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성지 오대산 종주
깊어가는 가을, 해는 짧아지고 하루만에 온 산을 다니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루를 더 보태 월정지구 민박촌에서 넉넉한 아저씨의 후한 대접으로 따뜻한 온돌방에서 한밤을 보내고 깜깜 새벽에 일어나 오대성현(석가모니, 문수보살,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지장보살)이 머무신다는 산속으로 들어간다. 오대산은 백두대간 본줄기의 동대산과 두로봉이 지나고 정상인 비로봉은 두로봉에서 서쪽으로 비켜나있지만 오대산이 워낙 덩치가 큰 산이라 백두대간의 산이라 치며, 남한의 등뼈에 해당되는 태백산맥 중간에 높게 솟아있는 험준한 산으로 좀처럼 갈 마음이 생겨나질 않는 산이다. 차일필 미루다가 큰 맘 먹고 나섰다.
아침 6시에 민박집에서 일어나 자기전에 주인 아저씨와 약속한 뜨거운물(커피용)을 기다리니 깜깜 무소식이다. 내실로 가보니 아직 자고 있다. 깨우기도 그렇고해서 주위를 살피는데 길 건너 음식집에서 인기척이 난다. 보온병을 들고 찾아가 염체불구 사정하니 펄펄 끓는 물을 주전자에 담아 내 주며 "집이 대구지예" "맛심더,고맙심더" 고향 사투리가 이렇케 정겨울 수가...
꼭두 새벽인데도 월정사 매표소는 사람이 지키고 있다. 또 8,000원 내야 하나 하다가 잠시 짱구를 굴렸다. 어제께 사용한 입장권을 들이 미니 또래 아저씨가 하루 지나면 다시 입장권을 끊어야 하는데 "부지런하시네요" 하면서 통과 시켜준다. 오늘은 웬지 좋은일 만 생길 것 같다...
6시30분 동피골 야영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준비물, 준비운동을 꼼꼼히 챙긴 후 7시 도상으로 18.5km/8시간 첫 구간인 동대산을 오른다.
초장부터 숨이 턱턱 막힌다. 산을 오르다보면 높은 산이던 낮은 산이던 오르기 시작해서 한 30분 내에는 누구든지 숨이 차고 힘이들지만 경험자는 그 순간을 잘 넘긴 후 지구력으로 대항한다.
들머리에서 960봉까지는 거의 직선으로 나있는 오르막 계곡 길이다 이곳에서 한숨을 돌리고 나면 우측으로 난 등선길은 산죽, 떡갈나무,고사목이 뒤엉켜 있는 전형적인 산마루 길이다.
산죽밭
지금까지 앞만 보고 산등선을 계속 오르다가 정점을 찍고는 산줄기는 좌측으로 급히 꺽는다.
아침해 등지니
나무사이 내그림자 나를 뒤쫒네
요산아 山이 그리도 좋나
니는 좋아해도
낙옆 위에 딩구는 니 그림자는
고달픈 짐을 진 것 같다.
동대산(1433m)
8시30분에 동대산 정상에 도착했다. 내그림자로 기념촬영 마치고 주위를 돌아본다. 맑은 가을 아침이라 햇빛은 티 한점없이 눈부시고 동녁으론 햇살이 눈부셔 앞을 가름 할 수가 없구나 진고개 2.7km 이정표만 덩그러이 서 있고 노인봉. 황병산은 태양 뒤에 숨어 있다.
발걸음 재촉하다 뒤 돌아보니 방금 전에 머물렀던 동대산은 동네 뒤산처럼 나즈막하다.
여기는 헬기장이다. 넉넉하게 터를 닦아놓아 평상시에는 단체 산꾼들의 식탁이 되며 사방 팔방으로 조망도 뛰어나 주위의 산
세도 열심히 익힐 수 있다.
두로봉 조망
상왕봉, 비로봉 조망
강릉시와 동해바다 조망
허리를 곧게 펴고 걷다가 길을 덮고 있는 고목과 마주치면 둘러 갈까 아래로 기어 갈까 잠시 생각 하다가 누구 말 대로 네발로 한번 기어보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여기가 차돌이 박혀 있어 차돌백이라 부르는 곳이다. 주위를 아무리 살펴봐도 하늘에서 떨어진 것으로 밖에 볼 수가 없고 왜 여기에 있는지는 설명이 없다.
