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명山 100/포항 내연산

포항 내연산(향로봉~삼지봉~문수봉) 종주

안태수 2014. 2. 2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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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경사와 12 폭포로 이름 난 山

 

불빛으로 거리를 밝히는 시간 510번 버스는 포항 신구 시가지를 연결하는 중앙로를 일직선으로 달린다.

안내방송에서 아는 지명이 계속 흘러나온다.

오거리, 죽도시장, 흥해, 칠포, 칠포해수욕장부터는 운전기사와 단둘이다.

혼자 타고 가기 미안해서 이런저런 말을 건네본다.

하루에 몇 차례 운행하는지, 적자는 안 나는지, 주말, 장날, 관광시즌에 벌어드리는 수입으로 평일 적자를 

보전하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시에서 보조하니깐 편히 일한다고 한다.

불빛에 오도리라는 도로표시판이 비친다.

오도리는 사방기념공원이 있는 곳이다. 땔감으로 나무를 마구잡이 베어 벌거숭이가 된 산을 故 박정희 대

통령의 지시로 영일만 일원에 사방사업을 시범으로 실시하여 울창한 숲으로 변모시킨 사방사업의 성공지

역사의 현장인 것이다.

2011년 사방공원을 다녀갈 때 그 당시의 모습과 그때 심은 나무가 얼마나 잘 자라 있는지 목격했다.

소나무 숲이 장관을 이룬다.

 

보경사 입구에서 동네 아주머니가 한 분이 탄다. 운전사와 잘 아는 사람처럼 얘기 나눈다.

얘기하는 틈을 타 숙박과 식사할만한 곳을 부탁하니 식당까지 안내하겠다고 한다. 무언가 정하고 나면 마

음이 편안해진다. 덕분에 저녁 잘 먹고 싼값으로 펜션을 이용한다. 

 

(7:50) 펜션을 나와 오늘 일정을 시작한다.

식당(청하식당)에서 점심용 도시락을 찾고 보경사 들러 절 구경하고 계곡을 따라 늘어선 12폭포 보고 시

명리에서 고메이등 타고 본격적인 등산을 하여 향로봉 삼지봉 문수봉을 거쳐 내연산 주능선을 일주하는 것이다. 

요즘 일기예보는 믿을만하다.

아침 일찍부터 맑아진다고 했는데 먼 산에 내려앉은 구름이 바람에 쫓기듯 흔들린다.

  

텅 빈 주차장, 골자기에 대단한 공터다. 주차장 규모를 보면 관광객이 많다는 얘기다. 주차장 요금 징수원

이 꼭두새벽부터 나와 부지런을 떨고 있다.

 

마을 당산나무를 지나

 

연산온천파크는 보경사 집단시설지구 내에 있으며 숙박, 온천, 식당업을 하며 시설과 규모에 비해 숙박비

가 저렴한 편이다.(평일 50,000원)

 

내연산 보경사 일주문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 25년 (602년) 지명법사가 창건한 절, 고려때 원진국사를 비롯하여 많은 고승들이 

중창하여 오늘에 이름.

보경사 좌측으로 난 계곡과 나란히 하는 숲길이 12폭포와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 임.  

  

보경사에서 시명리 12폭포 까지 6.2km, 시명리에서 고메이등 능선 타고 향로봉까지 1.7km, 보경사에서 향

로봉까지 편도 7.9km는 꽤 긴 거리다. 

 

삼거리에서 12폭포 내연산은 우측 길

  

보경사계곡, 내연산계곡, 내연골, 냉골, 청하골 등 이름이 많다.

요즘 유행하는 둘레길 여기라고 빠질쏘냐!

내연산 숲길은 보경사에서 12폭포 지나 시명리로 해서 경상북도 수목원까지 12.8km를 말하며 현재 숲길

조성사업이 완료되어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북쪽 내연산 능선과 남쪽 천령산(우척봉) 능선은 서로 가깝게 마주하며 중간에 좁고 긴 가파른 계곡을 형

성하여 마치 협곡처럼 보인다. 긴 계곡에는 물이 급하게 흐르면서 깎아지른 절벽도 생기고 다양한 폭포도

만들고 기암괴석을 실어 날라 계곡은 장관을 이룬다. 폭포는 여름이 제철이다. 수량이 많을 때라야 그 자

태를 한껏 뽐내지!   

