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영월 단양 태화산

단양 영월 태화산

안태수 2017. 1. 24. 09:06
728x90



남한강 절경을 빚어 낸 太華山


강원도 영월 태화산 산행을 영월읍 팔괴리(오그란이) 출발하여 태화산성- 정상-큰골로 하산하는 코스 

단양군 영춘면 북벽 느티마을에서 출발하여 화정암- 세이봉-정상-태화산성 갈림길-고씨굴로 하산하는 남

북 일주 코스 둘을 놓고 검토를 했다. 두 코스 모두 출발점으로 돌아오지는 못한다. 만약에 단순히 정상만

찍고 내려온다면 큰골 코스가 짧고 적당하지만, 한나절 코스밖에 안 되어 시간이 많이 남아 돌아가 남는

시간이 감당이 안 된다. 차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산행 후 차량 회수도 문제다. 숙소에서 영월 콜택시로 전

화하여 택시 요금을 알아본다. 읍내에서 팔괴리(오그란이)까지, 그리고 고씨굴까지, 고씨굴에서 북벽까

택시기사와 직접 접촉하기 전에는 다들 모르는 일이다. 먼저 고씨굴로 간다. 남한강 강변을 따라 자동차 전

용도로를 시원하게 달려 팔괴리 지나 고씨굴 주차장에 도착했다. 태화산 동쪽 산기슭은 남한강과 벼랑을

지으며 강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간다. 아침 햇볕에 포근하게 정감이 가는 풍경에 지금껏 미적대던 마음이

번개처럼 북벽을 향한다.  

  


(09:00) 고씨굴랜드 종합휴게소 버스 정류장 (영월군 김삿갓면 진벌리)

고씨굴에서 단양군 영춘면 북벽까지 어떻게 간담.? 차를 주차하고 사방으로 둘러봐도 물어볼 사람이 없다.

고씨굴 매표소 직원이 막 출근을 한다. "북벽까지 어떻게 갑니까.?" "영월에서 출발하는 구인사행 버스를

타고 운전사한테 물으십시오" "버스 시간표는 버스 정류장에 붙어 있습니다." 영월에서 고씨굴까지는 약 

15분 걸린다. 영월서 8시 50분 출발하니깐 9시 05분에 이곳에 도착한다.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그사이

영월 콜택시에 북벽까지 택시요금을 물으니깐 약 40,000원 나온다고 한다.         


(09:20) 구인사행 버스는 미니버스로 빈 차로 정시에 도착했다. 손님은 나 한 사람 달랑이다. 북벽 태화산

등산로 입구에 내려달라고 부탁한다. 요금은 1,200원, 조금만 늦었더라면 택시요금으로 거금이 날아갈 뻔

했다. 태화산 단양 쪽 들머리는 영춘면 상리 느티마을 느티 버스정류장(해발 170m)에서 시작한다. 느티마

을은 신 단양 8경 북벽 앞에 있는 마을이다. 신발 끈을 단단히 죄어 매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집들이

드문드문 있는 산속으로 올라간다. 펜션을 지으려고 산기슭을 깎고 집터를 닦아 놓은 곳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09:30) 이정표 발견 (태화산 등산로 정상 3시간, 화정암 1시간 30분)

무심코 따라 걸으며 이정표를 찾는다. 10분 쯤 올라가도 어떤 표식기도 없다. 앞서 간 사람들의 기록을 보

면 북벽교에서 출발하고 이정표와 느티나무를 만나는데 나는 느티에서 출발하는 길이라 혹시 알바를 하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올라가다가 드디어 이정표가 나타나고     


느티나무를 만난다. 뒤돌아보면 남한강 변 북벽은 그늘에 가려 있고 영춘면과 북벽교는 햇빛에 빛난다.

등산로는 느티나무 뒤로 확연하게 그어져 있다. 능선인지 사면인지 구분이 애매한 산등성이를 부지런히 올

라간다. 금세 땀이 차올라 상의 지퍼를 모조리 열고 열을 식힌다.  


낙엽송 군락지


산등성이 끝나는 지점에 작은 분지盆地가 있고 분지를 가로 지르면 능선과 만난다.


이정표(정상 2시간 10분)

지금까지는 산등성이를 지그재그로 거스르면서 올라왔다. 능선은 지형이 바뀌는 곳으로 산줄기가 확연하

게 드러나 위로 뻗는다. 이정표가 필요한 곳이다.


