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당봉 정상에서 西門 가는 길을 묻다.
하나 있는 이정표는 다방리와 北門을 가리키고 서문가는 길은 아는 사람 하나 없다. 아는 척하는 사람을 붙
들고 가 봤느냐고 하니 아니라고 한다. 산에서 누가 길을 물으면 분명한 대답을 해 주어야 한다며 자칫
조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이 서문을 향하고 있다. 중간중간 고갯마루에 길이 있어 보이고 성벽 같
은 돌무더기가 숲 속으로 이어지는 모양도 보인다.
(12:30) 고당봉 정상에서 서문가는 길을 묻다.
정상에서 남릉 바위 사이를 내려오니 등산로가 나타난다. 숨이 차는 오르막도 없고 그저 평지나 다름없는
순탄한 길이 계속 이어지며 가끔 언덕처럼 생긴 봉우리를 만나면 주변 경관들이 모여들고 바위들이 모여
있는 곳은 훌륭한 전망처가 된다.
북구 율리역(지하철 2호선)까지 6.4km 이정표 여기서 북문과도 연결되는 모양이다.
산 허리를 길게 긋는 성벽은 복원을 기다리고
맞은편 능선 북문, 원효봉, 의상봉 조망
넓은 평전으로 이루어진 골짜기는 사람 살기에 좋은 여건을 고루 갖추고 있는 형국이다. 산성 중심부에는
산성마을이 있고 그 주변으로 부산시교육원, 청소년야영장, 천주교농장, 화명식물원 등 큼직큼직한 공공
시설물들이 들어서 있다.
미륵암 갈림길
금곡동 갈림길
솔바위
제2금샘
암문/석문
성벽에 걸쳐 있는 소나무
494봉
(13:20) 석문/암문에서 성벽은 끝나고 만다. 석문을 빠져나와 성벽의 연장선을 찾기 위해 율리역과 화명동
방면으로 간다. 성벽이 있을 만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조금씩 아래로 내려가면서 얼마간 가 본다.
부산광역시학생교육원과 제4망루 주변으로 벌거숭이 된 현장
부산시 화명수목원과 西門 을 보며 성벽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인지하고
여기서 좌측 화명수목원, 학생교육원 900m 방향을 선택한다. 우측은 화면동, 율리역 2.3km
494봉 바위 아래에서 성벽을 발견하고 성곽 안으로 넘어들어가니 성곽 따라 등산로가 있는 것이 보인다.
철탑2 지나면
복원이 끝난 성곽을 만난다. 성곽 아래로는 잡초만 무성하고 성곽 위로 걸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통행할
것인지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이 기회에 성곽 위나 걸어보자 하고 암문이 있는 곳까지 간다.
암문 입구에 세워진 출입금지 안내판 있다
학생수련장이므로 외부인 출입금지하며 특히 궁도 수련으로 화살사고 위험이 있으니 유의하라고 한다.
어디로 가란 말인지 일절 안내는 없다.
지도상으로는 암문에서 성곽이 中城 과 西門 나누어지는데 현장에는 한 가닥 성곽만이 계곡을 가로질러 산
등성이를 향해 계속 전진하고 있다. 어느 쪽도 탐방로는 보이지 않고 성곽 위를 계속 걷는다는 것은 말이
안 돼 하는 수 없이 등산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기로 한다.
가람낙조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은 있는데...
서문 안내는 없고
화명수목원 안으로 들어가서 서문이 보이던 방향으로 가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서문 위치를 확인한다. 드
디어 수목원 중앙광장 뒤로 서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천천 계곡 위에 세워진 西門은 성문 양옆 성곽의 날개는 거창하게 펼쳐놨는데 파리봉과 연결되는 성곽
과는 어떻게 이어지는지 설명이 없어 황당하다. 주변을 샅샅이 뒤져봐도 성벽의 흔적은 찾을 길 없고 금쪽
같은 시간 30분을 서문에서 헤멨다.
어쨋든 서문까지는 왔으니 이제 파리봉과 연결하는 성벽을 찾아 파리봉을 올라야 한다.
(14:30) 西門 도착
서문 홍예문 지나는 길이 반듯하게 열려 있다. 저 어딘가에서 성벽을 만나겠지 하는 희망을 품고 두리번거
리며 위로 올라간다. 서문 좌측으로 대천천 계곡 지나 능선과 만나고, 우측으로는 산성도로 건너 급한 경
사면, 바로 가면 산성마을, 동문, 산성고개다. 더 이상 성벽을 찾지 못한다면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내자.
가던 길은 산성도로와 만난다. 반대로 내려오는 사람을 붙들고 산성과 파리봉의 연결을 물어보니 아는 사
람이 없다. 산성도로 변 음식점 같은 집에 들어가 물어본 결과 화명수목원 정문 맞은편에 파리봉 안내판이
있다고 한다.
