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강진 다산초당

강진 도암면 만덕산 백련사 답사

안태수 2022. 6. 2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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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숲, 차밭, 백일홍이 인상 깊은 절

 

 

다산 초당에서 만덕산 기슭을 거슬러 올라가면 백련사가 나온다. 800여 미터 정도 식은 죽먹기 거리이지만 이번에는

집사람이 방해가 된다. 오늘 하루 일정을 무사히 소화하려면 체력을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차로 가면 3km 거리를 내비

가 가까운 마을길로 안내하는 바람에 막다른 골짜기까지 들어갔다가 회전할 곳이 없어 뒤로 후진하여 나오는 어려움을

겪었다.

 

     

萬德山 白蓮寺 일주문

20~21세기 우리 시대 일주문의 대표적인 형식이다. 전국 사찰의 대부분이 이런 양식으로 건립되어 있다. 훗날 후손들

이 역사적 가치와 시기를 구분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다산초당 백련사 간 숲길'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숲길' 부문 장려상을 수상한 길이다. 동백 숲이 한 몫한 셈이

다. 전 번 방문할 때는 차로 스님들 주차장까지 올라가버려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차근차근

제대로 즐기며 올라간다.     

 

 

동백 숲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그 규모가 가늠이 안 된다. 일주문 지날때부터 본격적으로 동백이 우거져 숲에 파묻힌 기

분으로 올라가는데 자그마한 연지가 숲 속에 가려 있다.  

 

 

解脫門이다. 불이문 혹은 극락문이라고도 한다. 금강문, 사천왕문을 생략하고 바로 부처님 계시는 불국정토의 마지막

관문에 들어섰다. 금강문의 신장과 문수, 보현 동자상이 중생을 맞이하고 있다. 

 

 

해탈문에 흰코끼리 탄 보현동자와 (아)금강장사

 

 

청사자 탄 문수동자와 (훔)금강장사가 대중들을 맞이하고 있다.

 

 

강진 백련사 동백나무 숲(천연기념물 제151호)

동백은 우리나라 남쪽 섬이나 해안에 많이 자란다. 강진 만덕산 백련사 야산에 수령 200년, 평균수고 7m, 1,500여 그

루 동백나무가 굴참나무, 후박나무, 비자나무, 푸조나무와 같이 수림을 이룬다. 어느 시대 누가 조성했는지는 알 수 없

다. 동백은 차나무과 동백나무속 상록 활엽 소교목 겨울 꽃나무로 백련사 동백은 2월부터 꽃망울을 머금어 3월 초부터

개화하기 시작하여 3월 말에 낙화한다. 낙화는 시들지 않는 상태로 꽃송이채로 땅에 떨어트려 유교의 절조, 불교의 무

상, 천주교의 순결을 의미한다.  

 

 

강진 백련사 차나무밭이다. 차나무과 차나무속 상록 활엽 관목으로 동백과는 사촌이다. 백련사 차나무는 동백과 같이

만덕산 자락에 널리 분포되어 자라고 있다. 강진에 유배 중인 다산 정약용(1762~1836)과 백련사 주지 혜장선사

(1772~1811), 대흥사 일지암 초의선사(1786~1866) 이렇게 세 분은 나이, 종교, 학문을 초월하여 우정을 교류한 것

은 백련사 차나무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다산은 열 살 아래인 혜장선사를 아우처럼 여겼고 초의선사는 혜장선사

손에 이끌여 다산을 스승처럼 모셨다.   

 

 

백련사에서 다산초당 가는 저 길은 숙제로 남겨두고

 

 

숲이 끝나고 하늘이 열리며 절 마당으로 올라가는 석축과 산지를 평지화 하기 위한 돌계단을 통해 첫 번째 단을 오른다.   

 

 

정면에 요사채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만경루를 통과해야 대웅전과 만난다. 전에는 아침 이른 시각이라 누구도 통제하지

않아 차를 이곳까지 몰고 올라왔었다.

 

 

사찰 품격과 어울리는 제대로 만든 연못이다. 주변에 자라는 나무들만 봐도 오래된 사찰임을 알 수가 있다. 천년고도는

전설에서 나오는 얘기고 실제로 절의 연륜은 수목이 말해준다. 

