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일본 가미코지 북알프스

일본 중부 북알프스 (인천공항~나고야공항~가미코지)트래킹③

안태수 2018. 8. 3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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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 생각나는 그 길을 지나가다


일본은 사돈의 나라이다. 둘째가 나고야 출신 아가씨와 결혼하여 한국에서 살고 있다. 어언 10년 손녀들은 초등

학교 다니면서 방학이 되면 외갓집에 가서 지내다 오며 한국어와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양국의 문화도

잘 익혀가고 있다. 사돈과는 자주 만나는 편이며 친분도 잘 쌓아 가고 있다. 사돈을 맺은 이듬해 일본 초청을 받아

내가 산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일본 북알프스 일원을 안내했다. 기후(岐阜), 나가노(長野), 도야마(富山) 일본

부 산악지대를 차로 안내하며 난생처음으로 2,000m가 넘는 고지까지 차로 올라가 알펜루트 구로베다이라

(黑平)에서 다태야마(立山) 연봉을 니시호다카구치(西穗高口) 전망대에서 야리가다케(槍ケ岳) 능선을

바라보았다. 내 안에 꿈틀거리는 산맥의 잿빛 암석, 만년설, 경사면에 빙하의 흔적, 너덜겅 그 아래로 푸른 숲이

우거져 산 높이 만큼이나 놀랐고 감명을 받았다. 돌아와서 보니 유럽인들이 감탄하여 유럽의 알프스란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06:10) 흑석동 인천공항 버스 정류장

더 늙기 전에 일본 북알프스나 한번 다녀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드디어 염천으로 들끓는 7월에 혜초여행

사를 통해 '일본 북알프스 4박 5일 트래킹'을 예약하고 지리산 종주와 설악산 대청봉까지 갔다 오는 나름대로

체력 점검도 하고 북알프스 산행 정보도 챙기고 해외 장거리 등산 준비물에도 만전을 기했다.   


(07:20) 인천공항 제2터미널 도착

집결 장소인 대한항공 H 카운트는 제1 터미널에서 약 10분쯤 더 들어가는 제2 터미널로 공항 외곽을 거의 한

바퀴 돌아 도착한다. 제1 터미널보다 훨씬 조용하고 한적하다.


대한항공사 H 카운트

짐을 가볍게 싸기 위해 필살의 노력을 기울였다. 여행사에서 추천하는 준비물을 점검해 보니 보온과 비에 지나

정도로 대비한다.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5,000m까지 올라본 경험으로 보온은 경량 재킷 한 벌과 봄, 가을용

짚티 한 벌을 넣고 상 하 분리된 우의 한 벌 준비했다. 나머지 옷들은 이틀에 한 번 갈아입는 것으로 하고 양말

은 매일 갈아 신기로 한다. 간식은 사탕 종류로 조금 넣고 배터리, 충전기, 랜턴은 잊지 않고 챙겼다. 그리고 세

면도구 필기도구는 빠트리지 않았다. 40L 배낭을 저울에 달아보니 10kg이 조금 못 미친다.    


출국장

따로 부칠 짐이 없고 가이드가 대신 발권까지 해주니 간단하게 출국장을 나선다. 참고로 일행은 가이드 포함 15

명이다. 남, 여 각 7명으로 부부가 2팀(수원, 남양주), 부산댁(50대), 압구정동 친구(50대), 단체(남 3, 여 4)

그리고 제일 연장자 요산이다. 다들 어르신이라고 호칭하는 바람에 쑥스러웠다.  

  

면세지역 실내 정원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니 면세점을 딱히 이용할 일이 없다. 현재 집에 있는 것들로도 죽을 때까지 쓰고

남을 정도이니 쇼핑하고 싶은 생각은 아예 없다. 그럼 식구들 선물이라도 장만해보지 라고 한다면 선물 사 들고

다닐 군번 지났다고 말해 주고 싶다.     


(13:05)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약 2시간 비행 끝에 나고야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입국심사, 세관 통과까지 30분 안에 끝내고 공항을 나선다.

눈에 익는 듯한 환경 우리와 닮은 사람들 잠시 착각에 빠지다 벽에 쓰인 글자를 보고 화들짝 놀란다.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입국장


동해북릉자동차도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을 빠져나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히다다카아먀에서 국도

갈아타서 온천으로 유명한 히라유를 거쳐 가미코지까지 장장 250km를 달린다. 중간 고속도로 나가라가와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다.  


