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고흥 팔영산

[스크랩] 고흥 팔영산

안태수 2013. 5. 3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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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과 맞선 팔영 여덟 峯

 

장흥 천관산에서 고흥 팔영산까지는 약 100km 차로 두 시간 거리다.

눈에 잡힐 듯 보이지만 해안선을 따라 구불거리면 차 속도는 더뎌지고 또 주변 풍광에 눈이 홀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산행을 일찍 끝내고나니 어디가서 목욕이나 했으면 하는데 마침 관산면 복지관에 목욕탕

이 있어 기분 좋은 목욕을 했다.

 

네비게이션을 업그레이드 한 지 일년이 지났다.

그 안에 새로 건설한 도로를 만나면 자꾸 딴소리를 해 대 도로위에서 당황한 적이 있어 조심을 한다.

장흥으로 갈려며는 관산읍을 빠져나와 23번 국도 인터체인지를 이용해야 한다. 

고가도로 위로 좌측으로 가는 장흥 팻말이 눈에 뛴다. 네비는 급한 우회전 가르키고 차는 고가 밑까지 

왔다. 도로의 구조를 모르니 네비만 믿고 올라서니 강진 방향이다. 다행이 가까운 거리에 관산읍으로 빠져

나오는 출구가 있어 빠져나와 읍내를 한바퀴 돌고 다시 처음 자리에 왔다. 이번에는 고가밑으로 직진을 

한다. 우회전 도로는 안 보여 직진 해 버린다. 네비는 경로 이탈 경고음을 낸다.  불법 유턴해서 다시 원

위치 한다. 이번에는 스마트폰으로 길찾기를 한다. 스마트폰 화면이 작아 판독하는데 지체하다가 또 강진

으로 우회전 해 버린다. 다시 처음자리로 돌아온다. 돋보기를 꺼내 자세히 보니 고가도로 지나 바로 우

회전이다. 우회전 도로가 고가도로 옹벽에 가려 놓치기 쉬운 구조다. 바보 1이 내고, 바보 2가 네비 제작자,

바보 3이 도로설계자다.       

  

팔영산장

네비에 팔영산도립공원을 목적지로 지정하고 출발했다.

팔영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지점에서 부터 서행을 하면서 네비를 주의 깊게 본다.

농로를 지나 10호 채 안되는 작은 마을로 들어간다. 꼬부랑할머니가 길에서 풀을 뽑고 계시다가 차를 보고

비킨다. "할머니 팔영산 어디로 갑니까?" "안으로 쭈-욱 가세요" 네비도 가는 방향으로 길 표시를 하고

있다. 차가 동네 뒤산으로 올라갔다가 안 마을로 내려간다. 경운기가 지나다니는 농로가 계속된다. 차를

세우고 주위를 살펴보니 돌아 설 길도 없다. 네비는 산 속의 어느 한 지점을 가르키고 있다. 다시 빽으로

할머니 계신 곳까지 와서 "길이 없던데요" 하니 할머니는 의미도 모를 미소를 짓는다. 다시 바보가 된 기분

이다. 네비는 정확한 명칭으로 검색해야 한다. 예를 들면 "팔영산도립공원주차장"하는 식으로

 

저녁 6시 팔영산 도립공원에 도착하니 탐방센타, 매표소 직원들 퇴근하고 없다. 차를 공원 안으로 몰고

들어간다. 민박을 할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서행을 한다. "아주머니 민박집 어디 있어요" "공원 안에는

우리집 밖에 없어요" 그럼 "타세요" "1박1식에 얼마니까?" 40,000원으로 흥정하고 공원 끝, 팔영산 등산로

바로 입구에 있는 「팔영산장」에 짐을 푼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팔영산지구 탐방 안내도

주간일기예보에는 비소식이 없었는데 새벽(6시)에 일어나니 하늘이 흐리다. 창밖으로 손을 내미니 빗방울

에 젖는다. 일기예보를 검색해 보니 강우량이 최고 50 m/m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비에 대비해 우산, 베낭

카바, 방수자켓 방수모자 등 챙겨가지고 우중 산행을 강행한다. 비는 어느정도 감당 할 수 있는데 바람은

대책이 없다. 현장에 올라가서 판단하기로 한다. 

  

등산로 입구

비가 시작하는 시간이라 팔영산 능선이 그런대로 보인다.(07:00)

 

평범한 산길이 계속된다.

 

흔들바위

 

흔들바위 쉼터

 

바다쪽이 산에 가려 있으니 바람은 잠잠하고 안개만 짙게 깔려 있다.

  

팔영산은 여덟게 암봉이 암릉 형태를 이루어 약 1km 등로에 500~600m의 높이로 솟아 있는 모양이다.

