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양평 용문산

양평 용문산 용문사주차장~마당바위~가섭봉~능선길~용문사 일주

안태수 2023. 3. 2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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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가는 등산로 못 찾고 대신 용문산을 오르다. 

양평의 산들도 전국 어느 유명산 못지않게 산세가 크고 산이 높고 웅장하고 장엄하다. 800m 이상 봉우리가 15개나 거느리며 북한강, 남한강,  홍천강 사이에 솟았다. 멀리 두로령에서 발진한 한강기맥이 양평에서 절정을 이루고 두물머리로 사라진다. 산세는 전형적인 암산의 형태이며 지질은 편암과 화강편마암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암절벽 능선에 솟은 암봉에서 풍화와 침식으로 부서진 바위들이 급경사면에 너덜거리며 계곡으로 쏟아져내려 기암괴석이 충만한 계곡으로 발달하여 수려한 경관을 자아낸다. 우리 명산 100 반열에 들어가 있으며 경기에서 화악, 명지에 이어 세 번째 높은 산이다.

 

     

(09:10)경기제일용문사 주차장

2010년 용문산 초등하고 두 번째 등산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그건 옛날 예기고 아파트 재개발 기간이 한 5년 정도 걸리니깐 지금은 5년이면 세상이 바뀐다로 고쳐야 한다. 당시 용문역에서 버스를 타고 6번 국도 마룡교차로 지나 용문사 관광지 버스 종점가지 약 6km 한산한 시골길을 달렸는데 오늘 와 보니 펜션, 식당, 카페가 줄을 이었다. 

   

 

용문산 관광지구 중심 거리 

오늘 산행 목적지는 용문산 일원에 있는 폭산(천사봉)이다. 40,000 : 1 지도에 한강기맥 비솔고개→폭산→용문산→유명산→ 농다치고개가 잘 그려져 있다. 용문사에서 출발하여 계곡 끝 지점에서 한강기맥 문례재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실선으로 그어져 있고 용문산 공군부대 우회로가 한강기맥과 이어져 있다. 역시 실선이다. 아는 길도 물어 간다고 용문산관광센터, 용문사매표소, 산불예방 캠페인 나온 소방대원, 폭산 등산로 어딥니까? 아무도 모르쇠다. 마지막 용문사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이정표 같은 것은 없을 겁니다. 용문산 정상 공군부대 우회로가 있을 겁니다. 음지에 비탈에 눈이 쌓여 등로 찾기가 힘들건대 조심하세요. 

 

 

龍門山龍門寺 일주문

 

 

사천왕문 통과

 

 

용문사 전경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제30호)

현재 수령 1,100년, 수고 42m, 둘레 15,2m 우리나라 현존하는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20여 그루, 800여 그루의 거목 중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지금부터 약 2억 5천만 년 전 고생대 폐름기에 지구상에 나타나 현재까지 살고 있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한다. 신라 마지막 임금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설음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중 심었다고 전해진다.

   

 

(09:55) 등산이 우선이라 절마당에서 휘익 둘러보고 하산 길에 자세히 답사하기로 한다. 서둘러 용문사 돌담 지나오니 계곡을 건너는 조그마한 목교가 나타나 옛날을 생각나게 한다. 

 

 

(10:00) 용문산 등산로 용문계곡 첫 이정표가 섯는 자리가 해발 350m 지점이다. ←용문사 280m, 용문산 3,130m →, 상원사 1,780m ↑ 이정표 거리표시가 'm'로 표기되어 있다. 'km'에 익숙하다가 달라진 표기를 보고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용문 계곡이다. 용문산 등산로는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다. 마당바위까지 1,7km 계곡길과 용문산능선③까지 0,6km 너덜 깔닥고개와 다시 정상까지 0,9km 암릉으로 구성되어 있다. 암산이라 계곡과 비탈은 온통 바위들로 꽉 찼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을 모아 물웅덩이가 되고 차고 넘치면 바위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이 되어 졸졸 산새 소리까지 합쳐 머리가 맑아지는 듯하다. 이 정도면 여름 피서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겠구나. 계곡 우측 가장자리 바윗길을 뒤뚱 뒤뚱 거슬러 올라간다.

