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산은 독립 산군으로 옹골차고 야무지게 솟았다
저녁 5시경 칠갑산 순환로를 한 바퀴 돌고 천장호를 끝으로 청양을 빠져나와 공주 유성 대전을 거쳐 금산 추부면
성당리로 접어든다. 유성 대전을 지나오면서 동쪽으로 산꼭대기에 지붕이 원형으로 된 하얀 건물이 시야에서 사
라지지 않는다. 추부 IC를 나오면서 그 정체가 밝혀졌다. 서대산 정상 강우레이더관측소, 충청남도에서는 제일 높
은 산에 있는 공공건물이다. 서대산 드림리조트에 도착하니 월요일은 쉬는 날이다. 주차장에 딸린 매점만 문이 열
렸다. 식사 숙박 다 안 되고 제일 가까운 곳은 옥천인데 한 20분 걸린다고 한다. 야영장에 펜션 한 동이 사용 가능
한데 무서워서 쓰겠느냐고 되묻는다. 무섭다는 말에 신경이 곤두선다. 짐승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 망설이자 식당
종업원 방이 비어있는데 화장실 TV 없는 대신에 20,000원에 해주겠다고 한다. 직원은 용돈이라도 벌겠다는 식으
로 적극적이다. 숙박을 정하고 짐을 방에 넣고 식당(소머리국밥집)을 소개받아 식사하러 간다.
(18:30) 성당리 마을 입구 가마솥소머리국밥집 주차장에서 촬영한 서대산 전경
식당은 꾀 소문이 나 있다. 한적한 대로변 식당에서 24시간 영업한다는 것은 대단한 맛집이 아니면 수지 맞추기
가 어렵다. 기대를 하고 들어서는데 손님이라곤 달랑 나 하나 종업원의 인사도 반갑지가 않은 태도이다. 내일 빡
신 산행 때문에 특으로 주문한다. 맛은? 소머리국밥이 맛 있어 봤자 다 소금 맛이지.
주차장에 딸린 식당 건물에서 비몽사몽 1박 하다.
직원은 내가 식당에서 돌아오자 바로 퇴근 준비를 하며 화장실이 급하면 주차장 한편에 있는 공중화장실을 이용
하고 샤워는 'NO' 세수는 주방 싱크대, 전기장판 사용법, 미닫이문 잠금장치는 고장, 외부로 나가는 주방 뒷문을
열어 놓고 갈 테니 문단속 잘할 것, 산 짐승이 침입한 때도 있었음 리조트에는 사장님 한 분밖에 없습니다. 한마디
로 억이다. 숙박을 결정한 것이 후회되고 밤샐 일이 태산이다.
초저녁부터 불 끄고 잠을 청한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 바람에 덜거덕거리는 창문 소리, 주방 냉동기 돌아가는 소
리, 시간이 흐르면서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한다. 도둑이나 강도의 침입을 상상하고 또 휴무차 외출했다가 갑작스
레 귀가한 종업원과 마주치는 일을 생각하니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다.
(07:00) 드림리조트 서대산 등산로 입구
6시 알람 소리에 총알같이 일어나 밖으로 나와 화장실로 달린다. 경로가 되면 밤에 한 두 번은 실례를 해야 하는
데 한 번은 식당 큰휴지통에 일을 벌였다. 날이 하얗게 밝았다. 컵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배낭을 꾸려 산행준
비를 마친다. 지난밤 아무일 없었던 걸 다행으로 여기고 평소 때처럼 산을 향해 간다.
등산객은 리조트 內 도로 사용을 금하고 있다.
서대산 드림리조트는 일반사업자가 운영하는 사설 시설물로 종합레저타운 형식을 띠고 있다. 단지 내에 숙박시설
(몽골텐트, 펜션동, 방갈로, 텐트), 새미나실, 연회장, 놀이시설, 수영장, 운동장 등 단체손님들이 즐겨 찾는 곳이
다. 시설물 및 주변 환경관리에 소홀한 것을 보니 운영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07:15) 드림리조트에서 출발하는 서대산 등산로는 4개 코스가 있는데 모두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다.
