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에 걸쳐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 마치다.
백두대간길!
하루강아지 범 무선운 줄 모르는 시기였다. 지리산까지 같이 간 동행이 있었는데 그때 다리를 졉치고 난 후 부터 이런 저런 핑계를 댄다. 겁을 먹은 모양이다. 이참에 혼자 다니는 연습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삿갓골재산장에서 일박하기 위해 식사 준비가 만만찮다. 코펠, 바나, 쌀, 부식, 물 등을 담으니 베낭 무개가 15kg나 나간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베낭 꾸리고 4시40분에 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강남터미널에 도착해서 5시 40분 발 전주행 우등고속을 탄다. 8시20분 전주에 도착해서 5분 거리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하여 9시 5분 장계 가는 버스를 타고 10시20분 장계에 도착해서 바로 택시(12,000원)를 타고 10시30분 육십령에 도착한다. 장시간 버스타고, 낯선 고장 이곳저곳 다니는데도 불편함을 못 느끼니 나도 여행꾼이 다 된 모양이다.
▶할미봉~서봉(장수덕유)~삿갓대피소(12km)
(10:30)육십령 도착
당일로 서울에서 육십령 남덕유 삿갓골재대피소까지 가는 일정이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5:30)~전주~장계~육십령(10:30)방법과 남서울(9:20)~장계~육십령(13:00)두가지 방법 중에 전자가 2시간30분 먼저 육십령에 도착한다.
육십령(함양~장수간 26번 국도상)
할미봉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는 산이다.
육십령 백두대간 안내도
(10:50) 육십령부터 본격적인 덕유산 줄기가 시작된다.
할미봉(1026.4km)
12시10분에 할미봉 도착. 할미봉은 앞 뒤가 가파른 암릉 지대라 처음부터 힘이 드니깐 조심하면서 페이스 잘 유지하라고 택시기사로 부터 주의를 들었다. 관악산 암릉과 비교가 된다. 관악산은 산 전체가 암릉이 아닌가! 관악산에서 닦은 실력으로 암릉은 가볍게 넘었는데...
할미봉 이정표
정상 넓적한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을려니 왕개미들이 순식간에 모여 들어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다. 바위를 피해서 점심을 먹는다. 바위에 개미집이 있는가?
급경사 계단, 밧줄 설치구간
(14:40)덕유교육원 삼거리 통과 (육십령 5.2km, 남덕유 3.6km)
할미봉에 긴장하여 힘을 다 쏟은 때문인지 양쪽 종아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처음 격는 일이다. 곧 풀리겠지 하고 걸는데 평지나 내리막길은 괜찮고 오르막을 만나면 서 있기 조차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앞으로 오르막만 남았지 않은가. 근육통에 대비해 준비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통증이 날 때마다 앉아서 주물리는 방법 밖에 없다.
암봉구간
덕유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로 전화를 걸었다. 조난을 대비해 500m마다 좌표가 표시된 팻말 번호를 불러주고 쥐가 난 상항도 알린다. 어두워서 헬기는 뜰 수 없다, 긴 시간 휴식을 취하면서 쥐가 난 부분을 주물러 줘라. 밤에 큰 비가 올 예정이니 야간산행은 금지다. 남덕유삼거리에서 영각사로 탈출하라. 이때 헬기를 부르면 500,000원의 비용이 든다는 것을 알았다.
서봉 조망
아픈 부위를 장시간 주물러라는 것만 빼고 나한데 해당하는 사항은 없다. 삿갓대피소에도 전화를 한다. 상황을 설명하고 늦어도 기다린다는 대답을 듣는다.
서봉/장수덕유산(1492m)
오후 5시 10분 서봉에 도착했다. 육십령을 출발해서 6시간 20분이 걸렸다. 정상적인 소요시간과 비교해 보면 2시간 가량이 늦어진 것이다. 먼 하늘부터 먹구름이 몰려온다. 사방은 금새 어둠으로 변한다. 잠시라도 지체할 수 없어 걸음을 제촉한다.