 

우측 문수봉 가는 길

 

1, 상생폭포

'쌍둥이 폭포' '쌍폭' 이라고도 함.

 

2, 보현폭포

가까이에 '보현암'이 있음

 

3, 삼보폭포

물길이 세 갈래에서 흘러 들어옴.

 

보현암 입구.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갓부처 가는데 2분 거리라는 문구에 솔깃해 올라가 본다.     

 

보현암

조그만한 법당 한 채가 햇볕을 잔뜩 받고 있다. 인기척도 없고, 법당 앞 불전함만 눈에 뛴다. 깨끗하게 비

질한 마당에 행여 티끌하나 떨어질까 조심하면서 지나간다. 

 

법당 뒤로 올라가니 하얀 분칠을 한 갓을 쓴 부처님이 앉아 계신다. 절벽이 뒤를 감싸고 내연골과  건너 우

척봉이 앞을 가린다. 갓부처님은 아침 햇빛에 눈부시다. 

 

선일대(仙逸臺)

겸재 정선의 '내연산 삼용추도' 의 한 장면

 

4,잠룡폭포

선일대(仙逸臺)를 낀 계곡 물웅덩이(용추)에 용이 살다가 승천한 이야기

 

5,무풍폭포

바람을 맞지 않는다는 작은 폭포로 안내판이 없었다면 지나칠 뻔 했다.

 

6, 관음폭포

비하대(飛下臺) 아래에 형성된 폭포. 관음굴. 보경사 12폭포 중 으뜸. 경북 8경.

관음폭포에서 정신 줄을 놓아 버렸다. 구름다리가 왜 놓여 있느지, 폭포를 아래서 보나 다리위에서 보나 무

슨 차이가 있는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다리를 지나야 연산폭포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깜박한 것이다. 

 

향로봉 가는 길은 관음폭포 둘러싸고 있는 암벽 위까지 우회로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계단을 다 오르면 폭

포 위 계곡과 만나는데 조그만한 실개천이 발 아래 엄청난 폭포를 감추고 있는 모습이 놀랍다.  

  

우척봉 삼거리 이정표를 보고 연산폭포를 지나온 것을 안다.

 

8. 은폭포

원래 여자의 음부(陰部)를 닮았다 하여 음폭이라 불렀는데 후에 은폭으로 고쳐 부름.

  

향로봉 등산로는 출렁다리를 포함해서 세 차례 계곡을 가로 지른다 

 

음지골 쉼터

 

9, 복호1호폭포

여기가 해발 400m 지점으로 내연산 허리 정도에 해당하는 곳이다.

폭포는 등산로에서 계곡으로 80m를 내려가야 하며 급경사면에 내려가는 길도 분명치 않아 포기한다. 

복호는 호랑이가 엎드려 쉬든 바위라 한다.

 

음지골 지나면서 산사면은 너덜지대를 이루고 그 사이로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다. 

 

10, 복호2폭포

복호1폭포와 가까이 있음

 

11, 실폭포

우측 잘피잘 골자기로 350m 정도 올라가면 있는데 등산로가 없으니 조심하라는 경고와 갈수기에 수량이

부족하면 재대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포기한다.  

 

12, 시명폭포

마지막 폭포로 등산로에서 계곡 바닥까지 150m나 내려가야 한다.

 

(14:20) 밤나무등 코스

아침 볼 일(화장실)은 일정하지 않아 그때그때 실시한다.

오늘은 보경사를 지날 때 실례하는 일을 잊어버리고 끙끙거리며 오다가 폭포도 다 끝나고 능선이 시작돼

는 지점에서 적당한 곳을 골라 시원하게 볼일을 본다.

앞에 있는 이정표를 보고는 네 멋대로 해석 여기가 시명리고 능선은 고메이등 능선이구나 라고.

시명리는 여기서 100m 더 가야 했다. 시명리는 옛 화전민이 살던 곳.     

 

(13:10) 840봉 밤나무등 정상이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줄곧 고메이등 능선을 오르는 줄 알았다. 이정표

를 보고 깜짝 놀란다. 고메이등 능선은 향로봉과 바로 연결되는데 여기서 향로봉은 동쪽으로 1.5km 더 가

야 한다. 이정표가 잘 못 되었다고 혼자 툴툴 거린다. 

