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18 산성터~이만봉~백화산~이화령

백두대간 산성터~이만봉~백화산~황학산~이화령

안태수 2013. 11. 2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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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길도 물어 가라

 

어제저녁 대간 갈림길 성터에서 은티마을로 하산하면서 내일 이 길을 다시 올라야 하므로 나름대로 길을

익히며 내려왔다. 잠을 잘 잔 관계로 아침 몸 상태가 좋다. 아침으로 나온 버섯국에 밥 말아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출발 준비 끝. 은티고개에서 하산한 아가씨가 나보다 먼저 출발하면서 "즐산 하세요." 한다

"아가씨 어디까지 가세요." "이화령요." "늦지 않으세요." "밤 9시로 예상합니다." 깜짝 놀랐다. 이 험한 길,

아가씨 홀로 대간을 종주를 하면서 야간 산행 3시간을 한다고 하니 걱정이 되어 중간에 탈출로를 일러줬다. 

나는 산장지기가 내일 아침에 차가 갈 수 있는 정자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해서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데 

척이 없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산장을 나선다.

 

 

새벽 어둠 때문에 나무가지에 매달린 리본을 못 보고 돌로 길을 막고 있는 장면만 보여 우측 능선길을 택

한다.

 

이곳까지 차가 올라올 수 있는 정자가 있는 삼거리다. 능선으로 붙은 희양산 이정표를 보고 쫓아간다. 한

참 오르면서 어제 내려오든 계곡 다른 모습에 의아해하면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만나겠지 하면서 위로

라가다 보니 계곡은 끝이 나고 능선과 마주친다. 이 능선 끝은 희양산 갈림길 어디쯤이겠지 하며 능선 끝

까지 올라서니 눈앞에 구왕산 단애와 하얀 희양산이 나타난다. 구왕산 직전 840m 고지까지 올라와 버린 것

이다. 기겁하여 왔던 길을 다시 내려온다. 올라가는데 3.4km, 정상 등로와 만나는 지점까지 하산하는데

1.1km 합계 5.5km를 2시간 17분이나 헛수고를 한 셈이다.

 

어제 내려오던 길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앞서 한 고생(알바)을 단번에 잊는다.

 

해골바위에서 성터와 지름티재로 갈라지는데 성터는 왼쪽 계곡, 지름티재는 오른쪽 계곡이다. 조금 전 나

는 지름티재 우측 능선을 올랐던 것이다.

 

(9:40) 산성터 도착

신라산성 혹은 희양산성이라고도 하며 신라와 후백제가 국경을 다투던 시대 신라 경순왕(929년) 때 쌓은

성이라 하며 지금은 성터 일부만 남아 있다.

 

성벽은 은티마을(충북 괴산)을 향하여 쌓여있다.

 

871봉 넘고

 

910봉 지나면

 

(10:30) 산성터에서 시루봉 쪽으로 3~40분 가면 넓은 평전이 시작되며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배너미평전(790m)

산성에서 시루봉 가다가 은티마을 갈림길에서부터 시작하는 평전은 완만한 등고선을 그리며 시루봉 갈림

길까지 넓게 펼쳐져 있다, 키 작은 참나무가 수림을 이루며 사이사이에 소나무와 진달래 같은 관목이 섞여 

자라고 빗물이 모여 흐른 자국이 도랑처럼 생겼다.  

 

시루봉 갈림길

낙엽 밑으로 잔 돌이 널려 있어 평지처럼 걷다가 넘어 질 뻔 하여 몸의 중심을 잡을려고 넘어지는 쪽으로

짚은 스틱이 뿌러졌다. 스틱 삼단 중 일단 스톱 부분이 두동강 난 것이다. 위험한 지역애서 일어난 일이 아

니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스틱은 오스트리아産 컴퍼델 카본 소재, 구입 당시부터 잠금 장치가 헛바퀴 돌

아 사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많았다. 뒤에 알았지만 돌림식 잠금장치는 풀림 현상이 발생하며 대처 방법을

알면 큰 문제는 아니다.

  

도막은 임진왜란 당시 도원수 권율이 군막을 쳤다 해서 붙여진 지명

 

능선에 마당바위와 용바위 바위 협곡도 있다고 했는데 산에서 자주 접하는 지형이라 큰 의미 없어 그냥 지

나쳤다.  

 

월악산, 조령산, 주흘산 조망

 

이만봉, 곰틀봉 백화산은 곰틀봉에 가렸다.

 

희양산 북동 측 사면, 사방 어디에서 보나 좋은 산이다. 산속에 산, 산 중의 산이다. 

 

(12:00) 이만봉(990m)도착

이만봉이란 옛날 이 마을에 이만호라는 벼슬아치의 이름에서 유래 된 것이고

 

이만봉을 뒤로하는 백두대간

 

분지리는 화전민이 살던 곳으로 지금도 15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한다.

 

월악산, 조령산, 주흘산 조망

 

곰틀봉(970m)은 아직 정상석이 준비 되어 있지 않고 비슷한 봉우리가 연이어 나타나는데 gps가 신호음을

알리는 곳으로 낙찰. 

 

(12:55) 사다리재(830m) 통과

분지리 안말까지 1.8km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며 연풍, 괴산과 연결된다. 

 

(13:50) 뇌정산 갈림길 통과

사다리재에서부터 뇌정산 갈림길까지 완만한 능선으로 좌우 사면도 평평하다.

