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충북알프스 구병산

충북알프스③ 신정리~운흥리삼거리~상학봉~묘봉~북가치~관음봉~문장대

안태수 2016. 6. 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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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감시와 연중 출입 통제 지역을 뚫고


오후 4시 충북알프스를 이탈하여 갈령으로 내려왔다. 차를 가지고 간 덕분에 일정이 여유롭다. 최종 목적지는 보

은이고 도중에 몇 군데만 들리면 된다. 백두대간을 마치고 가끔 이런 생각을 해봤다. 백두대간을 한번 더 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다시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고 대간 위에 놓여 있는 嶺, 峙, 재, 고개, 122개소(정확치 않음)

나 가 볼까 하고, 차로도 가고 걸어서도 가고 오래 머물면서 소홀히 지나쳤던 일들을 반성하며 백두대간을 잊지

않는 노력을 하고 싶다. 오늘 하루 동안 비재. 갈령, 밤티재, 늘재 네 고개를 찾았다. 갈령은 49번 지방도상에 있

고개다. 상주시 화서면과 화북면 중간에 있으며 속리산 국립공원 중앙을 관통한다. 좌우로 내노라하는 명산들

을 거느리고 있어 하늘이 아름답고 명산에 걸맞게 계곡도 잘 발달되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시인묵객의 입에 오르

내리던 기암과 명수가 지천으로 늘려있다. 화양구곡, 선유동천, 쌍곡구곡, 쌍용계곡이 다 그곳이다. 늘재 못 미쳐

보은으로 빠지면서 내일 산행할 충북알프스 마지막 구간을 차창으로 감상한다.        



상주시 화남면 동관리 갈령(443m)


37번 국도상에서 속리산 북면을 바라본다. 건장한 남자의 근육을 보는 것처럼 우람하기 그지 없다. 활목고개에서

시작한 능선은 남북으로 크고 작은 가지를 치며 문장대로 가다가 관음봉 지나 깊고 긴 안부를 만들며 문장대와 마

주한다. 관음연봉이 멈춘 곳엔 산죽이 길게 자라고 있다.

 


(06:40) 충북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 신정마을 충북알프스

활목고개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5월 15일까지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활목고개부터 충북 보은 땅이다. 조금

가다 신정리 마을 표시판을 보고 충북알프스 산행 들머리를 확인할 겸 마을로 들어간다. 마을 임도 포장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충북알프스 안내판이 서 있고 오른쪽 숲 속에 주차장도 있다. 산행 들머리를 찾기 위해서 이곳저곳

기웃거리다가 결국 마을 사람에게 묻고서야 알아냈다. 다음날 새벽 보은 숙소에 차를 두고 택시(18,000원)를 타

고 다시 왔다.



모퉁이 돌면

  

(06:50) 포장도로가 끝나고 좌측 모퉁이를 돌아서면 넓은 마당이 나타난다. 충북알프스 안내판, 전광판, 비상도

구함 등이 있다. 산행 준비를 위한 적당한 장소가 된다.


금방 삼거리다. 이정표와 거리 확인 작업에 들어간다. 묘봉 3.4km, 상학봉 1.9km 여기는 친절하게도 임도가 끝

나는 지점까지 알리는 거리 표시판도 붙어 있다. 좌우 어느 길이던 묘봉을 간다. 좌측은 상학봉을 거쳐 묘봉을 가

고 우측은 곧장 묘봉으로 간다. 충북알프스는 여러 갈래 일 수가 없다, 보은군은 충북알프스 로고판을 설치할 때

일관성을 유지하기 바란다.


상학봉 1.5km 남겨 놓은 지점부터 계곡(바윗골)이 시작된다.


겨우내 산불감시기간에 묶여 장기간 출입이 통제된 이유로 등산로는 희미해졌다. 계곡에 접어들면 낙엽과 이끼가

끼여 길 찾기가 더욱 까다로워 진다. 산악회 리본이 유일한 길잡이다.

  

길 찾느라 난리통에도 꽃이 하도 커서 '큰으아리'


나무계단을 발견하고 한시름 놓는다.


등로에 차츰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집채만 한 바위, 집채보다 더 크고 단단하게 생긴 바위, 흠집이 하나 없이

매끈하게 생겼다. 상학봉 1.5km 표시는 엉터리고 방향은 맞다.


(07:55) 운흥리 갈림길에서 신정리와 운흥리가 만난다.

