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이끌려 찾은 절 洗心寺
산속은 해간 일찍 진다. 해가 없는 날은 어둠이 빨리 찾아든다. 가랑비가 살짝 지난 간 후라 숲은 촉촉이 젖어
있고 아스팔트는 검은 타르를 선명하게 들어냈다. 신양1리 마을회관에서 내비게이션도 좁은 골목길에선 알바
를 한다. 귀가 멀었다는 할머니가 뒤따라 오는 차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되레 사과를 한다. 세심사 가는 길은
산 쪽으로 손을 내 젖는다. 2km 정도 떨어졌으며 영인산 서쪽 자락이다.
세심사 진입로
마을 벗어나 산속으로 차 한 대가 다닐 수 있는 길에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다. 소나무가 울창하고 개천도 있
고 물도 얕게 흐른다, 걸어도 좋은 길이다. 일주문이 언제쯤 나타날까 조심스럽게 차를 몰았다.
세심사 주차창
표지석을 세우다 말았다. 글자만 써 넣으면 멋진 표석이 되겠구나.
세심사 전경
일주문은 어디에도 없다. 신도들의 시주를 기다린다.
세심사 입구 이정표
오른쪽으로 영인산 정상 신선봉(0.82km)과 닫자봉(1.4km) 가는 길이다.
세심사에는 山門이 없다. 부처님이 계시는 법당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이다. 마음 속으로 삼문을 지난다고 상상
하며 허리를 숙였다.
세심사 안내판
누각
불이문이 있을 자리에 이름 없는 누각이 섰고 누각 아래로 좁은 돌계단 통로가 절마당으로 이어졌다. 청석으로
세운 9층탑과 좌우 요사채가 있고 정면에 대웅전과 한 단씩 물러나며 법종각과 영산전, 산령당이 전체 전각을
이루고 있다.
주요 전각들
9층탑(다층탑)
청석으로 쌓은 고려시대 탑의 형식이라고 한다. 청석은 화산재가 응고된 응회암이 열과 압력을 받아 녹니편암
으로 변성된 것이다.
대웅전
석가모니부처인지 아미타여래인지 부처님 명호가 아리송하다. 공식적으로는 '소조여래좌상'으로 지방유형문
화재에 속해 있다. 불상은 조선 후기 작품이고 탑은 고려 때 세운 탑이다 그래서 고려 때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물어볼 만한 데가 없어 후일로 미루었다.
소조여래좌상
범종각
저녁 공양을 알리는 타종 소리가 산사에 은은하게 울려 펴졌다. 타종이 끝날 때까지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왜냐
하면 그때 범종각 옆에서 스님이 타종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영산전
석가모니, 마륵보살, 제화갈라보살, 16나한상을 모신 전각
靈山殿
산령당
칠성여래와 산신령을 모신 전각
山靈堂
절 뒷면
아산 시청 문화광광 홈페이지 아산관광10선, 명소, 유적지 어디에도 세심사 소개가 빠져있다.
절 뒷마당
한 때 흔히들 마음을 비운다, 마음을 내려놓는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글 잘 쓰시는 법정스님의 수
상집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게 아닌가 여겨진다. 그런 말을 아무데서나 쉽게 하고 돌아서서는 아수라장에 스스
럼 없이 끼어드는 것을 보며 공염불을 하는구나 했다. 먼저 마음을 깨끗이 씻고 떼가 없어지면 마음을 비우며
살다가 죽을 때 마음을 내려놓고 가는 것이다. 사는 동안은 씻고 비우는 일에 열중해야 한다.
2019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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