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서울 불수사도북

불*수*사*도*북⑤ 우이동~육모정고개~영봉~백운대~문수봉~비봉~향로봉~구기동

안태수 2016. 7. 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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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노라 삼각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오늘은 후암이 따라붙는다. 발에 통풍이 있어 잘 못 걷는다고 엄살을 부리는데 술을 끊고 자꾸 걸어야 통풍이 완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리 셋 중에 북한산을 제일 많이 다녔어 오늘 산행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을 기대한다. 아침 7시에 수유역에서 만나 버스 셋이 요금으로 택시를 탄다. 올해 말까지 우이동 경전철이 개통된다고 하니 북한산은 더욱 붐비겠다. 북한산 명칭은 언제부터 생겼는 궁금해한다. 신라 때는 아기를 업은 모습이라 하여 부아악負兒岳이라 불렀고 고려 때는 개성에서 한양으로 오다가 멀리서 보이는 세 봉우리를 보고 삼각산三角山이라 불렀으며 조선 시대에는 한산漢山이라고도 불리다가 조선 숙종 때 삼각산을 중심으로 산성을 쌓아 북한산성으로 명명며 자연스럽게 삼각산의 이름이 북한산北漢山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서울의 강북 5 산은 돌산으로 되어 있다. 돌의 성분, 형성과정, 색깔도 똑같다. 옛날 같은 시대에 지상으로 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돌산도 많지만, 이곳 북한산의 돌처럼 암봉, 바위, 암릉이 웅장하고 아름답게 발달한 곳은 드물다. 백운대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은 능선 위에 만물의 형상을 한 돌들이 무더기로 올라앉은 모습은 하나같이 기암괴석이고 주옥으로 북한산을 더욱 빛나게 한다. 무학無學이 아니고 누구라도 백운대에 올랐다면 조선의 수도는 한양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07:45) 우이령길 통제소 이정표

약간의 차질이 발생했다. 오늘 산행의 리더인 나는 이곳이 초행이다.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고 지도도 살펴봐서 대충은 파악하고 왔다. 수유에서 택시를 탄 게 1차적인 실수였다. 우리가 어디로 산행하는지를 설명했으면 정차 지점을 정확히 해야 했는데 통제소 입구에서 차를 세웠다. 용덕사, 육모정지킴터, 영봉 들머리가 어딘가? 이정표에는 우리가 찾는 지명은 한 군데도 없다. 우이동 입구까지 내려가야 한다는 후암의 의견에 따라 내려가다가 마실나온 동네 사람에게 물어보니 대하정 위에서 우이천 계곡을 횡단하는 데크를 따라가면 용덕사로 간다고 한다. 집에 와서 복기를 해보니 정답은 우이동 먹자거리 입구에서 좌측 임도를 따라가야 했다. 결국은 좌우 양측 길이 우이탐방지원센터에서 합류한다.

 

 

데크를 따라 계곡을 건너면 비포장 임도가 나온다. 우측은 탐방로 없음으로 되어 있지만 무턱대고 가도 우이 탐방지원센터(0.2km)와 만난다.

 

 

명상의 집

가톨릭 신자인 후암은 이 집(가톨릭 수련원)에 와 봤다고 한다.

 

 

선운사

북한산 도봉산 자락에 절이 많다. 스님들의 별장처럼 산 좋고 물 좋은 곳엔 어김없이 절이 있다. 관악산 자락, 부산 금정산에도 구석구석 명당자리는 절이 다 차지하고 있다. 옛날 같으면 국가의 영領으로 다스렸을 건데 지금은 세상의 모든 것이 자유를 주장하며 방탕한 자유까지 활개를 친다. 

 

 

(08:00)용덕사 영봉(2.6km)탐방로 입구

 

 

육모정지킴터

 

 

용덕사 약수터

오늘은 날씨가 무덥고 산행 거리도 길어 물 소비도 많을 것 같다. 다들 충분한 양의 물을 지참하고 왔다고 한다. 확인해 보니 우보 2L, 후암 1.5L, 내가 1.5L 중간에 인수대피소, 백운산장에서 물을 구할 수 있으니 걱정은 안 된다. 용덕사 부처님께 공양하는 약수를 실컷 마시고 가자.

