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울릉도 성인봉

울릉도 성인봉 왕복 등산

안태수 2020. 10. 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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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는 가팔라도 속은 푸근한 산

 

울릉도 입도할 때 我 부인과 성인봉 등산을 약속했다. 10여 년 전의 기억을 추억하기 위해서다.

막상 울릉도에 도착하고 보니 걷는 게 형편없었다.

"니 성인봉 못가겠제?" "응" 한 마디로 속 시원하게 대답한다.

산은 억지로 데리고 다닐 수 없다. 나는 '산에 가라'라는 말은 해도 산에 같이 가자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05:20) 마리아나 호텔

일찍 일어나 미니 배낭에 얼린 냉커피, 생수, 사과, 샌드위치 한 조각 담아 호텔을 나섰다.

호텔에서 KBS 울릉중계소와 접속하는 루트를 미리 알아 둔 덕택으로 한걸음에 찾아들었다.

 

마리아나 호텔 뒷산 등산로

 

이정표 (KBS 중계소 0.39km)

 

울릉도 깍깨등 경작지 경사가 30도 수준이다. 이 정도면 육지의 깔딱 고개이다.

사람이 서 있기도 힘든 경사인데 집을 짓고 농작물을 재배하다니 척박한 생을 사는구나.

울릉도는 해안가 저지대를 빼곤 환경이 다 이 모양이다. 이제는 집집마다 차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마리아나 호텔 뒷산을 탈출하여 KBS 중계소 가는 도로와 접속

 

성인봉 가는 길 팻말 발견

 

KBS 울릉중계소 입구 삼거리이다. 울릉 해담길과 성인봉 등산로가 겹친다.

쉼터와 주차장이 있고 도동이나 저동에 숙소를 둔 사람들은 택시로 이곳까지 와서 등산을 시작한다.

성인봉까지 3,78km이다,

 

(05:45) 성인봉 등산로 입구

 

도동항 전망

청명한 날씨는 만나기 어렵다.

아침에 수면 위로 해무가 깔아 앉았다가 태양이 뜨면서 서서히 걷히는데 맑은 날이 아니면 이것조차 구경할 수 없다.

바다가 잔뜩 찌푸리고 있으니 사방 두리번거릴 필요 없이 앞만 보고 가면 되겠구나.

 

선등자 발견

복장이 등산 차림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시간에 주민도 아닐거구 혼자 가는 모습이 하 수상하다.

 

일출시각, 숲을 깨우는 시간 아침 햇살은 금빛이다.

 

독미나리, 미나리와 구분이 어렵다. 물가나 습지에 사는 식물인데 성인봉 중턱에 서식하고 있으니?

 

울릉도 이정표는 이렇게 생겼다. 방향만 참고하면 된다.

 

선등 단체팀을 추월한다.

단체여행 왔다가 성인봉 등산은 자유등반 그중에 리드 한 명만 등산 복장을 하고 나머지는 자유 복장에 운동화 신고 손에 물병 하나씩 들었다.

무사히 귀환하기를 속으로 빌며...

 

목교, 눈에 익은 다리와

 

구름다리 혹은 출렁다리

 

이정표 (KBS중계소 1,11km↔성인봉 2,67km=3,78km), (대원사 2,37km↔성인봉 2,67km=5,04km)

 

쉼터, 옛날 평상 그대로다.

 

산사태 구간

울릉도는 화산섬이고 성인봉은 분화구 가장자리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이다.

물 밑 울릉도는 순상하산체이고 물 위 울릉도는 종상 화산체이다.

그 꼭대기 성인봉을 중심으로 종을 엎어둔 모양을 하고 있어 산괴가 고산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산등성이로 난 등산로가 완만하고 길고 깊다.

 

안숯마당↔팔각정 235m 구간은 생태계 복원 중으로 등산로 폐쇄 조치하다.