동대산에서 두로봉까지는 6.7km 반 조금더 왔구나
괴불나무/천남성
자작나무
신선목이(1120m)
11시 신선목이에 도착 새벽 4시에 비로봉으로 올라 동대산으로 하산하려는 팀과 조우를 했다. 서로 사람 만나는게 처음이라 반가워들 하면서 왜 그렇게 늦었느냐고 하니 촛자가 끼어 있어 그렇다고 하며. 앞으로 남은 길을 걱정스럽게 묻는다. 동대산에서 시작해서 1421m봉, 1330m봉, 1296m봉, 1261m봉, 신선목이까지 계속 고도를 낯추다가 갑짜기 1383m봉으로 고도가 높아져 1시간 가량 숨가뿐 오르막이 계속된다.
1383m봉이 두로봉 인줄 알고 열심히 올라와 보니 30분 거리에 두로봉이 백두대간 신배령, 구룡령 가는길에 우뚝 서 있다. 가다가 백두대간 하는 일행과 마주쳤다. 그들도 내가 대간 종주를 혼자하는 줄 알고 대단한 찬사를 보내온다.
두로봉(1421.9m)
동대산에서 두로봉까지 6.7km는 백두대간 구간이다
두로봉에서 강릉과 동해바다 조망
頭老嶺(두로봉)
두로령 안내 비문
두로령 갈림길
오대산 등산로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가 상원사 - 비로봉 - 상왕봉 - 두로령 갈림길 - 북대(미륵암) - 상원사 코스다. (13.2km/6시간)
산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알록달록 차려입은 단체 등산객들이 평일인데도 줄지어 내려온다.
상왕봉(1491m)
상왕봉에서 설악산 조망
두로봉에서 뻗어나간 대간 줄기 큰 카메라로 찍는 여자와 기념 사진 주고 받았다. 사진 찍는 폼이 프로다. 오대산에 자주 왔는지 산 설명을 부탁하니 줄줄 꽤찬다.
상왕봉 정상
괴목
비로봉 가다가 있는 주목 군락지는 주목 보호구역으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상왕봉에서 비로봉 조망
비로봉 1km
비로봉 0.5km
비로봉(1563m)
오대산의 五臺는?
①자장율사가 당나라 유학중 머물던 산과 닮았다하여 중국산에서 따온 이름
②호령봉, 비로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 5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하여 붙인 이름
③동대(관음보살), 서대(대세지보살), 남대(지장보살), 북대(오백나한), 중대(문수보살) 五類聖衆이 머문다하여 붙인 이름
15시 비로봉에 도착하여 먹다가 말다가 한 점심을 물에 말아 남은 찬과 함게 깨끗이 비우고 시간에 여유도 있어 훗날 대간 종주를 위해 열심히 사방을 관찰 해 둔다.
비로봉에서 설악산 조망
비로봉에서 상왕봉, 두로령 두로봉, 백두대간 조망
비로봉에서 소황병산, 황병산, 노인봉, 동대산(앞 능선) 조망
비로봉 정상
비로봉 정상
상원사 하산 길(1)
비로봉에서 상원사까지 하산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상원사 하산 길(2)
상원사 하산 길(3)
寂滅寶宮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은 ①오대산 사자암 ②사자산 법흥사 ③태백산 정암사 ④영취산 통도사 ⑤설악산 봉정암이다.
중대(사자암)
상원사 오대산 등산로 입구(하산 완료)
상원사 주차장
하산길에 적멸보궁 둘러다가 문득 둘째 며느리 출산일이 가까이 온게 생각 나 건강한 아이 순산하라고 등 주문을 했다. 직접 달겠냐고 묻길래 사연을 간단히 말하고 적당한 자리에 달아 줄 것을 부탁하고 나왔다, 중대 사자암 거쳐 상원사 다시 들러 세조임금을 위기에서 구했다는 문수전 앞 고양이 석상을 마지막으로 촬영하고 오후 5시 상원사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 했다 5시20분 막차를 타고 차를 세워둔 약 4km 떨어진 동피골 주차장으로 간다.
2011년 10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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