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좋은 나라 살기 좋은 나라
내일은 조침령에서 한계령까지 23km, 숙소(곰배령 펜션)에서 조침령 백두대간 접속지점까지 2km, 총
25km를 걸어야 한다. 날씨가 너무 더워 탈진한 기분이지만, 내일 못 걸을 정도는 아니며 내일 산행 여
부는 지금 결정해야 한다. 잠시 조는 사이 주인이 밭에서 일하다가 내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
왔다. "내일 새벽 조침령까지 태워줄 수 있습니까.?" 펜션에서는 주인아저씨가 없어 안 되고 마을 이곳
저곳 전화로 물어보더니 그럴 사람이 없다고 한다. 조침령에서 오면서 보니 은근히 힘 드는 길이던데 마
음은 자꾸 집으로 돌아가는 구실을 찾는 것 같다. 이곳까지 오기가 얼마나 불편하며 비용도 많이 들었는
데 어차피 맞을 매라면 피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마음이 변하기 전에 숙박비와 두 끼 밥값을 치른다.
이제 물릴 수도 없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내일 준비를 서두른다.
(04:40) 조침령터널 진동삼거리
피로를 빨리 회복하는 데는 잠을 잘 자두는 것이 최상이다. 저녁상을 물리치고 알람을 3시 30분에 맞추고
바로 수면에 들어갔다. 거의 7~8시간을 정신없이 잤다. 자리에서 일어나 10분간 스트레칭을 하고 바깥으
로 나오니 밤하늘에 별빛이 무수한 것을 보니 맑은 날인 모양이다. 기분도 상쾌하고 발도 가볍게 움직여진다.
짐을 챙겨 4시에 부엌으로 내려가니 주인아주머니가 아침 준비를 하고 있다. 컵라면에 밥 말고, 뜨거운 감
자수프, 밥 반 공기, 나물 반찬으로 아침을 하고 팔팔 끓는 물 보온병에 담는다. 4시 반 펜션을 나와 오늘의
장도를 시작한다.
(05:10) 조침령(770m)
조침령터널 입구부터 조침령까지는 비포장임도다. 지루하기 꼭 좋다. 헤드랜턴이 비추는 앞만 보고 쉼 없이
올라간다. 무슨 생각을 할까? 조금 전 주인아주머니와 나누던 대화를 복기해 본다. 바깥양반은 폐암 말기로
강릉에 6개월째 입원해 있고 혼자 펜션 일과 밭농사까지 도맡아 하고 있으니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얼굴에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 진동리 설피마을에서 폐암이라니 아주머니는 일에 지쳐있다니
아이러니하게도 이 두 사람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시골을 떠나야 할 형편이다.
구조표시목
오늘 일정을 감안한다면 잠시도 지체할 수가 없다. 조침령에서 곧장 나무 데크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데크가 막 끝나고 산길로 접어드는 순간 산림청에서 설치한 구조표시목이 나타난다. 32는 점
봉산에서 조침령까지 32개소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며 개당 거리는 500m 기준 전체 거리는 16km라는
것이다.
전망대
조침령을 출발한 지 5분도 체 안 되 주능선부에 올라선다.
그 첫 번째 봉우리에 동해 쪽으로 전망대를 설치해 두고 있는데 어슴푸레한 새벽 짙은 가스가 끼어 시야가
신통찮다.
(05:50) 900.2봉 통과
이 구간도 점봉산 오색삼거리 직전까지 구룡령 조침령 구간과 같이 넓은 구릉지가 능선으로 형성된 습지
로 참나무 등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며 키 작은 관목과 산죽 야생화들이 바닥을 덮고 있다. 벌, 진드기, 눈
꼽파리 등 해충들이 버글버글하다. 900.2봉을 올라서면 단목령까지 약 9km 중간에 1,138봉을 최고봉으
로 하여 200m 고저를 유지하면서 지도상에 높이만 표시되어 있는 봉 10개를 오르내려야 한다,
산림청 구조표시목(28)
(06:15) 943봉 전망처 조침령 2.4km 통과
그늘사초
(06:40) 1,018봉 통과
(07:00) 962봉에서는 양양 양수발전소 상부댐(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진동호)으로 통하는 길이 열려 있다.
차량진입로는 조침령 진동삼거리에서 곰배령으로 가다가 진동마을로 해서 들어가고 이쪽은 산행을 겸한
걷기 코스인 모양이다. 참고로 양양 양수발전소 하부댐은 양양군 서면 영덕리에 있는 영덕호다. 우리나라
양수발전소는 가평, 무주, 삼랑진, 밀양, 예천, 청송, 산청에 있다.