 

 

수령 250년이 되어 보이는 느티나무

 

 

만경루 앞 배롱나무

등산 초자 시절 그래도 나이가 들어 어딜 가던 두려움이 없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할 때다. 아니면 무식해서 용감했던지

마침 지나가는 스님 보고 "이 나무 죽었습니까?" 했더니 "8월에 오면 살아있을 겁니다" 했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을

뒤져보니 부처꽃과 배롱나무속 낙엽 활엽 소교목으로 꽃이 귀한 여름 신록이 무성한 산천에 유별나게 붉은색을 띠며 석

달 열흘간 꽃을 피운다고 해서 별명이 백일홍, 수피를 만지면 간지럼을 탄다는 간지럼나무, 일본에서는 수피가 매끄러

워 원숭이도 미끄러진다는 원숭이 미끄럼나무로 불리기도 한다.    

 

 

만경루 전경

 

 

萬景樓

예전에는 스님들의 수행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템플스테이 수련장과 음악회 등 문화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웅보전 전경

백련사는 신라 839년 (문성왕 1) 무염국사(801~888)가 만덕사로 창건한 절이다. 고려 후기 백련결사 운동으로 사세

를 떨치고 조선 초기에 효령대군이 8년간 수도하고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과 주지 스님 혜장선사와의 교류 등으로 유명

한 절이 되었다.

 

 

大雄寶殿

 

 

대웅보전 삼존불 (左) 아미타 여래불 (中) 석가모니불 (右) 약사여래불

 

 

천불전과 응진전 전경

 

 

千佛殿

현겁의 천분 부처님을 모신 전각이다. 실제로 모든 중생이 부처님이라는 의미인데 청정한 자기 모습을 못 보기 때문에

중생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 부처님으로 남자.

 

 

천불과 (좌)문수보살 (中)석가모니불 (右)보현보살 

 

 

應眞殿

부처님 제자 가운데 나한를 모신 전각이다. 아라한(나한)은 더 배울 것이 없어 생사의 과보를 받지 않고 일체의 번뇌

를 다 끊고 깨달음을 얻어 진리와 상응하여 공양을 받을 자격이 되기 때문에 응진이라고 한다. 

 

 

응진전 (左)가섭 존자 (中)석가모니불 (右)아난존자 左, 右로 16 나한

 

 

冥府殿

지상보살은 명부에서 중생이 죽어 다음 생애 어디로 갈 것인지를 관장하며 시왕(十王)이 이를 심판한다. 생전에 업을

잘 쌓아야 죽어 좋은 데 간다.

 

 

명부전 (左)도명 존 자 (中)지장보살 (右)무 독귀 왕, 좌, 우로 시왕(十王), 앞줄에 판관, 녹사, 인왕, 

 

 

三聖閣

 

 

삼성각 (좌)산신 (中)독성 (우)칠성

칠성여래는 자손에게 만덕, 재난, 업장, 소원, 장애, 복, 수명을 관장하고 독성은 나반존자로 부처님의 제자이며 말세 중

생을 구제하고 산신은 토속신으로 우리의 산야를 수호하는 신이다. 

 

 

백련사 전경

나름대로 사찰을 참배하는 순서가 있다.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불이문 차례로 들어서서 큰 법당 순으로 참배하며

성보문화재를 찾아보고 사찰의 특별한 유물을 확인하기 위해 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동시에 절을 한 바퀴 돌며 절터

와 가람 배치도 눈여겨본다.

 

 

백련사 전경

 

 

응진전 배롱나무

 

 

동백 숲 전경

 

 

강진만과 가우도 전망

절이 그다지 크지 않아 다 돌아보는데 30여 분 걸렸다.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가는 답사였다. 백련사가 다산초당

을 이웃하여 정약용 선생을 그리워하게 하고 차나무를 바라보며 다산과 혜장과 초의의 茶談을 엿듣고 동백 숲을 보며

누가 심고 가꾸었는지 엎드려 경외한 인사를 올리고 싶었다. 나라 안에 동백으로 유명한 곳 여수 오동도는 이번 여정에

포함되어 있고 고창 선운사는 그 옛날 우중에 찾아봤고 장흥 천관산은 산이 바빠 동백은 소홀했다. 광양 옥룡사는 미답

인데 언제 답사할지 장담 못 하겠다.     

 

 

 

 

 

 

2022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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