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부산 금정산

부산 금정산성(동문~의상봉~북문~고당봉) 일주①

안태수 2013. 12. 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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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진산 금정산 금정산성 일주하다

 

금정산 산행 계획을 세우면서 금정산은 어디까지 가야 갔다고 말할 수 있을지 무척 조심스러웠다. 금정산동으로 금정구, 북으로 경남 양산시, 남으로 동래, 서로는 북구와 접하는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북쪽 고당봉에서 동문을 거쳐 남문 파리봉까지 산정을 따라 ㄷ자형 산성도 축성되어 있고 가운데는 산성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산성마을에서는 도심과 사방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시내버스도 다닌다. 성곽을 따라 4 문, 4 망루, 8개 (의상봉, 원효봉, 고당봉, 파리봉, 상계봉, 망미봉, 동제봉, 대륙봉) 봉이 있으며 서문과 제4 망루를 연결하는 中城도 있다, 금정산은 도심에 위치하는 관계로 공식적으로 27개 등산 코스가 

개되고 있어 어디서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은 지 정답은 없어 보인다. 산성 일주코스를 당일로 답사하기로 하고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 5시 30분 첫차를 타고 부산역에서는 온천장까지 지하철을 이용하고 온천장에서 산성고개까지는 203번 산성버스를 탄다. 산성 일주를 하다가 시간이 부족하면 탈출로가 많이 있으니 염려는 내려놓는다. 

    

  

(9;40) 온천장역 3번 출구에서 육교를 지나 버스정류장에서 9시15분에 출발하는 버스(온천장~산성마을)를 타고 산성고개(398m)에 내린다. 아침 복잡한 시간에 배낭을 메고 지하철을 타려며는 사람들로부터 눈총을 받을 각오는 해야 한다. 경로석이라도 비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배낭을 재빨리 벗어 걸 거적 거리지 않게 선반 위에 올려놓고 또 성추행 오해를 피하려면 한 손은 손잡이, 다른 한 손은 포겟속에 얌전히 찔러 두어야 한다.

  

 

금정산 등산안내도는 한마디로 복잡하다, 등산로가 사방으로 연결되면서 거미줄처럼 엉켜 있다. 부산 시민들이 동네 뒷산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산이 갖는 고유의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자칫 놀이터, 운동장, 쉼터 같은 분위기로 전락하게 된다.

산성 일주를 하려면 부산에 사는 사람 같은 경우에는 집과 가까운 등로를 선택하면 되겠지만, 외지에서 찾는 사람은 교통과 접근성이 편리해야 하며 또 어느 방향으로 진행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산성고개 동문에서 남문으로 시작하는 원점 회귀 코스가 성곽을 놓칠 부담도 적고 또 햇빛을 등지고 걷는 시간이 길어 시야도 맑고 사진도 후광으로 찍는다. 

    

 

기대반 우려반 포장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 산속의 넓은 공터를 만나면 언제나 반갑다, 계곡과 능선의 비탈길을 힘들여 올라오다가 넓은 공터와 마주치면 언제나 목적지에 다 온 기분이 들어 짐을 내려 놓고 쉴 준비를 한다. 시작부터 주차장, 화장실, 의자 등이 있는 작은 공원을 만난다.

 

  

(9:50) 동문 도착

산성마을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말끔히 단장한 성문이 안부를 막고 양쪽 언덕으로는 흰 돌로 축성한 성곽이 날개처럼 펼치고 있다. 

 

 

성문 안으로 들어서면 양쪽으로 성벽을 따라 성곽을 일주하는 길이 있고

 

 

정면으로는 산성마을 가는 길이 보인다.

 

 

우측 북문으로 가는 길을 택한다.

성문의 성곽과 누각은 복원한 지 얼마 안 되는 듯 시멘트와 횟 칠 자국이 곳곳에 선명하고 주변 잔디는 줄지어 심어진 흔적이 한 해도 지나지 못한 것 같다. 나라 안 곳곳의 성곽 복원 실태는 실제로 축성한 시대의 양식과 무관하게 복원되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준다.

 

 

금정산성은 동래와 낙동강 하구를 향한 사면은 경사가 가파르고 곳곳에 절벽과 암벽이 있고 그 반대쪽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어 계곡과 구릉지가 많아 지형 자체로도 훌륭한 성곽 역활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복원 구간  

금정산성은 길이 17,337m, 성벽 높이가 1.5m에서 3m 정도로 우리나라 산성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실제 성벽을 사이에 두고 적과 마주친 기록은 있는지 궁금하다. 왜냐하면, 남한산성, 북한산성 등과 교하면 성곽이라기 보다 적으로부터 몸을 숨기는 은폐물 정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탐방로 주변으로 소나무가 많이 심겨져 있다.

 

 

성곽을 끼고 난 길과 등산로로 보이는 길 때문에 혼선이 생긴다.

 

 

535봉에서 성곽으로 붙지 않고 지정된 탐방로를 따라가다가 제3망루를 지나쳤다. 여기서부터 금정산은 제 모습을 나타낸다.

고당봉까지 주-욱 이어지는 넓은 평전은 성곽과 능선을 가림없이 눈에 들어오게 하고 마치 고산지대에 올라온 것처럼 키 큰 나무는 작아지고 관목들만 무성하다. 능선마다 흰 화강석 바위가 제멋대로 솟아 기암괴석을 이룬다.

 

 

제3망루

 

 

나비바위

 

 

강아지바위

 

 

제3망루에서 제4망루, 의상봉, 원효봉, 고당봉과 성곽 길 조망.

