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청도 화악산, 남산

청도 남산 죽림사~정상~삼면봉~대포산~보현사 종주

안태수 2020. 11. 16. 09:46
728x90

청도 사람 가을에 남산 비우고 다 어디 갔나?

 

감과 추어탕이 유명한 고장이다. 감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추어탕은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다.

유명 추어탕집 상호 앞에 의례히 붙는 말 남원, 원주, 두 곳 다 현지 원조 집까지 가서 먹어봤다. 일부러 간 게 아니고 등산 갔다가 하산 길에 들른 것이다. 나는 식도락가가 아니라 등산가이다.

주위에서 전국을 그렇게 돌아다니면 맛집 탐방까지 병행하면 어떻겠느냐고 하는데 맛은 절대적 주관이므로 남을 기만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도량이 넓은 사람과 좁은 사람의 맛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청도역 추어탕 거리 추어탕집 손님이 가장 많은 집을 골라 먹었다. 경상도식 추어탕은 여린 배추와 맑은 육수가 맛의 관건이다.

       

(08:05) 죽림사 전경

등산로 입구 주변에 마땅히 차 될 곳이 없어 모텔에 그냥 두고 택시를 불렀다.

청도역에서 화양면 신봉리 마을 입구까지 4km, 거기서 동네를 거쳐 산길을 지나 죽림사까지 2km 메터 요금에 5,000원을 더 얹어 15,000원을 지불했다.

우리와 비슷한 나이의 택시 기사가 죽림사에 두 번째와 본다며 약간 헤맨 것을 보니 절 형편은 물어보나 마나다. 

 

대웅전

빈 절에 짓지도 않는 개가 홀로 지킨다.

등산로가 아리송해서 헛기침 끝에 "이리 오너라" 해도 기척이 없다. 당우라 해봤자 대웅전, 산신각, 산령각, 요사채가 전부이다.

일일이 확인을 해봤는데 거주자가 없다. 부처님과 산신령은 말이 없으시다.

      

죽림사 뜰에 대나무는 어디 가고 초화만 남았느냐?

 

절을 한 바퀴 돌고서야 등산로 입구를 찾았다. 마당 들어서기 전 우측에 흐릿한 표지판과 정상 2,5km 팻말이 서 있다. 

 

어린 참나무 조림지

죽림사라는 명칭은 옛날에 대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 대니무는 흔적도 없다. 대신 사초와 어린 참나무가 숲을 만들고 있다. 입구부터 밝고 훤한 산길과 마주쳤다. 

 

꽃향유

 

절 지역을 벗어나자 산등성이는 이내 잡목으로 덮여 어둑 컴컴했다.

 

햇빛이 스멀스멀 찾아드는 소나무 숲

 

청도읍 화양면 남산골 전망

죽림사 출발 고도가 212m 남산 정상까지 658m 고도차가 나며 거리는 2,5km이다.

평지는 거의 없으며 비탈을 오르다가 능선에 진입하면 작은 봉우리와 안부가 번갈아 나타난다.

峰마다 바위가 올라앉았으며 바위는 훌륭한 전망처가 된다.

      

바위길

 

바위더미

 

(09:45) 신당리 일사정(7,3km) 뜬금없는 이정표다. 지도에도 없는 길 사람만 놀라게 한다.   

 

평평한 눈부신 등산로

 

억새

 

(09:55)헬기장

대구 가창에 사는 산우가 대구 앞산을 가려다가 청도 남산으로 왔다. 기도원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가창이면 대구와 청도의 중간 지점, 요즘 차를 타고 다니니 여기가 거기고 거기가 여기다.

역시 코로나 19 때문에 사람들 없는 곳으로... 

 

헬기장 기도원 이정표

 

남산 직전 침목계단

 

(10:05) 남산(南山 970m) 도착

청도는 분지형 지형이다. 사방 둘러싸고 있는 산 중에 시가지로 바로 통하는 산이다.

도시의 배후 산이 이처럼 높고 가파른 곳도 드물다. 전망은 당연히 一望無際이다.

나라 안에 남산이란 지명을 가진 산이 얼마나 많은지 헤아려보지 않았지만 마을을 기준으로 편의상 남쪽에 있으면 남산 혹은 앞산으로 불렀다.

서울 남산(265m), 경주 남산(고위봉 494m, 금오봉 468m), 충주 남산(636m), 청도 남산,  내가 올라 가 본 남산이다. 

   

남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남산 정상 등산안내도

오늘 남산 산행 궤적을 붉은색으로 표시해봤다. 남산 등산로 핵심 지역이다. 꼼꼼하게 거리 표시까지 그려 놓았는데 전문가인 나도 한참 들여다 보고 이해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바탕에 검은 글씨가 많이 지워졌다.