 

여기까지 와서 향로봉을 포기할 수는 없다.

산행 중에 제일 싫은 게 길 잘못 드는 거, 그다음이 같은 길 되돌아오는 거, 다음이 지나온길 다시 가기.

향로봉까지는 능선 길이다. 길은 눈이 녹아 질퍽거린다. 신발과 바짓가랑이는 흙투성이다. 내연산을 흙산

이라고 자랑하지만, 자주 오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사항이고 나는 영 이니올시다.   

 

(13:40) 향로봉 도착

먼저 온 사람들로 향로봉은 시끌벅적하다. 몇사람 붙들고 고메이등 능선 확인하니 아는 사람이 없다. 정상

을 둘러보니 반대쪽으로 길이 있다.

 

향로봉 (香爐蓬 930m)

 

정상 이정표는 반대쪽으로 시명리 은폭포 1.7km라고 표시되어 있다. 바로 고메이등 능선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제야 밤나무등 능선을 올라온 사실을 안다.

 

(14:10) 약 3km 정도 알바한 것이다. 다시 밤나무등 정상 840봉을 통과하여 삼지봉으로 간다.

 

(14:50) 내연산 삼지봉(內延山 三枝峰 711m) 도착

내연산은 포항의 진산, 보경사라는 천년 고찰과 내연골의 수려함 그 속에 감춰진 12폭포 때문에 명성이 자

자한 산이다. 종남산이라 부르다가 진성여왕이 견훤의 난을 피해 숨어 들어오면서 내연산이라 불렀다 한다.

 

동대산 갈림길

 

가끔 돌이 돌출 되어 있는 곳도 있다.

 

능선 정상 부분에 묘가 있던 자리인데 폐묘를 하고 묘터만 둥그렇게 남아있다. 

묘터를 가로질러 능선으로 곧장 올라서야만 문수봉을 가고 우측 우회로는 문수샘으로 안내된다.

  

문수샘은 물이 없고

 

우회로가 끝나는 곳의 이정표에는 문수봉 0.17km라고 적혀 있다. 지나온 길 다시가기는 정말 싫다. 

 

곧장 가는 이정표는 지워져 있고 길도 막아 놓았다. 좌측으로 가는 길은 경운기가 다닐 정도로 넓다. 뒤에

알고 보니 직진은 보경사 경내로 가는 길이다.

 

백계당(白啓堂)

내연산 산신 '할무당(姑母堂)'을 모시는 신당

 

산불 감시초소

 

(16:20) 포항시 송라면 대전3리 마을회관 도착

이정표에는 보경사란 팻말이 계속 붙어있어서 보경사 경내로 하산하는 줄 알았더니 산을 다 내려서니 대

전 3리라는 마을이 나타난다.

포장된 차도(보경로)를 보고 엉뚱한 곳으로 내려온 게 아닌가 놀란다. 알고 보니 보경사 외곽 등산로로 내

려온 것이다. 보경사까지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20분 정도 내려가니 일주문이 보인다. 

 

(16:40) 보경사 일주문 통과

포항 가는 버스는 16시 40분, 다음 차는 18시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혹시 버스를 탈 수 있을까 빠른 걸음으로 주차장으로 간다. 요즘 버스시간표는 칼이다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좀 심하게 말하면 사람이 쫒아와도 모른척하고 출발해버린다. 텅 빈 주차장을 보고 뒤돌아선다.

1시간 20분 동안 무엇을 하며 보내나. 온천이나 하자. 식당가를 거슬러 올라가는데 누가 나보고 인사를 한다.

향로봉에서 사진 찍어준 사람이다. '어디 갑니까?' '버스를 놓여 목욕하러 갑니다' '어디 가시는데요?'

'포항요' '흥해까지 태워드릴 수 있습니다. 이게 웬일이냐! 그놈의 버스가 동네마다 다 들리느라고 포항 도

착할 시간에 나는 경주까지 가 있겠다. 얼마나 잘 된 일인가!.

산에서 문수보살을 못 보고 내려왔는데 여기서 뵙게 되네요 최대한의 감사를 표시한다.

 

 

 

 

                                                          2014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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