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가 길 없으면 뱃사공에게 물어라.
6시 리조트를 나와 길을 떠난다. 갈 곳은 많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서두르지 않으면 내 강산도 다 못 보고
간다. 아침 첫 행선지로 만항재를 꼽았다. 백두대간 길 화방재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아침 햇빛이 함백산을 신령스
러운 모습으로 감싸고 야생화는 천지를 흐트러지게 장식하고 있을 즈음 만항재를 내려서면서 흥분했던 감정을 잊
을 수가 없어 다시 찾는다. 고한에서 만항재에 이르는 도로는 길 보수를 게을리하여 노면과 노폭이 임도처럼 불량
하다. 정암사를 지나면서 그나마 길이 나아져 주변을 감상하며 만항재에 오른다. 길가 집들은 온통 야생화를 뒤집
어쓰고 있다. 곧 '고한 함백산 야생화 축제'가 곧 열린다. 그때는 여름이 한창일 게다. 어떤 모습의 축제일까 궁금
해진다. 홀로 만항재 이곳저곳 서성이며 옛날을 추억한다.
(07:00) 만항재 출발
만항재는 군부대, 선수촌, 등 길이 여러 갈래로 나 있어 주변을 몇 바퀴 돌고 나면 왔던 길을 잃어버린다. 오늘도
어평 쪽으로 차를 몰다가 금방 알아차리고 돌아섰다. 다시 왔던 길 정암사, 고한, 사북, 남면, 아라리고개를 넘어
정선을 관통한다.
동강 가는 길 (정선군 정선읍 용탄리 솔치삼거리)
(07:50) 정선 동강탐방안내소
정선의 동강이 왜 유명한가?
한강의 발원지 태백 대덕산 기슭 검룡소를 출발한 골지천, 황병산, 대관령에서 발원한 송천, 오대산에서 진부를
거친 오대천, 정선군 동면의 화암구곡, 정선 소금강을 훑고 내려온 동대천, 그 물이 모여 조양강이 되고 정선 가수
리에서 만항재에서 발원한 지장천과 합쳐져 영월 땅으로 접어들면서 동강이 된다. 동강은 태백산맥을 분수령으로
서쪽으로 흐르는 물은 다 모아 남한강으로 흘려보낸다. 동강이나 서강은 영월을 중심으로 사는 현지인들이 편의
상 부르던 명칭이며 정식 명칭은 조양강이라고 한다.
동강산소길 안내
할미꽃 마을
동강은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부터 시작하여 영월군 영월읍 하송리 서강 합수 지점까지 65km를 달려온다. 강은
넓고 물길은 굽이치는 대로 이 산 저 산을 붙어 흐른다. 물이 밀려난 자리에는 반짝이는 모래톱과 고운 자갈들이
눈 부신다. 도로는 다리 모양으로 벼랑에 붙여 축조했고 산사태 때문에 도로가 여기저기 훼손된 흔적이 많이 보이
며 비가 많이 오면 도로가 물에 잠기는 사태도 발생할 것 같다. 길은 자주 좁아지고 때로는 잡초에 묻히고 갈대숲
에 가려 강바닥을 기어가는 것 같아 지금 길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가수리 느티나무 (동강 1경)
수령 700년 높이 37m 둘레 7m 느티나무
가수리 마을과 느티나무
점재마을 백운산 입구
백운산 전경
강 쪽으로 단애를 지은 모양 그 반쪽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강물에 침식되었나. 잘려나간 모습
이 채석을 하고 난 후 복구 현장을 보는 듯하다. 백운산은 삼각 모양을 하고 있다. 눈에 빤히 보이는 산이 900m
높이를 이루고 있다. 잠시도 편안하게 해주지 않는 산이다.
나리소沼
백운산을 지나면서 동강은 심한 굴곡 지형을 통과한다. 강이 밋밋하게 흐르는 것보다 굽이굽이 돌아가면서 산도
깎고 웅덩이도 파고 모래나 자갈 등을 쌓으면서 흘러야 아름다운 정취가 생겨날 게 아닌가? 동강은 재장마을 중
심으로 자연의 위대함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
바리소沼
재장마을은 백운산 정상에서 먼발치로 본 것이 전부,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 고산산성 입구에서 찻길은 재장마을
을 돌아 나온다. 동강 가는 길은 정선에서는 여기까지다.
◇영월 동강
차로 동강을 일주한다는 계획은 처음부터 잘못된 계획이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길이 없다는 게 상상도 못 할 일
이었다. 고산산성을 지나면서 산속으로 차를 몰아 신동읍에서 국도를 타고 영월로 들어간다. 영월 시내로 들어가
기 전 동강교차로 동강교 동강터널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강바닥에 섬처럼 누운 돌
영월 동강은 정선 동강보다 강 폭이 훨씬 넓으며 산은 뒷전으로 훨씬 물러나 있다.