'상부댐 순찰로 제한적 개방안내' 표시판과 '저수지 내 출입금지' 판이 나란히 서 있고 두 표시판 뒤 수풀
사이로 길 같은 게 있다. 댐으로 통하는 길인 모양인데 이 두 표시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동자꽃
곰배령이 가까우니 야생화가 널려 있다.
바위 통과
(07:40)1,138봉 통과
삼각점
(08:20)1,136봉 통과
(08:40) 북암령(940m)에 도착한다.
북암령에서도 진동삼거리 설피마을로 하산 길이 있으며 설피마을에서 곰배령생태관리센터, 강선리마을,
곰배령, 작은 점봉산을 탐방할 수가 있다. 백두대간 남진하는 한 무리와 교차한다. "어디서 출발했습니까?"
"한계령" "몇 시?" "1시 반" 단목령에서 공원관리공단 단속에 걸려 일부는 설피마을로 쫓겨가고, 산속에
숨고, 도망가고, 대표로 적발당하고 뿔뿔이 헤어졌다고 한다. 걱정을 미리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단속요원을 만나면 좌우당간 설명을 하고 협조를 받아야지 하고 다짐한다.
(09:30) 882봉 출입금지 팻말 통과
'쥐도 나갈 구멍을 보고 쫓아라'고 탈출로도 없는 곳에 '출입금지' 표시판을 달아 놓으면 생뚱맞게 보인다.
차라리 북암령에다 달아 놓으면 사방 탈출로가 있으니 말이나 되지 그렇다고 백두대간 종주하는 산꾼들이
이 경고를 순순히 따를 사람이 어디 있겠나? 설악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만약에 대비해 책임 면피용으
로 달아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앞서간 후미 팀이 1시간이 넘는 간격으로 뒤를 쫓으며 긴 행렬을 이룬다.
나처럼 혼자 종주하는 사람도 만났다. 단목령 지킴터 단속요원들이 9시에 철수했다고 알려준다. 한계령과
단목령은 지킴터를 설치하여 백두대간 산꾼들의 통과 예상시간에 맞춰 집중 단속을 하는 현장이다.
(09:50) 단목령 직전 설피밭 삼거리에서 물소리 사람 소리가 동시에 들려온다. 백두대간 옆으로 계곡이
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황 산속은 바람 한 점 없이 푹푹 찌고 높고 낮은 봉을 오
르내리며 땀으로 범벅이 된 육신을 쉬게하고 식힐 장소를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09:50~10:40) 아침 식사
이 단체팀들은 2시 반에 한계령을 출발했다고 한다.
한계령 지킴터는 야간을 제외하고는 늘 단속요원이 상주하고 있다. 지킴터는 한계령 도로 절개지 계곡 쪽
으로 난 빈 공터에 도로 펜스와 붙여 지었다. 한계령으로 내려오는 길은 과히 외길이다. 이곳만 지키고 있
으면 우리 같은 보통사람은 피할 재간이 없겠구나.
계곡을 독차지한다. 웃옷 벗고, 발 담그고, 머리 감고, 세수하고, 몸에 물 끼얹고, 수건에 물 적셔 몸 구석
구석 훔치니 살 맛 난다. 어제 구룡령 출발할 때 택시기사가 준 간편식품 소고기고추장비빔밥(전투식량)에
뜨거운 물을 붓고 10분을 기다렸다가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비볐더니 그럴싸하다. 모처럼 밥알 하나 안
남기고 다 먹었다. 원래는 군인들의 전투식량인데 일반인들이 등산 시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
면서 알려지고있는데 일반 편의점까지 오려며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10:00)산뜻한 기분으로 단목령 지킴터 통과한다 단속요원은 퇴근하고 없다.
단목령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와 양양군 서면 오색리를 오가는 고갯마루다. 단목령에서 진동리는 1.3km,
오색초교는 3km 정도가 된다. 단속요원한테 붙들리면 진동리 설피마을로 돌려세운다. 점봉산으로 출입을
금지하는 현수막이 커다랗게 걸려 있다.
고사목
855.5봉 통과 점봉산 4km 남음
고사목
(12:20) 972봉 통과 점봉산 3km 남음
(12:40) 952봉 오색삼거리는 점봉산까지 2.1km 남았고 오색약수터는 3km 떨어져 있다.
단목령을 지나 오색삼거리까지 4km는 고저 차 100여 미터 內의 고만고만한 峰이 줄지어 늘어선 모양이
구릉지 언덕을 연상케 한다. 습한 지역이라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야생화 허리 높이의 철쭉 산죽 등이 무
성하다. 여기서부터 점봉산의 가파른 경사가 시작된다. 뒷걸음질하듯 호흡을 크게 하며 최저 속도로 올라간다.
