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양구 사명산,월명봉

양구 웅진리 사명산( 저고리골~문바위봉~정상~선정사) 원점 회귀

안태수 2018. 11. 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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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의 전령 이쁜이의 길라잡이

 

'산은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라는 성철 스님의 말씀을 산이면 다 같은 산이냐 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은 형체가 일정하여 어디 가나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산은 너무나 다양하여 하나로 인식하기엔 역부족이다. 우리나라에만 해도 4,500여 개의 이름이 있는 산이 있다. 다 비슷한 것 같지만 하나같이 다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산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왔다. 산을 단순한 지형의 형태로 바라보면서 언젠가 지구의 표면으로 인식하는 날 산은 다 산이 되겠지...

       

 

(08:35) 강원도 양구군 양구읍 웅진리 사명산 주차장

오지 먼 산 갈 때는 일요일에 주로 간다. 이름 난 산처럼 사람들로 복작거리지 않고 사람이 그리울 정도로 호젓함을 즐기며 길이라도 물어볼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걷는다. 평일은 사람이 도통 없다.

               

 

사명산 등산 안내도 (빨간 궤적으로 임의 진행)

양구 웅진리까지 용산역에서 itx를 타고 남춘천역에서 시외버스로 갈아탈까, 동서울에서 웅진리 직접 가는 버탈까 망설이다가 어느 쪽 첫 차를 타던 웅진리 9시 도착 예정이다. 등산 루트를 원점 회귀하는 코스로 정하면 차를 가지고 가는 것이 훨씬 기동력이 뛰어난다. 6시 상도동 집을 나선다.                  

 

 

오늘의 주인공 '이쁜이'

막 짖으며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모습이 아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이다. 금방 다리를 감고 비비 꼬고 비비며 팔작 팔작 뛰어오른다. 지나친 환대에 감당이 안 된다. 얼굴을 자세히 보니 이목구비는 목양견 '보드 콜리'를 닮았고 체구는 땅개이다. 등산화로 갈아 신으며 꼬랑내 나는 발을 코에다 갖다 대주니 정신없이 냄새 맡는다.

   

 

등산로 입구

사명산은 해발 1,200m이고 등산 기점인 저고리골은 해발 270m이다. 고도 약 1,000m를 올라가야 한다. 정상은 산등성이에 가려 보이지 않고 사명산을 가리키는 커다란 화살표 표지판이 마을 어귀에 덩그러니 있다. 차도를 따라 약 500m 올라갔으나 등산로를 가리키는 어떤 시그널도 없었다. 마을 젊은이를 만나 지도를 펼쳐고 확인한 결과 마을 입구 다리(대결교) 건너기 직전에 좌측 산등성이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 이정표 앞에 서니 절벽에 가까운 경사면을 뒤로 돌아가는 희미한 자국이 나 있다. 

  

 

급경사 너설구간

이쁜이가 앞장을 선다. 얼마간 그러려니 하며 "이쁜아 집에 안 가나" 하고 말을 걸어도 들은척 만척한다. 정상지는 5.95km 급경사 구간이다. 잦은 봉우리와 짧은 안부가 이어지는 깔딱고개의 연속이다. 평균 시속 1.5km어렵다.

       

 

목책에 로프가 설치된 구간을 만나면 경사가 하도 심해 양손을 쓰지 않고는 보행이 어렵다. 이런 곳이 여러 군데 있다.

 

 

노송 군락지

봉우리마다 바위 그리고 노송 사람 손이 타지 않아 올곧게 자랐다.

 

 

'요산'이 잘 올라 오는지 지켜보고 있다

 

 

소나무 군락지

 

 

낙엽송 군락지

 

 

졸참나무 군락지

 

 

산림청 구조표시목 설치 (600m~300m 간격)

 

 

웅진임도 갈림길 이정표

 

 

지금까지 거의 직선으로 올라오던 능선이 우로 크게 꺾어 멀리 보이는 도솔지맥으로 향한다.

 

 

804봉

 

 

산록완사면(山麓緩斜面)

사명산 동남향 웅진리 마을은 산록완사면으로 배후 산악지대인 도솔지맥이 병풍처럼 드리워지고 하단에 풍화작용에 의해 생긴 퇴적물이 쌓여 완만한 지형을 이룬다. 

 

 

수인리 갈림길

 

 

도솔지맥 추곡리(약수터) 갈림길

 

 

문바위봉(1,004m) 웅진리에서 3.6km 지점

 

 

급경사 구간

 

 

(12:20) 4.5km 통과 지점이다.