 

 

산비탈 너덜지대에 낙석주의 경고판이 곳곳에 붙었다. 올려다보면 금방 떨어질 것만 같은 아찔함의 연속이다. 

 

 

나무계단과 데크로드

 

 

목교

 

 

용각바위 발치이다. 실체는 아직 못 봐 어떤 형상인지 떠오르질 않는다. 맞은편 용문봉에 오르던지 드론을 날려 알 수밖에... 

 

 

두 번째 이정표 마당바위(290m), 용문산(2,0km) 같은 이정표에 거리 표시 단위가 다르다.

 

 

해발 685m 지점 마당바위다. 웬만한 산 높이와 맞먹는다. 높이 1m~3m, 가로 세로 10m x 5m의 직사각 입면체로 바닥이 편평하여 20여 명은 너끈히 오를 수 있다. 산속에서는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고 선점하고 있는 사람들이 밥이라도 먹고 있으면 인원수 관계없이 접근하기가 불편하다. 용문산의 작품인데 다 같이 감상할 수 있도록 비워 두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마당바위 일원 너덜겅

 

 

마당바위 조금 지나면 계곡 끝 지점이다. 과거 등산지도에 용문봉으로 해서 문례재 코스가 점선(3급 등산로)으로 표시로 그려져 있는데 등산로 없음이라는 경고 팻말이 서 있다. 

 

 

계곡 끝 지점에 서 있는 구조표시목이다. 너덜겅 시작이며 깔딱고개 기점이다. 

 

 

눈과 얼음과 바위가 뒤범벅이 된 너덜겅 깔딱고개이다.

 

 

하산하는 중년 부부를 만났다. "벌써 하산입니까?" "길 안 미끄러워요 " 질문에 "굉장히 미끄럽습니다" "아이젠 있으면 신으세요"라고 답한다. 그 자리에서 아이젠을 착용했다. 이 부부와는 이후로 같은 등산로에서 세 번이나 만났다. 결국 서로 웃고 헤어졌지만 대단한 우연이었다.

 

   

앞선 경로 두 분 아이젠 없이 미끄러움과 고군분투 중이다.

 

 

드디어 밝은 용문산능선③ 삼거리(해발 880m)에 도착했다. 용문사에서 마당바위 거쳐 올라오면 2,7km → 정상까지는  0,9km 암릉 구간이 남았다 ↑ 

 

 

정상까지 약 0,9km 암릉과 바윗길에 나무계단, 데크,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처음으로 정상이 바라보이는 곳이다. 암벽에 기댄 데크를 따라 걷는다.

 

 

나무 계단을 다 올라서서 뒤돌아 보니 조금 전 힘들여 넘어온 능선이 흉칙한 봉우리였다. 

 

 

용문산능선에서 정상 150m 전 한강기맥과 연결되는 우회 루트 폭산 코스임엔 틀림없다. 아무런 시그널이 없지만 불청객 산꾼들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발길과 이정표를 설치해주기 바란다. 

   

 

정상 바로 아래 '등산로 아님' 팻말에 메직으로 써놓은 (한강기맥 옛우회로 문례재 방향) 안내 표기  

 

 

정상 직전 삼거리 이정표 용문산 110m → 한강기맥 150m ← 장군봉 ↑ 

 

 

(13:10~40) 용문산 가섭봉(1157m) 도착

경기에서 화악, 명지에 이어 세 번 높은 산이다, 오대산 두로령에서 갈라져 나온 한강기맥이 북한강과 남한강 사이에 낀 양평에 와서 용문산을 비롯하여 산세를 크게 일구고 난 뒤 두물머리에서 한강으로 빠져든다. 편암, 호상편마암으로 형성된 암산으로 유명하고 수려한 계곡으로도 소문났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800봉이 넘는 산이 15개나 된다. 

