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가평 화악지맥의 산

춘천 지암리 이상원미술관~임도~촉대봉~홍적고개 종주

안태수 2021. 12. 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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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산 등산길에 촉대봉 하산객과의 추억

 

등산을 시작하며 이렇게 오랫동안 계속할 줄은 몰랐다.

하다가 말겠지 하는 주위의 시선이 대부분이었고 나 또한 반신반의했다.

관악산을 쉬지 않고 단번에 오를 때쯤 백두대간 단독 종주, 우리 명산 100 완답이 욕심이 났다.

나이가 있는지라 중간에 그만둘 수도 있다는 가정 아래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집에서 멀고 높은 산부터 오르기로 했다.

화악산은 당일로 종주(화악산~애기봉~ 수덕산)하긴 먼 거리였다.

새벽 등산을 위해 하루 전에 산 밑 숙소에 도착하여 등산로를 정찰하고 있는데 맞은편 산에서 하산하는 사람과 만났다.

"어느 산에서 내려옵니까?" "촛대봉(촉대봉)이요"  내 귀에는 촛대봉으로 들렸다.

등산로가 분명하지 않아 애먹은 얘기를 들려줬다.

나도 언젠가 저 산을 오를 줄 모르는 데 힘들었다는 말이 지금까지 도무지 잊히질 않았다.  

 

 

이상원 미술관 뮤지엄스테이(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587) 투숙

석룡산 산행을 마치고 화악산을 기준으로 동남쪽에 솟은 촉대봉을 오르기 위해 지암리 자연휴양림으로 이동한다. 길가에 늘려 있는 것이 펜션이고 모텔이다. 촉대봉과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주변 도로를 샅샅이 수색했다. 드디어 이상원 미술관이 눈에 들어왔다. 입구에 안내소와 티켓 오피스가 있다. 기본 룸이 2인실로 조식 포함 100,000원이었다. 땀냄새 풍기는 등산복 차림으로는 과욕이지만, 내 평생에 이런 호강을 몇 번이나 하겠느냐며 투숙을 결정했다. 

 

  

'뮤지엄스테이'에서 1박 @100,000원(조식 제공)하며 보름달과 별 감상

2층에 1층, 더블베드, 전실, 욕실, 9,5평형 호텔급이다. 샤워를 하고 실내복과 후드티로 몸을 감싸고 티켓 오피스 2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식당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한 곳으로 사전 예약제로 운영한다. 이런 산골에서 번거로움을 피한 대가로 비싸게 지불한 기분이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보름달과 별이 밤하늘에 빛났다.

 

   

(08:10) 숙소 출발

등산 출발 시각을 아침 9시부터 제공하는 조식 시간과 맞출 수 없어 숙박료에 포함된 조식을 포기했다. 안내인으로부터 숙소에서 약 500m 떨어진 미술관 뒤로 등산로(임도)가 있다는 말만 들었지 구체적인 질문에는 얼머부린다. 지도에 조개골 등산로가 점선(3급)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상원 미술관 뒤로 조개골 임도와 연결된다. 임도는 미술관 입구부터 시작하고 문을 달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술관을 이용하면 관내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가 있다. 미술관 측에서 산책로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방댐 위치

날씨가 포근하여 자킷을 벗어도 되겠다 싶어 복장과 배낭을 다시 정리한 후 떠났다. 약 500m 진행했다가 카메라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리고 그 자리에 배낭을 벗어 두고 되돌아가 풀섶에 떨어져 있는 카메라를 발견했다. 요즘 부쩍 분실이 잦다. 정신 차려야지... 

 

 

강원도 산림과학연구원이 관리하는 도유림(道有林) 임도이다.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 조개골 입구↔숫돌머리 (집다리자연휴양림 입구) 간 16,4km 임도이다. 걷기를 허용하는지 모르겠지만 하루 걷기 코스로 멋진 길인 것 같다. 

 

 

자작나무 군락지

 

 

진행 방향으로 팻말에 200번 임도 숫돌머리(15,5km) 표기되어 있고

 

 

반대편에 200번 조개골(0,9km)가 표기되어 있다. 200번 임도는 조개골에서 숫돌머리까지 16,5km라는 얘기다.