강우레이더관측소 하부 관리동
모노레일 전장 1,491m, 4인승 2량, 정원 8명, 강우레이더관측소 직원 업무용으로 사용함
모노레일 선로
(07:25) ②코스 폐 건물이 있는 지점에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건물안을 들여다보니 화장실과 주방시설이
있는 것을 보니 휴계소 용도로 쓰다가 손님이 없어 버려진 것 같다. 나라 살림이 아니고 사유물이라는 생각이 든
다. 어찌 입구부터 흉칙하다.
용바위
서울 관악산은 바위산이다. 설악처럼 바위 규모가 크진 않지만 산 전체의 70%가 바위로 덮여있다. 능선은 암릉이
고, 계곡은 크고 작은 바위로 넘쳐나 바위의 여러 가지 형상을 지천에서 만난다. 관악은 발에 흙 묻히지 않고 호사
스런 산행을 즐긴다. 서대산 용바위는 글쎄올시다?
국가지정번호판
이 표지판은 도로명 주소가 없는 지역으로 산, 해안, 들판 등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을 중심으로 조난및 안전사고
를 대비한 구조표시판으로 행정자치부 주관으로 2016년 1월 부터 실시하고 있다.
서대산전적비는 이곳이 6.25 때 빨치산 활동이 심했던 곳이라 한다.
생강나무
용바위와 서대산전적비는 모퉁이 하나 사이에 근접해 있다. 지나는 길에 생강나무 올려다보면서 산은 지금부터
오른다고 생각한다. 서대산은 독립된 산군으로 혼자 우뚝 솟아 능선과 계곡이 발달하지 않아 정상부 능선 진입까
지 온통 경사면을 이루고 있다. 서 있기도 힘든 심한 비탈이 숨 돌리 틈을 주지 않는다. 생강꽃 향기 맡으며 잠시
쉬었다 간다.
마당바위
마당바위는 보통 펑퍼짐한 너른 바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여럿이 모여서 쉴 수 있게 넓어야 하며 전망이 좋아
야 하고 양지발라야 하며 주변이 툭 터져야 한다. 마당바위가 쓰러지지 말라고 버팀목을 고았다. 한사람이 하니
생각없이 쭈르륵 따라 했구나.
너덜길
산이 경사가 지다보니 산정은 암릉이고 계곡과 경사면은 온통 크고 작은 돌 투성이다. 아랫쪽은 큰 돌이 굴러다니
고 위로 올라갈수록 작은 너덜이 널려 있다. 비가 오면 언제라도 굴러떨어질 태세로 산사태가 날 위험이 많은 지
형이다. 경사가 심해 계단 설치 일은 엄두도 못 내고 그저 밧줄만 나무마다 연결하여 길게 매어놓았다.
신선바위 하단
구름다리 가는 길
좌우 능선을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2코스 등산로에서 1코스 능선에 있는 신선바위 정상부와 연결하는 통로, 현재
는 폐쇄조치가 내려진 상황 표지판 따라 눈길로 건너본다.
구름다리
산정山頂 사자봉 하단부에 도착히니 비탈길은 끝이 난다.
(08:30) 정상 능선부 도착
사자봉 도착
얼른 보면 사자 형상 찾기가 힘들다. 사자봉에 올라서면 남쪽 방면은 정상에 가려 시야가 안 나오지만 다른 방향
은 탁 트여 있다. 북쪽으로 대전 식장산(598m), 옥천이 비스듬하게 시가지까지 내다보이고 동쪽으로는 영동, 서
쪽으로는 논산 서해, 가까이 높은 산이라곤 장룡산(635m)이 다고 대둔산(878m)은 금산군 끄트머리에 솟아 가물
가물하다. 충청남도에 최고봉답게 천하를 호령하며 중원에 우뚝 솟아 있다.
이게 사자바위? 어떤 사람은 ET바위라 하고 억지로 끼어 맞추면 얼굴 부분에 사자상이 그려져 있다.
사자봉(808m) 기념촬영
속리산 방향
855봉 1코스 능선 옥천 방향
주 능선 정상 방향
능선은 한가롭다. 바람도 있는 둥 마는 둥 해도 땀은 금세 말라버린다. 산기슭에 서로 다툼을 하던 진달래는 아직
도 고개 숙이고 양지바른 낙엽 속에서 노랑제비꽃이 발길을 붙잡는다.
①헬기장에서 정상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졌고
노랑제비꽃
북두칠성바위가 능선에 올라앉아 가는 길을 막는구나!
