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통영 사량도 지리산

통영 사량도 지리산 종주

안태수 2014. 1. 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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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과 낚시로 유명한 섬 사량도

 

오후 1시 35분 연화산 옥천사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2시 30분에 고성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10분 간격

으로 있는 통영행 버스를 타고 3시 통영종합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 입구 관광안내소에서 사량도 가는

길을 묻는다. 터미널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4시 20분 가오치여객선터미널 가는 670번 버스를 타면 사량

도 가는 여객선과 연결된다고 한다. 1시간여 어디서 보내느냐고 묻자 추우신데 이마트 가서 몸이나 녹이세

요.라고 한다.       

사(蛇)량도는 통영에서 뱃길로 약 20Km정도 떨어져 있으며 3개의 유인도(상도, 하도, 수우도)와 8개의 무

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사량이란 말은 상도(윗섬)와 하도(아랫섬) 사이의 구불구불한 뱀처럼 생긴 해협을

일컫는 말이다.

 

가오치항 - 사량도 여객선

오후 5시 사량도 가는 여객선을 탄다. 배는 버스도 싣는다. 일물 시간과 겹쳐 바다는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

고 사람들은 카메라를 들고 갑판으로 몰려나간다. 섬들이 촘촘히 박혀 바다라기보다 거대한 호수 같은 인

상을 준다.      

 

여객선 내부는 의자 대신 마루가 깔렸다. 다리도 펴고 벽에 기대기도하고 드러눕기도 한다. 바닥이 뜨끈하

니 피로가 풀린다.

 

(17:50) 사량도 진촌항 도착

부둣가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집으로 간다. 외관이 깨끗하고 1층에는 커피베네가 있다. 바다가 가림 없

이 보이는 2층으로 방을 정한다 (30,000원). 여관집 주인의 소개로 명동식당을, 식당에서는 여관집의 추

천을 들먹이면서 행여 밥반찬이 달라질까 기대한다.

관광지에서는 혼자 오는 손님은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다. 돈이 될만한 메뉴는 권할 수가 없고 식사 메뉴는

맛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매운탕 1인분 12,000원' 먹어 본 매운탕 중에서 제일 매워 억지로 참고 먹

다가 한마디 한다. "사량도 고추가 맵습니까?" "왜 매워요" "세상에서 제일 매운 매운탕입니다." "손님들 다

그렇게 먹는데" 계속 말대꾸할 것 같아 내가 먼저 입을 다문다.

       

(7:40) 다음 날 아침 진촌

커피용 뜨거운 물을 얻기 위해 여관집 주인을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고, 문을 연 상점을 찾아 부둣가를 돌

아다니다 젊은 청년이 지키고 있는 편의점을 찾았다. 뜨거운 물과 산행정보를 얻어 나온다. 진촌에서 옥녀

봉은 바로 보인다. 앞 봉우리 뒤에 살짝 고개를 내민 봉우리가 옥녀봉이다.

 

진촌 옥녀봉 등산로 입구

사량도 지리산 종주를 어디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 아침까지도 정하지 못했다. 섬 순환버스는 아침

7시 10분 진촌에서 출발하여 돈지까지 간다. 버스가 이른 아침부터 운행하는 것을 보면 섬사람 보디 외지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한 것처럼 보인다. 등산코스 안내서도 돈지나 내지에서 지리산을 올라 옥녀봉으로 하

산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지리산은 섬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아침에 東(옥녀봉)에서 시작해서 西(지리산)

로 하산하면 햇빛을 계속 등지는 순광 상태에서 산행하게 되고 반대로 산행하게 되면 역광 상태가 된다.

 

옥녀봉부터 시작한다. 등산로 초입 누런 잡목 사이에 동백나무, 언제부터 꽃 피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겨울에 꽃을 본다는 것은 행운이다.

 

측백나무를 끼고 모퉁이를 돌아가면

 

대나무 숲이 길을 내주고

 

송림 사이로 본격적인 옥녀봉 등산로가 시작되며 바로 암반이 시작된다.

 

아침 햇빛은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눈 앞에 작은 암봉 하나를 올라서면

 

바로 옥녀봉이 나타난다. 옥녀봉은 암봉으로 처녀 젖가슴처럼 뽕긋 솟은 모양을 두고 옥녀봉이라 부른다

고 한다. 옥녀봉 바위 사이 가파른 경사면에는 소나무, 철재사다리, 나무계단 등이 이끼처럼 달라 붙어 있다.

 

담력이 필요한 철재계단

 

나무계단

 

옥녀봉(304m)은 정상석이 없고 사람들이 오고 가며 던져놓은 돌무더기가 정상석이다.

 

옥녀봉부터 시작하는 지리산까지 종주 능선은 바다와 산과 암릉이 함께하는 환상적인 코스로 산행 내내 비

경에 탄성을 자아내며 시선을 한 곳에 붙잡아 두질 못한다. 암릉은 톱날바위, 칼바위 직벽, 절벽 등으로 험

하기 짝이 없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바위를 올라타고 기어 다니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재미다.

