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상주 백악 백화 갑장

상주 백악산 입석초등~수안재~대왕봉~돔형봉~정상~암봉~옥양폭포~백화산휴게소 일주

안태수 2019. 10. 16. 07:37
728x90

백두대간, 속리산 연봉, 충북알프스가 줄줄이 조망


새벽에 집을 나서다가 화들짝 놀랐다. 얇은 옷 목덜미 안으로 섬듯한 찬바람이 기어들어 왔다. 이왕 나선 길 오

후 햇살에 기대를 걸어 볼 수밖에, 가을은 이렇게 알게 모르게 찾아오는가 보다. 산 발치에 도착하니 아직도 산

등성이에는 녹음이 짙게 깔렸고 햇살은 눈부셨으며 숲속은 후덥지근했다. 한여름처럼 땀을 뻘뻘 흘리면 정상에

도착했다. 속리산 백두대간 구간과 충북 알프스 문장대 연봉. 괴산의 군자산이 사방을 둘러싼 장면은 가관이었

다. 그래도 첫눈에 들어오는 것은 들녘에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는 벼 이삭들이었다. 기가 막힌 장면이었다.

늘 가을을 느끼고 가을을 보았다. 올해는 가을 타령을 말아야겠다.


(08:45)상주시 화북면 입석2리 화북초등학교 입석 분교

입석2리 마을 회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길 건너 학교 옆으로 난 도로가 등산로 초입이다. 배낭을 멘 낯선 사

나이가 송이 철에 등산로를 찾는다고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것은 주민들의 감시 대상이다. 지나가던 차가 U턴을

하고 와서 꼬치고치 묻는다. '산에 들어가시면 오해받을 행동은 하지 마십시오" 경고성 발언을 하고 돌아갔다.

교 앞 아주머니도 "등산로만 댕기소" 한마디 한다. "저는 송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릅니다. 염려 마이

소" 이 불법 체취 때문에 온 동네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악은 가려 안 보이고


대신 청화산과 조항산이 아련하게 솟아오른다.

    

마을 도로


속리산 국립공원 화북지킴터

임산물 불법 체취 특별 단속 헌수막이 걸려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적혀

있다. 국립공원 직원인지 아니면 마을에서 순번대로 봉사하 활동을 하는지 여직원이 앉아 있었다. 순수한 등산

로 소개하며 곱게 등산만 하고 하산하겠다고 신고 했다.  


화장실

반가웠다. 오늘도 산속에서 실례를 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양지바른 곳에 다소곳이 자리를 잡고 있다. 문을 열어

보니 청소며 휴지까지 깔끔하게 정돈되어 대통신이 반기니 좋은일만 생기겠구나 생각하니 즐거웠다. 


(09:20)물안이골 푸른누리 입구

임도가 끝나고 마을도 끝났다. 지도상에는 입곡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등산이 시작되는 기점이다. 이정표가

있고 산악회의 각종 리본이 매달려 있다. 이곳에서 백악산 5.2km, 입석분교 1.8km 전체 7km이다.

   

'요산의 하루'


자작나무 조림지


물안이골


잣나무 군락지


산사태 지역


(10:20) 수안재 도착

물안이골이 끝나고 주릉에 올라탔다. 우측은 낙영산을 반대편은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로 가은 길인데 이정표는

두 길을 막고 섰다. 낙영산을 중심으로 이름 난 산이 여럿 있는데 언젠가 한 번  더 와야 할 곳이다. 고개에서

행동식을 먹는데 중년의 부부가 뒤 따라 올라왔다. 화장실을 나가는 뒷 모습을 봤다고 했다.


내가 걸음이 느리니 앞장서라고 이르고 뒤따라 나섰다.

 

부처바위

커다란 바위가 암릉에 올라앉았다. 암석은 화강암이다. 둥글둥글하게 풍화가 일어나 바위결이 곱다. 마치 부처

가 속세를 내려다보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는데 가까이서 보니 앉는 의자처럼 생겼다.

 

괴산 군자산 전망


멀리서 본 부처바위


침니바위


침니(chimney)

사람 몸이 들어갈 정도의 바위틈을 침니라고 하는데 암벽등반에서 나타나는 루트의 일종이다.


701봉


보통 산길 같은 이런 오솔길도 있다.


(11:30) 807봉 통과 

트랭글gps가 대왕봉(819.1m)이라고 울렸다. 10m 이내에 접근했다는 신호이다. 그런데 앞사람을 무심코 따

가다가 놓쳐버렸다. 대왕봉은 삼거리에서 5분 정도 벗어난 거리에 있다. 진정한 산꾼은 갔던 길로 되돌아오

않는다는 일념으로 자존심이 상했지만 패스했다.  


암봉 우회로


암봉 밑발치 우회


전망바위 오르기


구절초


바위 틈새길

(12:05) 돔형바위(덕봉) 도착

침니가 몇겹으로 놓여있다. 뜀뛰기 하기엔 부담스런 거리이다. 배낭을 벗어 놓고 단신으로 도전했다. 동행은 나

보다 훨씬 젊어 순식간에 타넘는다. 덕분에 기념사진도 얻었다. 암봉이 많으면 전망도 다양하다. 

