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함양 황석산

함양 유동마을~황석산~거망산~지장골

안태수 2015. 4. 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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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터호른 황석산

 

황매산을 내려와 합천호를 끼고 차를 달려 합천읍에 도착했다. 합천읍 외곽을 흐르는 황강, 고수부지, 일

해공원, 3.1 독립운동기념탑이 빤히 내려다보이는 목욕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

전두환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4차선 33번 국도상에 율곡면 어디 선가부터 심어져 있는 잣나무 가로수가

한참이나 계속된다. 차에서 내려 이렇게 멋진 가로수를 전두환 대통령이 심었나 감탄했다. 대통령 생가는

평범한 시골 마을, 생가 외 다른 건물은 없다. 郡에서 관리하고 사람은 살지 않는다. 대통령 관련 기념물은

중앙정부에서 생가, 기념관, 전시물 등 일관성 있게 관리했으면 좋겠다.

이제 함양군 안의면 황석산으로 간다. 황석산 등산로가 있는 우전마을, 황암사, 유동마을, 지장골까지 답사

를 마치고 유동마을로 산행 기점을 정한다. 안의면으로 돌아와서 숙소를 정하고 큰 맘 먹고 등심으로 저녁

먹는다. 

 

(08:00) 모델 주차장에서 황석산 정상을 바라보니 간 밤에 내린 서리가 눈꽃 되어 아침 햇빛에 눈부신다.

 

(08:50) 유동마을 해발 358m

면사무소에서 콜택시 전화번호를 소개 받아 스마트폰에 저장하고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수시로 물어본다,

택시기사를 관광요원으로 활용하면 좋은 점이 참 많을 것 같다. 숙소, 식당, 주변 관광지, 교통편 등 묻는

데로 답이 척척 나온다. 아침 8시 안의면 숙소에서 만나서 만원에 유동마을 지나 연촌마을 입구까지 왔다.

사진도 찍어주고, 하산 후 용추사 일주문에서 픽업해 주기로 약속한다. 

 

찬 바람이 부는 연촌마을 아침

 

잘 생긴 소나무가 반기고

 

기백산을 마주하고 있는 연촌마을

 

등산로를 알리는 산꾼들의 리본 향연

 

(09:10)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 산 기슭에서 경사면을 곧장 오른다.

 

함양 황석산 구조표시목

 

경사면을 어느 정도 올라오니 이정표, 쉼터를 두고 잠시 쉬어가라 한다, 지금부터는 경사면을 구불구불 오

르면서 도를 높여간다.

 

경사면을 가로 지르다 보니 계곡도 여러 차례 통과하고

 

능선과 만나는 언덕 770봉에 올라서니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 지 리본 날리는 거 좀 보소!

 

855봉 나무를 밀치고 벼랑 끝 돌출된 바위로 닥아서니 북사면은 잔설이 그대로 남아 있다. 몇번이고 잔설

과 부닥칠 것을 염려하여 아이젠을 미리 챙긴다.

 

(10:30) 유동마을(연촌)에서 오르는 몇 곳 지능선이 한 곳으로 모여 한 줄기가 되어 정상으로 가는 주능

선이 시작되는 지점 이정표. 멀리 산마루금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드디어 아이젠을 착용할 지점을 만나다.

 

지금까지 지능선은 황암사 방면에서 올라오는 지능선과 합치면서 큰 줄기가 되어 지금껏 흙길이 바위로

바뀐다. 정상 마루금에는 종을 뒤집어 놓은 듯한 큰 바위 봉우리 세 개가 나란히 나타난다. 황석산을 어디

서부터 오를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우전마을, 황암사, 유동마을, 탁현마을 등 시작하는 곳이 있는데 처

음 산행이라 어느 곳을 시발점으로 할지 잘 모른다. 안전하고 쉬운 코스, 위험하고 힘들지만, 풍광이 있는

코스, 시간을 단축하는 코스, 걷기 위주로 하는 코스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하지만, 교통 여건도 심각한 고려

사항이 된다. 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유동마을 코스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1,140봉) 여러가지 형태의 바위가 모여 능선을 만들고 길이 된다.

 

거창의 금원산 기백산 조망

 

황석산 정상 조망

 

황석산 남녁 우전마을 쪽 능선

 

(11:30) 황암사 갈림길에서 정상은 600m 남았다.

 

마루금 스카이라인을 차례로 사진에 담아 본다. 정상과 북봉의 명칭이 있으니 남봉으로 지칭하면 어떨까?

 

남쪽 봉우리, 성벽, 성문, 황석산 정상.

 

황석산 정상 동쪽사면의 대슬랩 모습

 

황석산 정상, 북봉

 

황석산 정상에서 북봉, 뫼재, 거망산까지

 

(11:45) 황석산성 통과

 

성곽을 끼고 우뚝 솟은 황석산 정상 모습

 

황석산 정상은 서쪽 사면으로 등로가 나 있다. 이정표에는 정상까지 100m로 표시되어 있는데 올려다

면 높이가 가늠이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찬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엔 혼자 오르기가 겁이 난다는

것이다.

 

50도를 넘나드는 경사도에 바위 사이로 발 디딜 계단도 만들어 놓고 바깥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위에 철심을 박고 기둥을 설치해 로프 등도 쳐 놓았다. 경사가 심한 구간은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한다. 바람이 너무 강해 몸이 날릴까 조심조심한다. 지나치게 조심하다 몸이 굳을까도 걱정되고 계속 엄

살을 떠는 것 같아 쑥스러웠지만, 솔직히 급히 정상을 떠나고 싶은 심정이었다. 