나고야(名古屋)시 통과


기후시(岐阜市) 통과


(14:35) 나가라가와(長良川) 휴게소에서 돈가스 덮밥으로 점심

본 고속도로는 민자(民資)로 건설하기 때문에 공영이란 개념보단 수익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 것 같다. 예를

면 우리의 갓길이란 것은 배제하고 최소한의 구간에만 허용하고 있다. 휴게소도 우리와 비교하지 못할 정도

로 초라하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비싸다 보니 운전자들은 최대한 국도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만큼은 

우리가 일본보다 앞서간다.   


전용버스


가미코지 터널 통과



다이쇼이케(大正池)

1915년 야케다케(燒岳 活火山 2,456m) 대폭발로 발생한 분출물이 하천(아즈사가와)을 막아 생긴 못에 조성한

인공호수이다. 잠깐 내려서 구경이라도 시켜주었으면 좋으련만 가이드는 무엇이 그리 바쁜지 곁눈질도 안 준다.


(17:40) 가미코지(上高地 1,505m) 버스터미널 도착


버스터미널 전경


가미코지 (長野縣 松本市 아즈미上高地)


'요산의 하루'

고속도로는 나고야를 벗어나면서 중부 산악지대로 들어간다.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산의 면적이 국토의

75%를 차지하여 사방 둘러봐도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가는 북알프스는 일본 3,000m급

고봉들이 즐비한 첩첩산중이다. 차는 고속도로와 국도를 타고 벌써 해발 1,000m가 넘는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

가쁜 숨몰아쉬며 가미코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가미코지 버스터미널에서 약 1km 떨어진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숙소 고나시타이라(小梨平)로 이동한다. 캐

리어와 배낭을 같이 가지고 온 사람들은 비포장 도로에 캐리어를 끄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산행 중에는 맡

야한다. 가능한 배낭에 다 담아오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 생각 든다.   

 

음수대

물은 롯지, 산장, 샘터, 계곡 등에서 쉽게 충분히 구할 수가 있으니 1L짜리 수통 하나 준비하면 충분할 것 같다.

해발 1,500m 이상에서 흐르는 물은 모두가 약수이다.  


이정표

비지터센터까지 490m 남음


'중부산악공원 상고지안내도'


가미코지 자연탐방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천년의 숲 '뮤어우즈'를 보는 거 같다. 삼나무(스기)가 울창한 숲길, 습지가 왕성하게

발달한 아즈사 강변, 눈에 익은 산죽 군락지 사이로 여름 야생화가 만발하고 원숭이가 여유작작 돌아다닌다.

책로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자못 흥미롭다.  


갓바바시(阿童橋)

가미코지는 아즈사가와(梓川)를 사이에 두고 강변으로 관광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호텔, 료칸, 산장, 캠프장,

여행자센터, 병원, 우체국, 편의점, 공중화장실, 버스터미널, 호수, 습지, 산책로 하나 같이 깔끔하고 정갈스럽

다. 갓바바시를 중심으로 하루 일정을 잡아도 좋은 휴식처가 되겠다.   


河童橋(갓바바시)


梓川(아즈사가와)


캠프장


(18:00) 고나시타이라 캠핑 리조트 도착

숙소는 캠프장 內에 움막 형식으로 지어졌다. 방 배정받고 식당, 공동화장실. 온천, 편의점 이용 설명 듣고 해산

한다. 일본 중부는 장마권에 들어 있다. 언제 비바람이 들이닥칠지 내심 불안하다. 하늘엔 푸른 氣라곤 전혀

없고 가득이나 습한 나라에 밤안개까지 내려온다. 별 보기 틀렸고 사람들은 자꾸 천기를 건드리고 나만이라도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나 하자. 


로지


숙소 (4인 1실)

다다미방에 이부자리가 깨끗하다. 어디로 머리를 둘 건지, 누가 안에서 잘 건지, 군번 순서대로 하기로 하고 창

이 있는 안쪽 가장자리를 잡았다.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세면장으로 달려가 비누와 치약을 사용하지 않고 세수

고 수건에 물 적셔 몸을 닦는 것으로 샤워를 대신한다. 저녁은 식당에서 도시락으로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두 사람이 잘 때 코를 곤다고 이실직고한다. 나는 개의치 않는다고 안심시켰다.






                                                       2018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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