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조선일보 선정 산/안성 칠현 칠장 서운산

경기 안성 (신대마을~칠현산~3정맥분기점~칠장산~칠장사)

안태수 2018. 10. 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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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금북, 한남, 금북 3정맥분기점 칠장산


안성시를 중심으로 반경 15km 이내에 오늘 다녀가야 할 산이 두 개 있다. 칠장산은 동쪽에 있고 서운산은 남쪽

에 있다. 차를 가지고 가면 두 산을 당일로 답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새벽에 출발한다.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

양지 IC를 빠져나와 17번 국도를 타고 남하를 계속한다. 백암 지나 죽산에 도착해서 내비가 새로 난 길을 인

못해 버벅거려 구 길로 내려서 방향을 다시 잡았다. 칠장산 칠현산 자락은 골프장 밀집 지역이라 왕년에 골프

치러 다니든 눈살미를 발휘하여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08:40) 칠장리 물레방아 순두부집

산행코스를 잡을 때 지도에 맹신하지 말고 현장에서 도착해서 지리적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장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칠장산 칠현산 순으로 진행하면 칠현산 입구에서 차를 회수하기 위해 칠장사까지

른 차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반대로 칠현산 칠장산 順으로 진행한다. 식당 주인에게 하산 후 점심을 먹기

약속하고 주차 허락을 받았다.   


칠장산 등산 안내도

물레방아 두부집에서 명적암 거쳐 칠현산까지 2km, 칠장산까지 금북정맥 구간 2km, 칠장사 등산로 입구 혜소

국사비까지 1km, 절을 한 바퀴 돌고 일주문을 통과하여 차도로 물레방아 두부집까지 1km, 총 6km 거리이다.

내판이나 이정표의 거리 표시가 들쑥날쑥하여 트랭글 gps를 참고했다.   


칠장리 칠현산 전망

등산로 입구에서 산 봉우리 세 개가 보이는데 오른쪽 봉우리에 가려 조그맣게 보이는 봉우리가 칠현산이다.

1시간 이면 닿는 거리, 시멘트 포장이 명적암 입구까지 되어 있다. 


꽃향유, 향유, 배초향 일년에 한 번씩 보니 이름 외기가 힘든다.


명적암

암자라기 보다 산속 불법 건축물처럽 보였다.


백구와 인사 나누다.

명적암에서 요란하게 짖으며 뛰쳐나왔다. 반기는 건지 경계하는 건지 우선 앉아 눈높이를 맞추고 코에 손을

적의가 없음을 드러낸다. 이내 등산 온 사람인 줄 아는 듯 앞장 서서 등산로를 올라간다. TV 동물농장에서

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어 같은 경우인가 하고 관심을 가졌다. 우선 부를 이름을 짓기로 한다. 갑자기 나타나

털이 숲과 잘 어울려 '산신령님'이라고 불렀다.        


모퉁이를 돌아설 때마다 내가 오는 것을 지켜봤다가 내가 알았다는 사인을 보내면 곧장 앞서 나간다.   


백구가 사방을 감시하다.


극락마을 갈림길

작은 지능선이 발달하여 계곡 다운 골짜기는 없다. 능선을 오르면서도 사면을 오르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평범한 산이 주는 무기력감에 산신령님이 없었더라면 졸릴 뿐 했다. 참나무가 주요 수림이다.    


상수리나무(참나무) 군락지


(09:25) 칠현산 도착

속리산 천왕봉에서 뻗어 나온 한남금북정맥은 경기도 안성에서 죽산면과 금강면을 경계 짓고 칠장산 200m 못

미친 3정맥분기점에서 한남, 북정맥으로 갈라진다. 한남정맥은 北進하고 금북정맥은 西進한다. 칠현산에서

칠장산까지 약 3.7km (실제 2km)는 금북맥 구간이다.   


칠현산(七賢山 516.2m) 정상석과 기념촬영


금북정맥 칠장산 가는 길

백구는 내가 칠장산으로 가는 것을 어떻게 아는지 한치도 주저 없이 앞서 나간다. 


