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과 강이 만나 호수를 이루다
지난 2월 28일 개통한 용산 춘천을 달리는 시속 180km 준고속 itx 청춘열차를 타본다.
처음엔 생소한 용어들 때문에 사람 잡아먹는 얘긴 줄 알다가 차츰 알고 보니 용산서 춘천까지 가는 기차가
새로 생겼다는 얘기다. 74분 만에 주파하고 요금은 6,900원 받는다. 첫차는 아침 6시에 출발하고 밤 10시
가 막차다. 1시간 간격으로 배차하고 있다는 얘기다.
청춘열차라고 名命하게된 이유도 실소를 자아낸다. 청량리 앞글자와 춘천 앞글자를 땄다고 한다.
하루 웬 종일 뚜렷한 계획이 없는 날이라 치자. 집에 쳐박혀 있기도 갑갑하다면 가벼운 차림으로 집을 나
서 보자. 용산역이나 청량리로가서 청춘열차를 타고 경춘 철길에 몸을 맡겨보는 것이다. 춘천에서 내려 역
광장 맞은 편에서 20분마다 한 대씩 오는 12-1 시내버스를 타고 소양강댐 정상에서 내린다. 언제부턴가 둑
제방길이 개방이 되어 평일인데도 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한다.
댐은 겨우내 가뭄 때문에 수위가 많이 낮아져 만수 때 물이 고였던 자욱이 흉물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넓은
호수는 바다처럼 느껴진다.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하는 여객선을 타고 내륙에서 산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
낄 때 쯤 청평사 선착장에 도착한다. 향토식당가에서 형편대로 점심을 먹고 1.4km 떨어진 고려의 절 청평
사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오면 하루는 석양에 걸린다.
용산역 itx 를랫폼에 도착하니 전광판 시계는 5시37분을 가르킨다.
청춘열차(itx)는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 저전거를 실을 수 있는 공간, 등의 시설과 2층 구조로 된 객차
가 2량이 달려 있다.
춘천역에 도착하여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500m를 걸어 갔다.
7시40분에 첫 출발하는 양구행 버스를 타고 배후령에서 내리기 위해서 이다.
고개, 재, 령, 등 산을 잇고 마을을 잇던 명소들이 교통의 발달과 농촌의 쇄락으로 하나 둘씩 추억속으로 사
라지고 있다.
배후령도 고개 밑으로 터널을 내주어 하루에 두차례 시내버스만 다니고 있다.
배후령 들머리를 포기하고 청평사 부용계곡으로 오르기로 하고 소양댐으로 간다.
소양강 처녀의 노랫말은 반야월선생이 윤기순(당시18세)이란 실존 인물을 배경으로 썼다고 한다.
소양댐 선착장
청평사 가는 뱃길
매표소
여객선 내부
뱃머리
청평사 선착장
댐 상류쪽은 하상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향토 식당가
부용계곡 오봉산 등산로
산세는 그리 커지 않다
주위 산들이 흙산인데 비해 오봉산은 바위산으로 형성되어 있다.
초입에서 비탈진 사면을 계단으로 오르면 본격적으로 암릉으로 형성된 능선길과 만난다.
바위에 철책을 고정시키고 밧줄을 메어놓아 안전 산행엔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런 구간이 여러군데 있어 바위 타는 즐거움도 솔솔하다.
오봉산에 설치된 이정표 형식
밧줄구간
5봉 비로봉 (688m)
바위에 눌려 옆으로만 살아가는 소나무가 바위를 한움큼 안고 있다.
밧줄구간
소양댐 선착장과 정면으로 마주 보는 곳
이런 이정표도 있고...
배후령과 백치고개를 있는 주능선 사이에서 남쪽으로 뻗는 급한 암릉이 청평사 뒤로 한다.
분재처럼 생긴 기암과 늙은 소나무의 조화는 부처님 재주로 만들어진 작품 같다.
4봉은 보현봉이라 부른다.
백치고개와 부용산
오봉산 등산 코스는 이곳을 기점으로 하여 청평사로 내려가든지 ,청평사에서 올라오든지 한다.
부용계곡쪽에서 올라오는 코스는 정상에 갔다가 되돌아와 이곳에서 하산하고, 배후령쪽에서 오는 코스는
정상을 거쳐 역시 이곳에서 하산한다. 오봉을 다 돌아 볼려면 왔다 갔다 해야 한다. 그러면 맥 빠지는 산행
이 된다.
밧줄구간
개구멍 바위
개구멍굴
4봉 보현봉
전망 좋은 곳. 노송들의 그늘이 좋다.
3봉 문수봉은 五峰山(779m)의 주봉이다.
단체팀으로 보이는 일행 한사람이 인사가 끝나자 마자 사진 찍어 줄 사람 없이 혼자 라는 것을 알고 인증
사진 찍기를 권한다.
정상에 있는 오봉산 등산안내도
소양강 댐을 북쪽으로 감싸안고 있는 오봉산은 5섯개의 峰으로 이루어져 있고 배후로 춘천의 명산들이 겹
겹히 늘어서 있다. 峰마다 부처님과 보살님의 이름이 붙어 있어 불교와도 깊은 인연이 있는 산임을 알 수
있다.
제법 스릴을 느끼게 하는 구간이다.
2봉 관음봉까지는 5분거리, 암릉이 계속 뻗혀 있으며 밧줄도 계속 메여 있다.
청솔바위(바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모습)
암릉을 잇는 나무다리
좌측으로 1봉 나한봉, 2봉 관음봉, 3봉 문수봉
배후령 삼거리에서 배후령까지는 360m 10분 거리
소양강 뱃길이 열리기 전에는 오봉산 산행은 배후령을 깃점으로 1봉에서 5봉까지 갔다가 청평사까지 들리
는 코스로 코스가 어정쩡 해져 귀가 길이 상당히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배후령을 선호하는 것은 해발
600m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힘이 덜 든다는 것이다.
여기서 배후령으로 빠지면 청평사는 다음 날로 미루어야 한다.
초행길이라 이곳 산세를 잘 모른다. 인터넷으로 검색한 내용과 현장과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등산로
폐쇠"다. 경운산 쪽으로는 사람의 왕래가 드문 듯 이정표도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지 않다. 지형을 살펴보
니 청평사로 내려 가는 길이 있을 것 같다.
경운산에서 조망되는 五峰 전체 모습
경운산에서 청평사 가는 이정표 만나서 안심하고...
경운산(794m)
끝봉에서 청평사 가는 길은 급경사면으로 산사태에 실려가듯이 아래로 훌터 내려간다.
청평사 하산 길은 소나무에 밧줄을 메어 길로 표시한다.
청평계곡(선동계곡)을 만나니 물소리가 들린다. 손수건에 물을 젹셔 굳은 땀자욱 지운다.
청평사 뒤로 하고
청평사와 향토음식점의 중간에 세워진 이정표
나무 사이로 식당가가 보인다.
점심겸 저녁으로 막구수 시키고 손님 없어 계산대 앉아 졸고 있는 주인장께 말을 걸어 동네 형편 묻는다.
청평사 선착장에서 막배를 타고 소양댐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아침에 왔던 길을 역순으로 가면 용산역이다
2012년 4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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