다행히 위험코스와 우회코스가 있으며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안내판도 잘 설치되어 있다.

 

철계단 오르기 

  

밧줄 잡고 오르기

 

출렁다리 안전수칙

 

출렁다리 1구간 (길이 22.2m, 폭 2m)

 

난간에 카메라 붙들어 메고 셀프 촬영

 

출렁다리

 

출렁다리 2구간 (길이 39m, 폭 2m)

 

가마봉 직전 20여 미터 높이의 수직 철사다리

 

코가 벽에 닿을 정도의 수직 철사다리 앞에서 우회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심한 고민을 한다.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난간을 꼭 잡고 발을 옮기며,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 속으로 계단을 센다. 실물은 정

말 무섭다. 유격훈련에 비교하는데 유격훈련은 힘이 들지만, 여기는 공포를 자아낸다.   

 

연지봉과 향봉을 출렁다리로 건너고

  

(9:25)가마봉(303m)

산은 별로 높지 않으면서 험하기로는 나라안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산행 내내 긴장을 늦출 수가

없구나!

 

가마봉에서 불모산까지 톱날능선

 

마당바위처럼 정상 부분에 넓게 암반이 드러난 곳도 있다

 

옥녀봉 오르기 전 부터 시작한 암릉은 산행 내내 이어지고

 

뱀처럼 구불거리는 능선도 이제 반은 지나왔고 대항과 옥녀봉이 함께 눈에 들어온다.

 

불모산에서 보니 가마봉, 출렁다리, 옥녀봉, 대항, 고동산, 아랫섬(칠현산)이 바다와 어우러져 그림 같다.

 

(10:20)달바위(400m) 혹은 불모산에서 서쪽으로 지리산은 마지막 봉우리다.

 

불모산 정상석과 기념 촬영

 

기암 절벽을 옆에 두고 바위를 기어 오르면 오금이 저린다.

 

암릉과 한바탕 시름을 하고나면 포장마차가 있는 안부에 내려선다. 지리산 정상까지는 40분이라고 일러준다.

 

아랫섬과 윗섬 사이의 해협 길이가 530m,  '2주탑 사장교' 공사가 한창이다. 

 

칼바위 톱날바위 어느 바위가 더 위험할까?

바위의 날카로운 면을 가지고 말하는데 화강암 칼바위는 단단하고 뾰쪽하고 현무암 톱날바위는 절리의 갈

라진 틈으로 부스러지기 쉬움.    

 

돈지에서 출발한 산행팀과 반갑게 조우하다.

 

톱날능선은 정상까지 계속 되고

 

지리산 정상 조망

 

지리산 정상 모습

사량면 돈지리에 위치한 지리산은 사량도 윗섬에서 동서로 길게 뻗은 산줄기에서 돈지리 쪽의 제일 높은

봉우리(해발 398m)를 말하며 지리산이 보인다고 해서 '지리망산'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산 정상 부분을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에서 보는 것 모두가 지리산 천왕봉을 축소한 것처럼 보인다.  

 

(11:50)지리산(397.8m)

 

지리산 종주 능선 (불모산, 가마봉, 출렁다리, 옥녀봉) 조망

 

지리산에서 돈지, 내지 방향 능선

 

대표적인 톱날바위 능선

 

돈지, 내지 갈림길에서 톱날바위 절벽 지리산 조망

 

내지로 하산하면서 계속 능선을 타다가 아래 보이는 봉우리에서 우축 경사면으로 내려선다.

 

내지에서 지리산 능선 좌측 끝 봉이 지리산. 금북고개(내지) 등산로 입구쪽으로 하산 완료

 

(13:10) 내지항 도착

 

내지- 삼천포 여객선

오후 2시 10분 내지에서 사량도- 삼천포 여객선을 타기로 한다. 1시간 가량 여유가 있어 부둣가 포장마차

에서 점심을 먹는데 메뉴는 매운탕 달랑 하나, 맵지 않게 부탁한다.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합병하여 사천시로 지명이 바뀌면서 삼천포시는 영원히 삼천포로 빠지고 말았다.

삼천포에서 남해로 들어가야 한다. 삼천포대교만 건너면 남해군이다. 삼천포사량도 여객터미널에서 삼천

포 시외터미널까지 시가지 구경도 할 겸 걸어서 찾아간다. 여객터미널에서 남해읍까지 가는 버스는 없다.

진주로 가든지 터미널 앞에서 25번 지족 가는 버스를 타고 지족에서 남해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시간이 남아 부근 사우나에서 목욕하고 4시 50분 지족가는 버스를 탄다. 남해를 조그마한 섬으로 알았다

간 큰코다친다. 삼천포에 지족까지 버스로 50분, 지족에서 상주해수욕장까지 택시로 30분(24,000원).

저녁 6시 상주에 도착하니 어둡다. '천산혜펜션'에 숙소를 정하고 부근 식당에서 멍게 비빔밥으로 저녁을

먹는다. 

 

 

 

 

                                                        2013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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