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08 사찰/강화도 낙가산 보문사

인천 강화군 석모도 낙가산 보문사

안태수 2019. 5. 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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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대 해상 관음기도 도량


봄이 되니 다들 바람이 나는 모양이다. 사방에서 꽃 타령이다. 집 안에서 시작한 꽃은 단지로, 거리로, 공원으로,

들로, 산으로 치닫는다. 연일 들려오는 소식은 어느 동네 꽃이 더 예쁜지 경쟁적이다. 나야 일 년 내 온 산을 헤

집고 다니는 사람이니깐 특별히 꽃에 대한 감상은 없다. 피면 피는가 보다, 지면 지는가 보다. 무덤덤하다. 간혹

자지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있다. 바위 사이에 끼어 죽을힘을 다해 피를 토하는 진달래를 보면 발걸음 떼지 못

하고 에 주저앉고 만다. 하늘이 파랗고 바위가 풍상을 겪은 두꺼운 떼가 낀 흔적이라도 있다면 진홍색 꽃은 애

절함을 더한다. 마누라도 꽃 타령 대열에 합류했다. 구순 장모님 모시고 미혼 처제와 같이 강화 석모도 보문사로

장소까지 지정해서 가이드를 부탁한다. 


       

낙가산 보뮨사(洛迦山 普門寺) 일주문

강화는 마니산 고려산 다니느라 몇 차례 들여 가는 길도 익숙하고 주변 산세도 설지 않다. 한강을 따라가다가

김포 시가지를 지날 때 정체를 하다가 강화대교를 건너면 소통이 원활해진다. 썰물에 바다를 건너면 바다인지 

지인지 분간이 안 되는 뻘이 널려 강화는 섬이라는 기분이 도무지 들지 않는다. 강화 내륙을 관통하여 외포리

에 이르러서야 겨우 바다를 만났다. 2017년 7월 개통한 석모대교를 너 10여 분 만에 보문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엔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꽉 차 있다. 평일인데도 이렇게 붐비는 것을 보니 보문사의 명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잔뜩 기대를 갖고 먼저 배부터 채운다. 관광지의 음식 아니랄까봐 제철에 먹는 밴댕이무침의 실망이 

메뉴로 번져 기분을 언짢게 했다. 장모님을 식당에서 쉬게 하시고 나 마누라와 처제 셋이서 절 구경하기로 한다.


출발부터 언덕이 가팔라 우리는 자연스럽게 헤어졌다. 그리고 내 탐방코스와 마누라의 코스가 다르기 때문에

억지로 동행할 필요 없이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면 다 만난다. 그동안 각자 취향에 맞게 구경하면 된다.

모도는 조선왕릉과 왕궁의 석물 재료인 석재(화강암) 공급처로 알려져 있다. 산등성이에 이와 같은 사실을 증

나 하듯 가공하다만 돌들이 산적해 있다. 


보문사 전경

평일에 이 정도의 사람이 찾아오면 주말은 난장판이 될 거 같다. 가장 소란스럽게 하는 사람이 단체로 오신 분들

이다. 그들의 흥과 부딪치지 않으려면 요령껏 탐방코스를 짜면 된다.

 

입구에 400년 수령 은행나무 보호수다. 여기뿐만 아니다. 저놈의 400년으로 표기한 수령은 몇 년 단위로 수정

할꼬? 두리뭉실하게 해 놓아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으니 똑똑한 소비자가 좋은 상품을 만들게 하듯 한마디 하

겠다. 최소한 10년 단위라도 수정하기 바란다.      


천인대 오백나한상과 33 관세음보살 사리탑(삼층석탑)

일주문 지나 仙界인 절마당에 도착하면 어디서부터 구경할 지 마음속으로 동선을 그린다. 종무소, 스님들의 거

처와 수양 공간은 가급적 피하고 일반에게 개방된 장소에 한한다. 원래 보타 낙가산은 관음보살이 계시는 곳으

바다와 관련된 지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 금산 보리암

바다와 마주하고 있다. 千명이나 앉아 법회를 열 수 있는 마당바위(천인대)에 와불전과 33 관세음보살 사리

탑과 오백나한상을 세웠다. 