흥국사 갈림길
②헬기장에 도착하면 서대산 정상은 밑둥치까지 들어낸다. 대통고속도로를 달리다 대전 부근 지나다 산꼭대기에
보이는 흰 원통건물은 바로 충남지역 강우를 측정하는 강우레이더관측소 건물이다.
장군바위
집채만 한 바위가 길을 막고 섰다. 장군바위라는 표지판이 나무에 걸려 있다. 진행 방향 우측으로 오솔길이 있으
며 길 표시 리본이 달려있다. 갈림길에서는 항상 길 확인해야 한다. 바위 아래도 길이 있는 것 같다. 먼저 우측 경
사면을 따라 난 길을 간다. 길은 아래로 내려가는 형세로 하산길처럼 보인다. 다시 원위치하여 바위 아래로 내려
간다, 역시 하산길처럼 보이며
석문(통천문) 장군바위
다시 원위치하여 바위 아래로 내려간다, 역시 하산길처럼 보이며 석문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위에서 내려갈
때는 굴처럼 보이고 위로 올라올 때는 門처럼 보인다. 다시 기어 올라가 우측 사면길로 간다. 모노레일 선로가 위
로 지나는 것을 보니 정상 가는 길이 틀림없다. 장군바위를 우회하는 길이다. 뒤에 안 일이지만, 장군바위를 두고
좌우 정상 등산로가 있으며 좌측 석문으로 통하는 길은 서대리 서대사 등산 코스다.
장군바위를 안고 반대편으로 올라오면 다시 능선길과 만나고 장군바위는 또 다른 모습으로 견우장연대 별칭을 갖
는다.
(09:30) 서대산 도착 지금까지 능선을 죽 걸어오면서 사방 경관을 눈이 시리도록 봤다. 이른 아침이라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준비해간 따뜻한 커피와 빵으로 약간의 시장기를 달랜다.
♣산림청 선정 우리명산 100 서대산 정상 돌탑과 기념촬영
추부면 성당리 마을 드림리조트 조망
제비봉 선바위와 신선바위를 중심으로 하는 ①코스와 서대산 짧은 능선이 이채롭다.
4코스 한산길에 강우레이더관측소와 서대산 정상 모습
리조트 주차장으로 하산한다. 하산길 역시 올라갈때와 비슷한 길이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특히 조심한다.
약수터
서대폭포는 화살표 방향 골짜기로 약 100m정도 위로 올라가면
바위(서대폭포) 밑 움막에 자연인이 사는 모양이다. 바위 젖은 부분이 폭포, 비가 올 때만 폭포가 되고 소위 폭포
수가 고이는 웅덩이도 없고 물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흘러내리는 건식폭포.
현호색
돌무덤
철쭉은 아직 움도 트지 못했다.
서대산에서 제일 인상에 남는 것은 표지판이다. 그중에 나무 이름 표지판은 종류가 다양해서 나무 공부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비목나무, 고추나무 등등
성당리 펜션 지구
다리 건너고
휀스를 따라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하면
(11:10) 아침 출발점에 도착한다. 서대산 산행코스는 단조롭다. 산행이라기보다 등반을 한 기분이다. 등산로 초
입부터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 짧은 정상 능선을 밟고 정상에 도착한 후 곧장 올라올 때와 비슷한 길을 반대로 내
려왔다. 매점 직원이 시키는 데로 ②코스로 올라가서 정상 찍고 ④코스 드림리조트 방향으로 하산하여 원점회귀
했다. 6km 4시간 30분이 걸렸다.
자목련이 흐드러지게 폈다.
서대산과 작별을 하고 금산으로 간다. 금산은 깔끔한 맛이 나는 고장이다. 인삼 산지로 주민은 물론 지자체까지
재정이 넉넉한 모양이다. 소나무를 가로수로 심을 정도로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고 건물들은 밝고 환하다. 남으
로 대둔산 북으로 서대산 우리명산 2곳까지 끼고 있어 늘 관광객들로 들끓는다. 조그마한 읍 마을에 목욕탕이 세
곳이나 있는데 우연히 세 곳 모두 들린 꼴이 된다. 만수사우나에서 목욕하고 때까지 시원하게 밀고 아저씨의 소개
로 금산향교 앞 금정가든에서 육회비빔밥으로 점심을 먹는다. 인삼 부스러기로 키운 소고기 맛이 일품이다.
2016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