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제천 금수산

충북 제천 상천리 용담폭포~망덕봉~금수산

안태수 2016. 10. 5. 20:31
728x90




청풍 자락에 발 담그니 비단결 흔들리네


새벽에 모텔을 나와 시장통 부근에서 김밥 한 줄 사서 배낭에 챙겨 넣고 금수산 산행을 위해 제천 수산면 상천리

로 간다. 날씨는 맑지도 흐리지도 않는 가스가 끼인 흐릿한 날씨다. 단양에서 금수산까지는 남한강변을 달리는

36번 국도를 이용한다. 단성역에서 잠시 내륙으로 들어왔다가 단성면사무소를 지나면서 이내 남한강과 붙어간

다. 구담봉과 옥순봉이 있는 괴곡리에 와서는 계란재를 넘으면서 산속으로 달리는 듯하다가 수산리 못 미쳐서 옥

순대교 표시판을 보면서 옥순로를 따라 남한강을 건넌다. 옥순대교 쌍방향에서 차를 세우고 대교를 중심으로 하

는 청풍호 감상에 여념이 없었다. 대교 옆으로 전망대가 있었지만 다리 곁에서 보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이제부터

강을 열심히 따라 가면 제천, 충주, 여주, 양평이다.    



(08:40) 월악산 국립공원 지킴터(충북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백운동 마을)

아침 8시 단양을 출발하여 약 1시간 만에 금수산이 있는 상천리 마을 주차장에 도착했다. 넓은 주차장에 내 차만

덩그러니 남는다. 지킴터는 아직 출근 전이고 휴게소는 인기척이 없다. 단양에서 아침용 김밥, 생수, 약간의 간식

을 사 왔기 때문에 바로 산행에 들어간다.   

 

청풍호 자드락길 제4코스 녹색마을길이 지난다. 이정표도 자드락길 이정표와 금수산 등산로 이정표가 나란히 서

있다. 계단은 녹색마을길로 능강교에서 시작하여 용담폭포까지 7.4km 구간 중 상천마을 구간이다. 편한 자드락

길을 마다하고 등산로를 고집한다.

  


마을길을 따라가면서 폐가를 본다. 너른 집터가 맘에 든다. 나무를 싹 잘라버리면 양지바르겠다. 산골짜기에 빈집

을 가끔 본다. 집을 오래 비어 두어 마당에 잡초가 무성하다. 집은 본래 사람이 기거하지 않으면 금방 폐가가 된

다. 친구 중에 자연을 동경하는 이가 있는데 산속 깊이 들어갈 것 없고 이런 집을 구해도 좋을 것 같다.    

보문정사

금수산 망덕봉 자락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절은 넓은 들을 다 제 것 인양 넉넉하게 품고 있다.   


칡 군락지

보문정사 뒤로 숨이 막힐 정도로 틈이 없는 칡 군락지를 지난다. 저렇게 얽혀 살면서도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 강한 생명력이 돋보인다.  


꽃범의 꼬리


황토집 (너와집 : 나무껍질로 지붕을 얹었다)

주인은 집을 비우고 긴 줄에 묶인 개가 집을 지키고 있다. 집 구경 실컷 하고 잘 나오는데 와락 달려드는 바람에

깜짝 놀랬다.


망덕봉 전경


산 입구가 점점 가까워진다. 용담폭포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계곡을 타고 흐른다. 계곡 곳곳에 호수를 깔아 마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금수산에서 흐르는 물이라 그런지 꿀맛이다.


(09:00) 용담폭포 삼거리

여기서부터 금수산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좌측으로 용담폭포 입구, 폭포 전망대, 망덕봉, 금수

산과 우측으로 계곡로, 금수산 삼거리, 금수산과 만나는 한 바퀴 빙 도는 탐방로다. 어느 쪽을 먼저 선택할 것이냐

는 답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힘이 있을 때 어려운 코스를 먼저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금수산 및 용담폭포 안내판

원래는 백운산이라고 하던 것을 퇴계 선생이 가을에 올라와 보시고 물결에 붉게 물든 산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금

수산이라고 하여 그 후부터 금수산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용담폭포 하류 아치교 건너서


경사가 심한 철계단을 오른다.


