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대간은 소조령 고사리마을에서 시작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고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에서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2학년 325명
(476명 탑승) 제주도 수학여행단을 태운 6,835t급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침몰 대명천지에 이런 사고가
발생하다니! 설령 사고는 난다고 치자 많은 사람이 배 속에 갇혀 물속으로 가라앉아버릴때 관련자 누구도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잘못의 원인을 밝히자면 끝이 없는 일 그 끝없는 원인을 밝히느라 언론이 앞장서서 나라 안 구석구석을
들쑤시고 있다. 정부를 믿고 차분히 기다리자 그래도 정부에는 나라 안에서 제일 유능한 사람이 모여있지
않은가 간혹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쓰지 말자. 우리가 사는 곳에는
항상 자연재해와 인재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금년들어 백두대간 시작하는 시점을 두고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여 정하느라고 차일피하다가 드디어
날을 잡고 출발한다. 모처럼 집을 나서기 때문에 3구간 3박 4일을 예상한다.
백두대간 조령~하늘재 구간은 10km 남짓 한나절 코스로 당일 서울서 출발해도 산행엔 무리가 없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새벽 6시 출발하는 충주행 첫 버스를 타기 위해 전날 배낭을 꾸려 놓고 잤다. 자명종
소리에 맞춰 일어나 마누라 배웅을 받으며 새벽길을 걸어서 지하철 숭실대역에 도착하니 출입구는 셔터가
내려져 있고 첫차는 40여 분이나 기다려야 한다. 다시 버스를 타고 2호선 서울대입구역으로 가니 5시
30분 출발하는 지하철이 대기하고 있다. 지하철에는 새벽 일 나가는 어르신들로 꽉 차 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6시 20분 충주행 버스를 타고 충주에서는 8시 연풍 가는 버스를 갈아타서 9시 연풍에
도착하여 택시(12,000원)로 소조령 고사리 마을 조령산 자연 휴양림에 도착했다.
고사리 마을 끝나는 지점에서 하차했다. 휴양림 안으로 난 계곡길은 옛길이고 산 경사면을 절토하여 만든
길은 근래에 만든 길로 차도 다닐 수가 있다. 마사토가 곱게 깔려 카펫 위를 걷는 기분이다. 문경 쪽에는 새
재길에 맨발 걷기를 권장하는 구간도 있다.
조령산 자연 휴양림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산 1-1 조령 제3관문 서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조령산
깃대봉 북쪽 기슭에 위치하여 고사리 마을과 통한다.
휴양림은 산림욕장, 야영장, 숲속의 집 등 휴양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괴산군 연풍면 고사리 마을에서 약 2km 올라오면 조령관 주변으로 백두대간 조령 표지석. 연못, 연풍 새재
길, 문경새재 과거길 등 아담한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고사리 마을 주차장에서 조령까지는 2km, 문경 제1관문 주차장에서 조령까지는 7km 노약자는 고사리 마을
을 이용하십시오.
조령관(鳥嶺關) 문경새재 과거길
걷고 싶은 연풍 새재길
영남제3관(嶺南第三關)
제3관문
조령관에는 연풍 쪽 현판에는 '鳥嶺關', 안내판에는 '聞慶關門'으로 쓰여 있고 문경 쪽 현판에는 '嶺南第三關'
이정표에는 '제3관문' 이름이 복잡하다. 하나로 통일했으면 좋겠다.
조령샘과 산신각
제3관문에 휴게소가 있다.
여느 산행지에서도 흔히 보는 음식점이다. 문경새재도립공원 안 새재길 주변에 사유지가 있어 휴게소 운영
을 허가하는 모양이다. 깨끗하게 운영한다면 반길 일이지.
버섯과 콩나물을 넣고 끓인 라면은 아침로 충분했다.
(10:20) 군막터는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왜병을 저지하기 위한 군막을 설치한 곳으로 군막터 뒤로 대간
길이 시작된다. 마패봉까지 0.9km 거리에 45분이 소요된다면 경사가 심한 편이다.
군막터를 지나자마자 성벽 길에 나부끼는 리본들
이 코스는 주흘산과 백두대간이 주흘산 갈림길까지 같이 가는 구간이므로 일반산악회 리본도 섞여 있다.
진달래야 반갑다.
