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지리산 천왕봉

지리산 정령치~바래봉 철쭉 탐사

안태수 2020. 6. 2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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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이어 5월에 어게인 철쭉 탐사

 

좀처럼 갔던 산을 다시 가지 않는다. 원 하는 산을 모두 답사하고 난 후에나 모를까? 누구 말처럼 '세상은 넓고

일은 많다'이다. 4월의 바래봉 철쭉은 한 마디리로 꽝이었다. 단순 철쭉 산행이 목적이었는데 5% 대의 개화

를 보고 마음이 편칠 않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달 후 5월 하순에 다시 찾을 것을 다짐했다. 

    

 

 

(07:30)남원역 정령치 순화버스

서울 용산역에서 05시 10분 출발하는 KTX를 타고 남원역에 07시 07분에 내렸다. 전번처럼 정령치 가는 손님은 나밖에 없는 것을 보면 정령치→바래봉 철쭉 탐사 코스는 별로 인기가 없는 모양이다. 

 

(08:30) 정령치(1,172m) 도착

하늘은 맑고 파랬다. 바람도 적당히 불고 낮 최고 기온이 25도를 예상해 좋은 산행을 기대한다. 정령치에 제법 많은 차들이 주차하고 있다. 단순히 정령치까지 드라이버 온 사람과 만복대 경유 성삼재로 등산하려는 사람이 몇 팀이 있었다. 이들과 서로 기념사진 찍어주기를 했다.

      

백두대간 표석

 

 

백두대간 정령치 (만복대 2,0km ↔ 고리봉 0,8km) 이정표

 

 

정령치 고갯길

대형버스가 올라다니기 힘든 모양이다. 25인승 버스도 커브 길에서 한 번에 회전하기 위해 속도를 멈춘다. 

 

 

고리봉 전망

 

 

개령암지(開嶺庵址) 마애불상군 답사

두 차례 이 길을 지나며 개령암지 마애불상을 애써 외면했다. 한 번은 백두대간 길이었고 또 한 번은 지난달 바래봉 종주 길이었다. 예정에 없던 길로 들어섰다가 착오라도 생기면 일정에 차질을 주어 안전산행에 문제가 생길까 염려가 되어서였다. 오늘은 시작부터 답사하기로 작정하고 나섰다.      

 

 

정령치 습지

 

 

개령암지 마애불상군 배치도

 

 

남원 개령암지 마애불상군(보물 제1123호)

고리봉 남쪽 사면  개령암터 뒤 암벽에 크고 작은 12구의 불상이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다. 그중 2~3구는 금방 알아볼 수 있으나 나머지는 배치도와 비교해 봐야 알 수가 있다. 계속되는 풍화작용에 의한 훼손을 막으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우선 비바람을 피할 집을 지어드리자.     

 

 

마애불상군

 

 

흰제비꽃

 

 

다시 개령암터를 빠져나와 정령치 ↔ 고리봉 구간을 걷는다. 철쭉이 뜨문뜨문 자라고 고리봉 올라가는 나무계단에 바삭 기댄 산철쭉의 선홍빛이 눈부시다.

 

 

고리봉 언덕은 돌밭이다. 방향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사방이 밝다. 고리봉 주변에 철쭉이 많다. 약간 비탈진 돌밭에 억척스럽게 모여 사는 모습이다. 이것들 가운데서도 개화시기가 들쑥날쑥 하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종자가다른 모양이다. 90% 이상 만개하여 온 산을 붉히는 일은  잠시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달래, 철쭉, 산철쭉은 같은 낙엽관목 진달래科, 진달래屬에 속해 항상 혼돈을 유발한다. 산등성이 척박한 땅에 무분별하게 자라고 개화 시기도 기후변화에 따라 4, 5월 들쑥날쑥하며 꽃의 크기, 모양, 색깔은 조금씩 다르지만,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그게 그거다. 옆에서 누가 휘질러대면 같이 헷갈린다. 봄의 산에서 만났을 때 꽃만 가지에 매달고 있으면 진달래고 꽃과 잎이 동시에 달려 있으면 철쭉이다. 꽃 색깔만 가지고 말하면 분홍 표준 색에서 연한 색, 짙은 색 심지어 변종인 흰색까지 있으며 크기도 다양하다. 산철쭉은 분홍에 보라색이 감도는 꽃을 피운다.

 

 

(09:25) 고리봉(1,305m) 도착

찍사들이 이정표 주변에 모여 카메라 삼각대를 대고 있다. 나도 기념사진 찍고 싶은데 자리를 잠시라도 비워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눈치 빠른 친구가 얼른 사진 찍어주겠다고 나섰다.

 

 

찍사들의 출사

 

 

오늘의 주제는?

철쭉도 옹기종기 모여 있고 바래봉 서북능선도 훤하고 지리산 백두대간도 맑으며 고기리 마을도 선명하다.

 

 

고리봉을 지나자 철쭉은 멀리 나가 앉고 소나무, 참나무, 바위, 너설의 전형적인 산길을 걷는다.

 

 

굵은 참나무와 소나무가 길을 가르고

 

 

바위 벼랑에 걸친 철쭉이다. 반야봉이 배경이고 천왕봉이 먼 산이다.

 

 

(11:15) 세걸산(1,2169m) 도착

고리봉서 새걸산까지 3km 능선 주변으로 간간이 자라는 철쭉을 보며 왔다. 시야에서 꽃은 사라지지 않지만 여기가 철쭉 군락지구나 하는 실감은 나지 않았다.   

 

 

중앙이 지리산 반야봉이다.