폭포 전망대 오르는 철계단


(09:15) 용담폭포 전망 데크에 도착


용담폭포 비경 감상

폭포 규모가 상당하다. 폭포를 이루는 양쪽 경사면은 엄청나게 큰 바위로 노출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로 폭포가 쏟

아진다. 폭포는 물이 없으면 제구실을 못한다. 여름 큰비가 온 후나 추운 겨울 폭포를 흐르는 물이 얼어붙어 빙벽

을 이루었을 때 폭포가 아름다운 것이다. 오늘은 대형 바위 슬랩을 구경한다.


용담폭포 배경으로 기념촬영 하고


곧이어 시작되는 암릉을 오른다. 국립공원 월악산 등산 안내도를 보면 코스별 구간별 난이도를 표시해 놓았는데

검은 선이 메우어려움으로 평균 경사도가 40~60도를 가리킨다. 금수산 용담폭포 망덕봉 구간 2.3km가 검은 줄

이 그어져 있고 월악산 중봉에서 영봉 구간 1.1km, 신륵사삼거리에서 영봉까지 0.8km가 검은 줄이 그어져 있다.

시간당 1km를 올라가기 힘들다는 얘기다.

 

탐방로를 이탈하지 못하도록 줄을 치고 경고문을 부착해 놓았다. 


바위능선


절벽 조심 (사진 찍는다고 절벽 가까이 붙어 서지 말 것)


바윗길


철계단 구간


북쪽 맞은편 능선 독수리바위 쪽두리바위


맞은편 능선과 합류 하는 지점ㅇ느 상천리 마을이 빤히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올라왔다.

바위를 오를 때는 일부러 쉬지 않아도 홀드와 스탠스를 찾느라고 자연스럽게 쉬게 된다. 큰 경사는 다 지나온 것

같아 배낭을 내려놓고 푹 쉰다.      

 

망덕봉 1km 남은 지점에서 짧은 안부를 통과하면서


숨 고루기를 한다.


다시 망덕봉을 향해 가쁜 숨을 몰아쉰다. 


망덕봉에서 금수산 정상으로 뻗은 능선 금수산 정상이 보이고


망덕봉 삼거리

드디어 금수산 주능선에 올라왔다. 좌로 100m지점이 망덕봉이다.


(11:35~12:00) 망덕봉 도착 점심(김밥, 사과, 커피)

하천리와 능강리 등산로는 다 막아놨다. 이왕 길이 나 있으면 막을 필요는 뭐 있나? 산은 산 밑에 사는 사람들이

산에 나는 작물을 캐기 위해 길을 만들었고 그 길을 짐승이 다니고 또 볼거리가 있으면 등산객들이 이용한다. 그

렇게 생긴 길을 억지로 막을 필요 없다. 길을 잘 만드는 일이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전 하는 일이라고 생각

한다. 능강리 청풍 8경 금수구곡에 있는 얼음골 보호하기 위해 등산로를 막았다니 한심하다. 현수막 한 장으로 목

적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망덕봉(926m) 정상석과 기념촬영


얼음골 갈림길

산행 중 국가지정번호판, 구조표시목 등을 휴대폰에 담아 두면 어려울 때 긴요하게 쓸 수 있다.

