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8 빼재~대덕산~부항령

[스크랩] 백두대간(빼재~소사고개~덕산재~부항령)

안태수 2013. 7. 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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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빼재에서 부항령까지

 

백두대간 백암봉~신풍재 구간을 마치고 다음 구간을 하기 위해 거창에서 1박을 한다.

거창도 세 번째 방문이다. 산행 시간에 쫓기다 보니 제대로 둘러본 곳이 없다. 오늘도 저녁 식사 후 찜질방

에서 목욕하고 여관으로 돌아와 바로 잠자리에 든다. 

 

 

 

   

개인택시 

여관은 주인이 개인택시도 하고 있어 거창~ 빼재 간 택시요금 30,000원에서 2,000원 활인 받는다

개인택시는 친절은 기본이고, 주변 산과 마을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다. 대간 길에 나선 사람들에게 훌륭한

길잡이 노릇까지 한다. 개인택시 전화번호를 꼭 기록해 두었다가 궁금할 때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빼재/신풍령/秀嶺

주민들은 빼재란 이름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6:30) 덕유삼봉산 들머리를 출발한다.

 

가파르게 100m 정도 올라오면 빼재에서 끊어진 능선과 만나 삼봉산까지 오르내림을 계속하며 비교적

편한 길이 이어진다. 수정봉은 어딘지도 모르고 지나친다.

 

일주 소나무로 命名

  

덕유산과 연결된 줄기는 대부분 흙산이다. 산은 높고 깊은데 지나다니는 사람이라곤 백두대간 하는 사람,

그것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몰리니 평일은 사람 구경하기 힘이 든다. 지난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곳곳에

쌓여 길을 혼미하게 한다. 가끔 바위를 만나면 주변에 나무가 없어 전망이 나온다.(거창 봉산리 방면)

 

호절골재

 

삼봉산 조망

 

德裕三峰山(1254m)

(8:40) 덕유삼봉산은 거창군 북상면의 남덕유산 줄기로부터 시작하여 고제면의 삼봉산으로 이어져 전북,

경북의 대덕산까지 이어지는 줄기를 말한다. 정상은 조그마한 돌무덤처럼 협소하며 주변으로 잡목이 빼곡

하여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못 보고 지나칠 수가 있다. 정상 쪽 조망 보다 소사고개 쪽 능선 상에 있는 

암봉 조망이 뛰어나다

 

(8:40) 정상에서 과일을 깎고 있는데 인기척이 난다. 그쪽으로 시커먼 물체가 휑하고 지나간다. 사람인가?

짐승인가?. "여보세요" 몇 번 소리쳐도 대답이 없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지나간 모양이구나 하는데 검정색

등산복 차림에 건장한 30대 후반의 남자가 나를 아랑곳 하지 않고 정상석으로 다가와 스마트폰으로 사진

을 찍는다. "어디서 올라왔습니까?" 대꾸가 없다. 표정과 행동이 이상해 보인다. 겨우 눈을 맞추니 손으로

입과 귀를 가리키며 좌우로 흔든다. 아! 농아(聾啞)구나. 마음을 진정시키고 카메라를 건네주며 사진을

부탁한다. 종이와 연필을 가지고 필담을 나눈다. 백두대간 중이며 빼재에서 부항령까지 간다고 한다.나도

그렇다면서 서로 안전산행을 빈다.         

 

돌고래바위

 

암봉

 

초점산과 대덕산

골프장처럼 생긴 지형은 고랭지 작물 재배지 (배추, 고추, 오미자, 복분자, 오디 등)

 

개인콜택시

 

 

삼봉산은  큰 바위봉우리 두 개를 거느리고 있다. 두개의 암봉을 지나자마자 급경사 지대로 소사고개까지

2.1km 1시간가량 떠밀리듯 내려왔다. 무릎이 하도 화끈거려  다친 줄 알았다. 조그마한 비에도 길은 쓸려

나가버릴 것 같다. 서 있기조차 어려울 정도니 상당한 조심이 필요하다. 인공 구조물 설치가 시급하다

 

사유지 안으로 들어가 우회전하면 고랭지 채소밭이 나온다.

