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소문따라/여주 여강길

여주 여강길 4코스 신륵사~영월루~ 대도사~효종, 세종대왕릉

안태수 2021. 10. 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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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여강이 그립다.

 

여주와의 인연은 골프장과의 만남에서부터다.

40대 중반 테니스에서 골프로 운동 종목을 바꾸면서 당시 여주 일원은 골프장 천국이었다.

사철 여강을 넘나들며 여주의 아름다운 풍광에 흠뻑 빠져들어 노년에 여주에 와서 살다가 여주서 죽어 묻힐까 하는 생각까지도 했다. 그런 여주가 어디로 갔나?

강물은 누렇게 흘러가고 고수부지는 알록달록 애기 장식하고 강변은 고층 아파트가 산과 들을 가로젓는다.

난개발이 보여주는 삭막한 광경이 언제쯤 옛 모습과 어울려 질까?    

 

 

(09:25) 7호선 숭실대역

올여름은 장마다운 장마도 아니고 속된 말로 시도 때도 없이 흐리고 비가 내리는 일기 불순이 장기간 이어져 등산가는 닭 쫓는 개처럼 하늘만 쳐다보는 날이 수두룩했다. 문득 여주나 한 바퀴 돌아보자며 친구들을 한 차로 불러 모았는데 전부 노 땡큐이다.  그럼 혼자서 지공선사 노릇이나 해보자며 카메라와 지공선사 인증 카드를 소지하고 집을 나섰다. 

 

 

(09:40) 고속터미널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하여

 

 

(09:50) 양재역에서 내려 신분당선으로 갈아탄다. 판교, 분당, 수지 방면으로 연고가 없어 신분당선을 이용할 일이 좀처럼 없다. 

 

 

신분당선 청계산역↔판교역 間 제일 긴 구간(8,176km/10분)이다. 지하철은 보통의 경우 구간 평균 2분이면 주파한다. 지하철로 이동할 경우 역 개소에 2분을 곱하여 소요시간을 계산하면 거의 틀림없다. 그런데 이 구간만큼은 예외다.

 

 

(10:15) 경강선 판교역이다. 경강선은 경기도 시흥시 월곶역에서 강릉역까지 연결하는 한국철도공사 동서 횡단 철도노선이다. 현재 판교에서 여주역까지 1차 개통하고 나머지 구간은 점차적으로 시행한다고 한다. 오늘 처음 시승을 해봤다. 산을 뚫고 들을 지나 낮선 마을에 도착했다.

 

 

(11:00) 경강선 세종대왕릉역

마침 택시가 대기하고 있었다. 기사가 여자분이다. 당초 계획은 세종대왕릉으로 바로 가 영릉→영월루→신륵사→명성왕후 생가 순으로 돌아볼 작정이었으나 친절한 택시 기사가 그럼 강 건너 신륵부터 먼저 돌아보시는 게 났겠다고 한다. 여행은 집을 나서며 길을 묻기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신륵사까지 14,000원 카드로 결제하고...  

 

 

(11:20) 신륵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1시간 여 신륵사 답사를 마치고 나와 다음 행선지인 영월루를 가기 위해 차편을 생각하다가 여강길 안내판을 보고 나서 즉석에서 여강길 5일 장터길을 걷기로 작정했다. 

 

 

(12:20)여강길 4코스 5일 장터길(신륵사 일주문→황포돗대선착장→여주도서관→연인교(여주대교 인도교)→영월루→여주시청→5일장터길(중앙시장)→대로사→세종산림욕장→효종대왕릉→세종대왕릉) 8km이다.

 

 

황포돗대 선착장을 안내하는 이정표이다. 여강길은  고수부지 산책로를따라 계속 된다. 

 

 

황포돗대 선착장은 선착장과 강 건너 금은모래 유원지 間 출렁다리(515m) 공사 중이다. 2022년 6월이 준공 예정일이다.

 

 

여강 고수부지 공원에 여강길 표시 리본이 나무에 매달려 팔랑인다. 제주올레 표시물인 리본을 벤치마킹 한 것들이 전국 둘레길에 걸려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신륵사 관광지구 內 식당가이다. 둥굴레정식, 밥을 잘 지어 덩달아 반찬까지 좋았다. 관광지 음식치곤 괜찮은 편이었다.