운흥리는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로 속리산 화북지구 중심지역이다. 문장대를 중심으로 활목고개까지 뻗

은 주릉은 암릉과 암봉의 연속이고 북으로 내려앉는 산줄기들도 주릉을 닮아 돌과 바위 투성이다. 대표적인 위험

구간이 문장대~밤티재 백두대간 능선과 문장대~활목고개 충북알프스 구간이다. 

    

본격적인 암릉이 시작된다.

상모봉 모습


지나온 충북알프스 매봉 미남봉 활목고개 順


운흥리는 속리산 중심에 있는 대표 마을이다. 용화에서는 온천이 나와 상주시에서 온천개발지구로 지정하여 개발

사업을 시행하다가 보은군에서 환경오염을 이유로 개발 불가로 맞서는 바람에 온천의 꿈을 펴지도 못하고 있다. 


(08:40) 상모봉(820m)에서 신정리 마을


상학봉 1.3km 남음


암봉 릿지구간


바위를 오르는 계단


강단바위 정상이 이정도 넓다면 바위 크기가 어는 정도인지 산봉우리 통체로 바위다. 


뒤 돌아 본 상모봉


운흥리 모자봉 토끼바위는 충북알프스 등로에서는 좌로 벗어나 있다.


바위에 기대어 계단 오르기


나무계단(침목)


난간 붙잡고 바위 오르기


바위능선


큰 봉우리 세개를 넘었다.


상학봉 조망


비좁은 바위 난간에 마치 잔도처럼 길을 만들었다.


계단 오르기


밧줄 잡고 바위 오르기


철쭉이 길을 막고 꽃잎을 희날린다. 잠시 쉬어가라는 듯 땅바닥엔 소월이가 진달래를 깔았다.

 

쉼 없는 바윗길의 연속이다. 바위에는 산악회의 리본이 없으면 길 찾기가 매우 어렵다. 올라갈 때는 직감이 통하

지만은 내려갈 때는 전혀 다르다. 어디가 길인지 알 수가 없어서 바위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난 뒤 결정한다.

   

굴바위 통과 배낭 먼저


개구멍 통과


마당바위, 전망바위, 끝내주는 바위


흰 암벽의 위용이 클라이밍을 유혹한다.


(09:32) 상학봉 도착


상학봉(862m) 정상석

속리산은 돌산이라 한다. 설악산보다는 못하지만 설악산 다음이라 하겠다. 산 전체가 광범위하게 돌로 분포되어

있는 것은 내가 돌아다녀 본 산 중에는 없다. 산 이름 중간에 '岳'자가 들어간 산이 비교적 바위가 많은 데 능선마

다 바위로 된 경우는 드물고 큰 바위는 귀하다. 돌이 많으니 계곡도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바위가 많다. 바위를 타

고 흘러내리는 물은 맑고 힘차 모든 생명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상학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테크를 깔아 안전한 길을 만들고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진달래는 크지도 못하고


신정리에서 묘봉 직행 갈림길


묘봉암릉(860m)

상학봉에서 묘봉까지 약 1km는 암를릿지 암릉을 알리는 표지석이다.


앙증맞은 사다리


바위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계단 오르기

묘봉까지 끝없는 바윗길


(10:34) 묘봉 도착


묘봉(874m) 정상석과 기념촬영


묘봉에서 지나온 능선을 배경으로

산불감시기간이 끝나면 묘봉까지는 등산이 허용된다. 묘봉에 미리 와 있던 사람은 내가 감시요원인 줄 알았다고

한다. 덕분에 인증 사진 잘 찍었다. 정상이 100여 평 되는 암반으로 되어 있다면 사방은 말할 것도 없이 탁 튀었

다. 사방 경치가 너무 좋다. 보은 신정리에서 오는 것 보담 화북 운흥리에서 오는 것이 시간도 짧고 도중에  토기

봉이라는 명품과도 조우한다.


문장대까지 남은 충북알프스


묘봉 이정표를 따라 북가치로 내려서다가 다른 길로 빠져버렸다. 북가치는 남북으로 넘나드는 주요 지점으로 착

오가 있을 수가 없다. 묘봉에서 다음 능선을 잇는 선상에서 나는 우측 경사면을 헤매고 다닌 것이다. 과감하게 고

도를 낮추니 넓은 안부가 보인다.   


(11:10) 북가치(754m) 도착 관음봉 방향 표시판은 아예 없앴구나!



비법정탐방구역

속리산 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안전시설 미비로 안전사고가 잦은 탐방로 4.3km (문장대~관음봉~북가치) 구간에

하여 2012년 9월 25일~2020년 12월 31일까지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위반 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

과한다는 내용이다.