무주터미널에서 나처럼 비가 와서 산행을 포기하고 귀가하는 팀을 만났는데 이 부근에서 엉뚱한 곳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 간신히 소사고개 쪽으로 나왔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소사고개까지 길 설명이 전혀 없는 곳

 

작물이 심어져 있는 가장자리로 작업로가 있다. 사유지처럼 보이는데 백두대간이 사유지를 침범하고 있는

꼴을 하고 있다.

키 큰 나무에서 좌측으로 대간 표식기가 달려있다.

  

백두대간 줄기는 사유지 부근에서 작은 언덕 모습으로 아슬아슬하게 맥을 이어 간다.

 

소사고개 백두대간 안내도

  

소사고개는 거창과 무풍을 연결하는 1089번 지방도가 지나며 해발 670m에 자리한 마을은 보기에도 청명

하다.  매점이 딸린 쉼터가 있고 마당 한가운데 큰 느티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으며 그 아래 커다란

평상에서 주민이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맑은 공기와 푸른 햇빛은 눈이 맑아질 정도로 선명하다.

산행 중에 먹어보는 아이스바, 컵라면 맛이 일품이다. 행복은 사소한 것에서도 느낀다. 

 

초점산 들머리

소사 쉼터에서 아까 농아 청년과 다시 만났다. 반갑다는 뜻으로 큰 동작으로 인사한다. 

 

소사 마을을 뒤로 할 즈음 농아 친구가 앞 질러간다. 서로 산행 속도가 다르니 같이 걸을 수가 없다.

뒤에서 또 한사람이 쫒아온다. 쉼터에서 본 50대 정도의 말이 많던 사람이다. 마을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산행 중이라고 했다. 등산객 차림도 아닌 떠돌이 행색을 하고 일정도 없어 보이는 도피자처럼 보였다. 

직감적으로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반갑지 않은 손님을 만나는구나 싶다. 뒤따라오면서 말을 자꾸 건다.

내 배낭을 뒤에서 들어보며 "무게가 얼마나 나갑니까?" "어디까지 갑니까?" 까불까불 거리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사진 촬영에 열중인 것처럼 행동한다. 야생화 촬영을 하면서 가야

하니 먼저 갈 것을 권한다. 그 친구가 숲 속으로 사라진 후부터 불길한 생각이 계속 든다. 혹시나 닥칠

불길한 일에 대비해 신발, 배낭, 스틱 끈을 단단히 조이고 주위 경계하며 전진한다. 삼도봉은 해발

1,000m까지 고랭지 경작지가 있으며 사유지임을 알리는 표시판과 경계 펜스를 나지막하게 쳐 있다. 산

모퉁이를 돌아 개활지로 나왔다. 앞서 가던 친구가 보이지 않는다. 눈으로 등로를 쫓아 가 본다. 어디로

사라진 건가? 내가 그를 의심했듯이 그 또한 나를 의심하지 않았을까? 무단으로 약초나 캐러 다니는 사람으로.

   

덕유삼봉산 조망

 

수도지맥 갈림길(국사봉)

삼도봉 바로 아래까지 사유지를 알리는 경고판과 철책 쳐 있다. 그 안으로는 고랭지 작물 재배를 위한

개간 사업이 한창이다. 

