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정선 백운산·가리왕산

정선 동강 백운산

안태수 2016. 7. 1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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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의 아름다움에 덩달아 명산 반열에 오르다.


내비가 없으면 어찌할 뻔 했나? 미디어 사용에 게을리했다면 눈뜬장님 처럼 살아가는 처지가이닐까 생각하니 끔

찍하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제일 힘든 일은 PC 포털사이트나 스마트폰 각종 앱에 가입한 아이디

비밀번호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컴퓨터 사용을 기록하는 전용 노트를 보물처럼 끼고 다닌다. 노트에는 각처에

회원으로 가입한 아이디와 비밀번호, 메뉴얼 사용하는 방법 등을 유치할 정도로 세심하게 기록하고 있다.

원도 정선은 생소한 동네 말로 들고 영상물로 접해 머리로만 아는 곳이다. 우리 명산 100 찾아 정선 동강 백운

산 등반 길에 오르면서 겸사로 동강을 차로 드라이버 하기로 예정하고 왔기 때문에 리조트에는 오래 머물 일은 없

어 눈 뜨자 바로 짐 챙겨 나온다. 동강 12경 중 정선에서 가장 가까운 1경 가수리 마을을 입력하고 출발한다.

동강 12경은 동강이 시작하는 정선에서 영월까지 강을 따라 형성된 비경 지역과 아름다운 이야기가 숨어 있는 곳이다.      


(08:40) 동강 4경 백운산 점재마을 입구 도착

정선은 북쪽 오대산과 동쪽의 백두대간 고산준령에서 발원한 물이 오대천, 조양강을 거쳐 동강에 합류하는 곳

로 정선에서 비로소 본격적인 강의 모습으로 흐른다. 정선은 주변 자연환경의 덕분으로 관광도시로 유명해졌지만

험준한 산을 배경으로 하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인프라가 아직도 열악한 상태다. 동강을 끼고 달리는 도로는 강

 바짝 붙어 그 폭이 넓어졌다가 좁아졌다 하면서 어떤 곳은 차가 한 대가 겨우 지나고 그나마 갈대숲에 쌓여 길

이 있는지 의아심이 들 정도였다.

 

백운산 등산로 안내판 (해발 280m)

다리 건너 강변 자갈밭에 차를 주차한다. 햇볕이 너무 강해 차에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염려가 되어 창문을 조금

내려 놓는다. 등산화로 갈아 신고 바로 출발한다.


백운산 전경

강에서 단숨에 솟아오른 듯한 봉우리가 하얀 암벽을 강 쪽으로 드러내고 있다. 아무리 둘러봐도 돌아가는 길은 없

어 보이고 가파른 비탈과 한바탕 씨름을 할 각오를 해야겠다. 세 번째 뾰족히 솟은 봉우리가 정상처럼 보인다.

해발 882m 높이의 정상이 산 밑에서 바로 눈에 보인다는 것은 경사도가 매우 심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등산로 입

구에서 정상까지 도상거리가 2.4km, 고도차가 602m이면 실제 거리는 2배, 4.8km로 봐야 한다. 2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다.       


집 앞마당과 등산로를 같이 사용

아침 햇볕이 따갑다. 개 두 마리는 묶여 있고 한 마리는 목줄이 풀린 채 그늘에서 졸고 있다. 사람 소리가 나도 꿈

쩍도 안 하는 것을 보면 쓸데없는 사람이 많이 지나다닌다는 의미다. 인기척에 주인장이 헛간에서 나온다. 점재마

을, 백운산 등산로, 제장마을과의 연결, 시내버스 운행시간, 택시 형편 등 산행과 관련된 일반사항을 물어본다.

주말이면 관광버스로 단체팀이 많이 와 주로 이곳에서 올라가서 제장마을로 내려간다고 한다.

  

밭 두렁 사이로 조심


밭두렁이 끝나는 지점에서 숲으로 들어서면 바로 목이 정도의 오르막에 우악스럽게 나무계단이 놓여 있다.


잠시 가파른 기슭을 돌아


바위가 잘게 부서져 쌓인 지역(애추형 지형)을 통과 한다.


갈 之 字로 굽이치는 통나무 계단. 가파른 등산로에는 제발 통나무로 계단 만드는 일은 삼가기를 발의 중심을 잡

기 위해 움칠움칠하다 보면 무릎의 연골은 사방에서 압박을 받는다.  


(09:25) 능선 마루에 올라섰다. 입구에서 1.2km 떨어진 지점 약 반 정도 왔다. 숨이 막힐 것 같은 후덥지근함이

사방으로 트인 공간만으로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지금부터는 능선을 오르니 바람도 자주 만나겠다.  