서봉 정상은 넓은 암반이 깔려 있어 전망대로도 훌륭하고 쉬어가기도 좋다. 남덕유산이 장엄하게 닥아온다.
(18:20) 남덕유 삼거리(삿갓대피소 4km, 육십령 8.7km)
(18:20)월성재
산속은 많이 어둡다.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해드램프도 두고 왔다. 종아리는 마비 상태다. 어둠 때문에 카메라 사용도 어렵다, 깜깜한 산길을 짐승처럼 걷는다. 멀리서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나는 곳에서 불빛도 같이 보인다. 삿갓대피소에서 약 30분 거리라고 한다. 기어서라도 갈 수 있는 거리에 안도의 한숨이 난다. 밤 8시10분 대피소 문을 들어서자마자 마루에 길게 뻗어 버렸다. (12km/9시간20분, 정상/6시간) 대피소 주인은 나의 저녁 식사를 배려해 소등시간을 1시간 연장해 주고, 먼저 도착해 식사를 마친 산꾼은 해드램프를 빌려준다. 나와 반대 방향에서 나보다 늦게 대피소에 도착한 젊은 연인과는 저녁을 같이 만들어 먹었다. 빗소리에 잠을 깬다. 대피소 바깥을 나가 보니 굵은 장마비가 내린다. 용감한 산꾼 하나가 빗속을 뚫고 대간길에 나선다. "오늘은 하산 하시고 날 좋은 날 다시 오십시요" "山은 어디 안 갑니다" 산지기 말을 들으며 거창 황점으로 하산한다.
(2009년 7월 6일)
▶구천동~향적봉~남덕유산
남서울터미널에서 무주 가는 8시 30분 첫차는 무주읍~리조트~구천동탐방지원센타까지 운행한다. 손님을 손가락으로 셀 정도다. 이러고도 수지가 맞는지 걱정된다. 11시30분 설천면 구천동 삼공주차장에 도착한다. 신라 불교 전성기 시절 이곳에는 많은 사찰이 있었으며 구천명이나 되는 승려들이 수도하던 곳으로 九千洞 이라란 말이 생긴 연유가 된다. 구천동계곡은 라제통문(1경)에서 시작하여 덕유산 향적봉(33경)까지 28km의 계곡을 말하며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이 소(沼), 담(潭), 폭포를 만들어 아름다운 절경을 이룬다.
구천동관광단지는 주차장, 캠핑장, 식당, 숙박시설 등이 잘 갖추어져 있는 종합 위락지구 여기서 백련사까지 5km, 구천동 계곡과 나란히 조성 된 계곡길은 훌륭한 산책코스다. 반갑게 인사하는 아줌마를 따라가 산채비빕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덕유산국립공원 안내도
12시 덕유산국립공원 입구 게이트를 통과한다.
인월담(16경)
계곡에 물이 말라 흐르는 물이 없다. 어디가 월하탄이고 비파담은 어디냐 구천폭포는 물이 말라 바위만 앙상하고 여기가 구월담이라 안내판 없다면 모르고 지나친다. 계곡은 항상 물이 넘쳐야 제 모습을 갖지...
금포탄(22경)
德裕山白蓮寺(32경) 일주문
(14:10)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의 은거지에 하얀 연꽃이 피던 곳에 절을 지어 백련사라 불렀다.
백련사 삼성각 뒤로 향적봉으로 오른다.
(16:40)향적대피소에 도착했다.
예약 확인한 후 잠자리 배정 받아 베낭을 내려 놓고 해는 아직도 중천에 걸려 있어 가벼운 차림으로 향적봉과 설천봉을 둘러본다. (대피소에서 향적봉 10분, 설천봉 20분 거리)
향적봉 전경
향적봉(1614m)은 덕유산 주봉으로 구천동 33경이다. 향적봉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구천동 33경을 만든다. 봄이면 진달래 철쭉으로 온 산을 붉게하고, 여름이면 울창한 녹음으로 물소리 깊게 하고, 가을이면 단풍으로 만산을 물들이고, 겨울이 되면 하얀 눈 덮힌 설경으로 사계를 비경으로 만든다.
