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13 신의터재~봉황산~비재

백두대간 신의터재~화령~봉황산~비재

안태수 2013. 9. 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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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령을 눈앞에 두고

 

천기를 누설한 적이 있다.

가을은 아직 멀었는데 소매 끝에 이는 바람으로 가을이 왔다고 호들갑을 떨었더니 하늘이 怒해 한 주 내내

나라 곳곳에 비를 뿌린다. 가을비라고 나보다 더 오두방정을 떠는 이도 있다. 짐을 간단히 꾸린다. 짐이라

해봤자 물 종류가 배낭 무게의 반을 차지한다. 새벽녘에 잠깐 서늘하다가 이내 바람 한 점 없는 습한 날씨

로 바뀐다. 물을 적게 준비한 게 마음에 걸린다.

 

 

(06:10) 신의터재

백두대간 기념석, 신의터재 기념석, 신의터 정자, 낙동강  금강 분수령 안내판, 대간 설명도 모두 모아

기념 촬영

 

신의터재 맞은 편 화동, 상주 표시판 뒤 공동묘지 사이로 대간 길이 열린다.

 

화령 11.9km 지금부터 시작이다.

 

신의터재 전경

신의터재는 세 번째 오는 길이다. 새벽 5시 30분 화서IC에서 개인택시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도착지인 갈

령에 차를 주차시키고 출발지인 신의터재로 왔다 (30,000원). 산에는 해도 빨리 뜨고 빨리 진다. 금방 시

야가 밝아진다.  

 

선교리 공동묘지 구역 통과

 

이맘때가 되면 벌초하느라 난리다. 제초기에 돌이나 나무 등 딱딱한 물질이 부딪쳐 몸을 다치고, 말벌에 쏘

여 생명을 잃는 사람도 있다. 깨끗하게 단장한 묘지는 보기에 좋다. 후손을 잘 둔 것이다. 그런데 제삿밥은

잘 얻어먹는지 궁금하다. 벌초 대행업자, 차례상 대행업자들이 번성하는 것을 보면서 자식들에게 '제사밥

제대로 얻어 먹겠나?.' 하면 '걱정하지 마이소. 하는데 영 믿음이 안 간다.

 

서어나무 (자작나무과, 낙엽교목) 군락지

 

화령재 9.7km

 

노간주 나무(측백나무과, 상록, 교목, 침엽수) 군락지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씨 숲을 빠져나오니 하늘이 보이며 구름 사이로 해가 난다.

 

숲을 따라 마을 쪽으로 향하면

 

농장구역이 나오고

 

농장길 따라 가다가 대간 길을 만난다.

 

봉우리에 올라 대간 리본이 주렁주렁 매달린 것을 보면 쉬었다 가는 장소다, 위치 확인 후 따라 쉬고 출발

할 때는 다음 길을 확인 해야 한다.

 

무지개산은 대간 길에서 200m 정도 비켜나 있다.

야간에 다니는 사람은 캄캄한데 뭐 보이나 그냥 지나치지만, 멀리까지 와서 안 보고 간다면 후회할 일. 

 

(07:50) 무지개산 (438.2m)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200m 비켜 나 있고 골짜지 이름이 무재개골이고 그 아래는 저수지가 있다. 

 

잣나무 조림지

 

불루베리 농장

 

봉우리를 만나면 잘 살펴야 한다.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정표, 각종 부착물, 바위, 특이

한 나무, 등 꼼꼼히 챙겨야 길을 잃지 않는다.

 

경사면으로 암벽이 돌출한 곳.

 

(09:30) 윤지미산 (538m)

윤지미산 정상부분은 버스 한 차 정도 단체팀도 쉬어 갈 수 있는 넓은 공터가 있다.

20분 정도 간식을 먹으면서 쉰다.  

 

윤지미산 셀프 촬영

 

윤지미산에서 다음 임도를 만날 때까지 급한 경사가 여러 차례 반복된다. 곳곳에 밧줄이 매여져 있지만, 줄

만 믿어서는 안 된다. 컴퍼딜 스틱을 쓰는데 한쪽 손목스트랩이 끊어졌다. 오래 사용한 이유도 있지만, 체

중이 아래로 많이 쏠리는 경사지에서는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봉분이 없는 것을 보니 화장해서 유골함만 안치한 모양이다. 햇빛이 하루종일 들어 따뜻하겠지만, 비바람

을 막아 줄 숲이나 구룽이가 가까이 없어 겨울에는 춥겠다. 

  

덜꿩나무 열매

 

신봉리 일대를 한바퀴도는 임도를 만나다.

 

화령재 1.0km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 소음이 산을 진동한다.

 

임도 따라 걷다.

 

30번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터널위에서

옷차림이 맘에 안 든다.

통풍성 소매 긴 남방에 수축성이 있는 나일론 소재 바지, 땀이 빠르게 흡수하고 건조되는 투습성 내의, 몸

에 착 달라붙는 것이 싫어 헐렁한 것을 장만 했더니 신경 안 쓰면 옷이 막 돌아다니고 체력이 떨어지면 바

지가 흘러 내려 다리에 옷이 거치적거려 걷기도 힘 든다. 땀이 온 몸을 적시고 바람 한점 없는 상태에서는

기능성도 무용지물이 된다.    