  

 

용문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깔닥고개에서 만난 하산 한다던 중년 부부가 정사에 나타났다. 깜짝 놀라 "하산한다고 그랬잖아요" "하산이 아니고 포기하고 내려가던 중 오기로 다시 올라왔다"라고 한다. 서로 기념사진 찍어주고 헤어졌다. 그 후 정상 아래 계단에 걸터앉아 점심을 먹고 있는데 먼저 내려갔던 아주머니가 헐레벌떡 다시 올라온다. "왜요?" "정상에 스틱을 놓고 갔어요' 없다며 시무룩하게 내려온다. 요즘 남에 물건 잘 안 집어 가는데...

 

 

용문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쪽 방향으로 주요 산봉우리들

 

 

용문산 일원 한강기맥을 중심으로 한  파노라마 사진

 

 

(14:40) 다시 갔던 길로 되돌아와 용문산능선 삼거리에 도착했다. 중년부부가 막 떠날 차비를 하고 있었다. 스틱 안부를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산악회에서 집어 간 것 같아 후미 회원에게 좀 알아봐 달라고 했더니 대장이 회원의 것인 줄 알고 가지고 있다며 안내소에 두고 가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잘 됐습니다. 능선으로 내려가십시오. 나도 아침에 올라왔던 미끄러운 깔딱고개를 버리고 능선을 탄다.

 

 

(15:10) 용문산능선 삼거리이다. 용문사로 하산하는 루트가 있다. 내려다보니 아찔할 정도로 경사가 심하여 밝은 능선을 따라 계속 내려가다가 마지막에 가서 하산하기로 한다. 용문산능선①②③ 구간은 암봉과 바윗길이 잠시도 다리를 편하게 두지 않았다. 흙길 두 배 이상 힘이 들었다.  

 

 

모처럼 흙길 등산로

 

 

(15:25) 용문산능선① 삼거리( ←상원사 1,150m, 용문사 900m →)에서 또래 노부부를 앞지르고 

 

 

안부에서 시작하는 계곡을 이루는 넓은 경사지를 내려온다. 스틱 필수, 낙엽 러셀 당연, 자세 낮추고 내려간다.  

 

 

(15:45) 다시 용문산 등산로 입구로 등산 3시간 하산 2시간 포함 5 시간 만에 돌아왔다. 중년 부부를 또 만났다. 능선②로 하산했다며 스틱 회수하러 총총히 내달린다. 

 

 

담장 넘어로 용문사 측경

 

 

용문사 천년 은행나무가 소원나무로 변했다. 요즘 MZ세대가 세상 문화를 끌고 가고 있으니 그르려니 하며 지나친다. 나무를 보면 빌고 싶고 바위를 보면 절하고 싶은 심정은 세대 간에 차이가 없는 모양이다. 노란 딱지에 붙은 소망 다 이루어지길...   

 

 

용문사 카페가 성업 중이다, 시주나 불교용품 판매 수입금보다 잿밥에 더 관심 많은 이유가 수익성이 훨씬 나아 보인다.

 

 

용문사↔용문관광지 약 1,2km 산책로 겸 탐방로 

 

 

(16:30) 일주문을 나서다

용문산 두 차례 방문이다. 앞으로 갈 곳은 많이 남았고 시간은 없고 항상 쪼치는 기분으로 사는데 오늘 대형 알바를 한 셈이다. 폭산(천사봉)을 가기로 했다가 용문산을 올랐으니 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첩은 14년이 지난 책이다. 그동안 지리도 많이 바뀌어 지도책을 편찬한 회사가 교정본을 내놓아야 하는 판인데 그렇지 않아 달라진 현실을 담지 못한 내용이 많아졌다. 더군다나 잘 알려있지 않은 산을 옛 지도를 지참하고 목숨을 담보하며 조그마한 착오를 즉흥적으로 해결해야 할 경우 간담이 써늘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용문산 등산은 양평의 산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폭산 눈이 시리도록 보고 간다. 

     

 

 

 

 

 

 

2023년 02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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