삼옥터널
동강시스타 리조트 전경
동강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에 자리 잡은 동강시스타 리조트는 콘도, 골프, 스파, 연회, 웨딩 등을 갖춘 종합 레
저 타운이다. 겉은 화려해도 지금은 깊은 속앓이를 하는 중이다. 폐광지역 개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되었다
는데 출자들의 면면을 보면 폐광으로 인한 피해자들은 눈에 안 보이고 거대한 자본가들만 눈에 띈다. 당초 투자
예정 금액의 전액이 출자되지 않은 상항에서 은행 빛으로 준공을 서두르다 보니 준공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완
공이 덜 된 분위기 약속한 출자금을 완납하라는 시위가 소비자의 귀에까지 들린다. 동강 때문에 우는 사람도 생겨
난다.
동굴바위
어라연 가는 길
동강에서도 최고의 절경지 어라연을 제대로 만나려면 문산나루에서 출발하는 래프팅을 해야 한다. 정선군 신동읍
재장마을에서 끊어진 길이 섭새나루까지는 길로는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래프팅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2시간 30
분 정도며 어라연은 래프팅의 하이라이트 코스다, 어라연은 따로 생태탐방로도 만들어져 있다. 비포장이며 차량
통행이 금지돼 있고 잣봉(537m) 등산과 강변 산책로를 포함하여 약 7km를 걷게 된다. 어라연 탐방 기회는 다음
으로 미루고 동강 제방 둑 찻길이 멈춘 곳에서 강가를 거닐어 본다.
영월 동강탐방안내소 직원의 친절한 설명에 감사한다.
◇청령포
단종의 유배지 영월 청령포
청령포는 영월군 남면 광천리 서강과 동강이 합쳐질 즈음에 있다. 임금을 유배지는 정권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
해 민심과 멀리 떨어진 섬으로 보낸다. 청령포는 내륙 고도 강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인다. 뱃길이 아니면 왕래를
할 수가 없다. 총각 시절 회사 직원들과 영월 1박 2일 야유회 와서 청령포에서 해지는 줄 모르고 놀다가 돌아갈
배가 없었다. 강 건너 뱃사공을 목이 터지라 불러도 대답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내가 컴컴한 강을 헤엄쳐 건넜다.
그때는 강물이 송림 턱 아래까지 차 있었다.
◇선돌
소나기재 선돌 입구
영월에서 서울로 가는 길에 있다. 장릉 해설사가 "돈도 안 받는데 한번 가 보시죠" 생각에 돌 하나 서 있는 것 보
려고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나라 관광은 전부 그런 식으로 짜여 있다. 집에 앉아 영상물로 대채 하는 게 훨씬 감동
적이다. 걷는 재미를 모르면 여행을 하지 마라. 아까운 돈 쓰며 관광이 귀찮아질 때도 있다.
옥녀봉, 선돌, 청령포, 단종의 유배길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는 명소다.
선돌 전망대
선돌
강 쪽으로 기울어진 산봉우리 하나가 중간에 잘려나가면서 강에서 솟아 오른 듯 하안단구 단애를 짓고 있는 모양
이다. 선돌은 영월에서 약 10km 떨어진 방정리 서강에 있다. 한반도지형과 더불어 서강의 명물이다. 서강은 강원
도 계방산에서 발원한 평창강과 횡성군 둔내면 하동리 태기산에서 발원한 주천강이 합류하는 영월 서면 옹정리부
터 동강을 만나는 영월읍 남면 광천리까지 흐르는 강을 말한다.
◇한반도지형
한반도지형 주차장은 선돌 주차장에서 14km 떨어진 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약 800m
산길을 걸어야 한다. 주차장 뒤로 난 계단을 보고 겁을 먹고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계단만 올라서면 평지 같은 오
솔길이 전망대까지 이어진다.
한반도지형 전망대 가는 출발지점 계단
옛길 주차장은 도로변에 간이로 만든 곳으로 장소가 협소하여 항상 안전사고가 예상되는 곳으로 폐쇄 조치됨.
전문 사진사들의 출사 장면
하천의 침식과 퇴적 운동에 의하여 생겨난 지형으로 우리나라는 산과 강이 많아 유사한 지형이 곳곳에 있다.
영월군 서면에서 한반도면으로 面 명칭이 바뀔 정도로 옹정리 선암마을 한반도지형은 우리나라 지형을 가장 많이
빼닮은 곳이다. 선암 마을로 내려가서 1시간가량 뗏목을 타보는 것으로 한반도 지형 답사를 종결을 지어야 하는
데 동강 어라연과 함께 다음 기회로 미룬다.
2016년 6월 21일
'길따라 소문따라 > 영월 정선 걷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월 와석리 난고 김삿갓 유적지 탐방 (0) | 2019.09.05 |
---|---|
정선 화암동굴 (0) | 2019.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