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37 진고개~두로봉(한강기맥)~구룡령

백두대간 진고개~동대산~두로봉~신배령~응복산~약수산~구룡령

안태수 2015. 7. 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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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백두대간 심장부에 들어서다

 

메르스가 나라를 벌집 쑤셔 놓고 종편이 크게 거들어 나라가 거덜 나기 직전이다. 국민의 일상이 무너지고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바람에 국가 경제에도 큰 타격을 안겼다. 정부가 초기 대응을 잘못하여 화를 키

웠다고 하는데 정부는 메르스 국면이 진정되면 국민에게 사죄하 국민은 스스로 자신 보호할 수 있는

본지식을 갖추어다. 메르스가 한창일 때 아들 장가를 보냈다. 가까운 사람들은 예정대로 결혼식을

치를 건지 심각하게 고려를 해야 하지 않느냐 하고 방송은 종일 같은 소리를 반복하면서 큰 난리가 생긴 것

처럼 나라를 메르스 정국으로 몰아간다. 결혼식이 은근히 걱정되었으나 다행히 올 손님은 거의 다 와주어서

무사히 마쳤다.     

  

6월 초여름 산행 예정일 이틀간은 맑은 날씨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북적일 것 같아 새벽에 인터넷으로 진부

가는 고속버스 편을 예약했다. 평일 같으면 그냥 가도 되겠지만, 주말은 잘못하면 실수를 한다.

안전하게 예약하는 게 속 편한 일이다. 오후 14시 20분 서울 남부터미널을 출발하여 16시 30분 평창군 진

부에 도착했다. 배낭을 메고 시가지를 돌아다니며 숙소도 구하고 한 끼 먹을 식당도 봐둔다. 횡계와 진부는

유명한 대관령과 월정사, 용평스키장을 배후로 두어 관광지로 활기가 넘치는 마을이다. 

택시기사들이 참 불친절하여 말을 걸고 싶지 않다. 택시기사를 지방자치단체 홍보 및 관광안내 요원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말 타면 종 생각난다'고 사는 형편이 좋아아지면 목에 힘이 들어가

서비스산업에는 부적격해진다. 교육을 어떻게 시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서가 어떤 거냐가 중요하다

고 생각한다. 관광안내센터는 기사 대기실로 이용하는 것 같았다.    

 

 

(05:10) 진고개(970m) 출발

새벽 04시 30분 알프스모텔 앞에서 택시기사 대기소로 전화했더니 신통하게 금방 전화를 받는다. 모텔

까지는 5분 거리 금방 차가 도착한다. 진고개를 갈려면 진부, 횡계 어디가 더 가까운지 양쪽 기사에게 물

어보면 서로 가깝다고 한다. 결론은 똑같다. 왜냐하면, 양쪽 25,000원 요금을 냈기 때문이다.

만약에 구룡령에서 진부택시를 부르면 요금이 얼마나 나옵니까? 한 80,000원 정도요.     

 

진고개 59번, 6번 국도 양양, 주문진 방향

 

진고개 진부 방면

 

진고개 휴게소 뒤로 노인봉

해뜨기 직전의 밝음을 여명이라 한다. 노인봉 능선이 진고개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모습이 더없이 아름답다. 

아무리 한여름이라도 이 시각에는 시원하다. 고갯마루에 올라서서 양쪽을 번갈아 바라보며 이 길의 끝을

그려 본다, 옛날에는 비만 오면 진흙탕 고개라 하여 진고개라고 불렀다 하니 이 아름다운 고개를 달리 부를

수는 없는가? 단체팀이 타고 온 버스들, 한 팀은 벌써 떠났고 다른 팀은 짐 싸느라 여념이 없다. 나보다 더

부지런한 양반들이다.

 

진부는 운해에 잠겨 있고

 

고랭지 채소밭은 농부들의 손길을 기다린다.

 

동대산 입구 계수대

진고개 동대산 구간은 진드기가 많은 곳이라 주의를 단단히 받아 출발 전에 긴 소매 옷 목과 손목 단추 다

잠그 해충기피재를 전신에 뿌리고 출발한다. 

 

돌계단

백두대간 진고개 구룡령 구간 중 동대산이 제일 높고 진고개가 가장 낮은 지점이다. 고도차가 약 500m 정

도 나는데 거리는 1.7km 한 눈에 정상이 올려다보이니 가히 경사도가 얼마나 심한지 알 만하다. 다행인 것

은 단번에 정상으로 가며 처음에 힘이 있을 때 만났다는 것이다.  

 

동피골 삼거리

동피골은 오대천이 흐르는 오대산 월정사에서 상원사 가는 중간쯤에 있다. 선재길 9km는 상원사가 월정

사의 암자로 지금의 도로가 나기 전에 스님들이 걸어서 다니던 길이다. 요즘 와서 그 길을 산책로로 꾸며

놓고 선재길로 소개하고 있다. 오대천을 가운데 두고 차도 비포장도로와 선재길이 양립하고 있으니 주말

이면 많은 차량이 들락거리면서 뽀얀 먼지 터널이 없어지질 않는다. 차도로는 사람이 걸어 다닐 수가 없고

차도 창문을 열 수가 없다. 차도를 포장하지 않는 이유는 사찰과 환경단체, 주민들의 반대 때문이라 하는데

천성산 도롱뇽 일화가 생각난다. 선재길의 조성이 시급한 사항이었다. 동피골을 걸으면서 차량 먼지 때문에

혼난 생각이 난다.