 

 

시멘트포장 임도

 

 

그림자 앞 세우며

 

 

잣나무 조림지

 

 

(09:05) 조개골 삼거리이다.  201번 임도 집다리골 휴양림(3,1km) 분기점이며 조개골에서 2,4km 올라온 지점이다. 

 

 

道有林 林道網 路線圖(강원도 산림과악연구원) 

 

 

조개골에서 3,4km 올라온 지점 해발고도 850m 임도망의 꼭지점이다, 

 

 

처음 이정표와 만났다. 이정표 뒤가 조개골 삼거리에서 분기한 201번 집다리 휴양림과 이어지는 임도로 접속하는 0,9km 산길이다. 집다리 휴양림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이곳과 접속한다. 촉대봉 1,2km, 조개골 삼거리 1,1km. 

 

  

절개지 위로 촉대봉 등산로가 있다. 어떻게 올라간담?

 

 

절개지 옆으로 철사디리 놓여 있는 모습이다.

 

 

철사다리 경사가 50도는 넘어 보인다.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희미한 것을 보니 등산객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철계단을 올라가면 절개지 능선이 촉대봉으로 이어지는 게 보인다. 등산로가 다 지워져 능선을 기준으로 최대한 직선으로 이동해야 한다. 

 

 

촉대봉과 응봉(화악산) 전망.

 

 

참나무(신갈나무)가 주요 수종이다.

 

 

920봉 

 

 

바위 우회로에 안전로프 설치 

 

 

990봉

 

 

급경사면 안전로프 설치 구간

 

 

암괴

 

 

통나무 계단

 

 

정상(0,07km)직전 이정표이고 임도(휴양림) 두 곳과 연결되는 하산로 표시이다. 

 

 

정상 모습

 

 

(11:15) 촉대봉(1,167m) 도착했다. 촉대봉은 화악지맥에 석룡산, 화악산, 응봉 다음에 솟은 뾰족한 봉우리다. 촛대처럼 생겨 촛대봉으로 알다가 산행을 결정하고 자료를 검색하다 촉대봉인줄 알게 되었다. 산을 오르는 과정에 느끼게 되는 즐거움보다 정상 조망이 더 화려한 산이다. 한북정맥과 정맥에서 갈라져 나오는 화악지맥, 명지지맥이 서로 뒤엉켜 바라보이고 반대편으로는 춘천댐과 춘천의 명산 오봉산, 용화산, 사명산이 산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 중부 산악지대의 명산들이 사방으로 가득하다. 산을 오르는 재미보다 바라보는 재미가 더 짜릿하다.

 

         

촉대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촉대봉 정상 5,6평 남짓한 데크에서 이른 점심시간(비니&위니 통조림, 떡, 사과, 커피)

비니&위니 통조림은 소시지와 콩으로 만든 미군의 전투식량의 한 종류로 60년도 말 월남전에 참전했을 때 일주일에 한번 나오는 C-Ration에 들어 있었다. 여러 가지 종류 중 지금까지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추억의 통조림이다. 미군부대 물건 취급하는 상점에서 가끔 팔고 있다. 눈에 보이는 대로 사 가지고 온다. 등산식으로는 그저 그만이다.

 

   

춘천 쪽으로 멀리 가스가 끼어 사진에 집다리 자연휴양림을 제외하곤 가시거리가 흐릿하지만 춘천호, 오봉산, 용화산, 사명산 등 다녀온 산들은 찾아볼 수가 있었다. 

 

 

중봉, 화악산, 응봉 전망

 

 

화악산, 중봉, 애기봉, 명지산, 청계산 조망

 

 

(11:50) 대구 '비실이 부부' 리본을 따라 홍적고개로 하산한다.

 

 

뒤로 1,125봉(좌) 촉대봉 전망

 

 

1,125봉 암봉 우회

 

 

화악지맥 안양산꾼 '무영객' 리본

 

 

(12:40) 화악리 화악 분교(2,8km) 갈림길 이정표 촉대봉(1,4km), 홍적고개(4,4km)로 진행한다. 화악리 화악 분교 쪽으로 하산하면 그 옛날 만남의 추억이 있는 장소와 화악산 등산로 입구 왕소나무 그리고 건들내(골짜기)가 있다. 

