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일본 시즈오카 후지산

일본 후지산 2박 3일 나고야~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아구치~고라이코산소 왕복

안태수 2024. 10. 1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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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과 폭우에 저체온증 증상까지 도중 하산

 

후지산, 백두산은 등산을 시작하면서부터 가슴에 품고 살았다. 백두산은 남북통일 후 우리 땅을 밟고 가기로 작정했고 후지산은 우리 명산 100 답사와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후로 잡았다. 일본 사람들은 후지산을 일본 최고의 산신이 산다고 믿는 가장 신령스러운 산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우스개 소리로 후지산을 한 번도 오르지 않는 바보와 두 번 오른 바보가 있다고 하는데 한 번은 반드시 올랴야 한다는 말이다. 한 번도 오르지 않은 사람은 신을 모독하는 일이고 두 번 오르는 사람은 후지산의 볼 것 없이 힘만 드는 등정 과장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나는 우리나라에 없는 3,776미터 산신을 만나기 위해 후지산을 오른다. 

       

 

▶1일차 (07,11)

 

(04:33) 동작구 상도동 숭실대역 6019 공항버스

혜초여행사가 모집한 2박 3일 후지산 트래킹에 17명이 참가한다. 다른 여행사 프로그램을 보면 비슷하지만 혜초가 비용은 조금 비싸도 신뢰가 가는 기업이다. 일정표를 들여다보면 서울 새벽 출발부터 후지산 1박 2일 야간 등정 후 하산까지 연속적인 등산 행위로 체력에 부담을 느낄 정도이다. 산을 오르는 즐거운 일을 포기한 일정이었다.           

 

출국장 대기

통상 3시간 전까지 공항에 도착하라고 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3층 A 카운트 옆 여행사 데스크에서 도착 순으로 혜초여행사 리더와 미팅을 하고 각자 출국 수속을 마쳤다. 1시간 30여 분 여유가 있었다. 면세점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나이가 들어 예전 같지가 않아 쇼핑하고 싶은 마음이 영 생겨나질 않는다.     

 

(08:15) 출국

 

아시아나항공(A-321기종)

 

(10:05)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도착

편하게 나고야 공항이라고 부른다.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이세灣 인공섬(매립지)에 있는 해상공항이다. 나고야는 둘째 며느리(일본인) 친정이 있다. 사돈의 초청, 일본 북알프스 종주 등 몇 차례 다녀와 눈에 익었다. 15년 전 첫 방문 때 그 화려했던 공항은 온 데 간데없고 기차역처럼 변한 모습에 일본 경제가 얼마나 침체했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내린 우리 학생으로 방학 중 일본 학교와 교환학습생이라고 한다. 학교가 어디냐고 물으니깐 대답을 꺼리며 피하는 눈치다. 괜히 말을 걸었나 싶다. 그렇지만 건강하고 발랄하고 거리낌 없는 모습에 국력을 느꼈다.    

 

전용차량으로 이동 (공항 → 후지노미야구치 226km, 3시간 30분)

 

(11:15) 공항서 멀지 않은 知多半島(愛知 常滑市) 활어요리 전문 '마루하식당'에서

 

간편 정식으로 점심

일본도 참 변하지 않는다, 20여 년 전 처음 대할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입맛 수준이 높아져서일까! 아니면 내가 나이가 들어서일까? 상차림부터 맛가지 도무지 감동이 안 간다.     

 

식사를 마치고 신토메이(新東明)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휴게소 '네오파사 靜岡'에서 잠시 들려 가벼운 주전부리 건포도 샌드(¥250) 쇼핑

 

시즈오카県 후지노미야市 한적한 일본 시골마을 통과 

 

후지산 스카이라인 진입 ↑ 후지노미야구치까지 27km

 

삼나무는 낙우송과 삼나무속 상록 침엽 교목 식물로 높이 40m까지 자란다. 일본 산은 삼나무가 주요 수림이다. 일본도 메이지 유신 후 산림녹화 사업에 삼나무가 대거 동원되어 산림의 70%가 삼나무라고 한다. 삼나무는 조림수나 방풍림으로는 무관하지만 목재 용도로는 물러서 가치가 없어 지금 와서 잘 못 된 선택이었다고 한다.      

