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 가을
'내 가을 단풍에 좀 묻히게 해도' 친구가 카톡을 날린다. 장소까지 대둔산이라고 정하며 이게 무슨 소리야!
가을이며, 단풍이며, 묻힌다 등 죽을 때가 다 돼 헛소리 하는 걸까? 방송에서 대둔산을 소개하는 프로를
본 모양이다. 대둔산은 우리 명산 100에 속해 있다. 마침 미답이라 친구의 요청에 흔쾌히 응한다. 서울서
충남 금산, 논산, 전북 완주에 걸쳐 있는 대둔산을 당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돌아오는 일정을 인터넷으
로 검색한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8시에 출발하는 금산행 고속버스를 타고 금산에서 시외버스로
11시 10분 완주 운주면 대둔산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한다. 서울서 금산까지 2시간 30분 금산,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30분의 여유가 있고 금산에서 대둔산까지는 30분 걸려 12시에 대둔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대둔산 공원 매표소
첫 눈에 단풍 구경은 글렀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단풍이 아직 이른 건지 올해 단풍은 이러구 말 것인지 흡
사 늦은 여름 풍치다. 대둔산을 제2 소금강이라고 한다. 나라 안에 같은 명칭을 형용어로 쓰는 산이 많은
데 이곳 사람들은 그중에서도 진짜라고 한다. 홍보를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날은 맑음인데 가스가 끼어 먼 데는 흐리고 가까운 곳은 선명하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대둔산은 고개를 잔
뜩 쳐들어야 정상이 보인다. 산행할 때 목이 아프면 경사가 심하다는 얘기인데 여기가 그렇다. 정산을 중심
으로 하는 산세가 한눈에 다 들어 온다. 자그마한 산세 맘만 먹으면 정원처럼 꾸밀 수 있겠다.
집단시설지구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점심 먹으면서 주인장한데 고기 건더기 하나 없다고 푸념하고 나왔다.
주차장에서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220m 등산로
케이블카 탑승장(해발 338m)
올 때는 등산로를 이용하여 정상까지 갔다가 하산 길에 케이블카를 이용할까 했는데 출발 지점에서 정상
까지 약 2km 거리를 약 500m 고도차가 나니 심한 경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걸어서 왕복하면 4km 반나
절 코스밖에 안 되니 걷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차라리 케이블카나 한번 타 보자.
케이블카 탑승 1시간여 대기 중
평일인데도 1시간 대기 주말은 케이블카 기다리느라고 시간 다 보낸다고 한다. 황사장 소풍 간다고 밤새
선잠 잤다고 피곤해한다.
케이블카
운행거리 : 927m, 소요시간 : 5분, 탑승인원 : 50명, 양방향 운행, 요금 : 왕복 9,000원, 편도 6,000원
일방통행 철계단
정상까지 대충 케이블카 1km 타고 1km 걷는다고 보면 왕복 4km 산행이다.
케이블카 건물(상부) 옥상 전망대(해발 610m)부터 암석이 훤히 드러나는 암봉이 여기저기 솟기 시작한다.
클라이밍을 하지 않으면 일반인은 도저히 오르지 못할 산을 인력으로 다리(금강구름다리), 계단(삼성계단),
통로, 등을 만들어 멋진 등산로를 만들어 놓았다. 암봉 사이를 요리조리 잇는 인공 조형물이 자연과 잘 조화
를 이룬다.
급경사 철계단
금강구름다리(690m) 일반통행
금강구름다리 입구 탁발스님
케이블카 운행 조망
금강구름다리(해발 : 690m, 지상 : 81m, 길이 : 50m, 폭 : 2m)
금강구름다리 요산
산악 현수교로는 청량산 하늘다리가 국내 최장이다 (해발 : 800m, 지상 : 70m 길이 : 90m, 폭 : 1.2m).
참고로 내가 건너 본 우리나라 산악 현수교로는 ◇한라산 탐라계곡 용진각 현수교 (길이 : 52.4m, 폭 :
2m), ◇통영 사량도 출렁다리(2개소) (①길이 : 22.2m, 폭 : 2m ②길이 : 39m, 폭 : 2m), ◇영암 월출
산 구름다리 (해발 : 510m 지상 : 120m, 길이 : 50m, 폭 : 1m), ◇순창 강천산 현수교 (지상 : 50m, 길
이 : 78m, 폭 : 1m).
삼선철계단 조망
금강구름다리 좌에서 우로 일방통행 구간
철계단 구간
금강구름다리 단풍
약수정 깔딱고개
약수정 쉼터
짧은 등산 코스에 거창한 휴게소가 4개소(동심휴게소, 전망대휴게소, 약수정휴게소, 정상삼거리 쉼터)가
있다. 즐거운 산행에 불편을 주는 것 같다.
약수정 쉼터
삼선계단 (높이 : 81m, 폭 : 0.5m, 길이 : 25m 127계단, 경사 : 51도, 철제사다리)
삼선철계단
일방통행 운행 노약자는 삼가하고 일반인도 비나 눈이 올 때는 더욱 조심
대둔산 정상 조망
삼선계단 상부 삼선바위(760m)
삼선계단 삼거리(760m)
탁발스님
깔딱고개(하)
깔딱고개(중)
황사장은 "오늘 머리에서 와 땀이 많이 나는지 모르겠다" 며 부지런히 쫒아온다.
깔딱고개
깔딱고개(상)
삼선계단 삼거리에서 정상 삼거리까지 약 100m 짧은 깔딱고개
정상 삼거리 쉼터(840m)
잠시 휴식
정상 삼거리가 대둔산 등산코스의 주요 지점이다, 금남정맥이 배티재, 대둔산, 깔딱재 지나가고 금산군 대
둔산의 남쪽 사면으로 수락지구를 형성하고 있다. 전북 완주 운주면 쪽으로 경사가 져 바위가 드러나 있고
충남 금산군 진산면 쪽으로는 완만한 경사를 이룬 흙산으로 되어 있다. 대둔산의 참모습은 운주 쪽에 다 몰
려 있으니 정상 갔다가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용문골로 하산하면 대둔산 구경을 다 했다고 할 수 있다.
정상 오르는 철계단
대둔산 정상 마천대 직전
(14:00) 대둔산 정상 마천대 도착 (우리 명산 100)
대둔산(878m) 개척탑
대둔산 개척탑과 기념촬영
황사장은 어저께 TV에서 본 단풍 장면을 찾는다고 열심이다. 현지에 직접 와 보니 그런 정면은 어디고 없다.
방송 카메라의 요술같은 행동에 배신 당한 기분이다.
케불카 전망대
오늘 고르고 고른 대둔산 최고의 단풍
(15:20) 귀갓길
3시간여 만에 산행을 마치고 출발 지점으로 돌아왔다. 긴 시간 먼 거리를 달려와서 짧은 산행을 마치고 나
니 허전한 생각이 든다. 코끼리 다리만 만졌는지 뒤돌아보면 목만 아플 뿐 바위만 덩그러니 보인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는 격이다.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15시 30분 발 금산행 버스가 막 들어온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오후 5시 막차를 지루하게 기다려야 할 판이었다. 금산까지는 30분, 금산터미널 부근에서 목욕
하고 17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2015년 10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