 

  

부채바위

 

 

불독바위

 

 

코끼리바위

 

 

김유신솔바위

금정산 고당봉은 신라 김유신장군이 삼국 통일의 큰 뜻을 품고 훈련을 하던 곳. 어느 날 바위에 올라 부동자세로 오랫동안 서 있는 훈련을 하다가 선 채로 오줌을 쌌다고 한다. 부하 한 사람이 그 자리에 소나무를 심었다고 하는데, 어른 키 만큼 자란 소나무는 아직도 푸르다고 하며 그 위치는 모른다고 한다.

 

 

부채바위

 

 

의상봉과 무명암 조망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지 탐방로 정비가 시급한 현장

 

 

성곽길과 탐방로의 구분을 확실하게 해야 할 곳.

 

 

탐방로를 걷다가 성곽을 따라 걷다가 하면서 어느새 제4망루가 가깝다. 의상봉은 바로 옆이고 원효봉. 고당봉은 아직도 멀다.

 

 

 제4망루는 허허벌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변에 나무 한 그루 없고 흙 바닥을 훤히 더러 낸 모습이 안쓰럽다. 반대편 능선에서 보면 벌거숭이 봉우리다.

 

 

(10:40) 제4망루 도착

 

 

의상봉

 

 

의상봉과 무명암

 

 

무명암

 

 

무명암

 

 

의상봉에서 원효봉까지는 비교적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의상봉과 무명암

 

 

 (11:00) 원효봉(687m) 도착

 

 

원효봉에서 고당봉까지 성곽은 계속 되고 

 

 

북문은 원효봉과 고당봉 사이 넓은 안부 산성마을과 범어사를 잇는 고갯마루에 세워졌다. 넓은 구릉지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양성하는 훈련장으로 쓰였으며 더 오래전에는 원효대사가 화엄경을 설파하던 장소였다고 한다.

 

 

(11:20) 북문 도착. 범어사는 1.6㎞, 아쉽다.  

 

 

洗心井(세심정)

 

 

금정산장(금정대피소)

 

 

금정대피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고당봉까지 800m 막바지 피치를 올린다. 고산지대를 알리는 산죽들의 서식지가 나타나고 키 작은 나무들이 하늘 길을 연다.

 

 

금샘 500m는 생략하고

 

 

고당봉 암릉 직전 넓은 공터에서 바위를 오르기 위한 숨 고르기를 한다.

 

 

바위 사이로 설치한 목재 계단이 정상까지 굽이굽이 놓여 있다. 바위에 코를 처박고 숨 가쁘게 올라오는 바람에 고당봉 정상에 얼키설키 얽혀 있는 귀한 바위 사진은 한 장도 못 구하고 왔다.

   

 

金井山 山神閣 姑母靈 神堂(금정산 산신각 고모영 신당)

정상 바로 아래 넓은 반석 위 시멘트로 지어진 작은 암자가 있다. '금정산 산신각 고모영 신당'이란 당호를 걸고 있어 우리 토속신을 모신 곳으로 보인다. 무속 행위 금지라는 안내판이 설치된 것을 보면 무속인의 출입이 잦은 모양이다. 400여 년 전 밀양 박씨라는 분이 범어사에서 불가에 귀의해 화주보살이 되어 많은 불사를 해서 사부대중으로 칭송을 받았다고 한다. 큰 스님에게 내가 죽은 후 고당봉에 당집을 지어 제사를 지내주면 영원히 범어사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그 후 큰 스님은 약속을 지키고 정월 대보름과 단오날에 제사를 지내주니 범어사가 번창하고 융성해졌다고 하는 설화가 있는 산신각. 

 


 

고당봉에서 양산 범어사 능선으로 솟아 난 암릉들 그 뒤로 장군봉 조망

낙동정맥은 백두대간 태백시 천의봉(매봉산)을 지나 작은피재에서 시작하여 태백시 구봉산, 울진 백암산, 청송 주왕산, 울산 가지산, 부산 금정산, 백양산, 다대포의 몰운대에 이르는 360km 산줄기를 말한다.

 

 

金井山 姑堂峰

 

 

(11:50) 고당봉(802m) 도착

부산광역시 금정구와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 경계에 있는 산. 바다와 함께 부산시민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있는 명산. 고당봉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무한한 긍지와 애향심은 고당봉의 늠름한 자태와 영원히 같이 하며 범어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찰과 암자, 종교 시설들은 시민들의 애환을 곳곳에 담아 두고 있다. 

 

   

범어사 쪽에서 올라오다가 고당봉 정상 직전에 설치된 철제 나선형 계단

 

 

 고당봉 정상 암릉 사이를 연결하는 테크

 

 

고당봉 정상 주변에 서식하는 집 나온 산고양이

온천장역 구내에서 아침과 점심용으로 참치와 김치 김밥을 두 줄 샀다. 여기까지 오면서 적당한 곳에서 한 줄 먹으려고 하다가 시장기를 별로 느끼지 못해 정상까지 온 것이다. 정상 바로 아래 양지바른 곳에서 김밥을 펼쳐보니 한마디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종이 도시락에 듬성듬성 써려서 두 줄을 꾹꾹 눌러 랩으로 감아 놓아 떡처럼 서로 달라 붙어서 덜어내려니 터져버려서 밥과 속이 흩어져버린다. 한참 김밥과 씨름을 하고 있는데 참치 냄새를 맡은 고양이들이 내 주위를 빙 둘러앉는다. 한 개 먹어보니 맛도 없어 다 먹기는 글렀다. 참치김밥은 고양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김치김밥만 커피와 같이 먹는다. 

 

 

 

 

 

 

2013년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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