 

(11:55) 황석산(1,192m) 정상 도착

 

황석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정상에서 보는 백운산, 남덕유산

 

정상에서 보는 남쪽 능선

 

유동마을로 올라온 지금까지 능선 멀리 안의면

 

(12:05) 거망산 이정표 4.2km 표시

정상 암벽은 오르내림이 다 힘들다. 下人이라도 데리고 갔으면 대신 오르게 했을 건데...

 

거북바위

 

가까이서 본 거북바위

 

길이 약간의 혼선을 준다. 거북바위를 우회하는 길도 있고 거북바위를 넘어가는 길도 있다. 바위 위의

발자국은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거북바위를 통과 한다.

 

거북바위에서 황석산 정상 모습

 

마치 알프스의 3대 고봉 '마터호른 산'을 연상케 한다.

 

알프스 마터호른(4,478m)

 

황석산 북봉 우회로 안내

 

고목과 마주치다

 

점심식사 소개 샌드위치, 찹살떡, 사과, 감, 땅콩비스켓, 초코렛, 율무차, 파워바 등이다.

 

(13:15) 뫼재 탁현마을 하산길

 

(1,154봉) 억새밭 황석산이 환상적으로 보이는 곳이다.

 

(13:50) 장자벌(청량사) 갈림길

 

황석산이 기가막히게 아름답게 보이는 곳

 

산죽밭 통과

 

(14:30) 1,254봉

 

황석산 능선 조망

황석산 정상에서 내려와 북봉 바위구간을 통과하고 나면 능선은 부드러운 흙길로 바뀐다. 가끔 돌출한

바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고저가 심하지 않은 편이며 거망산까지 평탄한 길로 이어진다. 군데군데 약간

경사진 면에는 산죽이 군락을 짓고 하늘이 활짝 열리는 능선에는 억새가 줄지어 있다. 가을을 기다리는 산.    

 

거망산 능선 길

거망산 약 1km 남겨 놓은 지점에서 능선길과 우회길로 나누어진다. 보통 우회길은 안전하고 편안한 길인

 반면 거리상 좀 둘러간다. 지금까지 능선길로 오다가 갑자기 두 가지 중 선택해야 하니깐 망설여진다.

회길은 경사면으로 눈이 하얗게 쌓여 있고 능선길은 앞을 예측하기가 불가능하다. 위험구간이 있다는

예고며 지금까지 걸어오던 몸 상태를 믿고 능선길로 돌진한다.     

 

거망산 우회 길

 

눈 사면, 미끄러운 암반, 바위가 돌출한 구간 등을 엄금엄금 기고 밧줄에 메달리고 엉덩이를 깔고 앉은뱅이

걸음도 하며 여러 차례 곤욕을 치렀다.

 

고비를 넘고나니 거망산이 바로 보인다. 큰 나무는 없고 철쭉 같은 관목과 억새가 전부이고 정상까지는 눈

으로도 닿을 수 있다.  

 

거망산 정상 모습

 

(15:15) 거망산(擧網山1,184m)도착

거망산과 황석산 그리고 반대편 북쪽 금원산과 기백산은 함양군과 거창군에 걸쳐 있는 고산 준봉들이다.

주변 지리산과 덕유산의 위세에 눌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백산맥의 끝자락에 마지막 솟은 봉우리

들로 산세가 범상치 않다. 백두대간 어느 구간에 늘어놓아도 손색이 없는 명산들이다.      

 

거망산 정상석과 기념촬영

 

거망산에서 지나온 능선을 보면 전형적인 겨울 산 모습을 하고 있다.

(15:20) 지장골 갈림길에서 하산한다.

산등성 상층 부분에는 잔설이 많이 남아 있다. 거망산 삼거리에서 지장골로 하산하면서 급한 경사면이 걷

기 힘들게 하지만 잠시 경사가 급한 구간만 벗어나니 산모퉁이를 지루할 정도로 빙빙 돌며 아래로 계속 내

려온다.

   

하산 중간 지점

 

(16:30) 지금부터 계곡으로 등산로(1.16km)가 나 있다. 장마철 등산로가 물에 잠기는 경우 폐쇄 된다고

한다.

 

이런 계곡이 지장골 입구까지 계속 이어지고...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지장골, 용추계곡, 지우천, 남강으로 흘러들어 간다.

 

(17:05) 지장골 등산 안내도

 

 

용추계곡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면 용추자연휴양림, 수망령에 도달한다. 수망령은 함양 안의면과 거창 북

상면 월성리, 황점마을과 연결된다. 월성재, 영각사, 황점, 삿갓대피소 다 추억의 장소이다.

 

(17:20) 용추사龍湫寺 전경

 

용추폭포 높이 15m 정도에서 낙차 사계절 수량이 풍부하여 인근에서 제일 큰 규모의 폭포라고 함.

 

(17:35) 용추사 일주문 현판에는 '德裕山 長水寺 曹溪門'라고 쓰여 있다.

현 용추사의 일주문이라고 보기에는 어색할 정도로 서로 다른 위치에서 딴 곳을 보고 있다.

용추계곡에는 신라 소지왕 9년(487) 각연대사가 세운 장수사가 있었다고 한다. 신라, 조선 이름난 고승들

의 수도처로 이름이 났으며 현 용추사는 당시 수도사에 딸린 작은 암자였다고 한다,

장수사는 6.25 때 불타고 일주문만 남았다. 언덕 위에 일주문만 달랑 서 있다. 햇빛이 사라진 어둠 직전 일

주문은 을씨년스럽구나! 일주문 지나 어딘가에 신라 고찰 수도사가 있었다는데 그렇게 흔적없이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 6,25전쟁은 우리가 겪은 전쟁 그때 사람이 지금도 살아 있지 않은가?

'長水寺 址'란 입간판이라도 하나 세우자

 

  

 

 

 

 

 

 

 

                                                         2015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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