갖가지 목각품을 붙여 놓은 듯한 고사목
속이 텅빈 고목
(13:40) 홍포수막터부터는 펌퍼짐한 사면에 경사도는 더 심해진다. 참나무가 사라진 자리 철쭉이 점령하여
얼마나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지 간신히 등로를 터준다. 코를 쳐밖고 발만 보며 올라간다.
(14:20~50) 드디어 점봉산 도착한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하고 視界에는 가스가 끼여 설악의 장엄함을
모조리 감추고 있다. 정상은 4~500평 정도 되는 평지에 돌들이 깔려고 사방으로 띠를 두른 듯 철쭉이 자
라고 있으며 가운데 정상석은 설악을 향하고 있다. 나 혼자밖에 없으니 웃옷을 벗어버린다. 비를 동반한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일기예보가 기가 차게 맞는 순간이다. 오후 3시 전후 강한 비, 5시 이후 맑음이다.
우리명산 100 점봉산
점봉산은 설악산 권역 한계령 이남에서 최고봉이다. 사방 멀찌감치 산자락을 드리워 서북능선, 귀떼기청,
대청, 가리봉, 가칠봉 등 눈에 걸거침이 없는 조망을 갖고 있으며 노약자도 오른다는 작은 점봉산, 곰배령
은 빤히 보이고 오색 자락에는 십이담계곡(십이폭포), 주전골(주전폭포), 홀림골(여심폭포), 칠형제봉 능선,
등선대가 보석처럼 숨어있다. 지금은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지난날 서북능선을 걸으면서 점봉산의 장엄함
을 한 눈에 알아봤다. 가을이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점봉산 (1,426m) 정상석
점봉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점봉산을 떠나며
비가 오락가락하여 비옷을 입었다 벗었다 한다. 한계령 방향 이정표는 없어 곰배령 쪽으로 놓여 있는
전망판을 참고하여 하산길을 찾았다. 점봉산에서 십이담계곡 갈림길까지 약 2km는 내리막이고 1157.6
봉까지 약 1km는 마지막 오르막이다. 이후 한계령까지 3km는 내리막 암릉길이다.
산오이풀, 이질풀, 동자꽃, 모싯대, 금초롱, 노루오줌, 등 내가 아는 야생화 이름들이다.
주목
단목령에서 이곳까지 오면서 처음 발견한 리본이다. 리본의 용도는 길을 찾을 때 본래의 위치로 돌아오기
위해 나무에 달았다가 돌아오면서 회수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등로를 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끔 교차로에서 리본이 혼재되어 있을 때 길을 잘못 들일 수가 있는데 리본이 무엇을 표시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천상의 화원 곰배령은 아직 미답이지만, 아마 이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점봉산을 기준으로 여기는 곰배령 반대편이다.
(15:25) 망대암산(1,231m)도 점봉산 못지않게 전망이 훌륭한 산인데 오늘은 구름 때문에 글렀다
배낭으로 망대암산 인증사진 촬영하다.
암릉 지역
(15:35) 암릉은 점점 덩치가 커지고 험악해진다.
일기예보가 기가 차게 맞아 떨어진다. 오후 3시 전후로 강원도 양양 한계령 지역은 천둥 번개를 동반한
집중 폭우가 예상된다고 했는데 큰비가 나뭇잎을 차례로 적시며 쏴 밀려오는 소리가 마치 뱀이 풀밭을
기어가는 소리처럼 들린다. 얼른 비옷을 끄집어 내어 입는데 그 새 옷이 다 젖어버렸다.
(16:45) UFO 바위가 있는 곳에 도착 소낙비는 멈추었지만, 가랑비는 계속 내린다.
거의 1시간 동안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 속에서 산행을 계속했다. 번개 때문에 스틱 사용도 조심스럽고
비 때문에 등산로는 水路로 변하여 부근의 산 쓰레기가 떠내려와 길을 없애버린다. 신발은 이미 물속을 몇
번 들어갔다 나와 질퍽거리고 몸은 비와 땀이 범벅되어 고약한 냄새까지 풍긴다. 끝없는 산죽밭은 진행을
더디게 한다.
(17:35) 도마뱀 바위를 지나며 길이 조금씩 이상해진다. 한계령은 바로 앞에 보이고 한계령까지 암릉이
좌우로 뻗는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데 좌측으로 뻗은 능선을 백두대간 능선인 줄 착각하고 말았다.
한 30분을 헤매고 다니다가 길을 잘 못 들인 것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한계령이
바로 보이니깐 계곡으로 계속 내려가 보기로 한다. 얼마 안 가서 커다란 슬랩이 계곡을 통째로 막고 있다.
좌우 내려갈 만한 틈이 없다. 하는 수 없이 길을 착각한 지점까지 원위치 하기로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내려올 때 어슴푸레 하게나마 보이던 길이 올라갈 때는 전혀 안 보인다. 목표물을 정하고 잡목 사이를 뚫고
간신히 도착했다.