화명수목원 정문 앞 '금정산 숲속 둘레길' 안내판 옆에 파리봉 이정표가 있다. 화명정수장은 둘레길이고
드디어 파리봉 2.7km 가는 길 만나다.
정자가 있는 고갯마루까지 와서 좌우 능선을 바라보니 어디로 갈지 막막하다. 양쪽 모두 산길이 있지만, 일
단 고개 넘는다, 구릉지가 나타나면서 집과 밭들이 넓게 흩어져 있다.
파리봉으로 갈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산성마을로 가다 보면 산성이 나오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며 나지막한 언덕을 넘어서니
우뚝 솟은 파리봉이 눈앞에 나타난다. 밭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저게 무슨 산입니까." "파류봉" 파리봉을 파
류봉이라고도 부른다. "어디로 가야 합니까.?" "기도원 쪽으로 가야 하는데, 멀고." "화명식물원 정문에서 아
래로 좀 더 내려가면 거기 이정표가 있지" "정문 앞 이정표 보고 왔는데요" "그거 말고 더 밑으로 가면 또 있
습니다. 거기서는 30분만 하면 올라가는데 여기서는 한 2시간 걸릴 거요" 도무지 계산이 안 나온다. 아저
씨 말에 주눅이 덜어 눈앞에 파리봉은 점점 멀어져만 보인다.
어디에도 파리봉과 성벽을 연결지을만한 실마리는 찾을 길이 없다. 명색이 혼자 백두대간 하다는 놈이 길
을 잃어서야! 그동안 산에 다닌다면서 지형지물을 보는 안목도 생겼다고 자부하는데 향우 일정을 포기할
판이니 자존심이 구게 진다.
길가 음식점 마당에서 일하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길을 묻는다.
임마뉴엘 기도원 쪽에서 가나안수양관 쪽으로 들어가면 주차장 지나 정문이 나오는데 좌측으로 오솔길을
따라가면 됩니다.
우측으로 성벽 잔해를 만나니 반갑다.
파리봉 정상은 바위가 일구어낸 거대한 암봉이다.
산 능선에서 정상까지 불끈 솟은 형상은 땅속에서 힘차게 솟아오른 모양이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바위가 얼키고설킨 사이로 철재 계단을 놓아 안전한 통로를 만들어 놓았다.
(15:50) 파리봉(615m) 도착
파리봉 정상석과 기념 촬영
산성구간 답사 중 서문에서 파리봉까지가 제일 힘들었다.
일주 끝 무렵이라 체력도 많이 소진되었고, 길을 찾느라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으니 기분도 많이 저하되고,
해발 고도가 제일 낮은 곳에서 등정하니 파리봉은 만만찮은 높이를 하고 있다.
산성 일주는 서문에서 파리봉까지의 부정확한 코스 때문에 파리봉에서 서문으로 행하는 코스를 정하는 것
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제1망루
파리봉 지나면서 망미봉, 대륙봉을 보면서 간다.
멀리서 보면 산이지만 가까이 가면 어느새 낮은 언덕으로 다가와 순탄한 길을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남문 900m, 금강공원 케이불카 2.1km, 만덕동 2.2km 이정표
기암
낙동강, 김해, 구포, 방면
(16:30) 망미봉(605m)
남문으로 내려서는 마지막 계단
南門
(16:40) 남문 도착
제2망루에서 지나가는 사람 붙들고 사진 한 장 부탁하고
제2망루 (동제봉)를 뒤로 하고 내리막 길을 달린다.
마당바위처럼 생긴 바위를 여기서는 평평바위라 부른다. 바위 끝 부분에 대륙봉이라는 정상석이 놓여 있고
(17:00) 대륙봉(520m) 도착
대륙봉 이정표 뒤로 파리봉과 산성 성곽길이 뚜렷하다.
산성도로 위 성곽 복원 현장
기암
(17:20) 동문에 도착하니 어둡기 직전이다.
언제나 산행을 마치고 나면 무엇인가 두고 온 것처럼 아쉬움이 남는다.
배낭을 정리하고 산행일지를 접으면서 하루 일정을 끝내지만,
다음 산행을 정하지 않고서는 발길이 뛰질않는다. 산성고개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아 하루종일 혹사한 다리를 만지작거리며 아침에 타고 온 버스를
기다린다. 자동차 불빛과 소음만이 고개를 넘나들며 갈 길을 정하지 못한 원객을 불안스럽게 한다. 온천장
에서 간단하게 목욕을 하고 부근 식당에서 국물이 있는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지하철로 부산역으로 가자.
마침 빈 택시가 올라온다. 목욕탕 식당까지 다 소개받는다.
2013년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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