아무도 없는데 체면이고 뭐고 볼 것 있나 시원한 게 최고지

리조트에서 뜨거운 물을 보온 통에 담아왔고 편의점에서 일회용 미역국을 사 왔다. 보온 통은 70도 이상을 몇 시

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통상 5시간이 주류다. 따끈한 미역 국밥이 잘 만들어졌다. 


정성군 구조 표시판

우리 명산 100을 찾아다니면서 명산 반열에 오른 나름의 이유를 상상하면서 산을 오른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에 흔한 산 지형을 보며 올라왔다. 


밧줄로 등산로 구획 

능선은 강 쪽으로 날카로운 바위와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고 반대쪽은 구불구불한 산등성이를 이루고 있다. 등산

로는 강 쪽에 바짝 붙어서 동강을 계속해서 내려다보며 올라간다. 바위가 단단하지 않아 밟을 때 조심해야겠다.

 

계단 구간


밧줄 잡고 미끄러지지 않기


말나리


야생 회양목

서울 관악산에 야생 회양목 군락지가 있다. 특별 보호수목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어 유심히 봐 두었는데 정선

백운산에서도 보게 되니 반갑다. 백운산 등산 중 즐거운 일은 나무에 이름표를 달아 나무 공부를 하며 산을 오른

다는 것이다. 오래되어서 희미하게 지워진 것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다 알 수 있다.     


동강이 내려다보이는 첫 벼랑에서 

동강은 백운산에 와서 굽이친다. 얼마나 심하게 돌아가는지 강바닥에는 구멍이 생겨나고 산허리는 잘려 나가

위에 작은 섬 하나 만들고 남은 자락은 슬며시 푸른 물에 담근다. 회오리치는 강물은 오늘도 사방으로 흰모래

를 흘뿌리는구나.

 

바위 전망대에서


백운산 등산로 중 제일 위험한 암반 구간으로 주의 경고


칼바위 능선


돌양지꽃


작은 돌더미가 차라리 부담스럽다. 밟으면 부스러지는 소리 발이 잘 미끄러진다. 밧줄을 단단히 잡고 운행할 것.


세번째 벼랑 끝은 위험해서 진출 포기


동강 3경 나리소 바리소沼 조망

沼는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말한다. 沼 앞에 붙인 나리, 바리는 웅덩이의 모양을 보고 붙인 이름 같다. 강물이

절벽을 끼고 휘돌아갈 때 물살이 세어지며 깊은 웅덩이를 판다. 물 색깔도 곱고 수심도 깊어 수영하기 좋은 곳.

이런 곳은 어느 곳이든 다 명소다.  


백운대 정상은 평범한 봉우리에 불과하다.


으아리


두 번째 봉우리(720m)


(11:10) 백운산 정상 도착


백운산(882.4m) 정선군 신동읍 운치리와 덕천리 동강 변에 있는 산이다.

동강이 먼저 인지 백운산이 먼저 인지 유명세를 탄 것은 동강이 먼저이고 백운산은 동강 변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동강의 가장 아름다운 지역을 내려다볼 수 있는 지리적 위치 때문에 명성을 얻은 것 같다. 산 자체로는 강으로 접

한 단애를 제외하면 높이에 걸맞지 않게 지형 발달이 빈약하다.    


백운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우리 명산 100


정상에서 한참 머물다가 하산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올라서면 반듯이 하산 길을 확인 해

두고 쉴 것.


하산 길에 산악회 팀과 교차하며 땀을 뻘뻘 흘리는 아줌마와 마주쳤다. 벙거지 모자(헷), 마스커(UV 차단), 장갑,

재킷, 조끼, 스틱 완전무장한 차림이다. 얇은 러닝만 달랑 하나 입은 내 복장과는 천지 차이다. 숨을 헉헉 몰아쉬

며 진행을 못 하고 있다. 땀이 빨리 마르지 않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호흡은 가빠진다. "아줌마 공기가 잘 통하게

옷 좀 벗으세요" 내 충고가 들렸는지 주섬주섬 옷가지를 벗는다.


밭 두렁을 조심하며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12:30) 아침에 만났던 어르신이 그늘 아래 쪼그리고 앉았다가 날 반긴다. 강원도 사투리로 벌써 갔다 오느냐는

이다. 백운산에서 칠족령 거쳐 제장마을까지 가 싶었는데 제장마을에는 요즘 택시가 없다. 그나마 한 대 있었

는데 고환 카지노로 출장 영업 나가고 꼭 필요하면 정선 차를 불러야 한다. 동강 변 제일 높은 산에서 동강을 내려

봤으니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더 이상 상세하게 구경하기는 어렵다. 백운산 주변이 정선의 동강을 대표하고 어

라연이 영월 동강을 대표한다. 두 곳을 중심으로 유람하면 강원도 동강은 어떻게 흐르는 강 인지 머리에 남을 것

이다. 백운산을 뒤로하고 동강을 따라 영월로 간다.         






                                                        2016년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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