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9 부항령~삼도봉~우두령

[스크랩] 백두대간 부항령~삼도봉~우두령

안태수 2013. 7. 1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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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땅을 벗어나는 백두대간

 

삼도봉을 기점으로 전라도 땅을 벗어난다

겨우내 남원, 함양, 거창, 장수, 무주를 헤매다가 드디어 김천으로 넘어간다.

장마를 건마라고 부르는데 무슨 소리인지? 장마철에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서 그러는가!

장거리 산행 중에 눈과 비는 위험만 가중시킬 뿐 아무런 쓸모가 없다. 잠깐씩 오는 비나 눈은 낭만을 불러

일으키지만, 폭설과 장마는 공포를 자아낸다.

일기예보는 산행 당일 새벽까지 약간의 비가 내리고 오후부터는 겐다고 한다.

무주 무풍 개인택시와 연락하여 잠잘 곳과 새벽 교통편을 예약하고 차 시간에 맞춰 오후 2시 45분 남서울

터미널을 출발한다. 대전을 지날 무렵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무주에서는 가는 비로 바꿔 계속된다. 

오후 5시 15분에 무주에 도착해서 군내 버스 막차를 타고 6시 15분 무풍면에 도착한다. 이제 하늘만 쳐다

보는 신세가 됐다. 

 

무풍면 內 장터회관 (한정식)이 숙박지다.

도착하자마자 방을 정하고 1층 식당에서 청국장으로 저녁을 먹는다.

평일은 손님이 없으니 식사 메뉴는 한가지다.

내일 산행 중 점심을 부탁한다. 음식이 잘 쉬는 때이니깐 밥은 곤란하고 대신 누룽지를 한 봉지 준다.

서울서 준비한 흰 절편(5), 팥빵(1), 바나나(2), 사과(2)와 합치면 두 끼 식사는 되겠다.

 

 

(6:20) 예약한 무풍 개인택시(011-805-4808)가 숙소 앞에 기다리고 있다.

(6:30) 부항령 삼도봉 터널 입구에 도착, 택시비 10,000원, 개인택시와 작별한다.

  

부항령

김천시 부항면과 무주군 무풍면을 잇는 1089 지방도가 지나는 고갯마루, 삼도봉 터널이 나 있다.

 

삼도봉 터널 부항령은 도로가 생기면서 차가 지나다니는 고개가 되고 여기는 사람과 짐승이 지나다니는

고개다. 옛길인 셈이다. 삼도봉 터널에서 여기까지가 600m나 된다.

비는 그쳤지만 구름은 짙게 깔렸다. 장마철의 후덥지근한 날씨, 바람도 없고 숲 속은 물기를 머금은 나무

들이 건드리면 빗방울 처럼 물이 떨어진다. 금세 옷과 배낭 신발이 다 젖는다.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선다.

이정표는 보통 비탈진 사면을 피해 중요한 봉우리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으니 산행 중 만나는 이정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데 도움이 된다.

 

가끔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도 들어오고

 

흙길은 계속 이어진다.

 

967봉 정상은 조망은 없고 긴 의자를 두 개 설치해 놓고 쉬어가게 한다. 다음 백수리산까지는 계속 오르막

이다.

 

백두대간 산꾼들의 리본 표식기

 

백수리산 헬기장

 

백수리산(1034m)

정상에 도착하니 갑자기 길이 열리며 하얀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구름과 안개가 뒤섞여 사방 시계는 제로

지만, 높은 하늘에 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주변은 막힘이 없다. 마치 흰 수리가 된 기분으로 날

개짓 한다.   

 

아무리 흙산이라도 산 마루금에는 바위들이 돌출된 곳도 있다. 

 

곱게 밟고 지나다닌 흔적

 

다래넝쿨지역을 만나면 길이 없어진다. 이 구간에는 유난히 다래넝쿨, 싸리나무, 억새가 많다. 스틱으로

넝쿨을 헤쳐도 보고 엎드려 넝쿨 밑 길도 확인한다.

  

싸리재갈림길 (1170.6봉 직전)

백수리산에서 싸리재 갈림길까지는 내리막으로 오다가 삼도봉까지는 시름시름 오르막이 이어진다. 길은

힘 드는 줄 모르겠는데 잡풀들이 우거져 헤쳐나가기 어렵다.  

 

목장길 데크 

 

임도 우측으로 목장지대

 

 

능선 분기점을 기점으로 좌측 대불리 쪽에 목장이 있다고 하는데...