 

초점산/삼도봉(1249m)

(13:10) 삼도봉(전북 무주군, 경남 거창군, 경북 김천시) 도착

삼도봉은 나무가 없다. 개간지를 만들기 위해 슬금슬금 나무를 베어버린 모양이다. 정상은 잡풀과 억새만

자라고 있으니 사방이 황량하다. 조금 전 그 친구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림자도 안 보인다

 

산정에는 나무가 없고 억새가 온 산을 다 차지하고 있다. 나무가 없으면 빗물은 어떻게 처리되나? 고랭지

밭으로 개간된 면적도 대단한데 자세히 보니 밭 사이로 고랑이 전부 나 있다.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1,200고지에서 보는 대덕산은 부드러운 능선 위에 있지만, 소사고개에서 이곳까지 한점 여유도 주지 않고

계속 오르막으로 끌고 오기 때문에 이미 지친 상태라 정상에서 쉴 것을 미리 쉬어버린다.   

 

초점산 조망

 

능선과 능선사이 푹 꺼진 곳을 안부라 하는데 억새를 비롯한 잡목들이 길을 다 차지하고 있다.

 

대덕산 직전

 

大德山(1290m)

(14:20) 대덕산에 도착한다. 대덕산은 김천과 무주의 산으로 불린다. 정상에 넓은 헬기장이 있고 동서남북

으로 조망이 거침이 없다. 주변에 그늘이 없어 곧장 내려선다.

 

 

김천시에서 조성한 등산로

 

얼음골 약수터 수량은

대간 길에서 약수터를 만나는 것은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수량은 미미하다. 지금까지 미지근한 물을 마셔

오다가 찬물을 마시면 정신이 확 돌아온다. 수통에 남은 물을 약수로 교체한다

 

(15:50) 덕산재 도착

한낮 그늘 없는 덕산재는 햇빛이 시멘트포장도로에 반사되어 눈이 부신다. 매점이 있었다는 얘기는 옛날

이야기. 그 자리엔 절집을 표시하는 현판이 붙어있다. 멀리서 보아도 사람이 기거하는 집 같지는 않고

빈가처럼 보인다. 소사고개에서 앞서 간 농아 친구가 도로 한쪽에 앉아 무언가 열심히 보고 있다가 내가

내려온 것을 보고 반가운 표정을 짓는다. 시간이 부족해 대간 길을 접고 무풍으로 하산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고 한다. 우리 둘 사이에 낀 이상했던 친구는 땅속으로 꺼졌나!

 

덕산재 삼도봉 들머리

 

전망대

 

선황당재

 

833m 봉 지날 무렵 천둥소리가 덕유산 쪽에서 계속 난다. 처음에는 군인들이 사격훈련을 하는 줄 알았는

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늘이 점차 어두워지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보니 비가 오려고 그랬나 본다. 

1시간가량이면 부항령에 도착할 수 있으니 큰 염려는 안 된다.

 

 

853m 봉에 도착하니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는데.

우산과 우의를 두고 왔어.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비를 계속 맞고 간다. 

 

(18:30) 부항령(660m)도착 삼도봉 터널 팔각정 정자 있는 곳까지 700m 더 내려가야 한다.

 

 

부항령

 

삼도봉터널

(18:30) 부항령에서 삼도봉 터널까지 600m 내려오면 김천시 부항면과 무주군 무풍면을 잇는 지방도가

지난다. 비는 옷 젖기 딱 알맞을 정도로 내리고 여기도 마찬가지 사람 사는 환경은 아니다. 이따금 터널을

지나는 차들이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터널 안쪽 인도 위에 남녀 두 사람이 피를 피하고 있다. 나보다 1

시간 앞서 빼재에서 출발해 지금 막 도착했고 한다. 서로 가는 길을 묻는다. 내일까지 비가 계속되니 산행

을 포기하자는 이야기다. 그들이 떠나고 난 후 나도 택시를 불러 무주까지 간다. 30,000원의 거금을 택시

비로 쓴다. 무주읍에서 대전 가서 서울로 간다. 1시간 정도여유 시간에 물냉면으로 저녁을 먹는다. 

 

 

 

 

 

 

                                                          2013년 6월 5일

출처 : 경북중고 사칠회
글쓴이 : 안태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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