  

암봉

남산 정상부 능선은 소위 암릉의 연속이다.

산마루에 소나무가 숲을 이루면 그 밑은 바위가 도사리고 있다.

암릉에 집채만 한 바위들이 모여 암봉을 이루고 바위더미는 바위길, 돌더미는 너설길을 사이사이에 안부가 숨을 돌리게 한다.

 

암봉 쇠사슬 구간

 

봉수대능선 대포산 전망

 

(10:25) 삼면봉 도착

삼면봉도 거죽은 흙더미지만 속은 온통 암석이다.

남산에서 화악산을 잇는 분기점으로 산 줄기를 타고 내려가면 전원 마을인 한송마을이 나타나고  화악산과 남산을 가르는 902번 지방도가 지난다. 그 고개마루가 밤티재이다. 

    

삼면봉(870m) 표석바위

 

삼면봉 암벽 쇠사슬 잡고 오르내리는 코스이다. 쇠사슬이 얼마나 굵고 무거운 지 여자들은 힘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비탈에 저런 바위들이 나뒹굴고 있는 것을 보면 신기했다.

모래가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할까? 펄펄 끓는 마그마에서 화산이나 지하에서 암석으로 굳었다가 지하, 지상에서 풍화작용을 받아 갈라진 틈으로 빗물이 침투하여 갈기갈기 쪼개져 흩어져 내린 것이다. 돌밭, 너덜겅, 돌서렁, 돌강, 암괴류, 애추형 등 다양한 명칭이 따라붙는다.

설악 귀때기청, 황철봉, 신성봉이 그 대표적이다. 

 

한재고개 신둔사 코스에서 오늘 산우와 헤어지다.

 

화악산 연봉

 

'요산의 하루' 

어제 타 넘은 화악산을 배경으로 점심

 

청도 노익장 두 분이 나타났다. 쉬었다 가라니깐 안 그래도 여기가 자기들 아지트라고 한다. 같이 점심을 먹으며 통성명을 했다. 청도 이서면에 살며 나와 동년배였다. 주로 건강관리 얘기를 나누며 산행 예찬론을 끝없이 펼쳐보았다. 

 

두 양반 참나무와 소나무 사잇길로 앞장 세웠더니 금방 사라진다. 

 

지나온 남산 겉은 평온하지만 속은 바위투성이다.

 

암릉의 시작이다.

 

날카로운 칼날능선

 

펑퍼짐한 너럭바위

 

신갈나무

 

팥배나무

 

▲805,2봉

부지런한 산꾼의 흔적

 

봉수대

 

봉수대 이정표

 

상여듬바위

상여(喪輿)는 상례 때 시신을 묘까지 운반하는 가마. 듬은 덤의 방언, 덤은 바위의 방언, 결국 상여 같은 바위를 말한다. 내 눈에는 고래등짝처럼 보이는데...

 

대포산 전망

 

팥배나무와 철쭉 군락지

 

철쭉 터널

 

도솔암 작천사 우로 갈라지고 용화사 3,3km, 청도역 5km은  대포산 거처 직진하기

 

대포산 등산로 참나무 숲

 

대포산(695m) 팻말이 나무에 걸렸다. 내리막 능선에 솟아 별 힘든 거 없이 도착하고 보니 팻말이 없었더라면 통과할 뻔했다. 

 

이어 ▲626,2봉

 

까실쑥부쟁이

국화아강>국화과>참취족>참취속

벌개미취, 참취, 해국, 미국쑥부쟁이 등이 같은 속 식물이다. 꽃잎이 뒤로 젖혀졌고 잎에 톱니가 있다.

 

대응사 갈림길

 

포장도로(고도 325m)와 접속

 

청도 시가지 전망 파노라마 사진

 

용화사

 

華岳山 普賢寺

대한불교태고종 사찰이다. 1912년 사택화상(寺澤和尙)이 창건하여 6.25때 전사한 호국영령을 위한 충혼탑,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천불탑, 천수관음불상, 금동약사여래불상을 조성하여 민족중흥을 위해 불사를 해 오고 있다.

  

보현사

차도를 약 2km 구불구불 내려오는 중 감나무가 천지에 널렸고 시가지는 사야에서 내내 사라지질 않는다.

이 정도면 청도의 진산임에 틀림없다.  아침에 출발하기 전 빤히 보이던 북쪽 사면을 거슬러 내려오며 잘 발달된 계곡에 남산골 같은 명소와 골짜기마다 사찰이 차지하고 있었다. 

모텔에 도착하여 차를 회수하고 목욕탕을 물어물어 찾아가서 1박 2일 원정 산행의 피로를 푼다.   

 

 

 

 

 

2020년 10월 25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