 

(06:15) 동대산 도착

4년 전 가을 동피골 야영장을 새벽에 출발하여 동대산, 신선목이, 두로봉, 두로령, 상왕봉, 비로봉, 적멸보

궁, 상원사로 소위 오대산 종주를 했다. 그때 백두대간 동대산~두로봉 구간을 오늘 한번 더 복습한다.

가을과 여름산은 숲의 모양이 다르다. 조망이 트이면 바람도 생기고 풍광을 즐기며 지루함도 잊는데 지금은

방이 숲으로 꽉 막혀 머리 위 하늘도 잘 안 보이며 숨 막히는 더위만 계속된다.   

 

동대산(1,433m) 정상석과 기념촬영

 

오늘 백두대간 구간 중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올랐으니 큰일 하나를 치른 셈이다. 지금부터는 1,000급 고만

고만한 봉우리가 구룡령까지 늘어서 있다. 시차를 두고 적당한 간격으로 만나기를 바랄 뿐이다.

   

벼락 맞은 주목

 

1,423봉 헬기장은 여름을 제외하면 훌륭한 전망처다.

오대산국립공원 구조 표시목

 

동대산 조망

 

기이奇異한 나무

나무가 위로 자라지 못하고 옆으로 기고 있는 것을 보면 수목경계선에 접한 식물인 모양이다.

 

1,296봉 통과

 

(07:45) 차돌백이(규암) 통과

땅에서 솟았나 하늘에서 떨어졌나 차돌바위 몇 덩어리가 널브러져 있다. 사암沙巖의 변성암이라 하며 차돌,

규암, 석영 덩어리라 일컫는다. 석영은 유리의 원료 

 

기이한 나무 숲을 지나면

 

잠시 두로봉이 보이고

 

고사목이 버티고 있다.

 

(08:30) 신선목이(1,120m)

동대산에서 신선목이까지 약 4.5km는 내리막 구간으로 별 어려움 없이 통과할 수 있다. 이 구간은 백두

대간과 별도로 오대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오대산 종주하는 사람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각종 표시

판 등 길 안내를 잘하고 있고 등산로도 잘 정비 되어 있다.  

 

신선목이 지나면서 한바탕 가쁜 숨을 쉬어야 한다.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가 두로봉으로 착각할 정도며 다

왔으면 싶은데 큰 봉우리 하나가 앞을 가로막고 섰다.

 

1,381봉 헬기장

 

멧돼지가 등산로 주변을 파뒤집어 놓은 현장. 요즘 산짐승들은 이동할 때 사람이 다니는 등산로를 이용한

다고 한다. 그도 그렇지 힘들여 숲속을 헤매고 다닐 필요는 없지 않은가?

 

(09:50~10;30) 두로봉 도착

두로령, 북대(미륵암), 상원사와 두로령에서 상왕봉, 비로봉, 적멸보궁, 중대(사자암), 상원사로 하산 할

수 있다.

 

두로봉 탐방로 안내판에는 여기가 두로봉 정상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짐을 다 내려놓고 아침 식사를 한다.

김밥 반 줄, 찹쌀떡, 팥빵, 수프, 참외, 조금씩 요기가 되도록 먹어 둔다.   

 

두로봉 이정표

여기서 숲을 헤치고 백두대간을 하염없이 바라본 적이 있다. 나도 과연 이 길을 가 낼 수 있을까? 하고,

설악과 북설악이 겹쳐 있으며 오대산의 장엄한 줄기가 설악과 경계를 한다. 도무지 사람이 살지 않을 것 같

은 깊은 산 속, 무서운 공포심을 불러 일으킨다. 설악이 시작되는 지점이 저 아래가 구룡령이다.  

 

(10:50) 두로봉 정상석과 기념촬영

두로봉 헬기장과 정상석은 전에 없던 것들이다.

 

백두대간 두로봉~신배령 출입금지 구간

백두대간의 핵심 생태축으로 멸종위기 야생동물(산양)이 사는 곳으로 보호지역으로 지정  2017년 2월 28일

까지 출입금지 조치 내림 

 

펜스를 담치기하든지 기어나가든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표시판

 

두로봉을 지나면서 진행 방향의 산줄기가 낮아지는 것을 보면 심한 내리막임을 알 수 있다. 조망도 잠시뿐

깊은 잡목 터널 지대로 들어간다.

   

이따금 주목이 하늘 높이 솟아 있고

 

잡목지대를 간신히 빠져나와 뒤돌아보니 용케 잘도 내려왔구나 싶다.

 

그늘사초가 잠시 고달픔을 달래주고

 

고사목이 여기저기 나뒹군다.