 

(11:00) 화령으로 내려서다

 

백두대간 화령 기념석

 

화령재 (320m)

 

火嶺亭

 

늦은 아침과 동시에 이른 점심이다.

새벽 3시 동네 24시 김밥집을 찾았다.

김밥집은 보안상 문을 걸어 잠그고 문 틈새로 대화한다.

'김밥 2줄' '다 팔렸습니다' '먼 산행 가면서 이 집 믿고 밥을 준비 안 했는데 큰일 났습니다.' 상도동으로 이

사 오고 7년 단골인데 장사가 잘돼 손님은 안중에도 없다. '맨밥으로 김밥을 싸도 괜찮습니까?' 땀을 많이

흘리고 나면 입맛이 없어진다. 맨밥으로 싼 김밥은 최악이다. 짠맛이 필요한데 사과, 복숭아로 간을 맞추

니 목구멍을 넘어가지 않는다. 억지로 음식을 삼키다 보니 명치가 답답하고 체한 듯 가벼운 복통이 온다.  

 

(11:40) 점심과 간단한 휴식을 마치고 화령재를 떠난다. 도로표시판이 서 있는 숲 입구에 백두대간 안내판

도 있다. 무심히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는 길을 잃고 헤맬 것이다. 정상적으로는 숲을 따라 길이 나 있어야

하는데 도로, 주차장, 사유지 등이 얽히면서 대간 기능이 훼손된 것이다.    

 

25번 국도를 따라 우측 벽을 유심히 살피면서 약 200m 내려오면 49번 지방도가 만나는 수청거리 삼거리

우측 숲 사이로 흰 간판이 보인다.

  

가까이 가 보면 백두대간 안내판이다.

 

공동묘지 옆으로 대간 길

 

문화식당, 여인숙 이용하면 신의터재, 화령, 비재, 갈령 무료 차 대기 안내

 

 

화서면 화령 마을

 

450m봉

 

(13:10) 산불감시초소에서 봉황산까지는 1.8km, 1시간 거리다.

능선 중간 안부 쪽에서 누가 웃옷을 벗은 채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고 있다.

'안녕하세요' '사람 처음 보죠?.' 뜻밖의 인사를 나누고 어디서 어디로 가는지 길을 나눈다. 화령에 사는 사

람으로 일주일에 세 번 봉황산을 오른다고 하며 나는 백두대간 중이라 말해 준다. 그리고 각자 능력대로 봉

황산을 향한다. GPS가 봉황산을 알린다. 거친 내 숨소리에 정상에 먼저 도착한 분이 헛기침으로 답한다.

도착하자마자 악수를 청하며 기다렸다는 듯이 사과 반쪽을 내민다. 그리고 내가 가는 길을 가르쳐주며 작

별을 한다.   

 

(14:00) 鳳凰山 (740.8m)

화령(化寧)북쪽에 우뚝 솟아있는 대간상의 산이다.
봉황새가 살았다는 전설이 있고. 정상이 봉황이 머리를 들고 양 날개를 펼친 모양과 같다고 한다 

 

鳳凰山 기념촬영

 

급경사 바위투성이 위험구간

 

660m봉

 

소나무에 달린 백두대간 리본

 

다음 구간 속리산 천왕봉

 

 

 

잣나무 조림지를 따라 내려오면서 중장비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요즘 자치단체마다 열심히 벌이는 사업

중 생태계복원공사라고 도로를 만들기 위해 잘려나간 산을 다리를 놓아 그 위에 흙을 덮어 야생동물의 이

동로를 만들어주는 공사다. 부수고 새로 짓는 일은 누가 하나? 모두 국민이 하지!

 

(16:00) 비재(329m) '백도대간 마루금 생태계 복원공사' 중

신의터재에서 비재까지 19.25km, GPS는 무지개산 왕복과 길 찾느라 왔다갔다한 거리 합쳐서 21km, 8시

간 40분 소요, 평균 시속 2.4km를 나타낸다. 현재까지 결코 늦은 속도는 아니지만. 당초 계획은 갈령까지

다. 비재~못재~갈령삼거리~갈령까지 남은 거리는 5km 정상 걸음으로 3시간이 걸린다. 비재에 내려서 맞

은편 능선을 보니 나무조차 바로 서기 힘든 가파른 경사면이다. 산행 막판에 체력이 다 소진된 상태에서 무

리를 피하고 비재를 시작으로 하는 코스로 대간 길 나누기를 다시 한다.   

  

갈령(葛嶺)

화남면 동관리에서 화북면 상오리로 넘어 가는 해발 443m의 고개. 49번 지방도로 위에 있다. 백두대간에

서 산이 갈라져 나온 곳에 있는 고개다. 지금은 아래로 터널이 생겨 나 같은 사람만 찾는다

차는 갈령재에 있다.

개인택시를 불러 갈령까지 간다. (20,000원)

간단히 짐을 정리한 후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갈령 이곳저곳 구경한다. 갈령 기념석 주변으로 무궁화

꽃이 많이 심어져 있고 꽃도 한창이다. 산제비나비는 꽃 속에 머리를 처박고 꿀 빨기에 정신없다. 갈령

거리, 형제봉 가는 이정표가 눈에 띈다. 다음은 비재에서 갈령삼거리 형재봉 천왕봉까지 곧장 간다.

올 수 없는 곳 사진으로 담고 갈령은 여기서 안녕이다.   

 

 

 

 

 

                                                           2013년 9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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