   

바위 틈새 뿌리를 밖고 있는 소나무


상학마을 갈림길


철계단


금수산 정상 올라가는 철계단


구절초


암벽에 붙여 길을 내다


(13:00~13:30) 금수산 도착

초행이라서 그 이전의 정상 모습은 모른다. 사방을 빙 둘러보니 뾰족한 바위 군상 위에 윗부분만 조금 남기고 철

제 구조물을 설치하여 그 위에 나무를 깔고 고무판을 얹었다. 난간도 설치하여 이탈을 방지해 놓았다. 구조물은

2층 구조로 아래 부문은 자연스럽게 그늘이 져 눈, 비, 바람, 햇빛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여 휴게소 전망대처럼 지

어졌다. 전국의 산들이 이를 모방할까 심히 염려된다. 금수산 하나만으로도 족하다. 

     


금수산 (錦繡山1,016m)

♣우리 명산 100

우리나라에서는 명산의 첫째 조건은 정상의 사방 경관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그 산이 품고 있는 천년기념물,

계곡, 폭포, 바위, 암릉, 단애 등 자연환경과 세 번째 사찰, 사적 등의 문화유산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수

산은 월악산국립공원 최북단에 솟은 산으로 남한강 이북지역에 있으며 北으로 치악산 東으로 태백산, 소백산, 南

으로 백두대간, 西로 월악산, 충주호가 절경으로 다가온다. 퇴계 선생은 정상에 오르지 않고 남한강을 배경으로

먼발치에서 보고 감탄한 모양이다. 단풍이 비단 같은 지는 가을에 만나봐야 알겠다.   


금수산 정상 모습


금수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금수산에서 망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으로 신선봉 능선


망덕봉과 청풍호


정상을 내려서면 좌측으로 난 암릉길은 막아 놓아 금수산 삼거리 까지 비탈길로 우회한다.


너덜구간 통과


(13:50) 금수산 삼거리에서 상학마을과 갈라진다.


급경사면이 한참 동안 계속되는데 대부분 구간에 철계단이 놓여 있다. 중간에 없는 곳은 추가 공사를 위해 자재를

쌓아놓았다. 이젠 등산하면서 계단 오르는 일이 익숙해졌다. 사람이 참 간사한 게 계단 설치하는 것을 두고 등산

하는 재미를 앗아간다면서 투덜대다가 어느새 편한 길에 익숙해져 코가 닫는 경사에 부딪치면 '계단 좀 놓지' 하

는 원망의 소리가 새어 나온다.    

  

계단 마지막 지점(심장마비 경고문)에 도착하면 힘든 경사는 다 내려왔다.


계곡이 시작되면서 물소리가 들리고 작은 돌들이 산을 많이 내려왔음을 알린다.

 

물을 만나 세수도 하고 웃옷을 벗고 물수건으로 몸도 닦는다. 여름이 저만치 물러 갔는데도 산속은 아직 덥다. 

 

원시림 같은 숲 속을 빠져나와

 

용담폭포 삼거리 계수대 통과하면 금수산을 중심으로 좌에서 우로 한 바퀴 돈 셈이다. 오늘 산행은 여기서 끝이다.


(15:15) 용담폭포 삼거리 통과


대명천지가 훤한 마을로 내려 가는 길


다시 수풀에 쌓인 보문정사를 뒤로 하고



(15:30) 상천리 안내석이 있는 마을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넓은 주차장에 내 차만 덩그러니 땡볕에 놓여 있다.

배낭을 정리하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주차비를 받으러 왔다. 유공자증으로 대신했다. 이것으로서 한강 이

남 우리 명산 100은 끝났다. 돌이켜 보면 지나온 산들을 완벽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산세는 선명히 생각난

다. 예를 들면 금수산 같은 지형은 우리나라에 흔한 바위산 형태를 하고 있어 자칫 혼돈할 수도 있지만, 청풍호를

떠올리면 금방 구분이 된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있어 한 산에 최소한 4번은 올라봐야 그 산에 대해 이야기할 자

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머리 속에서 지어낸 얘기는 뒤에 본인이 들어도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앞으로 계획은

계절에 맞혀 100 산을 다시 탐방하는 일이다.   






                                                       2016년 9월 9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