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법보사찰 해인사
해인사는 평생에 두 번째 길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재수하던 시절 카메라를 갖고 있던 친구가 사진 찍으
러 가자고 꼬드기는 바람에 네 명이 따라나섰다. 50년 전의 일이니깐 지금 추억하기에도 가슴이 답답하다.
누구랄 것 없이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 해인사 왕복 교통비가 전부였을 거고 점심, 간식, 음료수 등 먹을 것
을 준비한 기억은 전혀 안 난다. 그 당시 배를 곪는 것은 그리 큰일이 아니었으니깐...
해인사에 도착하니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비를 피하느라 처마 밑을 돌아다니면서 절 구경은 대충하고
카메라가 비에 젖을까 봐 마음대로 쓰지도 못했다. 부도밭 좌측 큰 비석을 보니 반갑다. 네놈이 비석에 올
라타고 매달려 찍은 비에 젖은 사진이 있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가 고령교를 지나다가 비에 미끄러져 강바
닥에 추락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다섯 명이 죽고 많은 중상자를 낸 큰 사고였다. 다행히 친구 중에 앞니가
나간 친구 외엔 다들 미미한 경상을 입고 간단한 병원 치료 후 귀가했다. 부도밭에 들어가 큰 스님의 비석을
갖고 오두방정을 떤 것이 화가 된 줄 알고 한동안 많이 후회했다.
부도밭
부도밭 좌측 큰 비석을 보니 반갑다. 네놈이 비석에 올라타고 매달려 찍은 비에 젖은 사진이 있다.
그동안 사람 많이 죽었구나
그때는 보이는 것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부도밭도 성지처럼 가꾸어 놓고 비석들도 엄청나게 크며 화려하다.
죽은 者의 사치奢侈가 앞으로 국보급으로 태어날지 기대해 본다.
합천 반야사지 원경왕사비 (陜川 般若寺址 元景王師碑 보물 제128호)
고려 인종 3년(1125)에 만든 비석
금선암
가야산 해인사 경내에는 16개 암자가 있다. 대표적인 암자 백련암은 가야산 호랑이 성철스님께서 해인사에
들어 오셔서 해인총림(종합수도원 강원講院, 율원律院, 선원禪院) 초대 방장, 조계종 종정을 지내며 열반하
실 때까지 계시던 곳으로 박정희 대통령 영접사고 일화가 있다.
'산에 사는 중이 대통령 만날 일이 뭐 있노 만날라카마 삼천 배拜 해라 캐라'
일주문 앞 하마비, 석주
당간지주
일주문(가야산해인사伽倻山海印寺)
일주문에서 사천왕문 사이 전나무 숲
1200년 묵은 고사목
천왕문(봉황문鳳皇門)
불이문(해탈문解脫門)
구광루九光樓
해인도海印圖
해인도는 의상대사가 화엄 사상을 요약한 210字 게송을 만卍자를 발전시킨 도안에 써넣은 것인데 도안 중
심에서 출발하여 미로를 54번 꺾는 동안 게송을 암송하면서 따라가면 깨달음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설명을 아무리 읽어봐도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범종각
대적광전으로 통하는 문
대적광전 大寂光殿
주존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左로 철조관음보살, 목조문수보살, 목조바로나자불 右로 목조지장보살, 목조
보현보살, 철조법기보살 일곱 불상이 모셔져 있다.
대적광전에는 동서남북 네 곳에 현판이 붙어 있다
(南) 대적광전大寂光殿
(西) 법보단法寶壇
(北) 대방광전大方廣殿
(東) 금강계단金剛戒壇
대비로전大毘盧殿
관음전觀音殿, 심층삭탑, 석등
삼층석탑(정중탑)
석등
응진전
명부전
장경판전
대장경판(81,258매 국보 제 32호), 고려각판(2,7255매 국보 제206호) 보관
장경판전 수디리장修多羅藏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건물 4동 (수다라장, 법보전 ,동서사간전 국보 제52호)
조선시대 세조 3년(1457)에 지은 건물
장경판전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국보 제32호)
*크기 : 가로 70cm×세로 24cm×두께 2.6~4cm
*무개 : 3~4kg
*수량 : 81,258매
*고려 시대 고종 24∼35년(1237∼1248)에 걸쳐 제작
*돋을새김 구양순 필체
*1995년 12월 세계문화유산 기록 유산으로 지정
독성각
학사대
신라 말기 문인 최치원이 詩畵를 즐기던 곳으로 당시 거꾸로 꽂아 둔 전나무 지팡이가 현재의 전나무 모습
이란다.
해인사 전경
대적광전 앞 마당
구광루 앞 마당
천왕문을 나서며
해인사를 거꾸로 답사한다. 백운동에서 만물상을 능선을 타고 칠불봉, 상왕봉 올랐다가 토산골로 하산하
면서 절 뒤로 들어오게 되었다. 사찰 답사는 산문이 시작하는 곳에서 사찰의 향기를 맡으며 일주문 順으로
차례로 답사해야 제격이라 오늘은 일부러 경내로 직접 들어오지 않고 우회 길로 나갔다가 처음 시작하는
것처럼 부도밭 일주문 順으로 들어간다. 해인사는 합천 가야산이 병풍처럼 둘러처 진 남사면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통일신라시 대 애장왕 3년(802) 왕후의 병을 부처님 힘으로 치유된 것에 감사하여 '순응'과 '이장'
에게 절을 짓게 했다고 한다.
고려 때 제작한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삼보 사찰 중 법보사찰이 된다.
상왕봉에서 발원한 계곡은 해인사를 지나면서 기암괴석과 만나 맑은 물이 흐르는 소와 담을 이루면서 각종
수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주변이 숲으로 덮이면서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이 계곡을 붉게 물들인다 하여
紅流洞계곡이라 부르는데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다. 이어 가야산 소리길로 命名된 산책로가 해인사 입구까지
간다. 세찬 바람이 흙 먼지까지 일으켜 걷기 좋지 않은 날이다. 소리길 영산교 부근 팔각정 휴게소에서 멈춰
커피 주문하고 백운동까지 갈 콜택시 부른다.
2015년 3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