능선을 피해 산허리를 돌아가는 비탈길

산릉을 계속 넘다가 어떤 봉우리는 우회를 시킨다. 봉우리가 위험지역 일 수도 있고 조망도 없는 갑갑한 곳

일 수도 있다. 작은 峰이라도 올라서려면 얼마나 힘이 드는지 이럴 때 우회로를 만나면 그냥 기분이 좋아진

다. 산을 조금이라도 쉽고 안전하게 오르려면 될 수 있으면 봉우리는 피하고 우회로를 많이 만들면 좋다.

등산로 정비할 때 참고하기 바란다. 


(10:25) 화장암(660m) 통과

출입을 삼가한다는 경고문에 발길을 돌리고

 

화장암 연못에 물이 고여 있는 게 신기하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1시간 30분을 가리킨다. 화장암 우측으로 펀펀한 경사면을 마구잡이 올라가면 다시

능선에 붙는다. 능선따라 계속 올라가면 

 

(10:50) 임도(해발 800m)가 나타난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길이다. 이런 산 중턱에 길을 내다니 무슨 목적

으로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등산로는 임도로 잠시 끊어지지만 올라오던 능선과 이어보면 금방 길이 보인다. 절개지를 딛고 오른다.

   

곧장 바위 능선 길이 나타나고


(11:10) 휴석동(3.79km) 갈림길 이정표

사전에 등산코스를 메모하고 왔는데 휴석동이라는 지명은 금시초문이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는

길이 없어 보인다. 집에 돌아와서 지도를 아무리 뒤져봐도 휴석동이란 지명은 찾지 못했다. 단양군 영춘면

에 전화를 걸어 휴석동 지명에 대해 문의를 하니 아는 사람이 없다. 다시 영월군으로 전화해 같은 질문을

하니 영월군도 마찬가지다. 두 곳에 틀린 정보로 신고를 한다. 산행 중 이정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서로 이해를 하고 지명이 밝혀지는 대로 답 전화를 주기로 하고 이정표가 수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1:15) 세이봉(899m)은 고사목이 정상 표시물이다. 트랭글 gps가 알리는 위치에서 가장 높은 데가 노송

고사목이 걸려 있는 벼랑이다. 


이제부터 정상 간 주 능선 표고차는 140m 이내 심한 오르내림도 없고 순탄한 길이다. 그래도 음지로 기울

면 잔설이 남아 있고


양지는 이른 봄 날 같다.


(1,022봉) 한겨울 정상 부근 주 능선에는 그동안 내린 눈으로 설릉을 이루고 있다.

  

영월 흥교(1.8km) 갈림길 이정표 (정상까지 10분 거리)

이정표에 거리 표시 대신 소요시간 표시는 합리적인 표시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말할 것도 없이 남

녀노소 사람마다 걷는 속도가 다 다르다. 여기에 평균속도란 있을 수가 없다. 그러니깐 거리 표시가 옳은

표기법이다.   


(12:05) 태화산 도착

세게 달려오지 않고 시름시름 달려왔는데도 5km 거리를 2시간 30분이 걸렸다. 정상에는 담양군과 영월군

에서 세운 정상석이 좁은 지면을 나란히 자리 차지하고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단점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

다. 정상은 산속 들어앉은 곳에 있기 때문에 보기와는 달리 조망이 없다. 나뭇가지 사이로 이름 없는 산들

이 뻗어 있다. 점심으로 떡 두 조각, 빵, 바나나, 커피, 선체로 먹어치운다. 


태화산(太華山 1,027m) 정상석과 기념촬영

♣우리 명산 100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북벽 방향으로 희뿌연 나무가지 사이로 세이봉과 1,022봉만 알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오던 능선은 여기서 잘려나가고 우측은 남한강과 경계를 짓는 절벽, 좌측 큰골 쪽으로 방향을 바

꾼다. 

 

서북쪽 사면은 눈이 얼어 붙어 난간용 밧줄에 의지하고


이내 바위를 안고 짧은 데크를 돌아서면 다시 능선이 시작된다.


(12:50) 큰골(2.2km) 갈림길이 나타나며 고씨굴(5.1km)은 직진으로 한참동안 남한강을 끼고 벼랑길을 걷

는다.


남한강 전망처

태화산은 정상을 제외하고는 조망이 훌륭하다. 고씨굴 방향은 주 능선이 남한강을 끼고 가기 때문에 자연

스럽게 강과 산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도처에서 본다.  


