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山이 없는 거 없네
마누라는 일본 놀러 가고 집에 혼자 있기 뭐해서 번개로 다녀올 만한 우리 명산 100중 아직 미답이고 서
울서 승용차로 하루 코스인 강원도 홍천군 서면 어유포리 팔봉산을 향한다. 내비게이션은 춘천고속도로를
경유 남춘천 IC를 나와 팔봉산까지 약 100km 거리다.
가평 휴게소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팔봉산 매표소에 도착하니 10시30분, 참전유공자증을 보여주고 무
료입장한다. 산은 자그마한 게 울퉁불퉁한 암봉이 8개가 나란히 솟아 있어 팔봉산이라 부르는데 최고봉은
327m밖에 안 되며 1봉에서 8봉까지 한 바퀴 돌고 강변 산책로를 따라서 매표소까지 원점으로 돌아오는데
2.6km, 2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켰다가 다시 등산로 입구 매표소까지 차를 옮긴다.
평일이고 이른 시간이라 공간이 남아 있다.
멀리서 보는 팔봉산은 능선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조그마한 봉우리인데 가까이 갈수록 한 능선에서 여러
개의 봉우리로 나누어져 심하게 굴곡진 형태로 솟아 있는 것이 암봉임을 암시하고 있다.
차를 길가에 세우고 마을과 들녘을 넣어 역광에서 찍는다.
팔봉산 입구 매표소에서 등산안내도 구하고 참전유공자증으로 무료입장한다.
팔봉산은 병목 안처럼 홍천강에 둘러싸여 있어 매표소가 유일한 들머리며 도강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매표소를 지나 조그마한 철책다리를 건너면 좌측으로 팔봉산 1봉 가는 길이 바로 경사면으로 붙는다.
다리 난간에 붙어 있는 산악회 리본들!
산이 종을 엎어 놓은 모양을 하고 있으니 초입부터 바로 경사가 진다.
암벽 경사면으로 난 등산로
암석의 종류는 화강편마암이라 한다.
암봉이 그리 크고 높지는 않아 간단한 안전시설물로 봉우리까지 쉽게 접근이 된다.
1봉에 올라보니 소나무가 많았어 인지 단풍은 아직 멀었다. 西 사면으로는 참나무도 많은 데 성질 급한
떡갈나무는 아직도 초록이다.
1봉 뒤로 하산 길
1봉을 내려서자마자 바로 2봉으로 향한다.
2봉 정상 암반 위에는 삼선당(당산 神位)과 삼부인당(李氏, 金氏, 洪氏 부인)이 있다.
2봉은 팔봉산(327.4m) 최고봉으로 마찬가지로 암봉이다.
팔봉산 정상석과 기념 촬영
2봉에서 1봉은 소나무 숲으로 덮여 있고
2봉에서 3봉을 보면 바윗덩어리로 둘러쳐 있다.
마찬가지로 2봉에서 내려서면 바로 3봉으로 올라간다. 힘들고 바위가 부담스러우면 여기에 하산로가 있다.
3봉과는 셀프촬영
3봉에서 2봉을 보면 삼부인당이 보이고 역시 소나무 숲으로 덮여 있다.
3봉에서는 몇개의 바위를 타 넘고 4봉으로 이동한다.
3봉과 4봉을 잇는 다리
다리가 설치되기 전에는 바위 밑에서 위로 난 구멍 같은 좁은 통로를 헤집고 통과해야 하는데 이때 밑에서는
밀어주고 위에서는 당겨주고 하면서 굴을 나오는 모습이 산모가 아이를 낳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해산굴이라
불렀다고 한다.
해산굴의 유래 설명은 一名 장수굴이라 하는데 여러 번 지나다닐수록 오래 산다고 한다.
4봉은 소나무와 암봉이 어우러져 분재처럼 아기자기하다.
4봉에서 3봉 모습은 근엄한 장군바위 형상
역시 4봉에서도 바로 내려서면 몇 발자국 앞이 5봉이고 이번에는 제법 길고 가파른 계단이 놓여 있다.
5봉도 바위가 얼기설기 얽혀 있다. 눈이나 비에 조심하라는 구간이다.
5봉에는 소나무가 많다.
우리나라 산에 소나무가 많은 것은 조선 오백 년 동안 궁궐 목재와 배를 만들기 위해 많이 심었으며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자주 봉산(封山)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5.16 혁명 이후 산림녹화 사업이 조선 시대에도 있었다는 얘기인데 우리는 현군(賢君)을 기다린다.
5봉에서 4봉 모습은 연못에 떠 있는 연꽃을 연상한다.
바위에 이끼처럼 달라 붙은 식물은 뭘꼬?
6봉은 계단이 일직선으로 세워져 단숨에 정상이고 5봉과 6봉사이에 하산로가 또 있다.
6봉
6봉에서 5봉을 보면 소나무 숲과 참나무 숲이 어우러져 있다.
7봉 이정표
7봉은 정상까지 칼바위 암릉이다. 안전 밧줄이 메여 있으니 염려할 필요는 없지만 미끄러짐은 조심해야
한다.
작은 계단을 밟고 밧줄을 잡고 올라서면
칼날능선에서 아주머니 할머니와 일행이 된다.
7봉
7봉 정상에서 한무리 산악회팀과 합류한다.
7봉에서 8봉도 빤히 보이지만, 봉과 봉사이 거리가 가장 먼 구간이다.
7봉을 내려서면 다리도 지난다.
8봉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판이 붙었다. 8개 코스 중 난이도가 제일 높으며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 한다. 7, 8봉 사이에도 하산로가 있다.
8봉이 위험 구간이라는 것은 하산로 때문이다.
8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8봉에서 7봉 조망은 홍천강을 끼고 뻗은 산줄기가 한 폭의 그림이다.
8봉에서 강변 산책로 하산 지점까지는 내려꽂는 급경사 내리막이다. 철책, 돌계단, 발 받침판, 계단, 밧줄
등 안전장치는 다 동원된 것 같다.
팔봉산 관광단지가 가장 잘보이는 곳!
두꺼운 철판으로 제작한 발 받침판
철제계단
강변 암벽 아래 산책로는 등산로의 연장
산책로 7봉 하산로
산책로 5, 6봉 등하산로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짐 정리를 하는데 카메라가 없다
차 안까지 샅샅이 뒤져봐도 없다. 저장된 사진은 어떻게 하며 카메라를 사기 위해 손을 벌려야 할 처지니
울렁증이 난다. 차분히 지나온 길을 되짚어 본다. 매표소와 가까운 화장실, 좌변기, 좌측에 옷이나 가방을
거는 홀더, 휴지가 걸려 있고 그 틈 사이로 카메라를 걸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매표소에서 챙긴 팔봉산 안내물이 생각났다. 팔봉산관리사무소로 전화를 건다.
오후 5시가 넘었는데 직원이 있을까 염려했는데 마침 받는다.
"3시경 양변기식 화장실 벽에 카메라를 걸어 두고 온 사람인데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동색 가죽 케이스인
파나소닉요" "예, 맞습니다" "어떤 사람이 맡겨 놓았으니 찾아가세요." "감사합니다."
2014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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