  

 

(08:50) 육모정 고개

우이능선은 우이암에서 시작하여 우이령, 육모정고개, 영봉, 하루재, 백운대로 이어진다. 6.25 전쟁이 나면서 우이동과 양주 송추를 잇던 우이령 옛길을 미군이 군사작전도로로 만들면서 차가 다닐 수 있도록 확장하고 군인들을 주둔시켰다. 1969년 1.21 사태 이후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다가 2009년에 유행처럼 번지는 웰빙 바람에 통행로가 아닌 탐방로로 지정하여 탐방객 수를 제한적(1일/1,000명)으로 허용한다. 북쪽 목책 뒤로 한북정맥 종주나 제대로 된 불수사도북 종주하는 산꾼들의 통로가 우거진 잡초에 가려져 있다. 

   

 

신령스런 山 인수봉 말 없이 처다 보는 게 상책이다.

 

 

상장능선 상장8봉(왕관봉), 도봉산 오봉

 

 

헬기장을 만드느라 주변의 나무를 정리하여 시야를 가리는 것이 없다. 북한산을 영봉 쪽에서 보는 것은 세 사람 모두 처음이다. 무성한 숲에 가려 정상 부분 바잇덩어리만 파란 하늘에 하얗게 눈 부신다. 초록 숲과 흰색 바위 파란 하늘이 단조롭게 나타나지만 가까이 갈수록 아무데서나 볼 수 없는 광경에 히말라야 설산에 온 듯 깊은 상념에 빠져들게 한다. 우리는 신이 사는 영봉으로 들어간다.        

 

 

암릉마다 가이드가 설치 되어 산행에는 별 무리가 없다.

 

 

경사진 암반 네발로 오르기

 

 

(09:50) 영봉 도착

인수봉이 가장 멋있게 보이는 장소 흰 화강암이 돛대처럼 펄럭이며 망망대해로 나가는 모습 오늘도 돛을 하늘 높이 올리기 위해 수많은 클라이머들이 바위에 매달려 있다. 우리는 언감생심 믿 둥치도 못 가보고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인수봉에는 80여 개 등반코스가 있다고 한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차라리 외면하고 싶다.

    

 

영봉에서 厚巖

 

 

牛步

 

 

樂山

 

 

(10:20)영봉을 내려서면 바로 하루재에 도착한다.

 

 

하루재

 

 

인수대피소 경찰산악구조대

 

 

깔딱고개 진입

 

 

137 깔닥계단

 

 

북한산 짐꾼 기인 민도사

민도사는 도선사 입구에서 백운산장까지 등산객들에게 직간접으로 필요한 물품을 하루도 쉬지 않고 운반한다. 머리를 길게 기르고 지게 하나로 30년간 백운산을 오르내리는 삶은 도사로 칭송해도 무방하다. 홀로 수련으로 득도의 경지에 오른 소리, 율동, 주문은 오늘도 백운산을 울린다.

 

 

(11:15~12:15) 백운산장 점심

점심 먹는 시간도 제각기 다르다. 배가 고프기 시작할 때와 배가 고프기 전 먹는 식사, 배가 고플 때는 허겁지겁 빨리 먹고 양도 많게 되고 고프기 전에 먹는 식사는 그 반대로 보면 된다. 특히 장거리 산행 중에는 정해진 식사 시간은 없고 하루 양을 나누어 약 2시간마다 섭취하는 것이 좋다. 왜 좋은지는 전문가가 아니라 모른다. 경험에 의하면 산행 내내 허기가 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보는 김밥, 요산도 김밥, 후암은 상추쌈. 

