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08 사찰/영동 천태산 영국사

영동 천태산 영국사

안태수 2016. 5. 1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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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갇힌 절 사람 발길이 그립다.


오지란 사람이 많이 모여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을 말한다. 주로 강원도 해안을 제외한 지역과 경북 북부지

방 일대를 일컫는다. 그동안 교통의 발달로 도로가 산간벽지를 뚫고 사통팔달했지만, 차만 다니지 걸어 다니는

사람은 눈뜨고 찾아볼 수 없다. 현대판 오지인 셈이다. 영국사寧國寺가 있는 충북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 지륵골

도 지금이야 개명천지가 되었지만 상상해 보면 꽉 막힌 산중이다. 신라 말기에 창건한 절이라고 하지만 기록은

없고 원각국사비의 흔적에서 고려 중기 사찰임이 입증된다. 명성에 걸맞지 않게 불사도 시원찮다. 그래도 영국사

는 영동 제1의 명산 천태산과 금강의 중심에 위치하여 천연자원의 혜택을 톡톡히 본다. 영동에서 가장 산수가

뛰어난 고장은 양산, 영동의 8경이 양산에 다 모여 차라리 양산 8경이라 한다. 그 1경이 영국사다. 

     

일주문

진작에 천태산은 몰랐어도 영국사는 알고 있었다. 유럽 국가를 연상시키는 절 명칭에 '영' 字가 무슨 字인지 궁금

했는데 잊어버렸다가 다시 생각난 것이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개경을 떠나 이곳에 머무르면서 나라

의 안녕을 빈 절이라 하여 영국사로 개명했다고 한다.

 

천태산 영국사天台山寧國寺 일주문

일주문 기둥과 나란히 음료수를 파는 매대가 놓여 있다. 그렇게 가깝게 붙여놓지 않아도 좋으련만. 산문에 들어서

경건한 마음을 망쳐 놓는다. 절은 그 절의 스님이 가꾼다.


일주문 현판


망탑봉 갈림길

망탑봉엔 보물 삼층석탑이 있다. 절 구경을 마치고 나가는 길에 들리면 망탑봉 가는 오솔길과 만난다. 


세상에 이렇게 넓은 공터가 산속에 숨어 있다니 논도 있고 밭도 있는 것을 보면 세상과 결별하고도 충분히 지낼만

한 곳이다. 중이 아니라도 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구나. 좌측으로 천 년 묵은 은행나무가 절을 가리고 천태산

전 모습이 드러난.


영국사 은행나무


영국사 은행나무 (천년기념물 제223호)

수령 약 1,000년, 높이 약 31m, 숲 둘레 약 11m.


영국사 안내판

신라 후기에 세워진 절, 고려 중기 대선사 원각국사, 대각국사(국청사)가 수도하고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리를 피

하여 절에서 가까운 이원면 마니산성에 머물면서 이곳을 찾아 국가 안녕을 위한 불공을 드렸다고 절 이름을 영국

사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영국사 전경


만세루


만세루萬歲樓


대웅전과 삼층석탑(보물 제533호 통일신라 후기 제작한 불교 탑)

5월 14일 석가탄신일 절 마다 연등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본당을 필두로 산문 어귀까지 연등 행렬을 짓는다.

대웅전 마당이 연등의 노른자리 철제파이프로 골격을 만들어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이단다. 솜씨 없는 일꾼

이프를 두서없이 얽어 볼품이 없다. 연등에 소원자의 이름표 달기도 경쟁이다. 등을 먼저 달아 놓고 보시에

따라 위치가 정해 진다.    


산신각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가장 만만하게 문안드릴 수 있는 곳은 산신령님이 계신 산신각뿐이다. 


극락보전


원각국사 비각


원각국사비


영동 영국사 원각국사비 (보물 제534호)

고려 중기 제작 영국사 중창하고 유해까지 안치한 대선사 원각국사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비碑


영동 영국사 승탑(부도)



승탑을 지키는 소나무


고래바위


일주문


망탑봉 삼층석탑 안내판


영동 영국사 망탑봉 삼층석탑 (보물 제535호)

고려 중기 제작 불교 탑


망탑봉 삼층석탑


망탑봉 삼층석탑


망탑봉 삼층석탑


망탑봉 물개바위


망탑봉 누애바위



망탑봉 흔들바위


천태산 동쪽 기슭 영국사 모습

사찰 규모가 작은 데다가 문이 닫혀 있어 겉모습만 보고 돌아선다. 근세에 불사한 전각들은 전국 어디서 던 같은

모양으로 짓기 때문에 특별할 것이 없다. 절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급 이상만 챙겨 봐도 충분하다. 차라리 시간

을 남겨 높은 곳에 올라 절 전체를 바라보는 것이 더 유익하다.   





                                                       2016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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