(17:40) 귀떼청과 한계령이 조망되는 암릉 사이에 낀 작은 능선에 올라서서 고민에 빠진다.
1,157.6봉과 1,155.9봉 사이 길주의 구간에서 '출입금지' 팻말을 보고 그냥 통과했는데 도무지 어디서
길을 잘못 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비는 다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며 동해 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분다.
잠시 시원했지만, 섬뜩하기도 한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모른다. 현 위치에서 더 이상 움직이면
체력이 바닥 난 상태에서 쓰러질 줄 모르니 만약을 대비해 힘을 아끼고 밤을 새울 준비를 한다. 젖은 옷을
어제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고 그 위에 비옷까지 입고 모자를 꾹 눌러쓰고 수건으로 목을 감는다.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 체온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119신고를 결심한다.
(18:40) 좌측으로 얼굴바위 우측 암봉을 만물상으로 착각한다.
조난 당한 사실을 인지한 지 1시간이 조금 지난 후
(18:46) 119에 신고를 시도한다. 화면에 '통화불능 지역'으로 뜨며 119 목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가
안 들리는 모양이다. 계속 통화를 시도하면서 잠깐 연결되는 사이 조난 사실을 신고하는 데 성공 했다.
(18:56) 소방서에서 긴급구조를 위해 고객님의 위치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19:19) 기다립니다
그 사이 몇 차례 통화를 시도하였지만, 불통이었다.
(19:28) 조침령에서 한계령까지 백두대간 종주 중입니다. 한계령 직전 2km 지점 암릉 구간 진입 전 고도
940m 우측 만물상 좌측 얼굴바위 사이 작은 능선에 있습니다.
(19:51) 위치가 부정확하여 자세한 설명 부탁. 다치신 데는 없습니까?
(19:58) 출동 중인 인제 구조대입니다. 조난 당하셨으면 출발지, 도착지 문자 전송
(20:02) 다치지 않음
문자 송 수신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전파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통화불능 지역에서 전파를 수신하기
위해 배터리는 급속도로 소모하고 있다.
(20:17) 현재 위치 위도와 경도 송신 바람
(20:42) 불가능
응답이 늦은 것은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잠시 휴대폰을 꺼 놓은 상태
(20:47) 움직이지 마세요.저희가 찾도록 하겠습니다.
(21:34) 배터리 아웃 직전
(21:35) 지금 수색을 시작합니다.
한계령 지킴터에서 출발했다는 이야기다. 길을 바로 찾으면 2시간 이내 도착한다.
(22:16) 불빛이 보입니까?
(22:35) 안 보입니다.
(22:59) 한계령에서 1km 진입했습니다
이때부터 구조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5분마다 야호, 호루라기, 해드랜턴 점멸신호를 사방으로 보낸다.
야호와 호루라기를 얼마나 불었던지 목이 다 아프다.
(23:03) 소리 들렸어요?
(23:12) 구조대 소리 들리시나요?
(23:13) 나도 듣고 야호 중입니다.
소리나는 방향은 내가 짐작하던 곳과 일치하여 지체없이 출발한다.
(23:30) 드디어 구조대원과 만났다. 인제 119대원 4명과 설악산국립공원 직원 2명 6명이 출동한 것이다.
간단하게 조사를 받고 국립공원 직원 2명이 앞장 서고 119대원 4명사이에 끼어 하산을 한다. 119대원이
내 배낭을 대신 메고 비가 온 후라 바위들이 미끄러워 로프를 걸며 내려왔다.
(01:30) 한계령 지킴터에 도착하니 119구급차 3대 설악산 관리공단 차량 2대 경광등을 키고 우리를 기
다리고 있었다. 내가 잘못을 크게 저질렀지만,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백두대간 중 제일 위험한 구간 그것도
출입통제 구역을 설악산 관리공단 직원 둘이 앞장세우고 119대원 4명의 호위를 받으며 무사히 통과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않습니까? 이 순간 여러분을 고생시킨 것에 대해선 미안하고 죄스럽지만, 나는 하늘을 나를
듯 행복합니다. 그러면 "119는 나에게 어떤 벌을 내립니까?"
"무사히 귀환시킨 것으로 소임을 다 했으니 그걸로 끝입니다."
"설악산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출입금지구역 무단출입으로 벌금 100,000원에 처합니다."
와! 만세 대한민국 좋은 나라다.
각자 근무지로 돌아가면서 119대원은 어디로 갈 건지 묻는다. "서울" 그러시면 인제 가셔서 하룻밤
주무시고 내일 서울로 돌아가시라면서 인제 호텔까지 데려다준다.
2015년 8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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