몇 군데 바위가 솟아나 있고 돌이 서로 엉겨 암릉을 이룬 곳도 있지만, 밧줄도 메여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오른다.
(11:10) 마패봉 (마역봉 927m)
충북 괴산 연풍, 충주시 상모면, 문경시 문경읍 경계산
어사 박문수가 조령 제3관문에서 쉬면서 마패를 관문 위에 걸어놓았다 하여 마패봉이라 불렀다 한다.
마패봉에서 보면 좌측으로 부봉 6봉과 영봉, 주흘산이고 가운데 계곡이 문경새재길, 우측으로 조령산 능선
깃대봉, 신선암봉, 조령산 順
신선봉 조망
마패봉에서 하늘재 8.6km
세 번째 구입한 스틱이다. 처음 산을 시작할 때 길거리에서 파는 소위 "구루마표" 구입해서 바로 소백산 가
지고 갔다가 바위 사이에 끼여 두 동강이를 내며 앞으로 꼬꾸라졌으나 부러지는 충격으로 크게 넘어지지는
않았다. 산을 다닐수록 안전에 대한 생각은 깊어진다.
두 번째는 오스트리아 産 "컴퍼델", 한 3년 쓰면서 사용 미숙으로 AS도 몇 번 받았지만, 그때마다 다 내 잘
못이었다. 은티마을 산성터에서 이화령 가는 길 시루봉 직전 배너미평전에서 너덜돌을 짚으며 가다가 조임
부분이 풀어진 것을 모르고 LUCK선 위가 부러진 것이다. 스틱은 대가 부러지는 경우는 없고 붉은 연결 부위
가 부러진다고 한다. 버릴까 하다가 챙겨 왔더니 싸게 A/S 해줘 보관 중이다.
세 번째는 국내 소개된 스틱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독일産 "LEKI" 최상품으로 왕창 세일할 때 2개 세트
260,000원에 구입 현재까지 별 탈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부봉까지 4km 이정표
부봉삼거리에서 부봉까지 0.5km 거리 부봉은 대간에서 벗어나 있다.
길 한가운데 있는 노송
이곳 대간 구간 마루금에는 오래된 소나무가 많다.
마패봉에서 약 10분 정도 가면 내리막 능선 급경사지에 설치된 계단을 만나고 이어 북암문까지 고도를 계속
낮춘다.
(11:50) 북암문에서 동암문까지는 곳곳에 산성터 흔적이 있으며 성벽을 끼고 걷는 곳이 많다.
진달래 사열을 받으며 발걸음도 가볍다.
모봉(760m)
북암문에서 동암문 사이에는 높이가 비슷한 봉이 여럿 있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고 지나간다.
부봉 6봉이 바로 앞인데 나무가 가려 조망이 안 나온다.
뒤에서 보니 흙을 덮어쓰고 있고 문경새재 쪽에서 보면 여섯 봉우리가 커다란 화강석을 이고 있는 모습이다.
산성터 성벽 길
(13:00) 동암문에는 암문이 있던 자리에 무너진 돌들이 널브어져 있어 이곳이 암문 자리로구나 금방 알 수
있는데 북암문은 이정표만 달랑 있어 지나치고 나서 안다.
(13:10) 부봉삼거리(850m)
충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싼 치즈 김밥 한 줄로 점심을 때우다.
제1관문 여궁폭포나 혜국사에서 시작하는 주흘산 일주는 주흘산과 주흘영봉 지나 이곳 부봉삼거리에서
부봉을 올라 부봉 1봉부터 6봉까지 거쳐 제2관문 조곡관으로 내려서는 것이다. 두 코스를 다 경험한 사람
으로서 마패봉보다 부봉 쪽 하산을 권하고 싶다.
부봉삼거리에서 주흘산 갈림길까지는 부봉의 지맥이 이어지는지 암릉 길이다.
커다란 바위를 넘는 곳에는 사다리가 놓이고
바위벽을 돌아가는 곳에는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부봉 6봉과 조령산이 훤히 보이는 곳에서는 잠시 정신 줄을 놓는다.
(14:10) 주흘산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주흘산 가고
좌측으로 급한 계단을 내려서면 평천재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그 다음 탄항산까지는 약간 오르다가 다시
하늘재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아 금방 간다. 하늘재까지는 3.6km 남았다.