 

 

웅덩이를 만났다. 바람도 피하고 낙엽이 푹신하게 깔려 밥 먹기 안성맞춤, 배낭을 내려놓고 식단을 차리는 사이 이쁜이도 옆에 자리를 잡는다, 뭘 줄까? 떡, 호두과자, 바나나, 감,  다 퇴짜 맞았다. 그럼 줄 게 없다. 무심게 혼자 먹고 있는데 이쁜이는 피곤했던지 졸고 있다. 커피를 식혀 한 모금 줬더니 잘 먹는다 그럼 커피라도 셔라.

 

 

헬기장에서 선정사 계곡 남릉 갈림길 있음 

 

 

(13:20) 사명산 도착

젊은 부부가 하산하는 것을 불러 세워 인증 사진 부탁하고 격려의 말을 해 주었다. 산에 미치면 속세와 어긋나니 산에 미치지 말고 속세에 정 붙여 열심히 일하라고 일러 주었다.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 삿갓대피소에서 논 같이 쏟아지는 폭우 속으로 돌진하자 산지기가 나타나 "산 어데 안갑니더. 다음에 오이소" 그 말 한마디에 황점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사명산(四明山 1,198m) 정상석과 기념촬영

 

 

사명산은 강원도 춘천시, 화천군, 인제군, 양구군 4개 군에 둘러쌓여 있다.

 

 

파라호, 화천 비수구미 계곡, 평화의 댐 조망 

 

 

소양강, 홍천 가리산 조망

 

 

도솔지맥 선정사계곡 동릉 갈림길

이쁜이는 갈림길만 나타나면 나를 기다리며 어디로 가야할 지 묻는다, 스틱으로 방향을 가리키면 신나게 달려나간다.

 

 

급경사 바위지대

 

 

이정표

 

 

마지막 경사

 

 

선정사 계곡과 합류 지점에서 이쁜이 물 보고 달려가 정신 없이 먹는다.

 

 

(14:20) 선정사 계곡 사명산 코스 남릉, 동릉 분기점은 사명산을 중앙에 두고 부채꼴의 꼭짓점에 해당한 곳이다. 사명산 등산로의 대표적인 코스이다. 마을 입구에서 포장 임도 끝 선정사까지 2km, 비포장 용주사 0.7km, 돌밭길 1km, 사명산 분기점까지 총 3.7km이다. 이어 정상까지 급경사 구간 2.5km를 합치면 총 6.2km가 된다.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12.15km이다.

       

 

웅진임도와 만남

 

 

임도를 가로 질러 돌밭길이 시작된다.

 

 

낙엽송 단풍

 

 

돌밭길이 끝나다

 

 

마을 식수원 취수장 통과

 

 

용수암

절 구경 하려고 들어서다가 흰 진도개 한 마리가 달려 나와 '이쁜이'와 걸음아 날 살려라 뛰었다.

 

 

용수암 이정표와 사명산 등산 안내판

 

 

선정사 단풍

 

 

웅진리 단풍미인

 

 

선정사 만추

 

 

선정사

약사여래부처님을 모신 약사전이 주불전이다. 약사여래부처님은 약합과 약기를 들고 모든 중생의 질병을 재앙으로부터 구원해 준다. 칠성각, 산신각이 나란히 있다. 

 

 

무량사 입구 사명산 등산로 안내판

 

 

낙엽송 단풍

 

 

사명산 전망

 

 

소양강 조망

 

 

웅진리 마을

마을이 양지바르다. 배후에 도솔지맥이라는 큰 산맥 하단 산록완사면(山麓緩斜面)에 마을을 이루고 전면엔 소양강이 흐른다. 풍수지리에 명당(背山臨水)이라는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계곡이 길고 산지가 높아 음양이 잘 발달하여 수목이 푸르고 단풍이 곱다. 도로 사정과 교통의 발달로 60년대 오지에 배치받았다고 울고짤고하던 쓰라린 軍 생활은 이제 기억에서 조차 사라졌다. 

    

 

(15:40) 이쁜이의 집 '초가집장뇌삼'

이쁜이가 찾아 들어간 집이다. "이쁜아 어디 갔다 이제 오나" 이때 개 이름이 이쁜이인 줄 알았다. 카랑카랑한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쁜이가 혼나고 있는 중이다. 얼른 달려가서 이쁜이와 7시간 동안 사명산 종주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쁜이는 누구와도 종주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쁜이가 신기하게도 내 주변에어지지 않았다고 하니 개도 산에 가면 겁을 내서 사람에게 딱 붙어 다닌다고 한다. 이뿐이 한데 착한 상을 내리고 싶은데 마땅한 것이 없어 소시지라도 사 주어라고 지폐를 내놓았다. 아주머니가 손 싸래를 치며 사양한다.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했다. 돌아서니 차까지 따라온다, 한 번 꼭 껴안아줬다.         

 






2018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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