  

덕봉(돔형봉 804m)

서울 근교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강암 덩어리이다. 백악산 능선도 암릉으로 어어졌다. 간혹 흙이 붙어 있는

지표도 있지만 그 아래 암석은 어떤 형태로 숨어 있는지.     


백악산을 앞에 두고 속리산 주릉이 배경이다. 백두대간, 충북알프스 종주하면서 여러 번 지나다녀 문징대민 제

대로 찾으면 나머지는 줄줄이 사탕이다. 천왕봉, 신선대, 문장대, 관음봉, 묘봉, 상학봉, 눈에 선하다. 백악산도

속리산 못지 않은 암릉미를 자랑하고 있다.

  

뜀바위(?) 우회하고


안부에 내려섰다. 백악산 0.3km 남은 막바지 봉우리 앞에 섰다.

시작부터 계단이 놓여있다. 계단 끝에는 큰 바위가 올라 앉았고 데크가 깔렸다. 정상보다 전망이 더 좋았다. 정

상의 전망을 기대하고 그냥 지나쳤다간 후회한다. 사진 찍는 위치도 좋아 많은 사진을 담았다.

지나온 뜀뛰기바위, 덕봉, 대왕봉 순서

 

(12:45) 백악산(百岳山 857m) 도착

산속에 갇혀 우뚝 솟은 산이다. 동쪽은 문경 가은의 둔덕산, 괴산의 청화산, 북서쪽은 군자산을 중심으로 괴산

의 유명산들, 남쪽은 보은 속리산 문장대를 가운데 두고 백두대간과 충북알프스가 연결된다. 백악산이 이름 난

것은 주변 명산들의 조망권 때문이다. 유명세를 톡톡히 덕 보는 셈이다.      


백악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동행도 뒤따라 도착했다. 서로 인증사진을 찍어주고 점심도 같이 먹었다. 김밥, 수프, 바나나, 커피, 동행이

넨 복숭아 통조림이 추가됐다. 내가 권할만한 것은 없다.     


(13:30) 정상 이정표

하산이다. 도착지 옥양폭포까지는 4.5km 거리이다.


하산 시작 하자마자 게단이다. 동행이 앞장서고 나는 뒤 따라간다. 걸음이 비슷해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도사바위(수행자의 앉은 모습)


헬기장(846m)이 정상보다 전망이 더 좋은 장소이다.


문장대를 중심으로 하는 백두대간 속리산 구간과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충북알프스 연봉.


지나온 능선을 배경으로 괴산의 명산들

 

급하강 루트(밧줄구간)


해발 747m 지점 통과


굴참나무의 껍질로 코르크를 만들어 병마개나 벽, 천장의 방수용 재료로 사용된다. 산골의 굴피 지붕과 너와집  

등에서 볼 수 있다.


(14:50) 해발 618m 옥양폭포 2.5km 남은 지점 통과

앞선 여자분이 갑자기 멈춰서며 재킷을 찾는다. 남편이 당황하며 되돌아왔다. 배낭 허리벨트에 끼어놓았다고

는 데 백악산 정상에서 약 2km 약 1시간가량 하산한 지점에서 발생한 일이다. 내가 계속 후미를 맡았기 때

문에 재킷 같은 큰 물건은 금방 눈에 띄는데 오는 동안 보지 못했다. 내 카메라를 뒤로 돌려보니 정상에서 내려

설 때 찍힌 장면에는 재킷은 걸쳐있지 않았다. 남편이 돌아올 때까지 같이 기다려 줄 수 있다고 하니 극구 사양

한다. 혼자 두고 내려오는 동안 계속 걱정이 됐다.

     

솥뚜껑바위


(15:25)암봉(515m) 통과


암봉에서 바라 본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왕소나무 마을과 송면저수지


(15:50)경북 상주시 화북면 입석1리 옥양골에 위치한 옥양폭포(玉梁瀑布) 전경

  

암반을 타고 흘러 내리다가 높이 15m 정도 단애로 떨어지는 폭포인데 수량은 결코 많지 않고 다리(천작돌다리)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을 하고 있다.    

  

폭포 상단 암반을 타고 유입되는 원천수


돌 웅덩이에 모였다가 아래로 떨어진다. 위로 천작돌다리가 지난다. 천작이란 하늘이 만든 것 즉 자연의 작품이

라는 뜻이다. 건너 다닐 수가 있는데 조심해야 한다. 좋은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애썼는데 눈에 띄는 특별한

면을 찾지 못했다.   


석문사 갈림길


옥양정


옥양골


(16:20)입석리 옥양골 백악산 휴게소


차를 회수하러 입석2리 마을회관으로 간다. 한적한 도로에 벚나무 가로수 뻗었고 논에는 나락이 노랗게 물들

시작했다. 낯익은 거리 가을은 이렇게 찾아오나 보다. 상송리 백두대간 밀재를 탈출하여 이평리 공동정류소까

가면서 지친 다리를 끌며 하마나 하마나 지루하게 걷던 거리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전번 군자산 산행 후

와 같은 코스이다. 수안상록호텔 사우나에서 온천하고 호텔 건너편 식당가에서 올갱이국으로 저녁 먹고 괴

IC를 이용하여 고속도로를 탔다.          






                                                       2019년 9월 25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