(14:30) 평천재 통과
(15:00) 탄항산 (炭項山, 월항삼봉, 856m)
탄항산에서 주흘산 능선 주흘산(左)과 주흘영봉(右) 조망이 훌륭하다.
직사각형을 세로로 세운 듯한 바위 표면은 일부러 연마한 것처럼 곱다. 혹시 그림이나 글귀가 새겨 있나
자세히 보니 그냥 평판이다. 불심이 깊은 사람이 보면 불상이라도 새겨 놓고 싶은 충동을 느낄만하다.
굴바위
집채만한 바위가 서로 엉켜있는 가운데 굴처럼 생긴 곳이 있는 모양인데 나는 못찾겠다.
모래언덕이라면 좋겠는데 이곳에 모래가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바람이 날랐는가 비가 날랐는가 비바람에
섞여 왔다면 왜 이곳만 모래땅인가 모래는 본디 화강석이 풍화작용에 의해 잘게 부셔져 빗물에 씻겨 계곡
을 타고 하류로 흘러 내려가 강 바다에 이르면서 모래가 되지 않는가 헤아릴 수 없는 과거에는 바다였다가
융기에 의해 하늘로 솟은 것은 아닌지 신기하다.
모래산이라 하네
연두색 나뭇잎이 한창이다.
(16:30) 하늘재 도착 하늘재 표지석과 기념 촬영
하늘재는 東으로 문경시 문경읍 관음리와 西로 충주시 수안보면 미륵리 잇는 고개로 신라 156년 (아사달
3년)지금부터 2,000년 전에 개통된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이다. 처음에는 계립령으로 불리다가 조선에
들어와서 하늘재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2,000년 역사가 녹아 있는 고개에 올라서니 만감이 교차한다.
오늘 그 길을 따라가 보자
하늘재 표지석이 있는 자리는 아담한 동산으로 꾸며져 있고 포암산 남쪽 대슬램이 훤히 들어나 보이며 사
방으로 전망이 뛰어난다. 계단에서 내려다 보니 산림감시요원이 네사람이 나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다.
출입금지기간에 입산을 한 것이다. "내 나이 내일이면 70이고 그때까지 백두대간을 끝낼려고 하는데 산불
예방기간, 생태계보호기간 등으로 출입을 제한하면 어떻게 끝내겠냐!" "벌금을 물어가면서 해야지"
"어르신 조심해서 다니세요" 긴 말이 필요없다 사실대로 얘기하고 훌륭한 처분을 받았다.
감시초소를 기준으로 포장도로까지는 차가 다닐 수 있는 문경시 관음리, 초소 뒤부터 비포장길은 충주시
수안보면에 속해 있는 하늘재 계립령으로 미륵리 미륵사지까지 약 2km가 2,000년 옛길이라는 곳이다.
(17:30) 충주 미륵대원지
통일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기에 건립한 석굴사원으로 추정
미륵리 귀부(거북이)
미륵리 오층석탑 (보물 제95호)
미륵리 석등
미륵리 석조여래입상(보물 제96호)
고려 초기 불상으로 추정
충주 미륵대원지에서 본 월악산
넘어가는 해 때문에 서둘러 절 구경을 마치고 미륵리 주차장으로 나왔다.
관광버스 두 대가 넓은 주차장을 지키고 있고 봄나들이 나온 아낙네들이 주변 상가를 돌며 왁자지껄한다.
상가는 식당과 민박 월악산 토산품을 같이 파는 곳으로 손님 끌기에 정신없다. 몇 가지 물어 보고 싶지만,
눈치가 보인다. 민박집부터 먼저 찾아가 문을 두드려보니 다 잠겨 있다. 민박집은 여러 집이 있지만, 속된
말로 "엿쟁이 마음대로다." 미륵리에서 식사와 숙박을 포기하고 수안보 개인택시(010-5481-2432)에 도움
을 청한다. 미륵리에서 6시 30분 막차를 타고 수안보에 와서 대림호텔(30,000원)에 투숙을 권한다. 숙박비
가 싸고 온천물이 좋고 식사는 부근 부부식당이 밑반찬이 좋다고 한다.
시내버스 정류장이 수안보와 덕주 송계, 하늘재로 나누는 삼거리 지릅재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다.
2014년 4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