 

뇌정산 갈림길에서 뇌정산이 조망되고

 

평전치가 가까워지면서 한두 번 암릉 구간이 나타난다. 산에서 흔이 보는 바위라 피해 가는데 무리 없다. 

 

평전치(890m)

문경쪽 사면은 경사가 급하게 생겼고 연풍 분지리 안말 쪽은 경사가 완만하여 넓은 평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평전치에서 능선 길은 다시 좁아지고

 

바위를 타 넘거나 밧줄에 메달리면서 바위협곡을 지나간다.

 

백화산을 정면으로 보면서 계속 동진하면

 

1001봉이 정상인 줄 알았다가 속고  

 

또 앞에 보이는 봉이 정상인 줄 알다가 또 속는다.

 

(15:20) 드디어 백화산 도착한다.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에서 사람 소리가 난다. 반가움에 큰소리로 인사

를 건넨다. 라면을 끓이다가 연료가 바닥나 나뭇가지 등으로 불을 지피고 있다. 연료가 있느냐고 묻고 끓

거든 국물이라도 좀 드시고 가라고 한다. 해지기 전에 이화령까지 가야 한다면서 서둘러 작별 인사를 한다.

 

백화산(1063.5m)은 충북 괴산군과 문경시에 걸쳐 있는 산이다. 괴산군 내에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 겨울철

눈 덮인 산이 하얀 천을 덮어씌운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주변에 주흘산, 조령산, 월악산, 희양산, 속

리산 같은 명산이 둘러싸고 있다.

 

옥녀봉 갈림길

 

백화산은 암릉으로 형성된 지형이라 북쪽 능선을 벗어날 때까지 바위들과 한바탕 씨름을 해야 한다.

 

암릉 구간을 다 벗어나면

 

억새에 뒤 덮힌 헬기장이 나오고 이후부터는 등산로로 치면 고속도로나 다름없는 넓고 평탄한 길, 낙엽도

적당히 깔려 발목과 무릎의 충격을 완화해 준다. 

 

(15:55) 이화령 5.9km 이정표가 서 있다. 시간당 3km 속도로 걷는다면 이화령은 오후 6시 도착 예정이다.

30분 이상은 밤길을 걸을 각오를 해야겠구나.

 

백화산을 지나면서 이화령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가끔 봉우리도 있지만 가까이 가면 언덕에 불과하다.

최고의 속도로 걷는다.

  

(16:15) 황학산(915.1m) 통과

 

이정표에 백화산 80분, 이화령은 공란은 이해가 안 간다.

 

862봉

 

이깔나무 조림지 시작

일본잎갈나무(낙엽송)와 이깔나무의 다른 점은? 

 

제법 넓은 공터가 나온다. 사방을 이깔나무가 삥 둘러쳐 있고 벌목인지 간벌 현장인지 나무를 짤라 이곳 저

곳 적치해 두고 있어 주변이 산만하다.

 

물 웅덩이가 있는데 조그만 못처럼 생겼으며 한 가운데 나무가 서 있다. 

 

억새가 자라고

 

헬기장 (군 부대 주둔 지역)이 있다.

 

(17:15) 조봉(673m)의 정상석은 지도상 위치보다 15분 거리 후방에 있다. 정상석에서 gps가 반응이 없어

의아했는데 한참 지난 후에 신호음을 울린다.

여기서 해드랜턴을 착용한다. 배터리는 끼워 둔 상태로 가지고 다니며 여분의 배터리도 있다. 배낭을 꾸릴

때 점검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자주 사용하지 않으니 어느 정도의 상태가 최상인지는 모르며 불도 들어오

고 앞도 밝힌다.

 

헤드램프를 켜자 어둠은 급속도로 밀려온다. 순식간에 사방은 암흑으로 변하고 나무에 가린 하늘에는 조

그마한 달과 별이 보일까 말까 한다. 어둠 속에서 대간 표식기 리본을 찾으려고 머리를 들면 빛은 산만하

게 퍼져 나가 사물의 식별이 어렵고 발아래 등산로를 향하면 낙엽에 쌓인 길이 생뚱맞게 보인다. 목적지인

이화령 고개는 해가 있을 때 위치를 봐두었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조령산 능선은 놓치지 않는다. 조봉을

지나 마지막 681봉에서는 봉우리에 오르지 않고 우측 사면 길을 따라 내려서야 한다. 고도를 낮추면서 이

화령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몇 번이나 넘어지고 미끄러지면서 길을 이탈하여 경사면을 헤매고 있는 처지

가 되었다.

 

(18:15) 이화령 도착

이화령 고개는 처음이 아니다. 고개 아래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이화터널'과 3번 국도 '이화령터널.이 지난

다. 터널이 두 개나 뚫려 있다. 옛날 길은 나 같은 사람이 주로 이용하며 도로는 군도로 전락하였고 고갯마

루에는 생태계 복원공사를 하면서 인위적으로 조성한 터널이 생겼다.

발밑으로 계단이 나타나고 어디선가 불빛도 보인다. 조금 더 내려가니 터널 입구가 보인다. 무사히 다 왔

다는 마음에 계단에 풀석 주저앉아 배낭을 맨체 길게 눕는다. 달도 보이고 별도 보이고 바람 소리도 들리

고 배에서 쪼르륵 소리도 들린다. 문경 콜택시를 불렀드니 한 20분이면 도착한다고 한다. 그때까지 이렇게

누워 있자.

    

 

 

 

 

 

                                                          2013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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