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동쪽 기슭 비구니 수도처
늦가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거지 행세로 석남고개를 오르고 있었다. 빗줄기가 굵어지면 키 큰
소나무 밑에서 오는 비 피하고 잠시 가늘어지면 발길을 재촉하면서 발아래 석남사가 오랜 눈길을 끌었다.
머리에 이고 있는 산은 크고 높아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으로 명성이 자자 한 데 절은 작아 한점 뜬 구름 같다.
석남사(石南寺)는 신라 헌덕왕 16년(824) 도의국사(道義國師)가 창건한 절로 울산의 배후 사찰이며 국내
가장 큰 규모의 비구니 종립특별선원(宗立特別禪이다. 대표적인 비구니 참선 도량으로는 석남사와 더불어
지리산 산청 대원사, 덕숭산 예산 수덕사 견성암이 있다.
일주문 가지산 석남사 伽智山 石南寺
통도사에서 석남사 입구 주차장까지 10 여분 만에 달려왔다. 아침부터 부는 바람이 그치질 않고 이제 추
위를 느낄 정도다. 급히 주차하는 바람에 상가 주차장에 주차했다. 주인이 쫓아 나와 "가실 때 오뎅이나
하나 팔아주고 가이소" 한다. 주차장에서 길 하나 건너면 일주문이다. 사람이 사는 곳과 부처님이 사는 곳이
확연히 달라 선뜩발 들여 놓기를 주저하며 일주문 주위를 잠시 서성거린다. 매표소에서는 공짜 손님인 줄
모르고 계속 눈길을 준다.
'나무 사잇길'로 들어갔다가 차도로 나오자 짧은 200m 거리지만 천천히 걷고 왕복 여러차례 한다면 천리
길과 뭐 다를까? 가지산에서 불어대는 바람은 청량 도량을 만들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스님들의 맑은 향기
가 가슴에 와 닿는다.
일주문에서 석남사까지 소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사열이다.
석남사 입구 이정표
가지산을 배경으로 하는 석남사 전경
석남사 가지산 등산로 정상까지 5.4km
언양에서 가지산 가는 길은 배내고개에서 능동산 갈림길에서 석남고개와 석남사 뒤로 석남골, 석남고개에서
능동산에서 오는 능선과 만나 같이 가고 청도 운문령에서 상운봉, 쌀바위 거쳐 정상에서 함께 만난다,
울산에서 언양 거쳐 석남사 주차장까지 여러 종류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석남사, 가지
산 등산로가 가까이 있으니 절 구경, 가지산 등산이 용이하다. 울산 사람 복 받은 사람. 다 가지산 덕분이다.
석남사와 잘 생긴 소나무 가지산
명품 소나무
반야교 건너 종각이
침계루(사리보탑전)
삼층석가사리탑
1973년 스리랑카의 승려가 사리 1과를 봉안하면서
삼층석가사리탑
대웅전과 삼층석가사리탑
대웅전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 전각
극락전 앞 삼층석탑
삼층석탑
극락전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전각
조사전
창건주인 도의국사의 진영을 모신 전각
울주 석남사 승탑 안내판
울주 석남사 승탑(보물 제369호) 통일신라 시대 탑,
도의국사 부도
사찰 후면
가지산 정상 가는 능선
가지산 정상 모습
꽁꽁 동여맨 스님(비구니)
일주문 후면
마수걸이 손님으로 공짜로 입장해 부처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본시 불자가 아니라
법당에 절하는 것은 물론 산문에서부터 각 곳에 하는 삼배도 외면한다. 그냥 들러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교용품 파는 곳에서 눈에 띄는 것 있으면 사 오는 게 유일한 보시다. 오늘은 성철스님에 관한 책을 한 권 쌌다.
보살께서 하얀 염주를 깨어 만든 석남사 방문 기념 팔찌를 손목에 걸어 준다. 주차장에서 오뎅 약속 지키고
가지산 명물 표고버섯도 한 봉지 쌌다. 팔찌는 그 후 시도 때도 없이 줄기차게 끼고 다닌다.
2015년 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