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안동 문화유적

안동 도산서원

안태수 2015. 7. 1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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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낙동강 30

 

주왕산 폭포를 구경하고 나오는 시각이 점심시간이다. 아침에 올라가면서 요란을 떨었기 때문에 상인들도

우리를 기억하고 있을 터 밥이라도 한 그릇 팔아줘야 하는데 안동 가서 된장찌개 먹기로 하였으니 그냥 가

야 한다. 위에서 먹고 온다고 하면 되겠지만 그것도 거짓말이라 입에서 잘 나오지 않는다.

청송서 안동까지는 약 40km 1시간 거리다. 청송 의성 간 914번 지방도로를 가다가 길안에서 35번 국도

로 바꾸면 임하댐을 지나 안동역을 통과 한다. 우리가 가는 식당은 안동역 앞 음식점 거리에 있는 구 서울갈

비집이다. 옛날에 안동 처음 가서 안동국시 찾다가 못 찾고 대신 알아낸 식당이다. '아마 안동에선 제일일걸

요. 실망 안 할겁니다.'라고 소개받았다. 쪽갈비를 마늘 양념으로 버무려서 숯불에 굽고 식사는 양은 냄비에

된장, 배추시래기, 잡뼈를 넣고 푹 끓인 건데 국과 찌개의 중간으로 밥 말아 먹어도 좋을 정도다. 외지 사람

치곤 많이 들락거린 사람인데 불행하게도 나는 단골이라 생각하는데 그쪽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식사 후

안동역에서 북으로 약 10km 떨어진 도산서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도산서원 전경

도산서원은 퇴계 선생이 말년에 기거하면서 후학들을 기르던 곳이다.

생전에는 도산서당과 농운정사(기숙사) 하고직사下庫直舍(부속실)를 중심으로 하는 서당 공간이 전부였으

나 선생 사후 4년 지방 유림에 의해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 위한 사당(상덕사)을 세우며 강원(전교당)

등 부속 건물을 함께 완성하여 1575년(선조 8)에 한석봉 글씨의 '도산서원陶山書院' 편액을 하사받음으로

써 사액서원이 된다. 현재의 모습은 1969년 정부의 고적보존정책의 일환으로 성역화 대상으로 선정되어

리모델링을 거친 모습이다.

  

시사단試士檀

안동댐 건설공사로 인하여 안동지역 낙동강 상류 부분이 물에 잠기며 수목, 농경지, 마을이 수몰된 현

장이다. 원래 강은 어느 높이에서 어느 폭으로 흘러갔는지 도대체 가늠하기 힘드니 그저 답답할 뿐,

선 정조 16년(1792) 지방 선비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하여 처음으로 지방에서 과거시험 陶山別科를

치르던 사시단도 수몰되는 바람에 10m 정도 제단을 쌓아 복원한 모습이라 한다.    

 

도산서원 강벼랑에 서식하고 있는 밤나무 수령이 궁금하다.

 

왕버들

 

 도산서원 앞마당 강가 왕버들①은 강 쪽으로 그 가지를 뻗고 있고 

 

산 옆 왕버들②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도산서원 전경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그는 저절로 변한 것을 일컫는다. 퇴계 선생이 돌아가신 지 500년 당시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 언뜻 보기에도 옛 정취는 찾을 길 없다. 눈은 자꾸만 강 쪽 산으로 들로 하

늘로 향한다. 저것들은 다 알고 있겠지만, 수만 년을 묵묵히 지키고만 있을 뿐이다. 강가로 난 오솔길이 끊

어졌다 이어지면북쪽을 향한다. 남쪽은 심한 구비가 절벽을 끼고 있어 가뭄에도 물길이 시퍼렇다. 그쪽

은 길이 없어 보인다. '도산 예던 길'이 생각난다. 산행 때문에 계속 미루어 왔는데 이제 답사할 시기가 온

것 같다. 청량산 입구 학소대까지 낙동강 강변을 퇴계 선생 따라 걸어봐야겠다.    

 

서원 전면 주 출입구

 

금송

박정희 대통령 기념 식수한 금송은 '장내불식거목牆內不植巨木'(담장 안에는 큰 나무를 심지 않는다)과 일

본 소나무라는 이유로 많은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도산서원 준공 기념으로 청와대 금송을 옯겨 심었다가 고사함에 따라 같은 수종으로 다

시 심었다고 적혀 있다.

 

회양목

이렇게 키가 큰 회양목은 처음 본다. 서울 관악산에 야생 회양목 군락지가 있다. 무심코 다니면 그냥 지

나친다. 우리가 흔히 보는 회양목은 정원수로 심어진 것들로 적당한 높이를 유지하기 위해 자주 전지 질

을 당하기 때문에 4~50cm 높이가 대부분이다. 관악산의 회양목들은 잡목처럼 뒤엉켜 숲을 이루고 있다.

자세히 보면 귀한 식물이라는 게 느껴진다. 보호식물이라고 안내판이 붙어 있다.   

 

정문에서 진도문 사이 매화나무 몇 그루가 심겨 있다.

꽃 피는 시절 다 지나고 나니 매실나무가 되었구나! 매화는 퇴계 선생이 제일 좋아하던 나무다. 

매화와 얽힌 사연은 한도 끝도 없을 정도 그 중 임종 시 '매화분에 물 주어라'는 유언은 퇴계의 매화 사랑

을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진도문進道門 

 

光明室 (東, 西) 서고書庫

 

전교당典敎堂 (보물 제 210호)

조선시대 1574년(선조 7) 건축물

사원의 중심 건물, 스승과 제자가 함께 모여 공부하던 대강당, 陶山書院의 사액현판은 선조 임금이 내린

한석봉 친필이다.

전교당 측면

 

전교당 후면 

상덕사및 삼문 尙德祠 三門 (보물 제 211호)

조선시대 1574년(선조 7) 건축물

퇴계선생의 위폐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봄 가을 두차례 제사를 지낸다.

 

오죽烏竹

대나무 뿌리는 옆으로 자라기 때문에 주변 식물들이 살아남지 못하며 자라면서 차츰 검정색으로 변한다.

 

천광운영대天光雲影臺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배회한다는 운영대는 도산서원 제일 전망처다. 낙동강이 강원도 태백 황지에서

발원하 1,300여 리를 달리며 봉화 청량산을 지나면서 비로소 강다운 모습을 드러낸다. 낙동강 전체

구간을 답사할 기회는 없었지만, 백두대간과 명산 100을 순례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녀 낙동강과도 여러

번 부딪쳤다. 낙동도산 구간 3~40리가 제일 절경이라고 안동사람은 입에 거품을 문다, 曲, 협峽,

대臺, 沼, 백사장, 들, 농경지, 마을 강의 아름다운 요소가 빠짐없이 나열되어 있다. 도산서원이 그렇고

하회마을이 그렇다. 서원은 건물들이 협소하게 자리 잡아 답답하기 짝이 없었는데 운영대에 올라서니 답

답한 마음이 단숨에 날아간다. 안동도 많은 얘깃거리를 감추고 있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도 한다.

안동에 얼마라도 살아봤으면 싶다.    

 

 

 

 

 

 

                                                          2015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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