 

쥐오줌풀

 

싸리나무꽃

 

눈 앞에 보이는 삼도봉을 두고 고만고만한 산봉우리를 두 개나 돌아간다. 산삼약수터 삼거리에 도착하니

이정표를 비롯하여 옛날 모습 그대로 하고 있다. 약수터는 해인산장 쪽으로 약 100m 아래에 있다.

 

삼도봉에서 보는 지나온 대간길

 

삼도봉에서 밀목재 방향

 

삼도봉(1176m)

11시 30분 삼도봉에 도착한다. 명산 100 순례 계획에 따라 민주지산을 올랐다가 석기봉, 삼도봉, 해인리

로 하산한 일, 피서 차 친구들과 삼도봉 밑 해인산장에서 일박하며 새벽 삼도봉 올랐던 일. 백두대간 길에

마주한 지금, 삼도봉은 벌써 세 번째다.

눈에 익으니 반갑고 정겹다. 아무도 얼씬하지 않으니 내 집처럼 행동한다. 신발 옷가지 양말 젖은 것은 다

벗어 아무 곳에나 걸쳐 말리고 음식도 꺼내 식사를 한다.

 

백두대간 길에 삼도봉이 세 곳에 있다. 하나는 지리산 삼도봉 (전남 구례구, 전북 남원시, 경남 하동군), 

다음은 초점산 삼도봉 (경북 김천시, 경남 거창군, 전북 무주군) 마지막 삼도화합탑이 있는 삼도봉 (경북

김천시, 전북 무주군, 충북 영동군)이다. 

 

(12:30)삼마골재, 밀목령으로 출발한다.

삼마골재

삼도봉에서 각호산까지 이어지는 능선에서 물한리로 흘러내리는 물은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으로 모여

들어 심산유곡을 만든다. 황룡사 3.5km

 

밀목령, 석교산 조망

삼도봉에서 밀목령까지 내려 섰다가 석교산까지 계속 오르막이다. 큰 고저 차는 없고 약간의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다래넝쿨지역으로 길조심! 

 

(13:30) 밀목령 통과

 

특수작물(불루베리, 약초) 재배지역

 

싸리나무 지역

 

폐광지역

 

삼도봉, 대덕산, 덕유능선 조망

 

석교산/화주봉 조망

 

(15:40) 1172봉 최고의 전망처 도착

 

1172봉은 바위봉우리다. 석교산 방향으로 진행할려면 밧줄을 타고 암벽을 내려서야 한다.

안부까지 경사가 급하다.

 

1172봉에서 본 화주봉의 부드러운 능선

 

석교산/화주봉(1195m)

 

지나온 대간능선과 덕유산 본 줄기가 다 보인다. 

 

헬기장

 

나무계단을 보니 우두령은 가까이

 

야생동물 이동로에 매단 대간 표식기

 

우두령

(18:10) 우두령에 도착했다.

우두령은 김천 구성면과 영동 상촌면을 잇는 901번 지방도가 지나지만, 대중교통 수단은 없다. 김천 방면

으로는 약 3km 떨어진 마산리로 내려가야 하고 영동 방면으로는 3.4km 떨어진 흥덕리로 내려가야 한다.

어떻게 하든 고개를 넘어가는 차에게 신세를 져야 한다. 마침 할머니가 운전하고 할아버지가 조수석에 탄

1톤 트럭이 지나간다. 차를 세워 가까운 마을로 가서 버스나 택시를 타고 싶다고 했다. 할머니가 시계를

보더니 타라고 한다. 짐칸에 탔다. 차는 굉장한 속도로 고갯길을 내려온다. 할머니가 운전을  잘 하는구나 

감탄한다. 흥덕리 마을 입구에 차를 세워 버스정류장을 가르쳐 주면서 6시 30분 막차가 있으니 뛰라고

한다. 멀리 버스가 시동을 건 채 출발시각을 기다리고 있다. 할머니가 과속한 이유를 그제야 안다. 왔던 길

을 되돌아가는 할머니를 향해 "할머니 고마워요." 소리친다.

버스는 영동 군내버스로 황간 거쳐 영동역까지 간다. 요금은 1,150원,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 

영동역 부근 사우나에서 샤워하고 젖은 옷 갈아입고 20시 11분 서울로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탄다.     

 

 

 

 

                                                           

 

                                                        2013년 6월 26일  

출처 : 경북중고 사칠회
글쓴이 : 안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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