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남산 자드락에 백화도량 松廣寺 산을 내려와 천천히 절을 구경하기로 한다. 산자락에 넓게 펼쳐진 들판에 신라 시대에 창건한 백제식 평지 사찰이다. 후원의 송광지 연꽃밭을 가로지르며 7~8월 연꽃 개화기에 만발한 연꽃을 상상하니 장관이겠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흙으로 빗은 담장 너머로 가지런한 절 지붕들이 따스한 봄날과 어우러져 평화롭고 한가롭다. 배낭을 정리하고 가벼운 신발로 갈아 신고 절 밖을 한 바퀴 돌며 하나라도 놓일세라 집중한다. 불자는 아니지만 그동안 산을 찾아다니며 만난 절은 다 기억하고 있다. 답사 동선도 나름대로 가지고 있다. 어떤 스님 말씀이 기억난다. 절을 찾을 때 그냥 절을 보지 말고 부처님을 바로 보지 말고 그 절을 가꾼 스님들의 마음을 살펴보라고 했다. 송광사를 끼고 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