 

 

젊은 친구를 따라잡았다. 천안서 기차로 구례까지 다시 버스로 성삼재 도착하여 5시에 출발했다. 초행이며 철쭉은 관심 없고 그냥 바람쐬러 왔으며 바래봉 갔다가 용산 주차장으로 하산할 작정이라고 한다. 바래봉까지 동행이 생겼다.

  

 

(11:30) 세동치(1,107m) 통과

 

 

지리산 백두대간 파노라마 사진

 

 

(12:55) 부운치(1,061m) 점심 후 출발

세걸산에서 새동치 지나 부운치까지 2.6km 구간은 우리나라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광이다. 참나무, 소나무, 잡목, 산죽 등 등산로를 제외하곤 서로 얽혀있다. 전 번 식사한 곳에 다시 자리를 펼쳤다. 젊은 친구는 햄버거 두 개, 나는 돈가스와 수프, 돈가스는 우리 동네 배달 음식이다. 적당히 잘 튀겨 산에서 먹으면 어떨까 한 번 가져와 봤다. 후식으로 오렌지, 쑥떡 음료는 커피, 포카리 스웨트를...       

 

 

바래봉이 가까워지자 철쭉이 점점 늘어난다. 운봉 마을을 배경으로 화사한 연분홍 철쭉.

 

 

보라색이 감도는 산철쭉

 

 

바래봉 배경 철쭉

 

 

철쭉에 기가 눌려 바랜 색을 띤 병꽃나무

 

 

탐방로 기점에서 야자매트가 시작이다. 바래봉 철쭉은 팔랑치를 그 중심이다. 기대했던 만산홍화는 아니고 숲의 철쭉 점유율이 10~20% 정도 밖에 안 되 보인다. 초록 숲 속에 간간히 뜨문뜨문 철쭉이 섞여 있다.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들이대면 진분홍(산철쭉)과

 

 

연분홍(철쭉)이 섞여 있다.

 

 

가끔 철쭉 터널은 싱겁게 끝난다.

 

 

드디어 팔랑치 철쭉 보호 구역이다. 펜스 넘어에는 개화 시기를 도통 알 수 없는 꽃들의 행태 

 

 

초록이 더 짙다. 1972년 호주의 도움으로 개장한 면양시범목장이었다고 한다. 양들이 떠난 지금은 산딸기, 미역줄나무 등 관목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복원되고 있다고 한다. 지역 관광산업을 위해 철쭉으로 갈아 심을 건지 자연보호를 위해 생태계에 맡길 건지 선택의 귀로에 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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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치 철쭉 탐방 데크로드 걸으며 꽃도 해거리한다는 말이 떠 올랐다. 내가 자주 다니는 관악산은 올해 철쭉이 잘 피었다. 관악산 다닌 진 10여 년 꽃도 제일 컸고 많이 달리며 오랫동안 풍성했다.   

 

 

길섶에

 

 

산등성이에도

 

 

소나무와 서식지 갈등

 

 

한 그루의 수형이다.

 

 

구상나무 집단

 

 

지리산 국립공원 요원들과 마주쳤다. 쓰레기 봉지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쓰레기 줍고 있는 모양이다. 올해 철쭉 상태가 어떤지 물었다. 지금이 절정의 시기인데 보시다시피 이렇습니다 라고 한다. 안 좋은 얘기는 길게 나눌 필요가 없다. 

   

 

(14:00) 바래봉 삼거리이다. 좌로 가면 운봉 용산 주차장으로 가고 우로 가면 바래봉 정상이다.

  

 

구상나무 군락지

 

 

바래봉 5분 거리 언덕바지에 나무계단, 전망대, 정상 順序이다.

 

서북능선(구인월→덕두봉→바래봉→고리봉→정령치→만복대→성삼재 22.6km)은 거의 일직선상이다.

 

 

정상 등성이에 뜨문뜨문 자리 잡아 한가롭다.

 

 

 

286 나무계단

 

 

(14:15) 바래봉 도착

 

 

바래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구인월 월평마을(5,0km)로 하산한다. 하산 길은 일사천리이다. 철쭉은 실컷 봤고 길도 잘 되어 있고 이정표도 확실하니 궁금한게 사라졌다. 

 

 

구조표시목

 

 

덕두봉(1,150m) 통과

 

 

구인월 1,7km 남음

 

 

떡갈나무

 

 

고무재

길조심 할 곳이다.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안부에서 계곡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타난다. 결정적인 순간에 이정표가 없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으니깐 잡초가 길을 덮었다. 나무 사이로 마을이 보인다. 능선을 따라 계속 내려오기로 한다. 잠시 후 계곡길이 정상 루트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이때부터 길을 만들며 하산한다.

   

 

월평마을 조금 지나 개천에서 등산로와 합류하여

 

 

(16:45) 등산로 기점으로 하산 완료하다.

 

구,인월 전경

 

 

 

지리산 등산 안내도

인월은 12월 어느 추운 겨울밤 백두대간 한답시고 동서울서 심야 버스를 타고 새벽 3시경 터미널 길가에 내렸다. 찬바람을 피해 편의점으로 들어가 졸고 있는 직원을 깨워 시간을 보내고 택시와 약속한 시간에 만나 복성이재에 내렸다. 기사가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대간 진입로를 비춰주며 걱정스러운 인사를 건네 왔다. 그런 일이 있었다.

계속 걸어서 인월에 도착했다. 서울 가는 버스도 있고 목욕탕도 있다. 가볍게 샤워하고 목욕탕 주인의 추천으로 어탕 전문집을 찾아가 시원한 어탕으로 저녁 먹고 집 생각이 나 택배 주문하고 나왔다.        

 

 

 

 

                                                         2020년 5월 20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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