 

 

고수부지 여강길

 

 

여주박물관

 

 

여주도서관

 

 

'요산의 하루'

 

 

여강길 4코스(연인교) 이정표

고수부지에서 올라와 둑방길 연인교 직전 이정표이다. 여주대교와 연인교가 다른 다리인 줄 착각할 지경이다. 연인교는 舊 여주교로 여주대교를 옆에 붙여 건설하면서 인도교로 사용하고 있다. 연인교를 찾느라 다리밑으로 내려가 

 

 

좌, 우로 정찰을 하며 산책하는 사람들에게도 물어도 보고 짧은 시간에 만난 사람들 중에 연인교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 

 

다시 다리 위로 올라와

 

 

인도와 차도 중앙에 서서 각각 교각에 붙은 명패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여주대교는 여주교, 인도교는 무명, 다리 건너 영월루가 눈에 크게 들어와 일단 건너기로 한다. 

 

 

영월루 모습

 

 

영월루 입구 이정표

 

 

영월공원이다. 여강길 4코스에 영월루는 패스다. 한 바퀴 돌려도 좋을건만 여강길은 뭐 그리 바쁜지 돌아서 버려 안타까운 마음은 나그네 몫으로 맡겨졌다.  

 

 

여주군 6, 25참전기념비

碑名이 좀 이상하다. '여주군참전기념비'라 여주군은 어느나라 UN軍인가?

 

 

영월루 올라가는 계단로

 

 

迎月樓

여주 군청 정문이었으나 1925년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영월루에서 내려다 본 여주 시가지

 

 

현충탑

 

 

여주 관아를 거쳐간 관료들의 공적비

 

 

영월루 남한강 절벽 江岸에

 

 

기암괴석 바위 덩어리가 있는데 마암(馬巖)이라고 한다. 이 바위에서 황마(黃馬)와 여마(驪馬)가 나왔는 전설이 있는데 황마와 여마 얘기는 참으로 하기싫다. 옛부터 여주의 지명은 말에서 기인(起因)했다.

 

 

연인교 밑 데크로드를 따라 다리를 횡단하여

 

 

강변로에 올라섰다. 이 길을 따라 가면 대로사가 나오고 소양천 합류 지점에서 양섬을 바라보면 남한강 세종대교가 지난다. 이어 영릉(효종대왕릉)과 영릉(세종대왕릉)으로 여강길이 이어진다. 사전에 여강길 공부가 안된 상태여서 여주 도심에서 길을 헤맸다. 

 

 

여주초등학교와 여주시청 사이 골목을 빠져나와

 

 

여주시청 앞 사거리

 

 

여주 5일장(중앙시장)까지는 무사히 왔다. 시장통을 질러 들어가니 오리무중이다. 장사하는 사람 붙들고 길 물어보기 그렇고 시장을 완전히 벗어난 곳까지 가도 여강길 안내 표시는 눈에 띄질 않는다. 5일장은 어디서 어디까지 인지? 한글시장은 또 뭔 지? 복잡한 시장통을 왔다 갔다 하고 나니 길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이런 장터에서 여강길 어쩌고 저쩌고 했다간 정신 나간 시람 취급받기 일쑤다.  그 유명한 제주 올레길을 완주하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까지도 길 제대로 가리켜 주는 사람은 못 봤다. 

 

大老祠(여주시청 홈페이지)

조선 중기 학자이며 정치가인 우암 송시열(1607~1689년)의 사당이다.  송시열과 여주와는 어떤 괸계인지? 

 

 

양섬공원(빌려 옴)

 

 

하동교 삼거리에서 세종대왕로로 진입했다. 앞서 가는 산책 나온 노부부가 가는 폼이 영릉 가는 것 같다. 세종대왕릉 가는 길을 물으니 큰길 따라가면 나온다고 한다.

 

 

세종대왕릉 삼거리이다. 앞에 보이는 야트막한 산이 모역이다. 

 

 

(15:00) 세종대왕릉(英陵) 입구 도착했다. 여강길 4코스 '5일 장터길'은 실패로 끝났다. 하나도 서운하지 않다. 이정표 따라다니는데 익숙해진 요산은  둘레길은 아직 초보이다. 둘레길에서 배낭을 메고 스틱을 짚으며 걷는 것은 어색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언젠가 배낭을 훌훌 벗어던지고 지팡이 하나로 둘레길을 걷는 요산의 모습을 상상하며 여강길을 끝맺는다.

 

 

 

 

 

 

 

 

20201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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