국립공 구조표시목

2020년까지 기다릴 수 없는 나이다.


문장대 3.5km 남은 지점


(11:45) 879봉


개구멍 입구


개구멍 빠져나오기


(12:15~30) 하늘은 맑은데 바람이 많아 땀이 흐를 틈이 없다. 잠시 걸음을 멈추면 이내 한기가 찾아와 추위를

느낀다. 큰 바위가 바람을 막아주고 그늘도 깊다. 점심 먹기엔 좋은 곳 어제 보은에서 산 샌드위치로 식사를 한

다. 보관하기 쉽고 짊어지고 다니기 가볍고 먹기 편한 빵 종류가 이제 좋다. 바나나 한 조각, 사과 반 쪽, 냉커피,

이온음료 시간도 많이 절약된다.

   

(12:50) 887봉 관음봉 문장대만 남았다.


(13:00) 속사치 화북면 중벌리에서 넘어오는 고개. 여기도 사방으로 꽁꽁 막아 놓았다.


바위 틈 사이를 밧줄을 이용해 통과한다.


밧줄이 없으면 도저히 길이라고 알아 볼 수 없는 곳이다.


(13:30) 관음봉(985m) 도착

관음봉 마당바위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날아갈 것만 같았다. 바위에 납작 업드려 조심조심 행동한다.


관음봉 정상석을 향하여 셀프촬영


산등성이에 산죽 군락지


이곳 철쭉은 5월 중순인데도 한창이다.


긴 밧줄을 타고 내려


드디어 문장대는 0.5km 남았다.


최고 위험 구간 통과

이 바위 구간을 통과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는가! 첫 번째 길을 못 찾았다. 잘 못 내려갔다가 못 올라오면 큰

일이 아닌가 주변을 샅샅이 뒤져 바위 밑에 그어진 화살표를 확인하고 가운데 바위 약 1.5m 높이를 배낭을 메고

뛰어내렸다. 그다음 중간에 툭 튀어나온 바위를 딛고 올라서다가 미끄러져 바위틈 사이로 몸이 빠지면서 배낭에

걸려 더 이상 아래로 추락은 막았다. 간신히 기어 올라 지나온 바위를 복기한다. 이럴 때는 동행이 있으면 도움이

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관음봉 동쪽 사면 바위 모습


백두대간 문장대~밤티재 북릉

드디어 문장대 암벽 밑둥치에 도착했다. 바위를 끼고 우측으로 난 급경사 길을 기어오르면 문장대 정상석이 서 있

는 평편한 마당이다. 문장대에서 북으로 밤티재까지 뻗은 능선은 백두대간이다. 오늘 구간과 비슷한 능선이며 역

시 비법정탐방구역으로 묶여 있다. 저 구간도 월장하여 백두대간을 완주 하는데 일조했다.

(15:12) 문장대 도착

울타리를 넘자마자 울타리에 기댄 채 누가 보면은 쉬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연기를 한다. 문장대 밑에 다달을

즈음 헬기가 문장대 위를 계속 선회하면서 나를 찾으로 온 줄 착각했다. 헬기 소리가 나면 나무 밑에 숨고 지나가

면 다시 진행하고 혼자 숨바꼭질을 하면서 올라온 것이다. 다행히 아무에게도 발각되지 않고 목적지에 안착을 한다. 


문장대


충북알프스 (신정리~상학봉~묘봉~관음봉~문장대)


♣우리 명산 100

문장대(1,054m) 정상석과 기념촬영

하산은 화북분소 오송지구로 내려가고 싶었는데 그쪽에서는 교통편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법주사로 하산한다.

법주사에서 속리산지구까지는 길고 지루한 하산이 된다. 문장대를 출발해서 약 1km 지점에 왔을 때 119 대원들

이 환자를 수습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문장대를 선회하던 헬기는 골절환자를 구조하기 위해 출동하였으며

착륙지점을 찾기 위해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던 것이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 고 웃음이 난다. 

15시 40분 문장대를 출발하여 17시 30분 법주사를 통과하고 17시 45분 속리산 소형 주차장에 도착 바로 택시

(18,000원)를 타고 보은 숙소에 도착하여 목욕하고 저녁 먹고 서울로 출발한다.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비

가 오기 시작한다. 시야도 침침하고 옆에 생생 달리는 차들에 주눅도 들고 큰 화물차 뒤꽁무니만 쫒아간다.     









                                                        2016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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