 

등산로를 우회하다 팻말 지점에서 팔각정을 향해 10시 방향으로 크게 꺾이면

 

성인봉 1,6km 남은 이정표가 있음.

 

너도밤나무

참나무과 너도밤나무속으로 낙엽이 지는 활엽교목이다.

온난다습한 지역에 자라며 우리나라 울릉도의 자생식물이며 성인봉의 주요 식생이다.

밤나무와 구분하기 위해 '너도밤나무'라고 한다니 재미있다.

 

팔각정

 

성인봉 주요 암석 조면암이다.

큰 돌이라곤 처음 본다. 어떻게 홀로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궁금하다.

조면암은 화산암으로 점성이 강한 마그마가 화도를 통해 지표에 분출하거나 지표 부근에서 급히 식어 만들어진 것이다.

 

완만한 등산로에 너도밤나무와 고비가 빼곡히 자라 원시림을 유지하다.

 

섬피나무

 

(07:20) 바람등대

안평전 코스와 만나는 삼거리이다.

안평전↔바람등대 구간은 2015년 8월 31일 산사태 발생으로 지금까지 등산로가 폐쇄 중이다.

성인봉 공식 등산 코스 3곳 중 KBS중계소(대원사) 코스와 나리분지 코스가 유일하다.

 

섬조릿대

 

정상 직전 나무계단

 

나리분지 이정표

 

(07:50) 성인봉(聖人峯 986.7m) 도착

울릉도는 화산섬으로 성인봉을 중심으로 산악지형을 이루고 있으며 물 밑 2,200m의 산체를 감추고 있다.

나이는 250만 년 전에 시작으로 1만 년 전까지 여러 번 화산 분출이 있었으며 현재의 모습은 마지막 분출 때 점성이 강한 마그마가 화구 주변에 집중적으로 쌓여 급경사를 이루며 절벽, 기암괴석, 바위섬 등 바위 천국을 형성하였다.

 

성인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성인봉 우백호 말잔등, 천두산

 

성인봉 좌백호 미륵봉, 형제봉

 

(08:10) 성인봉을 뒤로하고 왔던 길로 되돌아 간다.

등산 온 대부분 사람들은 나리분지로 하산하여 나리↔천부 간 농어촌버스(배차시간 1 시간)를 기다렸다가 천부에서 도동행 버스를 탄다.

 

미니배낭을 멘 요산의 뒤태

 

바람등대

 

고사리, 고비, 관중 같은 양치식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이라고 한다.

오래된 종과 같이 한다니 왠지 오래 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풀과 꽃에 문외한이라 어느 종인지 구분이 안 되어 밭을 일구고 있는 할아버지한테 물었더니 고비라고 하며 봄에 새 순 나올 때 뜯어서 먹는다고 한다.

 

고사리 등산로

 

정상 부근에서 화창한 날씨를 만나 파란 하늘 맘껏 만끽하고 미련 없이 하산 중 노익장 단체와 조우했다.

차림새가 완전 등산 복장이다. 단단히 벼르고 날 잡아 온 모양이다. 이들한테도 정상의 가호가 있기를...

 

안숯마당 쉼터

 

'요산의 하루'

 

동백

 

연리목(소나무+너도밤나무)

 

소나무

 

송엽국

 

(09:40) 마리아나 호텔 내려가는 길

 

곤드레

 

개갓냉이

호텔에서 성인봉 왕복 10,2km(오르막 3,6km, 내리막 3,8km, 평지 2,8km)를 4시간 20분 걸렸다.

가파른 경사를 완만하게 올라갈 수 있도록 지그재그로 등산로를 만들어 놓아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다행히 정상에서 파란 하늘과 운무 사이 나타난 화벽인 외륜산을 감상할 수 있었는 게 다행이었다.

하산 길에 산등성이에 자욱이 낀 안개 때문에 너도밤나무, 섬피나무, 섬조릿대, 고비 등 원시림의 정취를 흠뻑 느꼈다.

 

 

 

 

 

 

                                              2020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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