백구 정찰 중


(09:55) 중고개 안부에 내려서니 밑도 끝도 없는 돌탑에 '부부탑 칠순비'라는 까만 표지석이 서 있다. 墓인가?

칠순이라면 내 나이 때보다 일찍 돌아가신 모양인데 요즘은 후손에게 묘지 관리를 맡길 형편이 안 되니 当代에

유해를 수습하여 화장하고 납골당에 안치시키는 폐묘가 유행이다. 양반집안이 앞장서는 것 같다.  


신갈나무 군락지


헬기장


고들빼기


야호바위  


칠장사 갈림길


어사 박문수(朴文秀 1691~1756)의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

박문수가 과거길에 어머니의 권유로 칠장사 나한전에 들러 기도 후 하룻밤을 보낼 때 꿈에 혜소국사가 나타나

시제를 알려주어 그 시를 받아 적은 것이 장원급제한 詩라고 한다. 그런 전설 같은 얘기로 칠장사에는 어사 박

수 전국백일장을 열고 길도 만들고 다리도 놓고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다. 박문수의 출생지는 천안 입장면

이고 묘는 면 은지리에 있다고 한다.       


절이 가까워지니 소나무가 우거진다.


칠장사 주차장 갈림길


(10:30) 칠장산 도착

백구가 먼저 도착해 있다. 젊은 부부가 반갑게 인사한다. 하얀 정상석 뒤로 한남정맥이 지나간다. 관해봉, 도덕

산이 줄지어 섰다. 백구도 수고했고 나도 좀 쉬어야 했다. 배낭 안에 백구가 먹을 만한 게 없나 뒤져 보니 일본

서 사 온 새끼 손가락 두 마디 만한 술 안주용 베이컨과 호두과자를 백구가 한참 냄새 맡더니 먹어치운다. 나도

간단하게 커피 한잔하고 일어서니 백구가 안 보인다. 몇 번 불러봐도 소용없다. 홀연히 되돌아 간 모양이다. 둘

이 정답게 여기까지 왔는데...        



백구 바람처럼 사라지다


칠장산(七長山 492.4m) 정상석과 기념촬영


음성, 청주, 천안 방면 조망


안성, 평택, 천안 방면 조망


3정맥분기점

3정맥이란? 한남금북정맥, 한남정맥, 금북정맥을 말한다. 속리산 천왕봉에서 한남금북정맥으로 출발하여 이곳

칠장산 분기점에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나누어진다. 한남금북정맥에는 속리산 천왕봉을 제외하고는 유명

봉이 없다. 금북정맥은 예산 덕숭산, 안성 서운산, 칠현산은 답사를 마쳤고 한남정맥은 칠장산, 수원 형제봉, 광

교산, 의왕백운산, 군포 슬기봉, 수암봉 정도이다.   


칠장사 주차장으로 하산한다.


칠장산 둘레길 표지목

칠장산에도 어사 박문수길, 칠장산 둘레길, 금북정맥 등 여러 갈래 트래킹 코스가 있다.


산죽밭 통과


칡넝쿨과 잡초가 무성하다.


(11;00) 칠장사 등산로 입구

정상에서 날머리 칠장사 후원까지 약 1km, 해발 300m 고지에 자리 잡고 있으니 금방 내려섰다. 칠장사라

때문에 이름이 났는지 아니면 3정맥분기점이라는 지형 때문인칠장산은 아무리 봐도 평범한 동네 뒷산 수준

밖에 안 된다.


칠장사 후원으로 내려서다.

절 터는 西向으로 발달하고 전각은 남향을 바라보게 했다. 지형은 완만한 경사와 구릉지가 섞여 아름다운 곡

그리며 전각의 지붕들이 숨바꼭질 하듯 숨어 있다. 한참에 달려들까 망설이다가 후원 언덕 이곳저곳을 올라

절 구경 삼매에 빠졌다. 절을 찾을 때 절을 보지 말고, 부처님을 보지 말고 절을 가꾼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라

고 했다.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이 모여 사는지...

       






                                                     2018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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