제3깔딱고개는 도림천계곡 타고 연주대 주릉에 달라붙는 고개이다. 셋 중에 제일 길고 가파르다.
넓은바위 리지
밧줄만 달랑 놓여 있다. 바위질이 매끌매끌한데 하도 많은 사람이 지나다녀 빛이 날 정도다. 홀드도 마찬가지,
서서 걷는 사람도 있지만 다 같을 수는 없지요. 오늘은 바위 타는 날이라 스파이드맨처럼 납짝 엎드려 긴다.
넓은바위 국기봉
누가 장난으로 세운 것 같다. 관악산, 삼성산에는 11개소의 국기봉이 있다. 해가 긴 날 새벽부터 돌아야 11개소
국기봉을 다 찍을 수 있다. 나도 1회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이곳은 바위 사이로 진달래가 있는데 제일 붉게 피
는 곳이다.
낙타바위
삿갓승군바위
학바위능선 기점이다. 오봉능선이라고도 하고 팔봉능선과 마주하고 있으며 관악산의 대표적인 능선 중의 하나
이다. 겨울에 따뜻하여 즐겨 찾는다.
학바위능선 국기봉
학바위
(12:50) 무너미고개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안양시 만안구, 동안구와 시 경계이며 삼성산(안양)과 관악산(서울)을 나눈다. 산에 온
많은 사람들이 갈팡질팡하며 길을 잃는 곳이다.
약수터삼거리
도림천 계곡과 잘 어울리는 정자와 다리
암벽의 명칭
암석과 바위 공부는 재미있는 반면 끝이 없다. 전공하기엔 늦은 나이, 독학으로 필요한 것들만 챙겨 익힌다. 산에서 어차피 부닥칠 돌이라면 그냥 발로 차 버릴 게 아니라 관심을 갖자는 의미이다. 암벽을 오르다 보면 바위는 언제 어떻게 무슨 암석으로 생겨났으며 이런 바위를 오르는 무수한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올랐는지 그들이 목숨을 걸고 개척한 루트와 등반기술을 후등자는 따라 배우며 안전하게 올라간다.
2020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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