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만 듣던 소록도 생각을 바꾸다
고흥 관광안내도를 펼쳐 놓고 오후 한나절 구경 할 만 한 곳을 고른다. 지역마다 관광지를 특색 있게 꾸미
느라 안내도는 현란하다. 그림과 다른 장면을 보고 실망하는 경우도 있어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나로호와 관련된 것도 그렇다
국립고흥청소년 우주체험센터(동일면), 우주과학관, 나로우주센터(봉래면), 우주천문과학관(도양읍),
우주발사전망대(영남면) 사방으로 흩어져 있어 구경하는 입장에서 보면 산만하고 불편하다.
팔영산장 아주머니가 녹동항 가서 점심 먹고 소록도 구경하고 올라가라는 소리가 귀에 생생하다
녹동항 시장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항구 이곳 저곳을 돌아 본다. 나균이 곳곳에 묻어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어깨가 잔뜩 움추려 진다. 한센병은 전염성환자에 의한 접촉으로 감염되는 병이라고 하니 쓸데
없는 생각이다.
녹동항(鹿東港)
고흥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소록도가 소록대교가 개통 됨으로써 녹동항을 찾는 관광객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바닷가장어숯불구이집
부두가 상가 건물들에 00회집 하고 간판이 붙어 있는데 식당은 아니고 횟감을 파는 집이다.
이집 저집 기웃거리다가 식사하는 손님이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갔다. 장어탕(10,000원). 비 맞고 추위에
떨고 장시간 시장기 탓인지 맛 있었다. 국물 한방울, 밑반찬, 밥한톨, 안 남기고 다 먹었다.
◇소록도(小鹿島)
소록대교
녹동과 소록도를 잇는 연륙교로 길이는 1.16㎞ 현수교로 2009년 완공.
고흥반도 끝자락 녹동항에서 1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섬 모양이 어린 사슴을 닮았다하여 소록도라 부른
다고 한다. 소록도는 섬 전체가 국립소록도병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한센병환자와 가족, 병원 직원, 자원
봉사자 등이 생활하고 있으며 환자와 건강한 사람과의 생활 공간만 구분 해 놓았을 뿐이다
안내소
소록도에서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곳은 안내소에서 약 700m 떨어져 있는 중앙공원에 한해서다. 안내소
주차장에 주차 후 병원과 중앙공원으로 가는 해안도로를 도보로 이용해야 한다.
수탄장(愁嘆場)
소록도에 온 환자와 가족들은 미감 자녀들은 미감아 보육원에 격리하여 생활하게 하였다.
한달에 한 번 면회가 허용되는데 미감아동과 부모들은 길을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나누어 서서 환자들은
바람을 맞으며 서고 미감아들은 바람을 등지고 서서 면회를 했다고 한다. 바람에 의한 전염을 막는다는
이유에서, 이때 아이들 우는 소리, 어른들 탄식 소리가 섬을 울렸다고 한다.
소록도 방문은 처음엔 관심 밖이였다.
그동안 어려운 사람들이 살았고 지금도 살고 있는 현장을 본다는 것이 불편했다.
녹동항에 도착해 섬과 바다를 있는 말끔한 다리를 보고 다리나 한번 건너보자며 하는 것이 소록도 주차장
까지 와 버렸다. 큰 팽나무 아래 소록도 안내소가 있고 그 뒤로 바다, 녹동항이 보이며 방금 지나온 소록
대교가 섬위에 걸쳐져 있다. 소나무가 우거져 있고 예쁜 테크가 깔려 있는 산책로는 섬 속으로 사라지며
비는 보슬비가 되어 육십 늙은이를 사춘기로 돌려 세운다.
녹동항과 마주하고 있는 해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만조때는 바닷물이 도로를 넘는 경우도 있다 한다.
신생리 병사지대
애환의 추모비
해방되고 일본사람들이 물러나자 병원 운영권을 둘러싸고 직원들과 원생자치회와의 충돌로 무장한 직원
들에 의해 희생된 84명 원생 대표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비
국립소록도병원
1916년 5월 17일 한센인의 진료, 요양, 복지, 자활 지원과 한센병에 관한 연구 업무를 목적으로 설립.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는 관광객이 들어갈 수 없다.
중앙공원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 원장이 설계하고 건설한다. 환자들이 생활 공간으로 만든다는 취지로
강제 수용된 환자를 동원하여 정지작업을 하고 완도 등 주변에서 돌과 나무를 옮겨 심는 과정에서 환자들
은 피눈물 나는 노동을 한다. 잘 가꾸어진 나무, 아름다운 조경은 환자들의 힘겨운 노동의 산물이다.
참 잘 가꾸어 놓았구나!
검사실
환자들이 결혼을 할려며는 단종수술을 받아야 한다. 또 사망하면 사인 규명을 하기 위해 반듯이 시체 해부
를 했다고 한다.
감금실
형무소와 비슷한 곳으로 환자 중 갱생원 내규를 위반한 사람을 격리, 감금하던 곳.
녹산초등학교 교사
소록도 자료관
소록도성당
중앙운동장
팽나무
황백나무(황금편백)
공원 중심부
솔송
반송
나사백(가이쓰카 향나무)
동백꽃
예수 십자상
성모마리아상
당시 나환자들은 발병이 되면서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고난의 여정이 시작된다.
당국의 전염예방정책의 일환으로 환자들을 집단정착지로 이주 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은 환자들
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다. 가족과의 이별. 고향을 떠나고, 동냥생활의 시작, 춥고 배고픔에 시달리고, 사람
들의 차거운 시선을 받으며 탈출과 감금 등의 악 조건 속에서 병마와 싸우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100년의 세월이 흘러 온 것이다.
"소록도 천국으로의 여행"이라는 책 한 권 사들고 나오면서 내가 한 일이라곤 정직하게 꼬박꼬박 세금
낸 것 뿐이였다.
2013년 4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