고흥군 전체가 다도해에 둘러 쌓여 있어 바다가 보이는 곳이면 어디던 훌륭한 풍광을 볼 수가 있다.

바닷가 산들은 물과 바람의 영향 때문인지 해안선과 마주한 쪽은 가파르고 속살을 다 드러내 놓고 있는

경향이 많다. 암봉들은 풍파에 시달려 날카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신비를 자아내기 위해 기암괴석이라

부르지만 그것도 멀리서 바라 볼 때다. 

  

1봉 유영봉(491m)

다도해쪽으로는 아무 것도 안 보인다. 잘 못 바람에 날려 갈 수도 있겠다.(08:00)

 

1봉(유영봉)과 2봉(성주봉)사이 팻말

 

2봉 성주봉(538m)

 

2봉 성주봉을 오르기 위해 한손에 우산을 들고 철계단, 쇠줄, 붙잡고 암벽을 올라야 한다. 미끄러운 바위 위

에 올라 본들 그 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상상이 안가 오르기를 포기한다. 

 

암릉 우회길을 따라오니 6봉 두류봉(579m)과 7봉 칠성봉(598m)사이로 올라 온다

2봉에서 3봉 생황봉(564m), 4봉 사자봉(578m), 5봉 오로봉(579m), 6봉까지는 중간 탈출로가 없이 이

어진 모양이다.

 

7봉 암벽 아래까지 왔다.

거대한 바위가 하늘로 치솟아 있고 비도 피하고 잠시 쉬어 갈 만한 바위굴도 있다.

 

비에 젖는 철쭉

 

7봉 칠성봉(598m)은 시야가 확보 되어 올라갔다. 바다쪽으로는 한치 앞도 안 보인다.

바위들이 다 젖어 있어 안전을 확보 한 후에 이동해야 한다.

 

7봉에서 8봉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다양한 바위들이 여러가지 형태로 바위군을 형성하고 있다.

비나 눈이 올 때는 특히 조심하고 평소에도 정신 줄을 놓으면 큰 일 나겠다.

 

8봉 적취봉(591m)

"하루해를 가다보면 중도 보고 소도 본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세상을 편하게 보는데 이 말처럼 적당한 말

은 없다. 오늘 내가 중을 본 것인지, 소를 본 것인지 화두로 삼고 하산한다.   

 

깃대봉(608m)은 팔영산 주봉이다.

아랫봉들과 400여m 거리를 두고 여덟봉을 지켜보고 있다.

깃대봉쪽에서 바람과 비가 세차게 몰려오고 있고 안개도 걷힐 낌새도 안 보인다.

 

탑재, 능가사로 하산한다.((09:40)

 

계곡은 상류에서 탑재까지 큰 돌들로 체워져 있다. 산 규모에 비해 바위들이 크다. 큰 산과 비교해도 손색

이 없는 계곡이다.

 

잣나무 조림지

 

탑재

 

이 부근에서 잠시 볼 일도 보고 사진도 몇장 찍고 출발할려는 순간 신발 끝이 뾰족한 돌에 걸려 개울쪽

으로 넘어졌다. 왼손에는 카메라, 오른손에는 우산 양손을 쓰지 못하니 짚단 쓰러지 듯 쓰러졌는데 조그만

한 나무가지 사이로 넘어져 가지 사이가 받침대 역활을 하여 어디 한군데 걸힌 자국 없이 멀쩡 했다. 놀란

가슴 쓸어 안으며 몇번이나 주위를 살펴봐도 넘어진 이유와 멀쩡한 결과가 납득이 안간다.

     

팔영산공원內 팔영산장을 출발(07:00)하여, 1봉~8봉거쳐 탑재로 하산하는 원점회귀(11:00)코스를 마친다.

하루종일 비가 올 모양이다.

 

요산의 하루

 

산장에 돌아오니 안채는 문이 잠겨 있고 주인 아주머니는 서울로 떠난 후다. 내가 자던 방문은 열려있다.

비에 젖은 옷을 몽땅 갈아 입고 가볍게 몸도 씻었다. 주인 없는 집에 잠시 머물렀다가 산장을 나온다. 어제

저녁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어 둔 게 있다. "고흥와서 꼭 들려봐야 할 곳은요?" "녹동항 가서 점심 드시고

소록도 구경하고 가세요"

 

능가사 대웅전(보물 제 1307호)

능가사는 삼국시대 아도화상이 창건하였다고 하며 지금도 불사에 여념이 없다. 곳곳에 휘장막이 둘러쳐져

있고 돌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절을 구경한다는 것이 별 의미가 없어 보여 사진

한장으로 가름하고 녹동항으로 간다.

 

 

 

 

                                                           2013년 4월 24일 

출처 : 경북중고 사칠회
글쓴이 : 안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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