  

 

위문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깔딱고개

 

 

(12:25) 위문 도착

북한산성은 그 역사가 길다. 삼국시대 점령국의 경계, 고려 시대는 개성의 후방, 조선 시대는 한양도성의 외곽 성으로 숙종 때 현재의 모습으로 축성했다. 성곽 둘레가 약 16km 4대문(대서문, 대동문, 대성문, 대남문)과 8암문 (서암문, 북문, 위문, 용암문, 보국문, 청수동암문, 부왕동암문, 가사당암문)이 있다.

 

 

위문 성벽 날개를 백운대 암벽 하단부와 연결하면서 위험구간에 계단을 놓았다.

 

 

지금부터 정상까지 약 0.3km 거대한 암벽을 등반해야 한다.

 

 

2009년에 마지막 올라와 보고 다시 와 보니 등산로도 많이 변해 있다. 특히 안전시설이 많이 보안된 게 눈에 많

이 띈다. 

 

 

안전 와이어로프가 외줄이었는데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고, 발을 높이 들어올리려고 안간 힘을 쏟던 암벽엔 계단으로 처리되어 있다.

 

 

차마 아래를 내려다 볼 용기조차 생기지 않는 끝없는 슬랩 혼신의 힘을 주어 로프을 잡고 오른다.

 

  

백운대 정상 모습

백운대 정산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내 차례가 오려면 한참 걸리겠다. 갈길이 많이 남아 서둘러 내려간다. 

 

 

정상은 의외로 너른(약 150평) 바위다. 바위끝으로 몰려있는 사람들에게 위협을 느끼며 가장 안전한 곳을 골라 자리를 잡는다. 그 사이 나는 정상으로 두 양반은 남겠다고 한다. 

  

(12:50) 백운대(836.5m) 정상 기념촬영

 

 

원효봉 능선(미답)

 

 

숨은벽 능선(미답)

 

 

인수봉(810.5m)

 

 

만경대(799.5m)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성벽을 쌓았다.

 

 

북한동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위문을 나간다

 

깔딱고개 계단을 다 내려서면

 

 

좌측으로 비탈을 가로지르면 성곽길이고 아래로 곧장 내려가면 산성마을로 간다. 가본 지 오래됐다.

 

 

만경대(799.5m)

 

 

노적봉((716m)

 

 

원효봉(505m)

 

 

노적봉 삼거리

성곽 중간중간 험지는 성벽을 쌓지 않고 지형지물을 그대로 활용했다. 원효봉에서 염초봉 백운대 용암봉까지는 험준한 바위를 그대로 성벽으로 사용하고 백운대와 만경대 사이 좁은 안부에만 위문과 함께 성벽을 쌓았다.

 

 

용암문

 

 

불*수*사*도*북 일주는 능선을 따라 백운대부터 대남문까지 북한산성과 같이 간다. 성곽만 계속 따라가면 코스를 이탈하는 일은 없다. 성곽길은 잦은 오르내림과 바닥에 깔린 돌까지 깔려 걷기 매우 힘이 든다. 북한산성 12문 답사자 외는 대부분 우회로 편한 길을 이용한다.

   

   

(15:05) 대동문

 

 

대동문 광장 쉼터

 

 

대동문을 나가면 우이동 진달래능선,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4.19국립묘지 방향으로 가고

 

 

보국문

 

 

정릉, 국민대학교 방향

 

 

대성문은 빼 먹고

 

 

(16:10) 대남문

성곽은 대남문에서 의상능선을 타고 나한봉, 나월봉, 증취봉, 용혈봉, 의상봉, 대서문까지 이어지고 불*수*사*도*북은 대남문에서 문수봉을 올라 서쪽 비봉능선을 타고 승가봉,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을 끝으로 불광동으로 내려선다. 대남문을 나가면 구기계곡을 따라 구기동 이북5도청으로 간다.

 

 

대남문에서 본 문수봉, 보현봉

 

 

청수동 암문 가는 길이다. 성곽길 바닥은 이런 식의 돌계단이 깔렸다.