 

舊요금소 게이트 통과

 

(16:20) 富士(후지)-箱根(하코네)-伊豆(이즈) 國立公園 富士山 富士宮口(후지노미야구치) 공용주차장 도착

 

등산 준비

 

후지노미야구치(富土宮口) 五合目

合目은 옛날 일본에서 산을 오를 때 기름을 가득 담은 등잔불이 타기 시작해 꺼질 때까지의 거리를 말하는데 보통 1km 전 후가 된다. 

 

등산안내도 (혜초여행사 가이드 이윤호 대리) 

 

후지산 주요 등산 코스는 ①등산객 중 70% 이상이 찾는다는 야마나시県 요시다市 요시다 코스(왕복 14km), ②후지산 최단코스 시즈오카 후지노미야市 후지노미야 코스(왕복 10,2km), ③상급자 코스인 가장 낮은 지점에서 출발 가장 긴 거리를 운행하는 시즈오카 고텐바市 고텐바 코스 (왕복 19km), ④ 고산식물이 자라는 지역을 통과하는 트래킹 코스와 겹치는 시즈오카県 오야마초 스바시리코스 (왕복 13km) 4개 코스가 있다. 

 

후지산 등산기념비

러더퍼드 올콕 (Rutherford Alcock 1809~1897) 영국 런던 출생, 의사, 외교관, 주일대사 역임 1860년 9월 외국인으로서 처음으로 후지산 등반 기록 보유자.

 

후지산 표구 5합목 (표고 2400m) 출발

 

(16:30) 출발 명령이 떨어졌다. 후지산 등반 갈 정도가 되려면 스스로 상급자 수준은 되어야 한다. 하루 종일 비구름 속에 갇혀 빤한 하늘은 요원했다.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정해진 트레일을 따라 수목한계선을 넘었다. 고산식물, 화산재, 스코리아, 침목계단, 말뚝, 로프, 한 치의 내리막도 없는 오르막길을 힘들게 올라간다. 지구력을 발휘할 때다. 

 

五合目 공중변소(자율 ¥100 ?)

 

 

 

등산로는 약간의 구불구불 굽은 길이 거의 직선 수준으로 경사도 2~30도가 되어 보인다. 바닥에 발목까지 빠지는 화산재와 발 디딜 곳이 마땅찮은 스코리아가 더 힘들게 한다. 두 번 오르면 바보라는 얘기가 실감 난다. 

 

 

상행선 등산로는 총체적으로 평지가 10%, 오르막이 90%, 내리막은 없음이다.

 

안산암

후지산은 신생대 1,000만 년 전 해져였다고 한다. 그 후 4단계 충돌, 융기, 폭발, 분화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성층화산 원추형 독립산체이다, 지금의 후지산은 신생대 4기 말 년 약 민 년 전에 분화로 완성된 모습이다. 그 후 4 차례 대분화가 더 일어나 신 후지화산의 활동시기라 한다. 이때 용암류, 화산쇄설류, 스코리아, 화산재, 등 다양한 분화를 일으켰다. 정상으로 가면서 경사가 증가하며 정상에 화구가 생겼다.  

 

싱아는 마디풀과 싱아속 고산식물로 여러해살이풀이다.

 

 

六합목 모습

 

(16:55) 六합목 도착

 

六합목 운카이소(雲海壯) 산장 (표고 2,500m)

하늘은 구름이 덮고 땅은 운무가 깔렸다. 산장 주변만 겨우 빠끔하다. 천기를 건드릴까 봐 입 꾹 다물고 왔는데 이젠 좋은 후지산 구경은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 쉬었다가 오늘의 목적지 七합목으로 이동한다.    