설천봉(1520m) 봉우리는 없애 버리고 운동장처럼 평퍼짐하게 몰 품 없이 해 놓았구나 곤도라 승강장, 전망대가 을씨년 스럽다.
소원을 한번 빌어 볼까?
시언이(손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용준이 마이 부부 서로 사랑하며, 세준이 좋은 색시 만나 결혼하고, 우리부부 건강하게 살면서 가족들의 오랜 버팀목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침 6시에 기상하여 어저께 저녁 먹다 남은 밥으로 죽 끓여 먹고 이른 아침 산 삼매경에 푹 빠진다.
맑은 날씨 덕에 훌륭한 일출도 보고 새벽 운무에 휩 쌓인 산야는 신들이 사는 곳인냥 신비감을 더해 준다.
중봉에서 백두대간 (백암봉~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 조망
덕유평전의 훌륭한 경치를 나혼자만 즐기는 것 같아 아쉽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 마음 속에 담을 뿐.
중봉에서 향적봉 조망
중봉((1594.3m)
중봉에서 본 백두대간(백암봉~귀봉) 능선
▶백두대간(백암봉~무룡산~삿갓봉~남덕유산)
송계삼거리(백암봉~못봉~빼재)에서 덕유평전은 향적봉을 향하고 백두대간은 크게 북으로 휘어진다. 대간길을 잘 못 정하면 향적봉을 밟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동업령(무주안성 4.8km, 남덕유산 10.5km)
무룡산(1491.9m)
삿갓봉 조망
삿갓골재대피소
삿갓봉(1419m)
삿갓봉에서 남덕유 동봉(남덕유산) 서봉(장수덕유산) 조망
남덕유산과 서봉(장수덕유) 전망
남덕유산 산세
월성재
남덕유삼거리
할미봉 조망
남덕유산(1507m)
덕유산은 크고 넓은 산이다. 남(남덕유산)북(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종주 길이 만 해도 20km나 되고 백두대간 구간까지 더하면 30km가 넘는다. 남덕유는 동봉(남덕유산)과 서봉(장수덕유산)을 나누어져 있고 동봉은 상봉(동봉), 중봉, 하봉으로 형성되어 있다. 남덕유 세 峰은 거대한 암봉으로 보기는 좋으나 매우 위험하다. 위험구간마다 철제 나무계단을 설치하여 안전을 최대한으로 강구했지만 바위에 걸쳐 있는 철계단은 흉물스럽게 보인다. 참고로 남한에서 높이 1500m 이상 보유한 山은 설악(1,708m), 오대산(1,563m), 태백산(1,567m), 덕유산(1,614m), 지리산(1,915m) 5곳 뿐이다.
남덕유산 중봉
남덕유산 하봉
중봉, 하봉 끝이 나면 물이 없는 계곡길을 2시간 정도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18:10)영각공원지킴터에 도착했다.
덕유산 종주, 백두대간 덕유산구간 둘을 동시에 마쳤다. 그리고 우리나라 5대 높은 산을 중심으로 하는 백두대간길도 마치는 것이다. 나이 한 살이라도 덜 먹었을 때 높고 위험한 산부터 시작해서 나머지는 천천히 하기로 작정했던 일이다. 덕유능선도 중봉, 백암봉, 무룡산, 삿갓봉은 능선상에 놓여 있기 때문에 팻말이 없으면 모르고 지나는 경우도 있지만 동봉이나 서봉처럼 독자적인 산세를 형성하고 있는 산은 고저가 분명해 무척 힘이 든다, 산을 가다가 내리막을 만나면 좋아 할 일이 아니다. 반대로 솟구치는 경우를 생각하면 "야 조금만 하강가자"고 사정하고 싶다. 6시35분 영각지킴터에서 함양 가는 막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듯, 기가막히게 잘 맞았다.
2009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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