 

 

(16:35)청수동 암문

 

 

산악마라토너(女)

"어디까지 달립니까.?" "족두리봉 요." 청수동 암문을 나와 문수봉을 우회하는 산등성에는 크고 작은 바위가 마치 계곡 바닥처럼 늘려 있다. "우리도 족두리봉까지 갑니다. 족두리봉에서 만나요"

 

 

문수봉에서 비봉을 향하여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문수봉 우회로와 만난다. 우리는 우회로로 왔다.

 

 

승가봉 오르는 암릉 구간

 

 

바위문 지나면

 

 

(17:25) 승가봉(567m)이다

 

 

승가봉에서 의상능선도 감상하고

 

 

문수봉 ,보현봉도 친견한다.

 

 

멀리 비봉 향로봉은 석양에 물들고

 

 

(17:45) 사모바위 헬기장 쉼터는 한갖 짓다.

 

 

사모바위

 

 

사모바위에서 비봉 향로봉 조망

 

 

(17:55) 비봉(560m) 도착

비봉 정상에 진흥왕순수비가 있다. 진품은 국립박물관에 옮겨 보관하고 현재는 가품이 놓여 있다. 얼기 설기 얽혀있는 바위를 오르다가 미로 같은 길에 놀라 돌아선다.

   

 

비봉 산불감시초소 비봉에 오르는것 또한 통제한다.

 

 

비봉도 참 예쁘다.

 

 

향로봉 이정표

비봉능선 중에 문수봉 갈림길에서 향로봉까지는 정말로 아름다운 길이다. 500m 고지를 넘나드는 능선은 평지나 다름없이 순탄하고 바닥에는 고운 마사토가 모래처럼 윤이 나고 사람 키보다 조금 높은 숲이 소나무 참나무와 어우러져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어깨 절로 덜석거리게 한다.

   

 

(18:15) 향로봉(535m)

 

 

향로봉 아래 구기동 평창동 부자마을

 

 

향로봉에서 본 비봉 모습

 

 

향로봉에서 본 북한산 전경

 

 

마지막 휴식

향로봉과 족두리봉 중간 지점에서 탕춘대능선으로 빠진다. 족두리봉으로 불광동 가는 길이 더 멀다. 두 양반은 조금이라도 빠른 길로 하산하기를 바라는 눈치다. 더 이상 걸었다가는 무슨 사고라도 날 지경이다. 탕춘대지킴터까지는 돌계단이 깔렸다. 나무계단은 다리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반면 돌은 밟을수록 무릎과 발목에 강한 충격을 준다. 그것도 등산 후반부 하산길에 있으면 다칠 위험이 많다. 푹 쉬며 가자. 

   

 

족두리봉(수리봉 367m)

 

 

부자 동네 틀린다. 화강석 돌을 다듬어 등산로에 깔았구나! 북한산 산길에 돌계단을 놓는다는 것은 북한산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암릉길과 심한 충돌을 일으킨다. 차라리 나무계단을 설치했다면 지금처럼 이상하지는 않았을 건데. 돌도 주변의 암석과 다른 성질의 것이고. 조경 상태도 평창동 미의 수준을 벗어난 것 같다. 

   

 

(19:15) 탕춘공원지킴터 통과

 

 

(19:30) 구기동 비봉길 탕춘대 매표소 장독대(음식점) 도착

오늘 등산 마지막 지점을 통과한다. 동시에 불*수*사*도*북 종주를 마친다. 종주 거리가 대략 45km 잘 걷는 사람은 무박으로 단번에 종주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그들과 경쟁할 처지가 못 된다. 15km로 3회에 나누어 걷는 일도 죽을힘을 다 쏟은 것이다. 서울 하늘 아래 북한산을 머리에 이고 사는 사람으로서 우리를 지켜주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환경을 되돌아본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누구든 등산 능력에 따라 하루 산행 거리를 정하여 북한산을 한 바퀴 돌아보라 서울이 얼마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 묻혀 있는지 산행 내내 감탄하게 될 것이다. 자연보호 의식은 저절로 생겨난다.

     

 

 

 

 

 

 

2016년 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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