 

후지산 六합목 팻말과 기념촬영

 

 

六합목에서 七합목 가는 등산로는 점점 더 가팔라지고

 

설악산 눈향나무 같은데 눈잎갈나무라나 상록 침엽 관목 식물은 분명하다. 온 산등성이에 서식하고 있다.

 

젊은 대원들

 

호메이잔(宝永山) 화구 전망,

1707년(호에이 4) 후지산 측면 화산 활동으로 3개의 분화구가 생겼다. 정상에서부터 차례로 제1, 제2, 제3  분화구가 겹쳐진 모양으로 나란히 늘어서 있지만, 산기슭에서 보면 크기가 제일 큰 제1 분화구만 보인다.

 

(17:45) 七합목 고라이코 산장(御來光 山壯 2,790m) 도착

 

후지노미야구치 신七합목 고라이코(御來光) 산소 현판 

 

호메이잔(宝永山) 배경 '요산의 하루'

 

산장 내부

 

산장 메뉴

 

저녁 메뉴 (카레덮밥+된장국)

 

1인실

네팔 히말라야 트래킹 하면서 친구 의사가 2,500m부터 고산약을 먹으라며 처방해 줬다. 다행히 고산 증세가 있었는지도 모르게 무사히 트래킹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때 기억을 되살려 동네 병원에 가서 예방약으로 비아그라 두 정(@15,000)을 처방받아왔다. 하루에 한 정이면 한알로 충분하다. 자정에 정상으로 출발하니 저녁에 1 정을 복용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기온이 어떤지 몰라 여름용 침낭을 준비해 왔다. 비몽사몽 잠에서 깨어나니 한기가 엄습해 왔다. 사지가 떨리고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힘들었다. 저체온증 증세다. 급히 가이드를 불러 호소를 했더니 마땅한 대책이 없다. 따뜻한 물을 얻어 마시고 체온을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            

 

 

 

▶2일차(07,12)

 

(12:00) 자정 七합목 산장 출발 장면이다. 비를 동반한 강풍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오름을 계속하면 체온이 올라가겠지 하는 희망을 가지고 후미를 놓지지 않고 따라 올라갔다.    

 

헤드랜턴 불빛을 따라  숨소리도 길어진다. 산장을 출발한 지 10분도 채 안 돼어 폭우가 쏟아진다. 다들 황급히 우의를 꺼내 입는다. 순식간에 옷이 다 젖어버렸다.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의 바람과 앞을 분간하기 힘든 비가 사정없이 쏟아진다. 신발은 벌써 물이 가득 찼다.     

 

(12:25) 舊七합목(3,030m)에서 잠시 쉰다. 몸에 열은 나지 않고 한기가 더 심해진다. 숨도 가쁘지고 걸음도 천근만근 한 발짝도 떼기 힘든다.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등산을 포기해야할 순간이다. 가이드를 불러 하산을 통보 하고 돌아섰다. 거짓말 처럼 아무일 없었던 것 처럼 七합목 산장으로 돌아왔다.      

 

(13:00) 七합목 산장 귀환

거짓말 같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七합목 산장으로 무사히 돌아왔다. 침실로 찾아 들어가 펜티까지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침낭에 들어가 깊은 잠에 빠졌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을 께어보니 아침 8시 정상 등정을 마친 대원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었다. 강풍과 폭우에 시달린 모습이 처참했다.          

 

'요산의 하루' 배낭

 

(08:50) 하산

 

6합목 이정표

 

(09:50) 5합목 도착 하산 완료

인원 점검을 하니 여자 3 명이 없다. 바람 불고 비 오는 날 산에서 무슨 사고라도 났나 7 합목 산장을 출발할 때부터 두 여자는 없었고 6 합목을 떠날 때 나머지 1명이 사라진 것이다. 가이드가 찾아 나섰지만 나머지 대원들은 비 때문에 버스 안에 갇혀 꼼짝달싹 못하고 걱정만 한다. 결론은 두 여자는 요시다 루트로 하산했고 한 여자는 6 합목에서 호메이산 코스로 하산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을 알고 되돌아오던 중 가이드와 만났다. 요시다 코스로 하산한 두 여인은 혜초 서울 본사와 연락이 닿아 후지노미아시 온천장으로 택시(¥25,000)로 직접 오는 것을 확인하고 출발했다. 후지산은 일 년에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개방한다. 올해는 7월 10일부터 개방했는데 우리가 두 번째 날 등반하게 된 것이다. 10일 자 일본 방송에 60대 남자 두 명이 후지산에서 등반 도중 실종 각각 숨진 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유노하나 온천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 히바리가오카 805)