 

두로봉을 멀리 벗어나서 그 모습을 보니 오대산五臺山에 든 이유를 알 것 같다. 동대산 쪽에서 오다 보면

1,381봉이 두로봉을 가려 1,381봉이 두로봉인 줄 착각한다. 여기서는 늠름한 자태가 돋보인다.    

 

나뭇가지가 시커멓게 물들어 사방으로 뻗쳐 있는 모습이 마치 귀신이 흐느적거리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음습한 숲속에서 만나니 무시무시한 생각이 든다.

 

(12:00~12:20) 신배령(1,080m)

두로봉에서 신배령까지 3.1km는 계속 내리막이며 출입금지 구역이라 이정표, 리본 같은 것이 없고 잡목만

무성하게 등산로를 덮고 있다. 스틱으로 잡목을 헤치며 길을 확인하고 진행한다. 신배령에 도착하니 햇빛도

가리고 바람도 좀 있고 앉을 자리도 있어 전을 펴고 식사를 한다. 메뉴는 아침과 동일.     

 

수근봉 이정표

 

수근봉(1,210m)

 

엄나무 숲인지 귀신처럼 생겼다.

 

(13:20) 만월봉(1280.9m)에 도착하니 조망이 뛰어나며 통나무 의자까지 만들어 쉬어가도록 해놓았다.

오늘따라 바람 한점 없는 날씨에 햇볕은 사정없이 내리쬔다. 그늘이 우선이냐 바람이 먼저냐 하면 바람이

더 간절하다. 만월봉은 바람 없고 햇볕만 요란하다.  

 

만월봉에서 응복산 조망

 

만월봉 이정표

 

쥐오줌풀 군락지

 

응복산에서 오대산 능선 좌로부터 동대산은 구름에 가려 머리만 내밀고 두로봉, 두로령, 상왕봉, 비로봉

順으로 조망이 이어진다.

 

(14:10) 응복산 도착

응복산(1,359.6m)표지목과 기념촬영

만월봉에서 손에 잡힐듯한 거리였는데 힘이 빠져서 그런지 오르막마다 숨을 헐떡이고 땀을 비오듯이 쏟으며

물에 의지하며 왔다. 바람만 조금 불어줘도 덜 지치는데,,,.  

 

응복산에서 약수산 조망

 

(15:25) 마늘봉(1,126.5m) 통과

지도에서 산 표시나 봉우리를 나타내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으면 산으로 봐야 한다. 이런 표시가 많으면

오르고 내림이 빈번해진다. 크게 올랐다가 크게 내려서면 한 번만 용을 쓰면 되는데 잦은 오르내림은 가

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시름시름 지쳐버린다. 오늘이 꼭 그런 날이다.  

 

1,261봉 통과

 

1,261봉에서 약수산 가는 능선

 

1,261봉에서 약수산은 대간 마루금에서 완전히 벗어난 산세를 하고 있다. 이런 경우 다른 산을 오르는 기

분이다.

 

(16:20) 아미봉(1,282m) 통과

 

죽은 고목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약수산 직전 전망처

 

지나온 대간 마루금

 

(17:30)약수산(1,306.2m) 표지석

 

마늘봉에서 응복산 약수산까지는 요철구간이 하도 많아 다리가 맥을 못 추고 입에 욕이 나올 정도로 힘

들었다. 배낭을 내려놓고 한숨을 쉰다. 구룡령까지 1.3km.

 

지그재그 급경사 내리막길은 진고개 동대산 못지않은 경사다. 약수산은 못된 산으로 기억된다.

 

통나무 쉼터

 

구룡령 야생동물 이동 통로는 사람은 통행금지

 

구룡령 산림전시관은 현재 비어있고

 

(18:30) 구룡령 표지석

 

구룡령 표지석과 기념촬영

 

여기는 해발 1,013m 강원도 양양과 홍천을 잇는 56번 국도가 지나는 룡령 정상이다. 사람들이 웅성거

리는 소리에 반가워 바삐 내려섰다. 길가에는 차도 여러 대 주차되어 있고 노점상도 두 곳 있다. 노점상

는 간단한 식음료와 산나물, 약초 등을 팔고 있다. 등산객들은 산에서 다 내려왔고 고개를 넘나드는 차량도

뜸해지는 시각 노점상은 철수를 하는 중이다. 산에서 밍밍한 물만 계속 먹고 오다가 시원한 매실차를 한 컵

마시고 나니 달고 새콤한 맛에 정신이 맑아진다. 노점상은 홍천군 내면 명개리 마을 사람들로 비 오는 날은

제외하고 매일같이 문을 열며 명개리는 차로 2~30분 거리라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명개리 민박집에서 1박

하고 구룡령~조침령 구간을 마치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힘이 달리고 다리가 풀어져 포기하고 귀가하기로 한

다. 양양 택시가는데 30분 요금은 40,000원에 콜하고 구룡령 정상에 잠시 홀로 남는다.

택시는 구룡령까지 겁나게 달려와서 양양까지 겁나게 달려간다. 내가 감당하기 힘든 속도로 질주하는

람에 차라리 눈을 감는다. 이례적으로 터미널 부근 목욕탕과 식당을 거쳐서 22시 05분 발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2015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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