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과 정선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山
고한에서 점심 목욕 다 해결하고 오후 3시경 정선으로 출발한다. 38번 국도와 59번 국도를 번갈아 타며 사북,
민둥산, 화암동굴 갈림길 거쳐 1시간 여만에 정선에 도착했다. 먼저 숙소를 정하기 위해 서행하며 시내를 한 바
퀴 돌았다. 정선시장 남문 앞 한 모텔 50,000원에 요지부동이다. 고한에서는 35,000원인데 호텔급 수준이었
고 정선은 여관급 수준이었다. 한 푼도 깍지 못하고 주고 말았다. 정선은 5일마다 전국에서 장사치들이 모여 난
전에서 벌리는 치열한 삶의 투쟁장이다. 훈훈한 민심 같은 건 옛날 얘기이다.
(07:00)기우산 조양산 등산 안내도
새벽 6시에 일어나 등산 준비를 마치고 모텔 앞에서 택시를 탔다. 신월리 기우산 입구까지 4,000원 미만이다.
잔돈은 팁으로 쓰고 안내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민가와 딱 붙은 산이라 그렇게 험하게 느껴
지지는 않았다.
정선 신월리 기우산 등산로 입구
어제 고한에서 정선으로 내려오는 길에 구 길에 등산로가 있어서 차를 대고 주변을 살펴봤다. 산이 음습하지
않고 밝아 보여 좋은 산행이 될것 같은 예감이었다.
엄나무
지느러미엉겅퀴
병꽃나무
산 밑발치까지 차도가 나 있다.
(07:20) 우암사 주차장
여기서 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기우산만 왕복하려면 주차장소로 적당하다. 묘지 뒤로 등산로가 나 있다.
등산로는 조금 가파르다. 지그재그로 산 허리를 감고 곧장 올라간다. 종주 산행일 경우 초장에 힘이 있을 때 가
파르고 높은 봉우리를 먼저 점령하고 완만한 경사를 하산길로 선택한다. 기우산 올랐다가 조양산으로 하산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우암사 전경
산 중턱이 자리 잡고 있다. 인기척이 나지 않아 구석구석 돌아봤다. 전각과 요사체는 문을 걸어 잠갔고 가재도구
는 아무렇게나 팽개처 있다. 폐사 직전의 절 처럼 보였다. 절 마당에 올라서서 등산로가 사라져 한바탕 수색을
벌렸다.
대웅전
목단
해우소 뒤로 등산로를 발견하다.
길 위에 누운 소나무 밑으로 통과
잡초에 감춰진 돌계단
(08:25) 산성터 도착
신라 호족이 세운 산성으로 추정한다. 호족 간의 전투에서 정선을 지키기 위한 산성이 아니라 정선이 함락당하
면 피난 가는 산성이다. 물도 있고 공터도 있어야 하는데 뾰족한 봉우리에 이런 것들의 존재가 불명확하다.
석이바위 전망대는 산성터에서 30m 떨어진 절벽에 위치하고 있다.
정선의 산들로 둘러 쌓있고
정선의 비봉산과 읍내가 바라다 보이는 장소이다.
조양산 갈림길
산성터에서 정상까지는 10분 거리이다. 여기 이정표는 거리를 시간으로 표기해 놓았다. 10분안에 얼마나 갈
까? 10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가 사람마다 다르고 산의 높낮이 와도 큰 차이가 난다. 미터법으로 표시하는 게
옳을 것 같다.
(08;40) 기우산 도착
기우산(祈雨山 869.9m) 정상석과 기념촬영
기우제는 가뭄이 지속될 경우 나라가 지내는 것을 비롯하여 마을 단위로도 지냈다. 꼭 비만 기원하는 것이 아니
라 세상일이 순조롭지 않을 때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나 하고 푸념들 한다.
잠시 앉았다가 조금전 갈림길로 되돌아가 조양산으로 진행한다.
기우산 바로 아래 기우산, 조양산 등산 안내도가 있고
옆으로 신월리 산성터 표지석이 있다. 표지석 내용을 보다가 허툰소리 같아 읽다 말았다.
돌탑을 기준으로 조양산 으로 가는 능선은 급하게 기울어졌다.
신갈나무
짧은 능선과 요철처럼 잦은 봉우리와 안부를 통과하자니 숨이 찬다.
능선과 벼랑에 소나무가 많다. 길이 훤하고 바람도 잘 불고 멀리까지 시야가 터져 정선도 보이고 조양강(동강)
이 흐르는 장면도 보인다. 걷는데 지루하지 않다. .
졸망제비꽃
당조팝나무
705봉
719봉
산새콩
725봉
아름드리 소나무
진성주유소 갈림길
요산의 하루
조양산 정상 나무계단
(10:30) 조양산 도착
조양산(朝陽山 648m) 정상석과 기념촬영
조양산은 동강 꺾아 지른 절벽 바위 위 정상을 차지하고 있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착각을 할 정도로 정선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조양강(동강)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꿈결처럼 선명하고 정선은 깊은 꿈에 빠진
듯하다. 조양강은 한강 본류이다. 백두대간 강원도 투타산에서 발원한 골지천과 발왕산에서 발원한 송천이 아우
라지에서 만나 조양강으로 흐르다가 영월에서 동강으로 이름이 바꾸어 흐른다.
정선 파노라마 사진
정선 방향으로 급경사를 철계단을 통해 오르내린다.
벼량길 주의
철계단
밧줄 구간
돌계단
산림욕장
불두화
성불사 전경
최근에 불사한 전각과 상징물이라 흥미를 끌지 못했다.
(11:35) 성불사 조양산 등산로 입구
기우산 조양산 연계 총연장 6km, 쉬엄쉬엄 4시간여 만에 산행을 마쳤다. 평창과 정선을 잇는 42번 국도가 시원
스레 앞을 가로막고 조양강(동강)에는 제법 물이 차 있다. 다리 건너 정선읍이 빤히 보인다. 짧은 산행 때문에
다리 근육에 발동도 채 걸리지 않은 상태여서 읍내까지 걸어 들어간다. 햇볕이 사정없이 내리쬐는 한낮에 그늘
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신작로를 타박타박 걸어 어느덧 시내까지 왔다. 점심이 먼저냐 목욕이 먼저냐 먼저 닥치
는대로 하기로 했다. 정선군청 앞 하얀 단층집(종갓집)에 사람들로 북적인다. 점심때이다. 막국수가 눈에 띈다.
마침 구석 자리에 빈자리가 있어 앉았다. 얼음이 둥둥 뜨는 막국수를 하염없이 먹고 마셨다.
2019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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