일본 하면 온천으로 유명하다. 호텔, 료칸 등 숙박 시설은 온천이 필수이다. 센다이, 닛코, 도쿄, 나고야, 오사카, 규슈 등 여러 곳 다녀봤지만 유노하나 온천은 규모, 청결, 관리가 대욕장다웠다. 후지산 등반 마치고 가는 필수 코스라고 한다.  

 

욕탕에 비치된 발 각질제거 (¥1,430) 용품을 온천장 기념품가계에서 5 개를 선물용으로 샀다.

 

유노하나 온천장에서 가까운 유메안(夢庵) 일본 레스토랑으로 이동하여 길 잃은 두 연인을 만났다, 60이 왔다 갔다 하는 나이로 산행 경험은 풍부하여 산은 잘 타는데 예를 들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은 따라다니는 산행 습관이 몸에 베인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장어덮밥 정식으로 단체 주문

 

점심을 마치고 역코스로 나고야로 돌아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 '네오파사 岡崎' 들여 아이스크림 (¥580) 주문

 

(17:25) 나고야 사이프레스 호텔 도착

 

나고야역

 

나고야 역 전 메이에키 거리 미들랜드 스퀘어 (쇼핑몰)

 

나고야 명소 'Mode Gakuen Spiral Tower'  나고야 역 전 메이에키 거리 지하 3층, 지상 36층, 높이 170m, 나선형 빌딩, 직업전문학원   

 

이세 나고야점 

 

저녁 무한리필 사브사브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라면, 야채)

 

나고야 역 전 메이에키 거리 야경

 

메이테츠 나고야역

나고야 관광과 쇼핑은 짧은 산책과 긴 저녁 식사시간으로 메꾸었다.  인구 200 만이 넘는 일본 3대 도시, 일본 중부의 중심 도시, 도요타 본사가 있는 자동차 도시, 부가 넘치는 도시, 며느리 친정이 있는 도시, 친숙하지만 오래 머물러 보지는 못했다. 나고야역을 중심으로 메이에키 거리를 걸으며 가족 카톡방에 사진 몇 장 올리면서 "여기 어디 게" 했더니 둘째 며느리가 나고야역 하고 바로 맞췄다.           

 

 

 

 

▶3일차 (07,13)

 

(07:30) 호텔식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고야역으로 이동 직전 

 

나고야 역전 번화가 메이에키 거리 모습 

 

신호 대기중 (17명)

 

(08:50) 메이테츠(名鐡) 나고야역 ↔ 중부국제공항 특급열차 (¥450) 탑승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제1터미널 도착

 

(11:05) 아시아나 항공 탑승

 

장애인(전립선비대증) 신고 화장실 가까이 통로 쪽 좌석 배정 받음

 

기내식

13:00시 인천국제공항 도착하여 짐을 찾는 데로 자동 해산했다. 몇몇은 인사를 하고 떠났다. 여행사 2박 3일 후지산 여행 상품에 대해 내 생각을 피력하려고 한다. 나고야 대신 시즈오카 공항에서 내려 이동한다면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어 8 합목 이상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일출 전 정상 등정을 시도한다 해도 한층 여유로운 등반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2일 차는 하산 후 온천, 관광, 쇼핑을 하고 3일 차도 아침부터 출국을 서두를 게 아니라 관광, 쇼핑을 즐긴 후 오후 늦은 시간에 귀국해도 좋지 않을까 한다. 비용을 더 들여도 공중에 날려 보낸 시간이 아까워서다.            

 

 

 

 

 

 

 

2024년 0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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