벼랑길에 놓여 있는 이정표


눈 덮인 구간


전망대


남한강 그리고 각동리, 마대산 조망



헬기장


(13:30) 태화산성, 팔괴리(오그란이1,7km) 갈림길


낙엽송 군락지


칼바위 능선


지금까지 계속 오던 능선은 여기서 끝이나고 


큰 바위를 등지고 우측으로 급경사 지역을 허겁지겁 내려가면 어느새 산등성이는 능선으로 변해 있다.

 

외씨버선길(영월 관풍헌-김삿갓면-선달산-봉화 용운사)을 잠시 만나 같이 걷다가  


고씨굴은 1.2km 남아 있다.


마지막 화이팅! 

드디어 남한강과 만나는 벼랑톱에 도착했다. 칼바위들이 잇달아 죽 늘어선 모습이 간담을 서늘케 한다.

 

칼바위 능선

좌측은 강바닥까지 바로 떨어지는 절벽 삐죽삐죽 솟은 바위가 벼랑길에 주욱 깔려있다. 강이나 바다와 면

한 산들은 대부분 수직 단애를 지우며 절경을 이룬다. 


(15:00) 고씨굴 방향 이정표가 능선을 가로막고 섰다. 이제 부터 산사면을 타고 고씨굴로 내려간다. 절벽

에 가까운 경사진 곳에 고씨굴 때문에 길이 나있다.


전망대


고씨굴橋와 고씨랜드 종합휴게소(전망대)

첫 일성이 '와 물이 많구나!' 45년 전 여름 회사 직원들과 물놀이를 온 적이 있다. 현재에 있는 시설물이 들

어선 자리는 당시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었다. 강변에는 고운 자갈이 깔렸고 강폭은 그다지 넓지 않

았으며 수심도 얕은 거로 기억한다. 내가 수영을 할 줄 알아서인지 헤엄쳐서 건넜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

고 고씨굴까지 나룻배가 다녔다. 지금은 겨울인데도 강폭 전체가 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산에 나무가 많아

서 일 수도 있지만, 4대강 사업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     


나무계단 구간


철계단 구간


(15:30) 고씨굴 도착 하산 완료 난간 위에 카메라 올려 놓고 셀프촬영 카메라 떨어지면 강물로 직행이다.


고씨동굴(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진벌리) 입구

아침에 만났던 매표소 직원이 나를 알아본다. "이제 내려오셨어요?" 반갑게 인사 한다. 간단하게 산행 과정

을 일러주고 동굴에 대해 질문을 했다. 관람 시간은 50분 정도, 사진촬영 금지, 내심 사진 찍어 블로그에

올리려고 했는데 틀렸다. 배도 고프고 또 울진까지 가야 하니 서둘러야 한다.   


태화산 등산 안내도

매표소 직원은 중립적이다. 맛집을 부탁했더니 "다 똑 같아요" 하고 메뉴는 칼국수로 추천한다. 다리 건네

고 주차장을 지나 제일 가까운 집으로 들어갔다. 젊은 청년이 주방에서 나온다. 칼국수 주문하고 음식을 기

다리는 동안 주방 안을 살펴보니 칼국수 하면 할머니나 아주머니를 연상시키는데 청년이 직접 조리를 하고

있다. 우리 음식도 이제 젊은이들이 대거 요식업에 뛰어들면서 혀 맛보다 눈 맛으로 바뀌어 간다. 식사를

마치고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온천으로 간다. 내일 산행을 덕구온천 뒷산 응봉산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고

씨굴에서 덕구온천까지 약 145km 2시간 반이 걸린다. 영월에서 태백까지는 여러 번 지나다녀서 길을 안

다. 그러나 태백을 지나 울진으로 가는 길은 처음이다. 중간에 삼척 심장부 가곡천로를 지날 때는 밤 중이

었고 차도 뜨문뜨문 다니는 후미진 길이었다. 낙동정맥을 따라 발달한 협곡이 약 40km나 계속된다. 드디

어 7번 국도 호산 갈림길에서 자동차 전용도로로 바꿔 타고 남으로 달려 울진 덕구온천에 도착했다. 근처

모텔에 숙소를 잡고 저녁도 먹고 온천도 했다. 하루종일 돌아다녔더니 금새 잠이든다. 








                                              2017년 1월 10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