33 관세음보살 사리탑(삼층석탑)


눈썹바위 전망

낙가산 명물 눈썹바위는 지표로 노출된 대형 화강암 슬랩이며 끄트머리가 오버행으로 생겼다. 알파인 클라이머

에겐 비박지로 최적이며 스님들에겐 불사의 명당이며 우리 같은 속인들에겐 보는 것만으로도 웅장하다.  


보문사 전경

신라 635년(선덕여왕 4) 회정대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한다. 이렇게 창건사를 기술하고 있지만 스스로도 기록

없음을 자탄하고 있다. 석굴을 제외한 전각들은 100년 이내에 불사한 것들이다.  


법음루(法音樓)

범고는 법을 전하는 북으로 네 발 달린 짐승을 비롯한 땅 위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고   


윤장대(輪藏臺)

글을 모르는 불자를 위해 경전을 보관하는 통을 한 바퀴 돌리면 경전을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을 기린다.     


범종각(梵鐘閣)

법종은 천상과 지옥 중생을 위한 것이다. 운판(雲版)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중생이나 허공을 떠다니는 중생을 위

한 것이고 목어(木魚) 물속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것이다.  



극락보전(極樂寶殿)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기 위한 연등 달기 행사가 한창이다. 같은 크기의 연등이라도 장소에 따라 공양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오대산 하산길에 상원사 적멸보궁에 들렸다가 마침 연등 공양에 참여하여 이름표만 적어 주고

어디에 달 것인지는 머리 굴리기 싫어 위임했다. 


극락보전 아미타여래(中) 관세음보살(左) 대세지보살(右)


보문사가 자랑하는 600년 수령의 향나무와 맷돌, 절구


법왕궁(法王宮 석실 나한전)


석굴 내부에는 삼존불과 관음보살 그리고 19분의 나한을 모시고 있다. 나한은 부처님의 제자로 최고의 깨달음

에 도달했으며 열반에 들지 말고 중생을 제도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행하는 성자이다. 


용왕전


와불전


내부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 당시 모습을 모셨다.


삼성각

칠성, 산신, 독성 3분의 탱화를 모시고 있다.


눈썹바위 처마 밑 마애관음보살상을 참배하는 419 계단로


식구


용왕단

마애불 올라가는 도중 서해 전망이 좋은 곳.


눈썹바위


여기는 황금등


마애석불좌상(관세음보살 높이 9.2m 폭 3.3m)

1928년 당시 보문사 배선주 주지스님과 금강산 표훈사 이화응 주지스님이 함께 조각했다. 일제감정기에 새긴

불상으로 예술적 가치보다는 성지로서의 역할이 더 중시되었다고 한다.


보문사 全景


연등 행렬


연등 물결


연등 바다


290년 수령 느티나무


일주문을 나서다

가파르게 솟은 낙가산 중턱에 자라 잡은 절은 단숨에 오르기엔 나 같은 산꾼도 숨이 벅찼다. 서해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 하나로 바다를 관장하는 관음성지가 되었다. 최근에 불사한 전각들은 시대를 반영하듯 어디 가나

비슷하고 명성에 걸맞지 않게 공식적인 보물은 한 점도 없다. 갯벌에 갇힌 섬은 햇빛이 난사하여 파란 바다

색이 그리웠다. 차로 섬 한 바퀴 16km 구경길에 올랐다. 보문사 바로 앞의 미네랄 온천은 많은 이용객에 놀라

걸음에 뒤로 물러섰고, 민머루 해수욕장은 갯벌 해수욕장으로 갯벌을 손으로 만져보니 광물이 아니고 식물

처럼 느껴졌다. 바다 풍광은 며칠 전 백령도를 다녀와 눈에 안 차고 석모도 자연휴양림은 조경의 티를 벗어나려

며는 한참 세월이 지나겠다.       

       





                                                       2019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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