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산 연화봉 기슭 5대 적멸보궁 법흥사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마지막 탐방 기회다. 적멸보궁 정도 봉안하려면 산도 명산에 들어야 한다. 법흥
사 적멸보궁은 사자산, 구봉대산, 백덕산 산릉을 사방으로 둘러치고 있어 우리 명산 100 백덕산 산행길에
답사하기로 했다.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 대촌 버스 종점에서 우측 법흥천 백년계곡을 따라가면 백덕산을
오르고, 좌측 절골 입구에서 법흥사 일주문을 통과하여 약 1km 정도 차도를 올라가면 대형 주차장이 나오
고 다리(흥령교)를 건너면 절 앞 주차장이 또 나온다. 주차장 크기를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절을 찾는지
짐작이 간다. 오후 해 거름 시간 산행 중에 흘린 땀이 식으면서 한기가 찾아온다.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빠
른 걸음으로 이동한다. 법흥사 역사도 한때는 화재, 방치 등 폐사의 위기를 겪으며 1902년에 大원각스님이
재건을 했다고 한다. 최근에 불사한 모습의 전각들이 너른 터에 띄엄띄엄 자리 잡고 있다. 법흥사에서 가장
유서 깊은 적멸보궁이 오로지 나의 관심사이다.
사자산 적멸보궁 법흥사 표지석(대촌)
눈 덮인 백덕산 정상
獅子山 法興寺 일주문
법흥사 대형 주차장 노송
흥령교와 연화봉
원음루圓音樓
원음루 2층 누각에는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사물 중 법고(네발 짐승), 운판(날 짐승), 목어(물 속에 사는
생명)가 있고 아랫층에는
금강문金剛門
사찰을 수호하는 호법신장 금강역사가 삿된 무리를 지키는 문으로 되어 있다.
적멸보궁 가는 길
금강문을 나서면 전체 가람이 눈에 다 들어온다. 잠시 어디를 먼저 갈까 망설이다.
콘크리트 포장으로 길을 닦고 양옆 언덕 아래로 석축을 가지런히 쌓아 그 위로 소나무를 빽빽이 심었다.
약간 숨이 차오르는 고개지만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면 금시 끝이 나고 약수터가 갈림길 역할을 한다. 좌로
현판도 없는 약사전은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볼일 없이 들여다보기 미안도 하고 곧장 적멸보궁으로 간다.
적멸보궁 가는 길 팻말이 양지바른 사면에 서 있고
돌계단이 정성스럽게 놓여 있고 아침 비질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오늘(평일)처럼 추운 날이면 불공
도 집에서 드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소나무 향기가 반가히 맞는다.
적멸보궁 전경
寂滅寶宮
적멸보궁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산과 적멸보궁 마당을 다 아울러 보며 절 감상에 들어간다.
적멸보궁에는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모시기 때문에 불상이나 불화 같은 것은 없다. 사리를 적멸보궁 내부
에 안치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밖에 사리탑이나 제단 같은 것을 만들어 모시기 때문에 그쪽 벽면은 펑 뚫
어 놓는다. 오늘 염불 담당인지 비구니 한 분이 창을 통해 불경을 왼다.
발소리를 죽여 건물 뒤쪽으로 부처님 진신사리 모신 곳을 찾아본다.
자장율사(慈藏:590~658) 토굴이라고 한다. 석분石墳 형식으로 외부는 흙으로 봉분을 쌓고 내부는 석
실 형식으로 190㎝×150㎝×160㎝ 크기의 사방으로 돌을 쌓고 천정에는 한 판의 돌을 얹었다. 자장율사
는 당나라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 사리와 가사 1벌을 가지고 돌아와서 국내 불교 성지가 될만한
장소를 골라 사리를 봉안하고 적멸보궁을 창건했다. 5대 적멸보궁은 다 자장율사와 연관을 맺고 있다.
무명 부도탑이라고 한다.
그럼 진신사리는 어디에 모셔져 있을까? 함부로 나 델 수 없고 짐작건대 자장율사 석굴 봉분 정수리 지점
에 사각 돌 모양이 있는데 그게 사리함이 아닌가 여겨진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참고로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4 곳의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산신각山神閣
법흥사 산신각은 적멸보궁에서 우측 길로 내려오다 보면 양지바른 언덕에 덩그러니 홀로 있다. 사자산, 구
봉대산, 백덕산 세 분의 산신을 모시고 있는데 백덕산 산신은 女산신으로 특별히 영험하다고 한다. 나는 특
히 산신령한테 잘 보여야 한다.
법흥사는 신라 자장율사(590~658)가 643년(선덕왕 12)에 당나라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 사리
와 가사 1벌을 가지고 돌아와 연화봉에 사리를 봉안하면서 흥령사로 창건한 절이다. 그 후 징효대사(826~
900)가 선문을 열고 크게 중흥하다가 兵火, 小刹, 火災, 中建 등을 반복하며 오다가 근래에 들어와서 법흥
사로 개명하고 적멸보궁 등 대불사가 이루어졌다.
법종각凡鐘閣
노송
법흥사 주변으로 소나무가 많다. 2~30m 크기로 길, 골짜기, 산 사면에 간벌과 가지치기를 잘한 나무가 줄
기를 시원하게 하늘로 뻗고 있다. 한 겨울인데도 잠시 추위를 잊게 하는 푸르름이다.
징효대사 탑비, 부도, 보호수(밤나무)
영월 흥녕사지 징효대사 탑비(보물 제612호)
징효대사는 흥령사(법흥사의 옛 이름)를 큰 선문으로 발전시킨 공로로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
징효대사(826~900) 부도
만다라전
만드라는 티베트 불교를 상징하는 불화로 2003년 티베트 스님들이 법흥사 법회 때 조성했다고 한다.
만다라전을 끝으로 절을 나선다. 넓은 절터와 적멸보궁 뒤 연화봉이 인상적이고 구봉대산은 서향 햇빛에
가려 눈 부신다. 백덕산은 들어 올 때 봤는데 사자산은 어디멘가.? 절에 있는 사람 불러 세워 사자산 행방
을 묻는다. 연화봉에 가려 보이지 않고 연화봉은 적멸보궁을 발치에 두고 있어 등산로가 폐쇄 입산 금지 조
처가 내려졌다고 한다. 불교 왕국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2017년 1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