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08 사찰/순천 조계산 송광사

[스크랩] 송광사 불일암

안태수 2012. 1. 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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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頂스님의 고향

 

송광사를 나서면서 눈길은 자꾸 산속으로 간다.

이 부근 어딘가 산속에 출가 후 20여년간 머무신 법정스님의 암자가 있다고 하는데...

개울을 끼고 좌측으로는 차도가 나 있고 우측으로는 걷는 길로 조성되어 있다.

늦은 오후라 인적이 드물어 어디 물어 볼 때도 없다.

산길로 붙어서 난 하산길로 내려오니 편백나무 군락지가 하늘을 덥고 있고  짙은 솔 향기는 코 끝에 진동

한다. 우측 산속으로 큰 차도 다닐 수 있는 도로가 공사장 진입로처럼 나있다. 처음부터 이런 장면과 맞닥

드리면 길을 잘못 들었는가 당황한다. 마침 빨간 안내판에 불일암 가는 길이라 표시되어 있다. 스님이 계

실 때도 이런 길이였나, 이런 모습이 싫어서 강원도 두메산골 작은 오두막으로 옮겨셨나.

 

法頂스님(1932~2010,3)은 전남 해남에서 출생하여 1954년 통영 미래사에서 효봉스님의 문하로 출가 했

다. 70년대 서울 봉은사 다래헌에 기거 하면서 몸으로 현실과 소통하다가 75년 모든 것을 버리고 송광사

불일암으로 칩거하면서 글로서 세상과 소통한다. 강원도 산골의 오두막, 길상사 회주직. 생명을 포함한 세

속의 모든 것을 내려 놓으시고  2010년 3월11일 열반하셨다.

 

편백나무 군락지

 

불일암 가는 길

 

이정표를 지나면 편백 나무가 도열한 산길로 접어든다. 왜 큰 길이 나 있나? 혹시 다비식 장소가 이 부근이

였는가. 불일암이 유명해서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함인가, 요즈음 스님들이 차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과 관련이 있는가... 

 

편백이 끝나 이번에는 대나무숲이다.

조계산은 산에는 소나무가 많다 그래서 옛날에는 송광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사람이 사는 산 주변에는  절

에서 심은 것으로 보이는 대나무가 높고 넓게 잘 자라서 하늘도 가려 굴속차럼 느껴진다. 제법 긴 대나무

숲길을 한참 걸으니 중이 된 기분이다. 

 

 불일암 도착했다.

 

출입문 안까지 대나무 숲이 꽉 들어차 있어 주변을 살펴보니 담장용으로 대나무를 심은듯 했다.

 

화장실이 아닙니다. 목욕하던 곳입니다. 지금도 여기 계시는 분들 사용하고 있습니다.

 

 불일암 (500여평 되어 보인다)

 

불일암 전경

 

佛日庵

 

불일암

 

불일암

 

참배객들

 

빠삐용 의자

스님이 직접 만드셨다고 하는데 스님 손재주는 없었던 모양이다.

한번 앉아 볼려고 시도 해보니 부서질 것 같았다. 엉덩이만 살짝 걸치고 긴장한 자세로 앉으면 몰라도 정

신 나간 놈 처럼 앉아 흔들의자처럼 흔들었다가는 곤난한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저 의자에 앉아 찍은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노트가 방명록이다.

딱히 쓸 말이 없어서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라고 쓴다.

방문들이 꼭꼭 닫겨 있어서 주인 허락없이 열어 볼 용기가 안났다.

 

 

 

 

 

의자가 놓여 있던 자리에서 보면 나무가 자라서인지 시야가 안 나온다. 

 

"靑山別曲" 한 귀절

 살어리

 살어리 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마당 한컨에 나무로 만든 식탁과 의자가 놓여 있고. 식수도 주전자에 담겨 컵과 함께 쓰여지도록 놓여 있다.

  

문을 나서 대나무숲 굽은 굴목에서 천국으로 가는 길을 본다.    

 

 

 

                                                          2011년 12월02일

 

출처 : 경북중고 사칠회
글쓴이 : 안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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