 

 

지나온 화악지맥 촉대봉 능선 모습

 

 

잣나무 숲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백설에도 꿀리지 않는 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는 꼿꼿한 나무이다. 잣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며 늘푸른키큰나무로 20~30m까지 크고 바늘 모양의 잎이 5개씩 나는 침엽수이다. 새마을 운동의 일환인 산림녹화사업 때 경기 북부 산악지대에 경제림으로 많이 심은 것이 지금의 잣나무 숲이다. 

 

 

명품 잣나무

 

 

신갈나무는 참나무課로써 낙엽활엽교목으로 20~25m 자라며 높은 곳에 산다. 우리나라 산지에 많은 면적을 차치하고 있으며 참나무의 대표다. 옛날 나무꾼이 짚신 바닥이 헤지면 신갈나무 잎을 깔아서 신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사모바위

 

 

도유림 임도 꼭지점 전망(철사다리. 촉대봉 등산로)

 

 

비탈에 쌓인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층 통과는 예삿일이 아니다. 바닥을 알 수 없으니 긴장할 수밖에 없다. 돌멩이, 나무토막 등을 밟으면 엉덩방아를 찧으며 그대로 미끄러진다. 한 번은 뒤로 발락 자빠져 엉덩이를 심하게 부딪쳐 정신이 얼럴했다. 간신이 바닥까지 내려와 모자에 끼워 둔 선글라스가 없음을 알고 다시 기어올라가 낙엽 속에 묻힌 선글라스를 찾았다.

 

   

(13:40) 방화선 기점부터 홍적고까지 약 2km 등산로는 겅기 편해진다. 탁 트인 등산로에 수북이 쌓인 낙엽 밟는 소리에 콧노래까지 곁들여 잠시 등산 삼매경에 빠져든다.

 

 

방화선을 경계로 참나무(좌) 잣나무(우)의 생존 경쟁

 

 

홍적고개 2,1km 남은 지점 이정표 

 

 

'요산의 하루'

 

 

631,9봉 '준, 희'의 화악지맥 종주 표지.

 

 

홍적령(505m) 통과

 

 

겨울을 무심케 하는 잣나무의 푸른 숲

 

 

홍적고개가 빤이  내려다 보는 곳이다. 군사 참호가 구불구불 길게 파져있어 잠시 등산로와 햇갈렸다. 참호를 따라 고개까지 내려왔다. 

 

 

(15:05) 홍적고개 도착했다. 가평군 북면과 춘천시 사북면의 경계이며 화악지맥이 지나간다. 2019, 03, 03, 08시 화악지맥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 계관산 종주하기 위해 가평역에서 택시로 이곳까지 왔었다. 

 

 

철문을 새로 설치한 것을 제외 하고는 그때 모습 그대로다.

 

   

홍적고개에서 이상원 미술관까지 약 1km 남짓 화악지암길, 당연히 걸어서 내려간다. 다리에 힘도 충분히 남았고 시간도 넉넉하다. 깝칠 일이 아무것도 없다. 잣나무와 낙엽송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풍경 속을 소홀히 지나치고 싶지 않다.

 

 

(15:20) 조개골 입구 이상원 미술관에 도착하여 미술관 관람을 하고 차를 회수하여 돌아 나오는 길에 미술관 안내소 직원에게 등산 코스를 상세히 설명해 주며 다음번 누군가 묻거든 상세하게 가르쳐 주라고 당부했다. 올해 하반기 철원, 연천, 포천, 가평의 산을 드나들며 이곳 지리에 많이 익숙해졌다. 누군가 교통이 불편하여 개고생 했다는 얘기를 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볼 곳이 많고 대중교통은 귀하고 자가용을 이용하면 반대로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상원 미술관 관람

 

 

극사실주의 작가, 극장 간팡쟁이에서 초상화 대가에 이른 이상원(춘천 1935~)의 인상 깊은 작품은 영원의 초상 '노파'

 

 

 

 

 

 

 

2021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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